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가 잘 되지 않고 위장의 연동운동이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위장에 자극을 주어야 위장이 움직일 수 있다. 소금, 파, 마늘, 생강, 식초 같은 음식에 넣는 모든 양념들은 위장을 잘 움직이도록 자극을 주기 위한 것이다.
사람의 몸에는 시고 짜고 맵고 달고 쓴맛의 다섯 가지 맛이 모두 필요하다. 산함신감고(酸鹹辛甘苦)가 다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기가 먹는 엄마 젖에는 산함신감고의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성분이 모두 들어 있다.
그러나 젖을 떼고 난 뒤부터는 산한신감고의 다섯 가지 맛이 나는 음식을 골고루 찾아서 먹게 해야 한다. 사람은 다섯 가지 맛을 모두 먹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令長)이 된 것이다.
호랑이나 사자, 고양이, 늑대 같은 육식 동물들은 한 가지 맛이 나는 먹이밖에 먹지 못한다. 다섯 가지 맛이 있는 성분들은 식물성 음식에 들어 있고 동물성 음식에는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극이 있어야 위장이 움직여서 일을 할 수 있다. 위장을 비롯한 소화 기관은 자극을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요즈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같은 것을 손가락으로 터치를 해야 화면이 움직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단맛이 나는 것을 먹으면 비장이 움직이고 신맛이 나는 것을 먹으면 간이 움직인다. 단맛이 나는 것은 비위 경락으로 가고 신맛이 나는 것은 간 경락으로 간다. 쓴맛이 나는 것은 심장으로 가고 짠맛이 나는 것은 신장으로 가며 매운맛이 나는 것은 폐장으로 가서 각각 장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이 원칙에 따라 밥을 먹으면 한 숟갈은 간을 좋게 하고 한 숟갈은 심장을 좋게 하며 한 숟갈은 한 숟갈은 폐를 좋게 하고 한 숟갈은 신장을 좋게 하는 식으로 작용한다. 곧 오미(五味)를 골고루 먹어야 모든 장부가 골고루 튼튼하게 되는 것이다. 초식동물들이 육식동물보다 평균 5-7배를 더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다섯 가지 맛을 골고루 먹기 때문이다.
위장이 염증으로 인해서 헐어 있을 때에 신맛이 나는 것을 먹으면 자극으로 인해 쓰리고 아프다. 그래서 위장이 좋지 않은 사람은 신맛이 나는 것을 절대로 먹지 말라고 의사들은 말한다.
그러나 이 말은 옳은 말이라고 할 수 없다. 위는 신맛과 매운 맛, 쓴맛 등으로 자극을 주어야 운동을 한다. 위가 나쁜 사람한테 신맛이 나는 것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마치 운동을 해서 팔다리가 아프면 운동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근무력증은 근육이 마비되어 몸이 굳어져서 죽는 병이다. 근무력증을 고치려면 운동을 많이 해서 팔이나 다리를 아프게 해야 고칠 수 있다. 마치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와 같은 것이다.
열병이 생겼을 때 열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죽는다. 열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어떤 맛이 나는 것을 주요 재료로 쓰는가? 매운 맛이 나는 것을 주요 재료로 써야 한다. 매운 맛은 열을 사방으로 흩어버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열은 염증으로 인한 것이다. 병원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염증이 생기면 반드시 열이 난다.
파, 마늘, 부추, 달래, 염교 등을 오신채(五辛菜)라고 한다. 염교 대신에 양파나 흥거를 넣기도 하는데 흥거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식물이다. 오신채는 다섯 가지의 매운 맛이 나는 채소이다. 오신채는 성질이 뜨겁고 강한 자극이 있으며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면역력을 길러 주는 작용이 있다. 오신채를 많이 먹으면 면역력이 세어져서 병원균에 잘 감염되지 않는다. 오신채를 잘 먹지 않는 사람은 병원균에 감염되기 쉽다.
