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요셉이 시종하는 자들 앞에서 그 정을 억제하지 못하여 소리질러 모든 사람을 자기에게서 물러가라 하고 그 형제에게 자기를 알리니 때에 그와 함께 한 자가 없었더라 (2)요셉이 방성대곡하니 애굽 사람에게 들리며 바로의 궁중에 들리더라 (3)요셉이 그 형들에게 이르되 나는 요셉이라 내 아버지께서 아직 살아 계시니이까 형들이 그 앞에서 놀라서 능히 대답하지 못하는지라 (4)요셉이 형들에게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 그들이 가까이 가니 가로되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5)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 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6)이 땅에 이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년은 기경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7)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니 (8)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를 삼으셨나이다 (9)당신들은 속히 아버지께로 올라가서 고하기를 아버지의 아들 요셉의 말에 하나님이 나를 애굽 전국의 주로 세우셨으니 내게로 지체말고 내려오사 (10)아버지의 아들들과 아버지의 손자들과 아버지의 양과 소와 모든 소유가 고센 땅에 있어서 나와 가깝게 하소서 (11)흉년이 아직 다섯해가 있으니 내가 거기서 아버지를 봉양하리이다 아버지와 아버지의 가속과 아버지의 모든 소속이 결핍할까 하나이다 하더라 하소서 (12)당신들의 눈과 내 아우 베냐민의 눈이 보는바 당신들에게 이 말을 하는 것은 내 입이라 (13)당신들은 나의 애굽에서의 영화와 당신들의 본 모든 것을 다 내 아버지께 고하고 속히 모시고 내려오소서 하며 (14)자기 아우 베냐민의 목을 안고 우니 베냐민도 요셉의 목을 안고 우니라 (15)요셉이 또 형들과 입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야 요셉과 말하니라
[롬 8:28-] (28)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요셉은 야곱의 열한번째 아들이다. 그는 야곱의 두 아내 중에 더 사랑하던 라헬의 아들로서 그 어미가 일찍 죽었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독차지 한다. 배다른 형들은 요셉을 시기하고 질투하였는데, 요셉이 꿈에 형들의 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여서 더욱 미움을 받게 되었다. 꿈에 곡식을 추수한 들판에서 형님들의 곡식단이 자기 곡식단을 향해 절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 후에 요셉은 지난번 꿈의 후속편인 듯 한 다른 꿈도 꾸고 아침 밥상에서 그 꿈 이야기를 하였다. “제가 이런 꿈도 꾸었습니다. 이 꿈은 무엇을 뜻할까요?” “꿈 속에 제가 서 있는데 갑자기 하늘의 해와 달과 열한 별들이 나를 둘러서 절을 하였답니다.” 이런 꿈 이야기를 들은 형들은 화가 치솟아서 “네가 우리들의 왕이라도 될 거라는 말이냐?”하며 시비를 걸었다. 아버지 야곱이 요셉을 책망하였다. “애 너의 그 말이 무슨말이냐? 꿈은 다 꿈일뿐이야!” 야곱은 이렇게 요셉을 나무라면서도 아들의 꿈 이야기를 마음속 깊이 간직해두었다. 그런데 요셉이 형들에게 밉상을 부린 일은 이런 정도가 아니고 형들이 저지른 잘못한 행위들을 아버지에게 낱낱이 다 일러바친 것이었다. 형들은 자기들이 받을 사랑을 동생이 독차지 한다고 생각했고, 꿈 이야기 때문에도 기분 나빴고, 고자질 하는 일은 더욱 괘씸하게 여겼다. 그런데, 이런 형들이 요셉을 골려줄 기회를 얻었다.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먼 들판에 가있는 형들을 찾아 오고있는 어린 요셉을 보며 양을 치던 이복 형들은 나쁜 생각을 모의하였다. “꿈꾸는 자가 오는구나, 이참에 저놈을 없애버릴까?”“아예 죽여버리고 아버지에게는 거짓말을 할까?”“아니야 죽이는 것 까지는 말고 먼 나라로 팔아버리고 짐승에게 물려갔다고 보고하면 되지...”
