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인 어젯밤..
자정무렵부터 갑자기 하늘이 번쩍번쩍
쉴새없이 번개와 천둥이 요란하더니만
어느순간 장대비가 쏟아졌다.
쏟아지는 비에도 번개는 계속 되고...
1,2초 차이로 여기저기에서 번개가 치는지
한시간도 넘는 시간을 연이어 하늘이 번쩍이더라.
뇌우속 도심의 몽환적인 모습에 취해
유리창에 폰카를 붙이고는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빽빽한 아파트 밀집지역의 저층부에서만 살아온 내게
바닷가 동네의 고층부에서 내려다 본 어젯밤의 그상황은
낯선 도시에서 맞는 매우 이색적인 광경이었다.
태풍의 계절이 시작됐다.
해마다 이맘때부터 추석 앞에 서너차례씩 있어온 일이지만
코로나로 지칠대로 지친 온국민을
또 허허롭게 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 상륙중인 9호태풍 루핏과
뒤이어 생성된 10호태풍 미리내는
우리나라를 비껴 가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을거란다.
다행이다.
어제 낮엔 해운대구 반여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엘 갔었다.
어깨를 부딪히며 다녀야 할 정도로 북적였었다던
넓디넓은 그곳도
일반 자영업자들 가게마냥 한산하긴 마찬가지였다.
서울 대형마트에선 한개에 1,500원이상 줘야만 살수있는
동글동글 이쁜 애호박이 세개에 2,000원이더라.
깨끗하고 잘생긴 감자도 반값
자줏빛 세척 고구마도 반값이다.
달큰향 향이 솔솔 풍기는 백도도
검붉은 색감이 강렬한 천도복숭아도....
가격표만 봐도 횡재한 기분이다.
우리집 가장이 껌뻑죽는 열무김칫거리가 눈에 확 들어온다.
여름 열무는 사포닌의 보고라지~
메모 해 간 고춧가루와 마늘을 파는 뒷동에 가기도 전에
맨 앞동에서 장바구니가 그득 찼다.
단돈 30,000원에...
이럴줄 알았으면 낮잠자는 남편을 기다렸다가 같이 올걸...
일산열무를 두 단이나 샀더니만
장바구니 들기가 힘애 부친다.
한쪽 팔로 들고 상체를 반대쪽으로 기울이고 걷다가...
두손으로 들었다가...
한쪽 어깨에 끈을 올려 들쳐멨다가...
겨우 차 있는 곳 까지 아장아장 ....
그 30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도 뜨끈뜨끈 데워진 자동차에
싣고 타고
수없이 갈라지고 합쳐지는 복잡한 수영강변로를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내리달렸다.
옹색한 오피스텔살이에 고춧가루가 떨어져
비록 푸르딩딩하게 담근 열무김치지만
감자 삶은 물을 베이스로 하여
지난해 담갔던 홍매실청을 가미하였더니
적당히 구수하면서도 상큼한 국물 맛이다.
칼날로 쫑쫑 다져 넣은 홍고추가
푸른빛 열무와 어우러져 나름 색감은 그럴듯 하다.
부자가 된 기분이다.
서울집에 덩그러니 혼자 떨궈진 작은녀석이 눈에 밟힌다.
밥은 챙겨먹는지....
첫댓글 무섭지도 않으셨나뵈요
뇌유에 폰카를 ㅎㅎ
덕분에 멋진 사진 구경 했네요
맛있는 열무김치 담그시면
지가 맛 좀
보게 해 주세요 먹고싶어요 ㅋ
와우~
총알댓글에 깜놀입니다~
피뢰침이 있는 초고층 빌딩이
사방에 즐비한 상태여서 안전했답니다.
근처에 사시면
갓 담은 국물 자박한 열무김치를
한 보시기 덜어 드렸을텐데요~ ㅎㅎ
어쩜 이렇게 맛깔쓰럽게 잘 표현 하셨는지요
엄마는 강하다가 아니고
여기에선 아내는 강하다 시네요
무거운 장바구니가 남편을 향한 사랑바구니로 바뀌어서 룰루랄라 콧노래까지~~~
상상만해도 열무김치에 사랑까지 보탰으니 얼마나 맛있겠어요
시원한 열무김치 몰래 한사발 가져갑니다
오늘은 어젯밤 내린 소낙비로 좀 시원해지려나 기대했지만
역시 덥겠지요
하지만,
우리 모두 코로나도 막바지 더위도 잘 이겨냅시다.
반갑습니다 안개비님^^
느긋한 휴일 아침에 읽는
안개비님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댓글이
생채기 덜 아문 제 마음엔 보약으로 다가옵니다.
한결 더 단단하게 아물듯 해요.
고맙습니다.
몰래 오셔서 가져가도 되고
팔을 뻗어
사발만 불쑥 들이미셔도
한 사발 가득 담아 드리지요 ㅎㅎㅎ
이렇게 인사 나누어주셔서 감사해요.
9호, 10호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접어든다니
조심하사구요~^^*
고층에서 내려다 보는 환상적입니다.
