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5129 도시토목공학계열 장호진 )
우선 이런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접해 들을 수 있도록 마련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 사실 국악에 그리 관심이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기회를 매번 맞음으로써 조금씩이나마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중앙창작악단 정기연주회의 막을 연 첫 번째 곡인 ‘해무(海霧)’는 바다 위에 끼는 안개라는 뜻으로 단소와 가야금 두 악기로 이러한 풍경과 분위기를 연출한다. 악기의 소리는 크지 않으나 그 음색이 맑고 투명하며 깨끗한 소리를 가진 단소와, 청아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가진 가야금이 조화를 이루며 바닷가의 정취를 느끼게 해준다. 학교를 다닐때 보통 한번쯤 다뤘을 법한 악기인 단소는 부르기 쉽고 배우면 금방 따라할 수 있기에, 한번 연주 해 보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반면, 오늘날 가장대중적인 국악기중에 하나인 가야금은 비록 부담이 될지라도 가장 대죽적인 악기인 만큼 국악에 관심이 많다면 이 악기를 연주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곡인 ‘해무’는 아직 노래에 심취하지 못해 들었지만 단소의 그 맑은 소리만큼은 기억에 남을만 하다.
이어서 두 번째 곡인 ‘ 달의 환상’은 첫 번째 곡에서 나왔던 가야금과 사물놀이의 악기중 하나인 장구가 등장했다. 그런데 이 곡을 듣고 있는데 앞의 연주자가 눈에 띄었다. 보통과 조금 다른 것을 발견한 것이다. 장구를 연주하는 연주자의 손에는 채편만 들린 것이다. 보통 장구를 연주하면 북편과 채편으로 양 가죽을 두드리기 마련인데, 어째서인지 북편은 손으로 연주하는 것이 아닌가?! 영문을 모른채 그냥 지켜보고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북편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연주가 자연스러웠다.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풍물장구와 소리장구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풍물장구는 북편과 채편을 다 쓰는 것에 비해, 소리장구는 채편은 쓰지만 북편은 손으로 연주한다고 한다. 장구만 이상한게 아니였다. 보통 나는 가야금이 12줄만 있는줄 알았다. 그런데 어림잡아 20줄이 넘는 것이 였다. 처음에 가야금이 아니라 다른 악기인줄로만 알았다. 조사해 보니 25현가야금이라 한다. 어깨에 멜수 있는 18현(여울음) 가야금과 받침대 위에 놓고 하는 25현 가야금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달의 환상’은 거의 가야금의 독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장구는 중간중간 장단만 맞춰줄뿐 가야금이 노래를 거의 이끌어 나갔다. 그 말은 가야금의 소리만 심취할 수 있었다. 현악기라 그런지 소리가 줄을 팅길때마다 높은음은 날카로운 소리가 났지만 낮은음은 둔탁함과 은은한 소리가 나서 멋진 조화를 이룬 것 같다.
세 번째 곡인 ‘거문고가 보이는 풍경’ 은 3개의 거문고와 2개의 타악기가 등장했다. 무대가 꽉차 보였다. 연주자가 많아서 설레였고, 또 무엇보다도 사실 나는 거문고를 악기중에서 제일 좋아한다. 예전에 책에서 우륵선생이 거문고를 만들었다고 봤는데 이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6줄 밖에 되지 않는 녀석이 모든 음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거문고악기를 가장 좋아한다. 거문고를 켜는 세명의 여성분들이 인상깊었다. 서로의 눈빛으로 대화를 하듯이 눈빛으로 연주를 시작하고 연주가 끝날때에서 서로의 눈빛으로 마무리를 짓는 듯 하다. 음악을 듣고 있는데 중간 중간에 특이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맑은 것 같기도 하고 너무 맑다 못해 순간 귀를 막을 정도로 날카로운 소리를 지닌 악기가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이 악기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처음으로 그러한 악기가 있다는 것을 보게 된 나는 음악을 감상하면서도 연주가 끝날때까지 그 악기만을 바라보았다.
다음 네 번째 곳인 ‘6월 어느 날’ 이 곡은 지금 나를 가르치는 오윤일교수님이 작곡한 곡과 같다. 팜플렛을 보니 現 목원대학교 출강이라고 나왔는데, 지금은 엄연한 중앙대학교 교수님이시다. (아닌가?!) 아무튼 이 곡은 해금과 가야금 타악 그리고 건반으로 연주하는 곡인데, 단연 해금과 가야금이 돋보였다. 해금은 전에 수업시간에 들어본 적이 있다. 낯익어서 그런지 해금을 연주하는 연주자와 예전에 수업시간에 연주한 학생과 비교해서 들어봤다. 솔직히 큰 차이는 못 느꼈지만, 정기연주회때 연주한 연주자가 소리가 뚜렷하고, 해금을 켜는 기술이 더 능숙한 것 같았다. 또 내가 느끼기에는 건반을 연주한사람도 훌륭한 듯 싶다. 다른 악기보다 더 쉽게 보일지 몰라도 건반으로 대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가는게 일품이였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길거리에 바람만 유유히 부는 풍경을 바라보는 어느 한사람이 배경을 한 것 같다.
