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불법 복제품
비운(悲運)의 전투기(戰鬪機)가 되어버린 라팔(Rafale)이 우리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 방산 업체(防産業體)인 다쏘(Dassault)사(社)의 명성(名聲)을 만천하(滿天下)에 알린 대표작(代表作)은 미라지(Mirage) 전투기입니다.
미라지 III, 미라지 5, 미라지 F1, 미라지 2000으로 이어져 내려온 시리즈는 그동안 미국과 소련 이외의 무기(武器)를 어쩔 수 없이 선택(選擇)하여야 하거나, 하기를 원하는 국가들의 좋은 대안(代案)이 되어왔습니다.
↑2세대 전투기의 명작인 미라지 III
어떻게 보면 라팔도 이름만 다르지 미라지 시리즈의 연장선상(延長線上)에 놓인 전투기로 볼 수도 있는데,
최근 생산 중단 소식(生産中斷消息)까지 들려올 만큼 그 뛰어난 성능(性能)에도 불구(不具)하고 어느덧 계륵(鷄肋) 같은 존재(存在)로 전락(轉落)하였습니다.
예전 미라지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라팔의 부진(不盡)은 프랑스로써도 가슴 아픈 현실(現實)일 것입니다.
그것은 냉전(冷戰)이 종식(終熄)되고 난 이후 그만큼 값비싼 최신예(最新銳) 전투기의 판로(販路)가 줄어들었다는 의미(意味)이기도 합니다.
↑미라지 시리즈의 기술력을 발판으로 탄생한 라팔
그런데 미라지 시리즈가 세계적(世界的)인 명성(名聲)을 얻게 된 이유는 이스라엘(Israel)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衆論)입니다.
특히 1967년 6월에 이스라엘과 아랍(Arab) 사이에서 벌어졌던 6일 전쟁(戰爭)에서 이스라엘 공군(空軍)이 이룩한 전과(戰果)는 각종 군사관련(軍史關聯) 텍스트 (text)에 영원히 기록(記錄)될 만큼 놀라운 승리(勝利)였습니다. 압도적(壓倒的)으로 우세(優勢)했던 아랍 공군이 개전(開戰) 첫날 이스라엘의 기습(奇襲)으로 전멸(全滅)하다 시피 했는데, 그 주역(主役)이 바로 미라지 III 전투기들이었습니다.
↑6일 전쟁 당시 이스라엘 공군의 기습 공격에 파괴된 이집트 미그-17 전투기, 활주로에서 피격된 이집트 전투기
지금은 미국이 후견인(後見人)이지만 당시까지 이스라엘에게 유일(唯一)하게 전투기 같은 고급 무기(高級武器)를 공급(供給)하여 주었던 나라가 프랑스였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작은 프랑스라 불릴 정도로 다양(多樣)한 종류의 프랑스산 전투기들을 운용(運用)하였고 오히려 제작국(製作國)보다 더 많이 실전(實戰)에 투입(投入)하여 프랑스도 이뤄보지 못한 엄청난 전과를 올려왔습니다.
덕분에 이스라엘이 선전(善戰)하면 할수록 프랑스제(製) 전투기의 명성은 커져 갔습니다.
↑1960년대 이스라엘 공군의 미라지 III와 어그레스(가상 적기) MiG-17
↑비행단이 급하게 만들어져, 정식으로 취역한 프랑스 공군의 미라주 5F, 약간은 뻔뻔스런 광경이다.
출처: aeromil-yf.pagesperso-orange.fr
이 때문인지 미라지 시리지는 이스라엘에서 네셔(Nesher 수출명 대거 Dagger)와 크피르(Kfir)로 이어지는 또 다른 형태(形態)의 진화(進化)를 하였고, 그 중 일부는 이스라엘이 사용한 후 남미(南美) 여러 국가에 수출(輸出)까지 되었습니다.
엄밀히 말해 이들은 불법 복제(不法複製) 미라지 전투기였는데, 여기서 우리가 조금 잘못 이해(理解)하고 있는 부분(部分)이 있습니다.
그 동안 '이스라엘이 프랑스 몰래 전투기를 무단 복제하였다'고 알려진 내용으로 다음은 이에 관한 이야기입니
다.
↑미라지 5의 짝퉁인 이스라엘산 네셔
↑네셔의 베이스가 된 미라주 V의 모습. 벨기에군의 미라주 5BR 형상이다.
<출처: SSgt David E. Shaffer, USAF/Public Domain>
6일 전쟁이후 프랑스는 아랍 제국(諸國)들의 압력(壓力) 때문에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武器禁輸措置)를 취하였는데,
여기에는 이미 주문(注文)하여 놓았던 차세대(此世代) 전투기인 미라지 5J도 포함되어있었습니다.
이 조치로 인하여 노후기(老後機)와 소모기(消耗機)를 즉시 대체(代替)하려던 이스라엘은 난관(難關)에 빠졌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은 모사드(Mossad)의 주도(主導)로 설계도(設計圖)를 훔치는 초강수(超强首)를 써서 미라지-5J의 이스라엘 판(販)인 네셔를 자체 제작(自體製作)하였습니다.
↑네셔의 원판인 미라지 5
이러한 기상천외(奇想天外)한 이야기는 그동안 첩보전(諜報戰)의 신화(神話)로 많이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한 두 꺼풀만 벗겨보면 상식적(常識的)으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먼저 도둑질을 당한 프랑스의 어정쩡한 태도(態度)부터가 그러합니다.
1급 기밀(機密)을 무단 강탈(無斷强奪)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외교적 마찰(外交的摩擦)을 블러왔을텐데,
이스라엘이 이를 바탕으로 짝퉁을 만들고 더구나 수출(輸出)까지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프랑스는 먼 산 바라보듯 하였습니다.
↑짝퉁 전투기 개발과 관련하여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물론 형식적(形式的)인 수사(搜査)를 동원하여 외교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非難) 하였지만 그냥 의례적(儀禮的)인 수준(水準)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냄새나는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분위기를 프랑스와 이스라엘은 연출(演出)하였던 것입니다.
이 때문에 일종의 음모론(陰謀論) 같은 추론(追論)일지 모르지만 프랑스가 이스라엘에게 미라지 5J를 판매(販賣)하기 위한 편법(便法)을 동원(動員)하였다는 의구심(疑懼心)을 떨칠 수는 없습니다.
다음의 내용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