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베트남과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전을 지켜본 축구팬은 우리가 선취골을 내주는 순간 지난 해 10월 오만에서 열린 2004중국아시안컵 최종예선 때의 1-0 패배를 떠올리며 아찔해 했죠. 다행히 역전승을 거뒀지만 이날 전반 퇴장으로 팀에 부담을 준 차두리나 1골1도움으로 승리의 주역이 된 이천수는 팬의 기억에 오래 남게 됐습니다. 당시 경기장 안과 밖의 상황을 살펴봅니다.
◇ 천당과 지옥을 오간 차두리
가까스로 이긴 베트남전에서 가장 마음을 졸인 사람은 누구일까요? 이날 레드카드를 받고 라커룸으로 쫓겨난 차두리였을 겁니다. 차두리는 라커룸에서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심하게 자책했다고 하더군요. 후반에는 라커룸에서 TV를 보며 불안해했던 차두리가 이천수 덕분으로 우리가 역전승을 거두지 펄쩍펄쩍 뛰며 기뻐했다지요. 대학 1년 후배인 이천수가 라커룸으로 들어오자 마자 격렬하게 포옹한 데 이어 머리를 쓰다듬으며 '구세주'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답니다. 1-0으로 뒤진 상황에서, 섣부른 행동으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를 자처한 차두리의 행동은 비판 받아 마땅합니다. 그는 2경기 출장정지로 남은 두차례의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전에서 나설 수 없습니다.
◇ 축구협회를 두번 살린 이천수
10일 오전 본프레호가 입국한 인천국제공항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이 제기한 '이천수 구세주론'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바로 '이천수가 올해 대한축구협회를 두번 살렸다'는 게 요지인데요.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아테네 올림픽 8강전에서 아마 파라과이에게 3-0으로 졌다면 팬들 사이에 난리가 났을 거다. 그런데 천수가 2골을 넣어준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는 거지요. 이어 "이번 베트남전에서도 거의 질 뻔한 경기를 천수 덕분에 살았다. 천수가 우리 협회를 두번살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거죠.
◇ 다시 시작된 '생일 불패'
수원 리호승 홍보마케팅팀장이 지난 11일 생일을 맞았습니다. 이날 전남에 이겨 후기리그 첫 승을 올린 구단 직원들은 조촐한 생일파티를 마련했어요. 리 팀장은 지난 10년 통틀어 자신의 생일에 홈경기가 열린 것이 처음이었는데 팀이 이겨 몹시 기뻐했지요. 그런데 수원은 구단 직원의 생일에 경기가 있으면 꼭 이겼다데요. 일종의 '생일불패'인 게지요.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옮긴 이후에는 생일과 홈경기가 겹친 적이 없었던 터라 이날 승리를 길조로 여기는 분위기였습니다.
◇ 우리 진가를 몰라본 전문가들이 문제죠
올시즌 들어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축구토토 고액배당의 주역으로 떠오른 부산 아이콘스가 이같은 평가에 대해 애교섞인 항변을 해 눈길을 끌었는데요. 부산 이정훈 사무국장은 지난 11일 성남전 전반 이정효가 선취골을 터뜨린 후 주변에서 "부산이 또 이변을 일으키는 거냐"고 묻자 "이변이라고 말할 일이 아니다. 우리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다. 최근 들어서는 팀 전력이 안정되면서 기복이 줄어들고 있으니 잘 관찰해달라"고 대꾸하더군요. 부산은 경기마다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이를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하지 못한 전문가들이 문제라는 주장이지요.
[축구팀 방담] 김한석 차장 최정식 차장 류재규 기자 위원석 기자 박현진 기자 김상호 기자 오광춘 기자 정은희 기자 이원채 기자 2004/09/13 11:23 입력 2004/09/13 22:33 수정
첫댓글 어딜가나 왕따;; 올대하고는 사이 좋아보였는데;; 아님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