다섯 번째 곡인 ‘인연’은 서로 다른 다섯 개의 악기가 등장했다. 1대금 2피리 3해금 4가야금 5장고. 이 곡은 대금과 피리가 주축을 이루어 연주해 나간다. 대금의 맑은 소리와 피리의 가공할만한 뚜렷하고 높은음에 중간중간 해금과 가야금이 살을 덧 붙인다. 여기 곡에서도 장고는 역시 북편을 사용하지 않는다. 연주중 해금을 키는 연주자의 활을 보는데 활이 적당히 조여지지 않는듯 한 것 같다. 예전에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어서 그런지 왠지 활이 풀려진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해금을 연주한 중간에 음이 잘 나지 않고 소리가 죽은 느낌이 났다. 그게 좀 아쉬웠다. 그러나 이 곡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느꼈다. 곡도 긴데다 연주하는 부분이 다른데도 막힘없이 완벽한 호흡을 자랑하며 연주해 나가는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여섯 번째 곡. ‘어머니’ 솔직히 말해 잘 기억이 안난다. 다른 어떤 곡보다도 이곡을 잘 들었어야했는데 아쉽다. 제목을 미리 보고 들었으면 틀림없이 기억할텐데, 괜히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 곡도 다섯 번째 곡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네가지의 악기가 등장한다. 대금, 25현금, 해금, 건반! 내가 아는게 여기까지다.
일곱 번째 곡인 moonlight 月光. 말그대로 달의 밝기다. 가야금과 베이스가 등장하는데, 여태 듣던 음악과 사뭇 다르다. 예전 노래들이 은은하면서도 흥겹다면은, 이 곡은 역동적이라 표현할 수 있었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 전통의 국악의 미와 서양의 미가 서로 어울어져 멋진 조화를 이루어 냈다. 여태 내가 듣던 국악과 달러 느낌이 묘했다. 또 가야금을 저리 신나게 켤 수 있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도록 만든 곡이였다. 중간에 베이스의 음이 나오지 않아 다시 한 것은 보는 관중들에게 좀 더 좋은 노래를 선사하려고 연주자가 배려한 것은 아닐까.
여덟 번째 곡인 ‘그녀의 결혼을 축하하며’는 피리와 기타 두 악기가 등장했다. 앞의 기타가 전자 기타라 치면, 이번 곡에 나오는 기타는 전통적인 통 기타 같았다. 윗 음악보다는 덜하지만, 이 곡 역시 쉽게 볼수 없는 조합이였다. 축가라는 주제로 노래를 들고 나왔는데 내가 듣기에는 축가처럼 들리지는 않았다. 주위에 흔히 듣는 가요처럼 들렸다.
마지막 연주회를 화려하게 장식한 곡인 ‘란을 위한 노래’ 이노래는 내가 정말이지 잊을 수가 없다. 9곡 중 내가 가장 맘에 들어한 곡이고, 연주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이 노래는 내 귓가에 맴돌았다. 소금의 연주가 정말 좋았다. 음도 정말이지 맑고 투명하여 한 방울의 이슬같았다. 소금을 그렇게 잘 연주하는 사람은 처음 본 것 같다. 또 노래가 무슨 돌림노래처럼 노래음이 반복되었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음이 조금씩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치 시를 읊는 것 같았다. 같은 음을 반복해서 들으니 운율이 생겨지는 것 같았다. 노래를 들으면 들을수록 점점 빠져들었다. 이대로 끝나면 아쉽겠다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蘭(난초)를 위한 노래라고 했는데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이 노래는 난초처럼 단아하면서도 아름다웠다.
매 연주가 끝나고 나는 박수를 칠 수 밖에 없었다. 모두 하나같이 훌륭하고 멋진 음악을 나에게 선사해주었는데 가만히 앉아 있을 수 많은 없었다. 해줄수 있는 거라곤 잘 감상해주고 그 음악에 호응을 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무쪼록 이번 계기를 통해서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전통음악에 대해 눈을 떴고,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 것도 알았다. 여태 내가 본 국악음악은 기타와 같은 악기가 선보여지지 않았지만, 이번 음악회는 내가 국악음악을 관람하면서 못 본 악기도 많았고, 뜻밖의 조화를 이룬 악기들도 많았다.
마지막으로 국악을 듣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 하루빨리 대중화가 이루어 발전했으면 좋겠다.
첫댓글 작곡할때 건반도 따로 그려 넣지요^^ 원래 전통음악은 서양음악 처럼 화성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음악을 풍부하고 다양하게 변화시키기 위해 화성을 첨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