귀신은 반 에너지 물질이다. 귀신은 사람한테 있는 에너지를 빼앗아간다. 반대로 오신채는 강한 에너지를 만드는 물질이다. 오신채를 많이 먹으면 자립심과 독립심이 생겨나서 어떤 종교나 사상, 이념 같은 것에 의자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절간에서는 귀신과 잘 통하게 하고 귀신이나 종교에 잘 의지하게 하기 위해서 오신채를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오신채를 먹지 않으면 몸이 차가워지고 몸이 차가우면 귀신이 빙의(憑依)하기 쉽다.
귀신은 마치 바이러스와 같고 기생충과도 같다. 바이러스와 같이 스스로 살아갈 수 없고 사람의 마음에 붙어 기생하면서 에너지를 몽땅 빼앗아가고 결국은 몸을 빼앗아서 주인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귀신들이 승려들의 머리 속으로 들어가서 에너지를 몽땅 빼앗아서 대장 노릇을 하면서 승려들을 꼭두각시처럼 부려야 하는데 사람이 오신채를 먹으면 에너지가 강해져서 귀신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승려들이 오신채를 먹으면 에너지가 강해져서 귀신들의 노예가 되기는커녕 오히려 귀신들의 대장 노릇을 해서 귀신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신채는 강한 에너지가 나게 하는 에너지 물질이고 반대로 버섯이나 고사리, 들깨, 고수 같은 것은 힘을 약하게 하는 반 에너지 물질이다.
절간에서 승려들이 버섯이나 고수, 녹차, 보이차, 고사리, 들깨 같은 반오신채 음식을 많이 먹으니까 주객(主客)이 전도되어 귀신들이 승려들의 몸에 들어가서 정신을 지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특히 고수는 신장과 간, 비장(脾臟)을 망치는 음식이다. 몸이 망가져야 접신(接神)이 잘 되기 때문에 승려들은 그런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한다. 고수를 먹으면 신장이나 간, 비장이 망가져서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잘 익은 고수 씨는 향기가 아주 좋다. 잘 익은 고수 씨는 기를 잘 통하게 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데 아주 좋은 약이 된다. 그런데 절에서는 잘 익은 씨를 쓰지 않고 덜 자란 어린잎을 양념으로 써서 귀신을 몸에 불러들이기 쉬운 체질로 만드는 것이다.
간 기능이 나빠지면 몸을 움직이기가 싫어진다. 절간에서 하안거(夏安居)나 동안거(冬安居)를 하는 90일 동안을 꼼짝도 안 하고 앉아 있게 하려면 고수나 고사리, 버섯 같은 것을 많이 먹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좀이 쑤셔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한다. 혈기가 왕성한 사람을 선방(禪房)에 억지로 잡아서 앉아 있게 하려면 버섯이나 고수, 고사리, 녹차, 보이차 같은 것을 많이 먹게 해서 간의 기운을 약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본래 오신채는 우리 조상들이 입춘(立春) 때에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서 먹는 시절음식이었다. 본디 오신채는 다섯 가지 매운 맛이 나는 채소로 만든 새 봄이 오면 몸속에 겨우내 쌓인 냉기를 쫓아내기 위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채소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것이 불교가 들어와서 금기해야 하는 다섯 가지 매운 맛이 나는 채소로 그 뜻이 반대로 바뀐 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오신채를 다른 말로 입춘채(立春菜), 진산채(進山菜), 오훈채(五葷菜), 오신반(五辛盤)이라고도 불렀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입춘조(立春條)에 경기도 내 산이 많은 6개의 고을, 곧 기협육읍(畿狹六邑) 양근(陽根), 지평(砥平), 포천(抱川), 가평(加平), 삭녕(朔寧), 연천(連川)에서 움파(葱芽), 멧갓(山芥), 신감초(辛甘草 - 승검초) 등 햇나물을 눈 아래에서 캐내어 진상하고 궁궐에서 겨자와 함께 무쳐 ‘오신반’이라고 하여 수라상에도 올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오신반은 겨우내 결핍되었던 신선한 채소를 보충하고 자칫 잃기 쉬운 봄철 입맛을 돋우는 햇나물 무침이었다. 오신반에 들어가는 다섯 가지 생채의 종류는 시대와 지방에 따라 다르나, 오신채로 움파, 산갓, 승검초, 미나리싹, 무싹의 다섯 가지 또는 파, 마늘, 달래, 무릇, 부추와 같이 자극성이 강한 여덟 가지 나물(파, 마늘, 자총이, 달래, 평지, 부추, 무릇, 미나리의 새로 돋아난 싹이나 새순) 가운데 황, 적, 청, 흑, 백 다섯 가지 색을 띈 것을 골라 무쳤다는 설도 있다.
