수련은 그런 뜻으로 피어나는 것 같았지요.
인간이 인간의 한계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낮은 목소리 처럼...
하삼두 글, 그림
하삼두 / 논두렁 | ||
도구(道具)?, 구도(求道)? 진리를 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 그림을 그리면서 진리로 가는 것일까 도구가 되는 일이건, 구도의 길이건 그건 모두 함께하는 시간의 업적입니다. 풍요 고요, 적요, 그리고 바람의 동요.. 해는 가슴을 열고 떠 오릅니다. 은빛 햇살로 침묵하며 고운님 바라보면 풀잎도 엎드리며 징검다리를 놓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비오는 날의 따스함 즐거운 비, 고마운 우산, 정겨운 대화, 그리고 행복한 체온... 산골의 달 나뭇가지에 걸린 달도.. 산 등성이에 어깨를 빌려 나를 내려다 보는 달도.. 바라보는 나에게는 고요함과 정겨움을 가져다주는 소중한 빛... 산중 처마에 떨어진 달빛이 마음까지 밝힌다. 산속의 호수 기다림을 등진 듯 호수는 따로 물길을 텄지만 그럴수록 더 영롱한 그리움입니다 뻐꾹새 소리 눈부신 그리움, 뻐꾹~ |
진달래 이름 모를 곳에서 피어 제 스스로도 취할 맑은 빛깔을 하고 누굴 기다리지 않아도 기쁨에 젖는 진달래 봄도 오기 전 그 진달래를 만나러 가고 있음에... 흉중의 개화 가슴 속에서 꽃이 피어야 꽃을 찾아 나설 수 있습니다. 꽃이 피는 순서도 그러함에... 이슬 처럼 새 순이 돋습니다. 맑은 공기 그리고 맑은 물 물가의 추억 동네 빠져나가기 터덜거리는 돌길에서 자전거 뒷쪽에 한번 타 보면, 절로 발이 올라가지요. 웃음도 커지고... 흔적/성시를 내리심 일생이든, 단 몇 시간이든, 아니면 일 순간이든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은 이리도 준엄히 고통의 바다를 건너야 하는 것을... 꽃잎을 기다림 만약에 만약에 내 다시 태어나 첫 눈을 뜰 때 세상의 하늘을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태양도 별빛도 구름도 아닌 개화의 꽃가지 하나 춤추며 걸려있길 바라네. 그러다 사람 얼굴 달처럼 덩그렇게 웃으며 다가오면 그 땐 응애 응애 울어도 보겠네. '윤사월'에서의 외출 자연의 조용한 속삭임... 부레옥잠 (부평초) 도대체, 저 도저한 기쁨의 뿌리는 무엇일까 제 몸의 부레로 물을 딛고 바람 따라 물살 따라 정처는 없어도 단 하루만을 위해 피워내는 하늘빛 꽃! 궁금타, 석양과 주고받았을 그 청자빛 이야기... 동백꽃 옆에서 꽃은 필 때 제 빛깔을 풀고 잎은 질 때 감췄던 열정을 불태웁니다. 그런데, 사랑은 언제가 참기쁨이던지요? 동백꽃 소설가 누구는 '억장이 무너져' 저 동백 앞에 털썩 주저앉았던 모양인데 투신하듯 산 채로 몸을 날려 일생을 붉음으로만 사는 ............... 오늘의 뒷동산 내일이면 이미 달라져 있을 살아있는 시간입니다. 이렇게 잠시 잠깐으로 나누어 사물을 바라보아야 사랑을 할 수 있습니다. 봄동산 꽃은 향기로 자기의 존재를 알리지만 우리는 사랑으로 서로를 확인합니다. 색으로는 표현 못할... 연두빛입니다. 그 울림으로 하여 더욱 선명한 연두빛입니다. 꿈 때론 꺼꾸로 생각하며 미소짓습니다. 우선 녹색과 빨강의 색을 바꾸고... 가을의 서곡 오래된 것들의 침묵 사이로 부서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결실은 그 무엇의 결과이기 이전에 이미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던 희망의 시작이었지요.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 안에서 비로소 해맑아지는 아이 처럼... 여명 벽에 갖힌 사람은 창을 뚫어 바깥을 본다. 창이 없는 사람은 벽에다 액자를 건다. 그렇게 그 액자 속의 마을에 산다. 액자의 기원은 창틀이었지요. 다랭이 마을 남해의 가천입니다. 1m도 안되는 좁은 폭의 논다랭이를 만들려고 2m도 더 되는 축대를 쌓아올렸던 섬마을 사람들... 손바닥만한 다랭이 논은 쌀 한 줌을 위해 무지랭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하늘을 향해 주고 받았던 생명의 경전입니다. 