그리하여 배다른 형들은 진짜로 요셉을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아버렸다. ‘꿈꾸는 소년 요셉’은 형들의 시기와 미움을 받아 애굽으로 팔려갔고, 애굽에서는 바로의 시위대 장관 보디발의 집에 하인으로 넘겨졌다.
부잣집에서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라온 요셉의 인생이 어느날 갑자기 불행의 구덩이에 던져지고 먼 외국땅에서 남의 집 하인으로 종노릇 하게 되었으니 얼마나 한심한 일인가? 그러나 요셉은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상황에 성실하게 대처하여 열심히 일하여 몇 년 후에는 주인의 신임을 받고 그 집안의 가정 총무가 된다. 그러나 그 후에 요셉에게는 한층더 깊은 시련이 닥쳐온다. 보디발의 집에서 가정 총무로 신임받고 일하던 중,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받게 되었으나 요셉은 그 유혹을 뿌리치고 하나님 앞에서 경건한 삶을 지켜간다. 그러던 어느날 요셉이 집안 일을 위해 안으로 들어갔다가 보디발의 아내의 유혹을 받게 되자 그것을 뿌리치고 나오다가 겉옷을 벗어던지고 나왔으므로 그것이 도리어 ‘강간미수’의 단서가 되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이정도쯤 되면 왠만한 사람은 자포자기 하고, 자기 운명을 원망하고, 자기를 불행의 구덩이로 밀어넣은 사람들을 생각하며 이를 갈며 복수를 꿈꾸게 된다. 아니면 아예 좌절하여 자살해버리든지, 알콜 중독자가 되든지, 내면 세계가 허물어진 정신병자가 되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간 요셉은 그 감옥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곧 모범수로 인정되어 감옥의 여러 가지 일들을 봉사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어둡고 야비한 감옥의 분위기가 신실한 청년 요셉으로 인하여 밝고 은혜로운 분위기로 바뀌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요셉은 무슨 사건에 연루되어 감옥으로 들어온 바로의 시종들의 꿈을 해몽해 주었다. 이 사람들은 같은 날 비슷한 꿈을 꾸고 그 꿈 이야기를 요셉에게 해 주었다. 신기하게도 요셉이 해몽해 준대로 떡맡은 관원은 사흘만에 사형을 당하였고 술맡은 관원은 사흘만에 다시 복직하여 바로를 섬기게 되었다. 요셉은 다시 풀려나가는 술맡은 시종에게 자기를 기억해 달라고 부탁하였으나 출옥한 그 사람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도 소식도 오지 않았다. 작은 희망이나마 가졌던 요셉에게는 또다시 기약없는 감옥생활이 계속되었다.
그러나 그 고독과 절망의 어둔 날들이 요셉을 망가뜨리지 못하였다. 그 낙심되고 속상한 환경들이 요셉의 내면을 멍들게 하지 못하였다. 요셉에게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께 인생을 걸고 포기하지 않게 만드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요셉의 내면에는 어둡고 더러운 것을 맑혀주는 생명의 샘물이 솟아나오고 있었다. 요셉의 영혼의 깊은 곳에서는 한줄기 밝은 빛이 비춰지고 있어서 절망과 좌절의 동굴을 밝혀주고 있었고, 슬픔과 고독의 긴 턴널을 비춰주고 있었고, 억울함과 원한과 한탄으로 함몰된 구덩이에서 희망을 갖게 해주고 있었다. 어둠 속에서 희망의 빛을 보는 사람과 생명의 물을 공급 받으며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듣는 사람은 좌절하지 않고 버티고, 인내하여 결국에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얻게 된다.
요셉의 억울한 감옥 생활이 계속되던 어느날 애굽의 최고 권세자인 바로가 꿈을 꾸고는 자기 꿈을 해몽할 자를 찾았다. 그는 같은 날 밤에 이상야릇한 꿈을 두 번 겹쳐 꾸고는 꿈자리가 사나워서 애굽의 술사와 박사들을 모두 소집해서 자기 꿈을 풀도록 명했으나 아무도 바로의 꿈을 해몽하지 못했다. 그 때에 만 2년 전에 감옥에 갖혔다가 복직된 술맡은 시종이 요셉을 생각하고 히브리 청년 요셉을 바로에게 천거하였다. 그리하여 요셉은 애굽의 왕 바로 앞에 나가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지혜와 총명함그의 꿈을 풀어주었다.
