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소사선 교통 호재지만…수혜지역인 부천·고양 집값은 '잠잠’
GTX-A 대곡역, GTX-B 부천종합운동장역 등 호재 남아있는 만큼 향후 이들 지역 집값 반등 가능성 충분
연장에 연장을 하며 우여곡절 속에 지난 7월 1일 수도권 서북부지역을 남북으로 잇는 대곡소사선이 드디어 개통했다.
막상 경기 고양시 대곡에서 부천시 소사를 잇는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이 개통했지만 대표적인 수혜 지역으로 꼽힌 부천과 고양의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잠잠하기만 하다.
지난 2016년 착공에 들어간 이후 교통 개선에 대한 기대심리가 이미 집값에 반영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선 개통이 예정보다 늦어지긴 했어도 교통 호재로 추격매수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일각에선 나오지만, 현재 분위기로 볼 때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부천·고양시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 정식 개통 영향에 따른 아파트 매매 문의 증가나 집값 반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곡 소사 복선전철 사업은 경기 고양시 대곡역을 출발해 김포공항역을 지나 경기도 부천시 소사역을 잇는 사업을 말한다. 지난 2016년 착공을 시작해 7년간 총사업비 1조5557억원을 투입해 올 7월 1일 개통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대곡 소사선 개통 예정 목표 시기는 2021년 7월이었지만, 설계변경과 하저터널 보강공사, 전동차 신규제작 지연 등이 겹치며 개통 일정이 잇달아 연기된 바 있다.
노선 개통은 주민들의 기대감이 큰 교통 호재이긴 해도 이를 전후로 일대 부동산 시장은 급격한 변화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부천시 소사본동에 있는 부천한신더휴메트로 전용 59.824㎡는 올 6월 2일 5억6500만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이 3월, 5월 각각 5억2000만원, 5억7500만원에 거래될 만큼 집값이 꾸준한 상승세보단 변동이 있는 편이다.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능곡현대홈타운2 전용면적 84.45㎡도 5월 5억1000만원으로 매매된 이후 6월에도 가격 상승없이 같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해당 구간의 개통으로 대곡에서 소사까지의 이동시간은 기존 7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며 50분 넘게 걸리던 소사∼김포공항은 1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해졌다.
특히 9호선 김포공항역 환승을 통해 여의도 및 강남권까지 빠른 시간 내에 갈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오는 8월 대곡∼일산 노선이 연장되면 일산∼김포공항까지의 소요 시간은 50분에서 20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철도교통망으로 인한 호재는 보통 발표·착공·개통 3단계에 걸쳐 집값에 반영되는데, 물리적으로 강남과 가깝거나 반도체산업 등 일자리가 풍부한 경기남부와 달리 수도권 서북부 지역 부동산의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신규 철도망 개통에도 별다른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대곡소사선은 서울지하철 9호선 등 5개 노선이 겹쳐지는 김포공항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곡소사선을 통해 김포공항역에서 9호선으로 환승하면 강남, 여의도 업무지구까지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다.
그럼에도 노선 중 행정구역상 유일하게 서울에 속한 김포공항역이 사실상 김포에 접해 일자리가 있는 서울 업무지구에 직접 닿는 노선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점이 개통 즉시 집값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로 해석된다.
장경철 부동산퍼스트 이사는 "부동산은 보통 정부 발표 직후에 가장 많이 오르는 편인데 대곡소사선의 경우에도 발표 당시에 집값이 많이 오르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장이사는 이어 "GTX 노선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매우 큰 호재로 꼽히는데 대곡소사선에 이어 GTX-B까지 향후 교통 개선에 대한 큰 기대감이 있는 만큼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곡소사선에 이어 2024년 개통하는 GTX-A 대곡역, 내년(2024년) 착공해 2030년 개통하는 GTX-B 부천종합운동장역 등의 호재가 남아있는 만큼 향후 이들 지역의 집값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