켜켜이 숨죽이며 포개지고 포개져서 태양을 향하고 있는 모습은 무지랭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날마다 써 내려간 침묵의 시편입니다. 내 마음의 창 먹물 듬뿍 찍은 붓으로 한가운데를 남기고 화선지를 메운다. 먹은 힘 닿는 데까지 번지다가, 번지다가 한 순간 입망하듯 어느새 시간의 옷을 달리 입는다, 순간에서 영원으로. 그래서 그 동그란 여백은 사라져가는 '비움'이다가도 이내 다가오는 '존재'가 된다. 이내 다시 비움이 되고... 수련이 피는 연못 가에서 작은 연못에 지금 수련이 얼굴을 내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연못이 연못으로 끝나지 않고, 땅속 깊은 늪지와 하늘과의 통로를 열듯 수련은 그런 뜻으로 피어나는 것 같았지요. 인간이 인간의 한계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낮은 목소리 처럼... 벗과 함께 노래의 후렴 처럼 자기를 비우는 휴식은 꼭 필요합니다. 벗과 함께 해도 좋겠지요. 벗이란 존재는 혼자임에 방해 주지도 않고 마치, 속이 비치는 반투명 거울 같아서 휴식의 의미에 더더욱 울림이 커지게 하니까요... '인생'이라는 단어의 힘 배고픔(돈) 때문에 일을 시작합니다. 일이 좋아 일에 빠지는 것은 배고프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거나, 그 배고픔을 극복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축복입니다. 일이 잘 안풀리고 힘들 땐, 인생을 생각합니다. 순탄한 인생은, 일회적 삶을 허락한 신의 은총을 과소평가했다는 후회를 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통과 시련은 오히려 진정제가 됩니다. 더러는 일의 성취를 두고, 그 과정을 '도전'이라고 부르며 '신'보다는 '의지' 쪽에 더 비중을 두어 부러워도 하지만, 사실, 창조주의 섭리를 따르는 일은 욕망을 따르는 것보다 더 큰 의지가 필요합니다. '인생'이 '신'을 향하다가 그 갈망 안에서 만나는 또 다른 한계에 절망할 때, '신의 자비로운 다가섬'이 참 사랑이며 구원이 된다는 '아가페'라는 사랑 살아가면서 순간 순간 결코 놓치고 싶지 않은 주옥 같은 평화입니다. 평화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되 담기는 것이라서, 담을 그릇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주발의 받침 귀얄처럼 기우뚱거리지 않을 균형감각을 '인생'이라는 단어에게 맡겨봅니다. 일이 안풀릴 땐 인생을 생각합니다. '돈'과 '신'을 따로 나누어 담지 않아도 되는 균형의 그릇, 인생...
하삼두 (스테파노)
경남 남해에서 태어나 동아대학교,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현재 밀양의 산골에 살며 문인화와 전례미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동안 성당과 수도원, 기타 교회관련시설에서 미술작업을 했다.
<그렇게 말을 걸어올 때까지><지금여기> 등 명상그림집을 펴냈다
첫댓글 비로서 , 산다는 일이 저 엄혹한 경전의 한페이지같습니다
숭고하고 정직하며 한 덩어리의 축제같은 은총 .....
중딩 때 읽었던 전혜린의 그리고아무말도하지 않았다 가 떠오르는 밤이군요
어느 시인이
밤이 있어야 했다고 하더군요~
밤은 약한 사람들의
최대의 행복,
제한 된 행복을 위하여
밤을 기다려야 했다고 하더군요!
목가적인 시의 서정성과 한국화의 자연미와 인간의 행복한 체온을 느끼게하며 낮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멋진 작품입니다.
수묵으로 선을 그려서 명상음악을 듣는듯한 해맑음을 느겼습니다.
비움의 고요와 적요와 그리움, 그리고 정겨움을 함께 노래했네요^^*
우리의 눈이
마음의 일부이기 때문에
같은 눈을 가져도
같은 것을 볼 수 없습니다!
기억,판단이 결합되어
그것을 보기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는데는 그다지
많은 것이 필요치 않은 것 같습니다!
좋은 한해를 시작하는 마음 처럼
늘 사색 하시고
행복 하시기를 희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