바로의 꿈의 해몽은 이런 것이다. 앞으로 곧 애굽을 비롯하여 온 세상에 7년간의 큰 풍년이 들것이다. 그러나 그 풍년이 끝나자마자 예전에 없었던 무서운 흉년과 기근이 7년동안 닥쳐올 것이다. 하늘의 하나님께서 결정하셨으므로 왕에게 꿈으로 보여주셨으니 앞으로 올 풍년과 흉년을 대비하여 지혜롭고 훌륭한 정치인을 세워 예비하셔야 된다고 충고를 해드렸다. 애굽의 바로는 요셉의 총명함을 한눈에 알아보고서는 그를 총리대신으로 발탁하여 일인지상 만인지하의 막강한 권력을 주고 장차 닥쳐올 일을 위해 대비하게 하였다. 이 일로 요셉에게는 전혀 예상치못했던 행운이 닥쳐왔다. 그동안의 설움과 고통과 좌절과 억울함과 모든 불행을 한번에 만회하고도 남는 기쁜 날이 온것이고, 그가 소년 시절 꾸었던 꿈이 이뤄지기 시작하는 놀라운 광명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좋은 날을 보기 전에 요셉에게 몇 번의 결정적인 고비가 있었다. 형들이 자기를 구덩이에 던져넣고 애굽에 팔아버렸을 때... 보디발의 집에서 겪은 고독과 좌절과 분노의 나날들... 사람들은 이런 분노와 좌절감으로 인해 남을 원망하고 복수를 다짐하며 살게되는데, 그러다보면 인생이 거칠고 모질게 변하게 된다.만약 요셉이 일반 사람들처럼 그렇게 반응하였다면 요셉에게 좋은 날은 오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고비는 요셉이 보디발의 집에서 인정 받고 가정 총무가 되었을 때 일 것이다. 보디발은 애굽의 고관이고 요셉은 그 집의 가정 총무로서 많은 하인들과 재정을 다 관리하였다. 그럼에도 요셉은 정직하고 성실한 청지기로서 신뢰를 받았고, 더구나 보디발의 아내의 집요한 유혹에 자신을 지켜낸 것은 결정적인 고비를 이겨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훌륭한 사람이 될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돈 문제에 정직하지 않고 이성관계가 깨끗하지 못하면 쓸모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세상에는 똑똑하고 유능은 하지만 깨끗하지 않고 정직하지 않으므로 아무데도 쓸모 없는 사람들이 많다.
요셉이 넘긴 마지막 유혹은 정말 넘기 힘든 고비 였을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살려고 결단하고 경건하게 살려고 유혹을 뿌리친 결과가 ‘강간미수범’이라는 억울한 결과로 다가와서 자기의 인생이 감옥에 떨어져서 썩어야 하는 현실로 닥아왔을 때에... 요셉은 정말로 억울하고 절망스러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요셉은 인내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자신의 억울함이 밝혀질 때를 기다렸다. 그러나 자기 억울함을 풀어줄 좋은 기회라 여겼던 술맡은 관원이 복직되어 나간 후에도 아무 연락이 오지 않자 요셉은 참으로 막막해진 자신의 인생과 운명을 괴로워 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한동안 잘 견디고 인내하며 버티다가도 더 이상 소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자살을 하거나 알콜 중독자가 되거나 자포자기하여 폐인이 되고 만다. 자기를 불행하게 만든 세상을 원망하여 불을 지르든지 테러범이 되기도 한다. 만약에 요셉이 끝까지 오래 참는 인내를 온전히 이루지 못했더라면, 마지막 어렵고 힘든 절망의 고비를 넘지 못했더라면 그의 인생은 어둠 속에서 슬프게 끝나고 말았을 것이고, 그런 사람의 패배는 주위의 다른 여러 사람들을 파멸로 몰고가는 불행한 종말이 되곤 한다. 그러나 요셉은 믿음의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위로를 듣는 사람이었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사람이었다. 하나님은 깊은 고독 중에 요셉을 훈련시키셨고, 꽉 막힌 절망 중에 하나님께만 귀를 기울여서 주님의 세미한 음성을 들을 수 있게 하셨다. 고독과 절망과 가난과 억울함의 상황은 하나님께서 요셉을 훈련시키시고 준비시키시는 특수과정이었다. 아무도 풀수 없는 난해한 꿈을 명쾌하게 풀고 장래의 일을 예견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불행에 빠질 운명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생명과 구원의 길을 제시하는 일은 그냥 편안한 환경에서 공부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유학가서 학위를 받아오고 많은 재산을 유산으로 물려 받는 다고 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영이 함께하시므로 지혜와 총명이 빛나고,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넓어서 포용하고 관용하는 인격을 갖춘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요셉을 이렇게 준비시킨 후에 그를 중요한 자리에 올려 놓으셨다.