자다가
전면 통유리창이 번쩍이는 통에
눈이 떠졌더랬습니다.
몽환적인 그 모습에
자다말고 눈 비비며 폰카를~ㅎㅎ
아참,..
강원도 동해안 어느 지역의 축산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걸린 돼지가 발견됐다고 해요.
안그래도 요즘 돼지고기 가격이 고공행진인데
더 오르면 어쩌나요.
우리네 식탁엔 그나마 만만한게 삼겹살인데 말이지요.
아름다운 야경이 참으로
환상이었겠습니다
두집 살림이 따로 없네요
살림이란게 규모와 상관없이
있을건 다 있어야 하는건데
누가 주부구단 아니랄까봐
부산에서도 열무김치 담구시고
집에 남겨진 아들램 걱정까지...ㅎㅎ
정말 엄마들은 괜한 걱정을
사서하고 사는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콩국물 만들어 놓았는데
고추가루 적당한 국물이 자작한
딱 제 취향의 맑고님표 열무김치가
마구마구 땡깁니다
와우~
콩물을요?
며칠 두고 두유로 마셔도 좋고
소면을 삶아 말아도 별미인 콩물을~
식구들이 좋아하시겠어요.
참 부지런하세요 한나님...
직장이 있으시니
휴일엔 해야 할 일이 많을텐데 말이지요.
한나님댁에선
삶은 콩 갈기 전에
껍질을 벗기시는지요?
@하늘은 맑고 껍질은 벗기지 않아요
껍질에 영양성분이
많다고해서요 ㅎ
저 혼자 먹으려 수고를
하는편이지요
아주 오래전 친정에서
여름이면 늘 먹던 그대로
맷돌을 믹서로 가는것 외엔
엄마가 해주시던 대로요 ㅎ
@한나 아~껍질째 쓰시는군요
맷돌과 달리 분쇄기는 잘게 자르는 기능이라서
껍질째 갈면 까끌거린다고 '알토란'에서
어느 요리연구가가 말했던게 생각나서
여쭤봤어요.
그런데 어찌 한나님만 드신다고....
그댁 가장님과 따님은
콩국 안좋아하세요?
@하늘은 맑고 그래서 고운체에다 걸러서
먹고 비지는 콩국물을 부어
새우젖만으로 간을해서 콩탕처럼 먹지요
야채 좀 넣고 비지전도 만들어 먹음 고소하고 먹을만해요
ㅋㅋ 식구들이 콩국물에 무얼 넣어 말아먹는게 이상타고 안먹어요
@한나 콩탕이란말 한나님께 들으니
너무 웃음이 나와요.
어릴때 어머니께 들은후
성인이 된 후엔 지금 처음 들어요 콩탕~ㅋ
우거지 데친거 잘게 썰어넣고 끓이다가
하얗게 간 콩을 붓고
살짝 끓여내던 콩탕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잖아요.
어머니께서 콩탕 끓이실때
어린 제게 저으라고 시키셔서
부뚜막위에 쪼그리고 앉아서 젓다가
콩탕이 화산처럼 부풀어 올라 흘러 넘치던 그 충격...
어휴~
아직도 콩탕이란 말만 들으면
가슴두근거릴 정도로 큰 충격이었어요~ㅋㅋㅋ
어쩌면 그렇게도 마구마구 부풀어 올라
끊임없이 계속 흘러 넘치던지요.
@하늘은 맑고 ㅎㅎ 그렇지요
거품이 화산처럼 부풀어 오른단 표현에 웃어봅니다
생콩을 갈아서 콩탕을 하면
거품이 진짜 마구마구 넘쳐나요
전 비지에 콩물을 붓고
은은한 약불로 뚝배기 가장자리를 숟가락으로
저어가며 끓이면 괜찮답니다
콩국수,콩탕 비지전
콩 한가지만으로도
풍성한 말잔치를
이어가는걸 보니
영락없는 이웃 마실꾼
같습니다 ㅎ
@한나 그러믄요
음식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달시켜 먹는 시대에 부응하고저
수다도 가성비 높은 온라인으로 ~ㅋ
휴일 잘 보내시고
내일부턴 또 활기찬 일터생활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하늘은 맑고
어젯 밤엔 번쩍 번쩍~~~
번개인 줄 모르고
무슨 난리지 했는데
비보다 번개가 먼저 왔더군요~ㅎㅎ
레이져 쇼 하는 줄 알았어요~ㅎㅎ
덕분에 오늘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덥지는 않은데
습기가 엄청 나네요~
즐거운 휴일 되세요~^^
오우~
카스미화님께서도 보셨군요.
꽤 오래 번쩍대고 난 다음에
비가 쏟아지더라구요.
그러고 보니
카스미화님께선
처음부터 다 보셨겠어요.
전 자정무렵에 잠이 깨서
두어시간만 보았지요.
어쩌면 그 시각에
같은 하늘의 같은 장면을 보았을거 같아요~^^
해마다 여름이면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불꽃놀이를 종종 하길래
또 그건가 했었답니다.