입춘에 매운 맛이 나는 나물을 먹는 것으로 봄을 맞이하는 감회를 새롭게 하고 아울러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 C를 보충하며 몸속에 쌓인 냉기를 쫓아낼 수 있다.
오신채는 노란색 나물을 중앙에 놓고 주위에 청, 백, 적, 흑색의 나물을 놓아 임금이 신하들에게 하사하기도 했는데, 이들을 한데 섞어 무쳐 먹는 것으로 모든 것이 화합하고 융합하여 임금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는 정치적 의미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서민들도 입춘이 되면 절식으로 오신채를 먹었다. 이때 오색의 상징적 의미는 인(仁, 靑), 예(禮, 赤), 신(信, 黃), 의(義, 白), 지(志, 黑)의 덕목으로 각각 간(靑), 심장(赤), 비장(黃), 폐(白), 신장(黑)의 인체 기관을 의미한다. 입춘날 오신채를 먹으면 다섯 가지 덕을 모두 갖추게 되고, 신체의 모든 기관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건강해진다고 믿었다. 오신채를 준비하지 못한 농가에서는 고추장에 파를 찍어 먹는 것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중국의 풍속에서는 교춘(咬春)이라 하여 생무를 먹거나 새 것을 먹는다는 의미로 신반(辛盤)을 만들어 먹는다. 소송(蘇頌)에 따르면 음력 정월에 오신채를 먹으면 일년 내내 전염병을 예방한다고 한다. 한편 일본에서는 양력 1월 7일 아침에 나나쿠사유(七草粥, 들나물 7종을 넣고 끓인 죽)를 먹는 풍속이 있는데 이는 한 해 동안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하는 음식이다.
엄마 손을 잡고 다니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않는다. 앞 뒤 좌우로 뛰어다니고 엄마한테 매달리고 하는 것이다. 아이가 활발하게 뛰어다니지 않고 잠잠하게 있으면 간 기능이 약한 아이라는 알 수 있다.
잘 우는 여자는 무조건 몸이 차갑다. 잘 우는 아이는 다른 아이의 잘못을 어른이나 선생님한테 잘 일러바치는 고자질장이다. 이런 사람은 어떤 경우도 비밀을 못 지킨다. 몸이 차가우면 자기보다 센 사람한테는 기대기를 좋아하고 또래가 잘못한 것을 고자질하기를 좋아한다. 배신자는 모두 잘 우는 사람들이다.
무사(武士)들은 충성심보다는 명예욕이 강한 사람들이다. 무사들은 인군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는 충성심 같은 것은 별로 없고 반드시 대장이 되어야겠다는 욕심만 강할 뿐이다. 권투 선수나 씨름 선수 같은 것도 명예욕만 대단히 많아서 오직 우승을 하겠다는 욕심으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이다. 씨름 선수들도 오직 오기 때문에 씨름에서 이기는 것이다.