오늘 읽은 본문은 요셉이 총리대신이 되어 7년의 풍년을 잘 다스린 후에 무서운 흉년이 시작된 두 번째 해에 가나안 땅에서 요셉의 형들이 곡식을 사러 애굽을 찾아와서 요셉을 만나는 장면이다. 요셉은 형들을 단번에 알아보았으나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들이 팔아버린 요셉이 애굽의 총리가 되어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으므로... 요셉은 가나안 땅에서 양식을 구하러 온 열명의 남자들이 자기를 판 이복형들이라는 사실을 첫눈에 알아챘으나 시침을 떼고서는 그들의 마음을 떠본다. 요셉은 형들이 예전처럼 의리없고 몰인정한지를 알아보려 하였다. 요셉은 처음에 그 형들에게 “당신들은 스파이가 아닌가?”하고 짐짓 협박을 하였다. 그랬더니 형들은 “우리들은 하나님을 믿는 신실한 자들입니다.” “가나안 땅에 남아계신 우리 아버지는 연로하셨고, 우리 형제는 원래 열둘이었는데 하나는 잘못되었고, 막내는 아버지와 함께 집에 있습니다.”라고 자기들의 가족사 까지 이야기하며 자기들이 간첩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한다. 요셉은 그들의 말을 믿어주는척 하면서 “그렇다면 내가 양식을 줄테니 너희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밝히기 위해 한 사람을 인질로 남겨두고 다시 올 때에는 너희가 말한 동생을 데리고 와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다시 양식을 제공하리라” 하고 말한다.
요셉의 형들은 자기 아버지 야곱을 설득하여 베냐민을 데리고 다시 애굽에 와서 총리대신 요셉에게 곡식 구매를 허락받으려고 기다리게 되었다. 요셉은 태연히 그들을 맞이하였으나 형들 사이에 자기 친동생 베냐민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방으로 들어가서 몰래 울고 나왔다. 요셉은 그들을 위해 후한 식사를 대접해주고 각각 양식자루에 곡식을 가득 넣고 그들이 가져온 돈은 자루속에다 도로넣어주었다. 그렇게 호의를 베풀면서도 요셉은 자기가 아끼는 은잔 하나를 몰래 베냐민의 곡식자루에 넣어둔다. 그리고는 형제들이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국경 검문소에서 검문하는 중에 베냐민의 곡식자루에서 총리대신이 아끼는 은잔이 숨겨져 있는 것을 찾아낸다. 베냐민이 도둑질을 할 리가 없는데, 어쨌거나 그 동생의 자루에서 은잔이 나온 것이 사실이므로... 형들은 울면서 동생 혼자 두고서는 돌아 갈 수 없다고 말하며, 만일 베냐민을 데려가지 못한다면 연로한 아버지가 슬픔 중에 돌아가실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요셉은 태연히 도적질 한 베냐민 한사람만 남고 다 돌아가라고 말한다. 그 때에 형제 중에 하나인 유다가 나서서 자기가 막내동생 대신 애굽에 남아서 종이 되겠으니 막내 동생은 형제들과 함께 돌아가게 해주시기를 간청하였다. 그리아니하면 아버지가 돌아가실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자기가 자기 생명으로 담보하며 이 아이를 데려 왔다고 말한다. 모든 형제들이 울 때에 요셉은 더 이상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어서 시종들던 애굽 사람들을 방에서 모두다 나가게 한 다음에 방성대곡을 하고 울었다. 울면서 요셉은 자기가 바로 요셉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4)요셉이 형들에게 이르되 내게로 가까이 오소서 그들이 가까이 가니 가로되 나는 당신들의 아우 요셉이니 당신들이 애굽에 판 자라 (5)당신들이 나를 이곳에 팔았으므로 근심하지 마소서 한탄하지 마 소서 하나님이 생명을 구원하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이다 (6)이 땅에 이년 동안 흉년이 들었으나 아직 오년은 기경도 못하고 추수도 못할지라 (7)하나님이 큰 구원으로 당신들의 생명을 보존하고 당신들의 후손을 세상에 두시려고 나를 당신들 앞서 보내셨나니 (8)그런즉 나를 이리로 보낸 자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 하나님이 나로 바로의 아비를 삼으시며 그 온 집의 주를 삼으시며 애굽 온 땅의 치리자를 삼으셨나이다
