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세의 회사원 김모씨는 최근 신문을 볼 때 마치 할아버지처럼 눈에서 멀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턴가 먼 거리는 잘 보이는데, 가까운 거리는 흐리게 보였다. 눈의 피로감도 쉽게 찾아오고, 두통도 자주 생기는 것 같았다. 병원을 찾은 김씨의 진단은 어이없게도 노안. 나이가 들면 눈이 나빠지는 게 당연지사지만, 40대 초반밖에 안된 자신에게 노안이 찾아왔다는 의사의 말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 몸 중 노화의 시작은 ‘눈’
나이가 들면 우리 몸의 기능과 형태가 점차 변화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빨리 노화가 시작되는 기관 중에 하나가 바로 ‘눈’이다.
눈의 노화, 즉 노안의 시작은 개인의 굴절 상태, 동공의 크기, 개인 작업의 특성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의 경우 40~45세 정도에서 시작해 점차 그 정도가 심해지다가 60세 이상이 되면 돋보기의 도움 없이는 신문조차 읽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곳은 잘 안보이게 된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의 눈은 멀리 보거나 가까운 것을 볼 때 수정체가 자동적으로 두꺼워졌다 얇아졌다 하면서 망막에 초점을 맺어 정확하게 물체를 볼 수 있도록 하는데,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딱딱해지고, 탄력성이 감소하는 동시에 수정체낭이 두꺼워져서 원•근 조절을 위해 모양체근육이 수축할 때 움직이지 못해 눈의 조절능력이 상실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 눈의 조절 능력은 10세 정도 어린이의 경우 10디옵터까지 조절능력이 있고, 40세 정도는 5디옵터, 50세에는 2.5디옵터까지 내려가다가, 60세 이후에는 1디옵터 정도로 조절능력이 거의 없어져 버리게 된다.
돋보기 착용 전,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필요
노안을 교정하기 위해 손쉽고,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으로 돋보기, 이중 초젬렌즈, 다초점렌즈 등을 통해 부족해진 눈의 조절력을 보충해주는 안경 착용법이 있다.
돋보기는 원거리시에 안경을 벗어야 하는 불편감이 있고, 이중초점렌즈는 원거리와 근거리를 동시에 볼 수 있으나, 중간거리가 잘 보이지 않고, 외관상 돋보기 부분에 표시가 많이 나는 문제점이 있다. 이를 보완한 것이 다초점렌즈로 렌즈 하나로 원거리에서부터 근거리에 이르기까지 중간에 단절되는 일 없이 잘 볼 수 있으나, 가격이 비싸고 착용시 시야가 좁아지며, 적응기간까지는 어지러움과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시력이 예전같지 않은 중년의 경우 동네 안경점을 찾아 돋보기를 맞추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안과 전문의의 진찰 및 굴절검사 없이 안경을 처방 받아 사용할 경우, 자칫 노안 외의 다른 질병을 간과하기 쉬우며, 노안이라 하더라도 환자의 남아있는 조절력을 고려하지 않은 돋보기 처방은 수정체의 조절작용을 제한해 노안의 진행을 촉진시킬 수 있다.
수술로도 노안 치료한다
노안 교정을 위한 수술법은 노안과 백내장을 동시에 교정하는 방법과 노안만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노안과 백내장이 동시에 있을 경우, 백내장 수술시 탄력성이 있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 원거리 및 근거리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시술되고 있다.
노안만을 교정하는 방법으로는 엑시머 레이저의 확장된 개념인 M-레이저 노안교정수술, 레이저 각막 성형술, 레이저 공막 절제술, 공막 확장 밴드 삽입술 등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그 중 M-레이저 노안교정수술은 기존의 근시교정수술인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노안 수술에 도입함으로써 근거리의 빛은 각막중심을 통하여 망막에 상을 맺고, 원거리는 각막의 주면부를 통하여 망막에 상을 맺게 각막을 절삭하는 방법으로 최근 도입된 홍채인식기술로 수술 중 눈의 회전, 동공 크기의 변화, 눈 중심의 이동을 자동 보정하여 수술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들
가는 세월을 누구도 막을 수 없듯 노안도 역시 막을 수는 없지만, 평소 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을 가진다면 그 시기를 늦추거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책을 읽을 때 조명에 주의해야 한다. 조명은 약 400-700룩스(LUX)-백열등 한 개에 스탠드형광등을 함께 사용하는 정도-를 유지하면서 그늘이 생기지 않도록 광원을 왼쪽 위에서 비치도록 하며, 버스나 지하철 같이 흔들리는 곳에서는 독서를 삼가고, TV를 볼 때는 반드시 밝게 불을 켜고 보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는 눈물의 분비량을 감소시켜 눈의 피로감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해소도 중요하다. 이와 함께 방이 건조하거나 담배 연기 등으로 공기가 탁해지면 눈은 더욱 건조해지 때문에 사무실이나 집안의 환기를 자주해서 눈을 보호해야 한다. 시력 회복과 피로 등에 효과가 있는 자주색 양배추나 가지, 포도, 시금치나 브로콜리 같은 녹황색 야채를 섭취하는 것도 노안 예방의 좋은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