어찌나 번쩍대던지요~ㅎㅎㅎ
곱고 이쁘신 카스미화님과 같은 시각에 본
어제의 그 번개치는 밤은
그 섬광들 만큼이나 강렬한 기억으로
오래 남을거 같아요~^^
시원한 열무김치가 보이는듯^^ 국수에 말아먹어도 그만인데.. 사포린의 보고였단 정보는 처음 접해요. 그래서 몸에 열이 많은가~~
맞아요~
저희 가장도 열무국수 좋아해요.
여름 열무가 사포닌 함유량 높은거 맞아요.
그래서 여름엔 열무를
가을엔 뿌리를 먹는다지요.
잘 지내시지요?
나룻배님께선
오늘도 어머니댁에 올라가신거에요?
@하늘은 맑고 네. 어머니가 낮밤이 바뀌셔서 힘들어요. 오늘부터는 밤에도 돌봐주시는 분이 오세요. 이럴때 형제.자매가 많은게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부담이 크지 않게 어머니를 돌볼 수 있어서요. 여섯이나 되거든요. 내일부터는 캐나다 사는 형 가족이 2주일간 와있어 좀 쉴 수 있을것 같아요.
@대전 나룻배 어르신께서 돌보미서비스 받으시는군요.
여섯 형제들이 교대로 들러보신다니
그래도 부담이 덜하겠어요.
노부모님을 전담케어하는 자녀는
정말 하늘에서 내리는것 같더라구요.
저처럼 가끔씩 드나들며 하는거랑은
사고부터 차원이 다르던걸요.
어르신께 잘 하시는 것도
이렇게 일기방에 들러 어르신 소식을 전해주시는 것도
모두 다 고맙습니다^^
나도 열무김치 좋아하는데 ....
열무김치로 밥 비벼먹어도 맛있고
국수 삶아서 국수말이 해먹어도 맛있고
냉장고에 넣어 놨다가 주스처럼 목마를때 떠먹도 맛있 공!
남편만 그리 챙기지말고
우리도 친한편이니까 나도 쫌 ~만 줬으면 좋겠습니다 ...크~~~ㅎ
어허~!
삼촌~
조카 교육 잘 시키셔야죠~
"자고로 지아비를 하늘처럼 섬겨야 하느니라~ "
라고 이르셔야 될 어른께서
"남편만 그리 챙기지 말고... "라고 하시다니
그리 하시오면 아니아니...아니되시옵니다~ㅋ
여름 열무는 깨끗이 씻어서
파 마늘 대충 썰어넣고 소금물만 부어놨다 먹어도
별미라고 하시던 옛어르신들의 말씀이 기억납니다.
먹을게 귀하던 시절의 이야기겠지만
그만큼 우리의 식탁과 늘 가까이 있었단 이야기겠지요.
삼촌께서도 골고루 잘 챙겨드시고
건강한 여름나기 하시기 바랍니다^^
태풍 소식만 있지 이곳은 아직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부산쪽과 동해안 울릉도 쪽으로 비가 많이 내리다는 예보입니다.
지금쯤 열무김치 맛이 좋겠네요.ㅎ
글 잘보고 갑니다.
이곳 부산도 아직은
맑고 바람 한 점 없습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맑고님 싸게 사신
모든게 농민들의 피땀입니다
올해는 모든게 풍작이라
가격은 내리는데 코로나 시국에
소비가 되지않아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터지네요
싸면 소비라도 되얄낀데
걱정입니다
현지 농가들의 상황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상황은 확실히 다른가봅니다.
제가 엊그제 갔던 곳은
농산물 경매하는 장소라서
도매가로 구매해서 그런거구요
도심에서 체감하는 농산물 가격은
지난해보다 더 올랐거나 비슷한 상황이에요.
매주 장보기 하지만
흔히 식탁에 오르는 채소중에 가격 내린건
없더라구요.
농민들의 한숨소리가 터질 정도로 싸졌다는
그 채소들은 다 어디로 가고
소비자들은 해마다 더 오른 가격으로 구매하게 되는지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https://youtu.be/0BU6XwNj5aU
열무김치 만들때면 맛있게 드실 님생각이
절로 나고 떨어져 사는 아들 생각에 심사가
또오 편치 않으시군요ㅡㅎㅎ
이쁜아내는 삼년이 행복하고
착한아내는 삼십년이 행복하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아내는 삼대가
행복하다는 말이 있는데
맑고님은 이 모든것 다 갖추었으니
세상에 비할데 없는 아름답고 행복한
여인이옵네다ㅡㅎㅎ
PLAY
안녕하세요 썬팅님
오랜만에 뵈어요.
잘 지내시지요?
썬팅님의 댓글 내용을 '참' 으로 만들기 위해선
오늘부터 부지런히
이쁘고 착하고 현명해지도록
열심히 노력해야겠는걸요~ㅎㅎㅎ
인사 나누어주셔서 고맙구요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