요셉은 자기를 판 매정한 형들이 세월이 지난 후에는 형제 우애와 사랑과 효성으로 가득차 있는 것을 보고, 지난 날의 일들을 다 덮고 형들을 용서하기로 결심하고 아버지와 함께 형님들의 가족까지 다 부양하기로 결심한다. 총리 요셉은 세계적인 기근과 흉년으로 살기 무척 힘든 때에 아버지와 함께 형님들의 가족을 애굽으로 초청하여 가장 좋은 땅에 머무르게 한다.
이리하여 요셉에게는 열 일곱 살 시절에 꿈꾸었던 그 꿈이 이루어졌다. 형님들의 곡식단이 자기 곡식단을 둘러 절하던 꿈, 하늘의 해와 달과 열한 별이 자기를 둘러서 절하던 꿈이 이루어 졌다. 그런데 꿈이 이루어진 시점에서 요셉은 자기를 미워하고 질투하여 죽이려하다가 팔아버린... 그래서 그 때부터 자기의 인생이 종으로, 노예로 그리고 감방에서 온갖 수모와 괴롬과 슬픔을 겪으며 지내게 만들었던 형님들에게 보복하기는커녕 그들을 용서하고 도리어 그들을 부양하기로 결심하고 있다. 총리가 된 요셉 덕분에 야곱의 온 가족은 굶주림과 심각한 생존의 위기에서 벗어나 애굽에서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나서 여러해 후에 야곱이 죽어서 장례식을 치루었다. 야곱의 장례식은 애굽의 국장처럼 성대하게 치루어졌다.
야곱의 장례식을 마친 후에 요셉의 형들은 다시 불안해졌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엔 아버지를 보아서 자기들에게 보복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은 요셉에게 와서 다시한번 옛날 일을 뉘우치며 용서해주기를 간구하였다.
[창 50:15-21] (15)요셉의 형제들이 그 아비가 죽었음을 보고 말하되 요셉이 혹시 우리를 미워하여 우리가 그에게 행한 모든 악을 다 갚지나 아니할까 하고 (16)요셉에게 말을 전하여 가로되 당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명하여 이르시기를 (17)너희는 이같이 요셉에게 이르라 네 형들이 네게 악을 행하였을지라도 이제 바라건대 그 허물과 죄를 용서하라 하셨다 하라 하셨나니 당신의 아버지의 하나님의 종들의 죄를 이제 용서하소서 하매 요셉이 그 말을 들을 때에 울었더라 (18)그 형들이 또 친히 와서 요셉의 앞에 엎드려 가로되 우리는 당신의 종이니이다 (19)요셉이 그들에게 이르되 두려워 마소서 내가 하나님을 대신하리이까 (20)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셨나니 (21)당신들은 두려워 마소서 내가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녀를 기르리이다 하고 그들을 간곡한 말로 위로하였더라
요셉 스토리 중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이곳이다. 요셉이 절망과 좌절과 인내의 고비를 잘 넘긴 것도 훌륭하다. 요셉이 탁월한 영력과 지혜를 가지고 바로의 꿈을 해몽한 이야기도 정치를 잘하여 굶어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린 일도 다 훌륭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기를 죽이려하다가 팔아넘긴 이복형들을 만났을 때에 그들을 용서하고 도리어 그들을 섬기고 부양해준 모습이 이 스토리의 가장 빛나는 면류관이다. 만약에 요셉의 이런 넓은 아량과 관용이 없었다면 이 이야기는 한 사람이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크게 성공한, 세상에 흔한 입지전적 출세 이야기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세상에는 크게 성공하고서도 자기 자신의 내면의 문제와 인간관계에서 실패하여 다른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드는 어두운 별들이 무수히 많다. 자기가 성공하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고 남을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름대로 세상에서 부와 권력과 명성을 얻는데 성공하고서도 용서할 줄 모르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 때문에 불행하고 자기에게 있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인생들도 많다.