몸이 차가운 사람은 누군가 힘이 센 사람한테 기대어서 충성을 해야 한다. 뼈가 약하고 기운이 허약한 사람은 매운 것을 먹지 못한다. 모택동은 매운 고추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았다. 모택동은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사람은 혁명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음식점 안에서 수십 명이 밥을 먹고 있다면 그 중에서 매운 것을 제일 잘 먹고 많이 먹는 사람이 무조건 대장이라고 보면 된다. 매운 것을 잘 먹는 사람은 엿장수는 할 수 있지만 국무총리는 시켜 줘도 하지 않는다. 동서남북 자기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독립적인 기질을 지니고 있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시키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충신(忠臣)의 얼굴상을 그림으로 그려 보면 뼈는 가늘고 눈동자의 흰자위는 푸르고 입술이 푸르다. 잇몸은 붉지 않고 혓바닥은 가지 빛깔이 나고 그리고 혓바늘이 서지 않고 백태가 낀다. 이런 사람들은 몸이 차갑고 에너지가 적은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오직 인군(人君) 하나만 섬길 수 있을 뿐이고 둘을 못 섬긴다.
이런 사람은 어디에 가도 대장 노릇을 하지 못한다. 여자들 같으면 신랑 둘을 섬기지 못 한다. 신랑이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제가 싫어서 못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대개 성격이 외골수이다.
옛날에는 관상가들이 찰색(察色)으로 저렇게 생긴 상은 충신이고 저렇게 생긴 상은 역적이라고 구별하였다. 눈동자의 흰자위가 약간 붉은 빛깔을 띠고 있는 사람은 범죄자상이다. 이런 사람은 살인자, 강도, 폭력배가 되기 쉽다.
대개 장수들은 성질이 단순하여 부리기가 쉽다. 기름진 음식과 고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달콤한 것과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면 단순무식하게 된다. 단순무식한 장수들을 부려 먹는 데에는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임금이 장수들을 데리고 전장에 나가서 싸움을 할 때 적장 중에 용맹한 자가 하나 나타나서 싸움에서 밀릴 것 같으면 자기 밑에 있는 부하 장수한테 이렇게 부추긴다.
“너는 저 놈을 절대로 못 이겨. 너는 아무 것도 아니야”
이렇게 장수를 일부러 무시하면 그 말을 들은 장수는 자존심이 상해서 미칠 것 같이 된다. 이처럼 자존심을 건드려서 부추기는 것을 격장지술(擊將之術)이라고 한다. 격은 부딪힐 격(擊)이다. 장수를 부추겨서 두려움을 없애고 마음을 약하고 부드럽게 하는 데에는 술이 제일이다. 술을 몇 잔 마시고 나서 얼큰한 상태에서 겁 없이 나가서 싸우게 하는 것이다. 따뜻한 술을 한두 잔 마시고 술이 약간 오른 30분쯤 뒤에 알딸딸한 상태에서 출전을 하게 하면 목숨을 걸고 용맹하게 싸운다.
그들한테는 충신이 되겠다는 마음도 없고, 전쟁에 이기겠다는 마음도 없으며, 오직 앞에 있는 적장을 이기겠다는 오기(傲氣) 밖에 없다. 이런 것을 두고 나라를 위해 초개(草芥) 같이 목숨 바친다고 하는데 결코 그런 것이 아니다.
이를 필부지용(匹夫之勇)이라고 한다. 필은 외짝 필(匹)이다. 필부는 상대가 없다는 뜻이다. 장수들이 전장에 나가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은 인군(人君)을 위한 것이 아니다. 백성들의 안위를 위한 것도 아니다. 나라에 승리를 가져다 주기 위한 것도 위한 것도 아니다.
오직 자기 앞에 있는 상대방을 이겨서 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한 것일 뿐이다. 필부들한테는 국가나 인군, 백성, 의리 같은 것은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다. 오직 자신의 명예욕이나 이기심이 있을 뿐이다. 요즘 조직폭력배들이 그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