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는 아니고 같은 학교 다니는 선배에게 일어난 일입니다.
워낙에 중국인 유학생이 많으니까 천안문 사태로 학교가 좀 뒤숭숭했죠. 특히 자연계는요.
선배 한 분이 자기가 개인적으로 잘 알지는 못하고 그냥 학교에서 마주치는 교수 한 분이 아무도 보는 사람 없는 복도에서 선배를 세우더니 밑도 끝도 없이 하시는 말씀이 집에 가기 싫으면 당신 댁에 머물러도 된다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선배는 가까운 곳에 다른 학생들이랑 아파트 빌려서 살고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하실 일은 없다고 말씀드렸대요.
그랬더니 그게 아니라 비자가 만료되어 갈 곳이 없으면 당신 댁에 머물면 된다고 재차 말씀하시더래요. 뭔 말씀을 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제서야 천안문 사태 어쩌구 저쩌구 하시더래요.
그제서야 뭔 말씀인지 알아듣고 죄송하지만 한국 학생이라고 했더니 교수님이 무안해 하시더래요. 그 때는 그냥 헤어졌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니 참이나 고마운 말씀이라 나중에 감사하다고 다시 말씀드렸대요.
그 교수 생각은 천안문 사태로 유학생들을 불러들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러면 미국에서 반정부 성향이 있던 학생들은 귀국하기를 거부할 것이고, 그 학생들이 지도교수나 잘 아는 교수 집에 숨은 학생들은 당연히 소재가 확인 될 것이니 중국인 학생이 없는 당신 댁에 숨어있으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아요.
만약 사태가 악화되더라고 그런 호의를 베푼 교수가 실형을 살거나 고문을 당하지는 않겠지만 어쨋든 고마운 일이죠?
첫댓글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난민을 대할 때에도 이런 배려가 필요할 텐데요.
실제로 프랑스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입니다. 불법 체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자녀들을 학교 교사들과 학우들의 학부형들이 돌아가며 숨겨주고 재워주고 하는 일들이 허다하답니다. 몇 년 전에는 어떤 소녀 때문에 학교 전 학부형들이 모임을 결성해서 이슈가 된 적도 있었죠. 처음엔 그 모임의 성격을 당최 이해할 수가 없을 정도로 그 정서가 생소하더만 요즘은 그런 마음들이 참 부럽습니다.
그렇네요...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