그러나 요셉은 불행하고 슬픈 환경을 하나님을 의지하여 다 이기고, 자기를 미워한 형제들까지 다 용서하고 관용하여 도리어 그들을 섬기고 부양하여 줌으로써 진정한 성공자가 되었고, 다른 사람들으 행복하게 해주는 진정한 꿈의 성취자가 되었다. 요셉은 자기 인생이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손 안에서 인도 되었다는 것을 믿고 있다. 바울이 고백 하고 선언했듯이 [롬 8:28-] (28)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즉 요셉은, 그가 팔리고 종이 되고 감옥에 들어가고... 외로워지고 비참하게 되고 곤비하게 되고 절망의 어둠 속으로 버려진 것 같았던 그런 모든 일들이 다 합력하여 오늘의 자신이 있게 되었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다.
여러분의 인생의 여정은 어떠하였나? 여러분의 인생의 과정은 지금 어떠한가? 지금 하나님의 은혜로운 섭리 가운데 살고 있고, 결과적으로는 모든 일들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될 것을 믿고 있지 않은가?
나는 지난 주 초에 노원지방 목회자들과 경남 통영에서 열린 목회계획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가는 길은 무주와 진주로 새로 뚫린 고속도로를 통해 가게 되었다. 진주로 가는 길에 나의 어렸을적 고향인 산청을 통과하게 되었다. 지리산 자락인 산청에는 경호강이라는 맑은 강이 굽이쳐 흐르고 있었는데, 새로난 길이 경호강을 따라 계속 되었기에 고향산천을 보면서 감회가 깊었다. 나는 동역자들과 후배들에게 내가 자라난 산청과 진주에 대해서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서 이야기 하였다. 맑고 푸르고 아름다운 자연이 아직도 그대로 간직된 그곳... 그러나 부모님의 뜻에 따라 나는 충청북도 제천을 거쳐서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는데, 그 때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서울에 올라온 나의 초등학교 시절은 교회에 다녔던 기억 외에는 어둡고 불안하고 불행했던 시절이었다. 고향을 떠나온 우리 가족은 살벌한 서울에서 생존경쟁으로 뛰어들었는데, 시골에서는 부농까지는 아니었더라도 수십마지기의 밭과 논이 있고 부리던 머슴들도 있고, 원두막과 방앗간도 가지고 있었던 안정된 집이었는데 서울로 올라와서는 아버지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우리 집안은 갑자기 극빈자 가족이 되었다. 처음에 미아리에 정착한 집은 전셋집으로 바뀌었고, 그후에는 월세집으로 바뀌었다가 급기야는 응암동의 판자촌으로 옮기게 되었다. 우리집 곁에는 구석기 시대 집 같은 움집에 사람들이 살고 있었는데, 그 때 우리 집은 검은 기름 종이로 지붕이 덮여있는 흑벽돌 판자지붕의 집이었다. 비가 많이오면 물이새서 사방에 그릇을 대어 놓아야 했고, 연탄을 때면 연탄까스가 스며올라와서 온가족이 가스 중독에 시달려서 어떤 때는 연탄까스를 마시고 학교에 가지 못한 때도 있었다. 아버지가 자신감을 경제적 부양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어머니가 나서셨는데, 구제품 옷을 떼어다가 팔기도 하고, 봉투를 붙여서 가게에 팔기도 하다가, 응암동에 와서는 마대 노끈을 만들어서 파는 작은 공장을시작하게 되었다. 그 노끈 공장은 먼지투성이의 공장이었는데, 그래도 온가족이 힘을 합하여 일하여 살림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는데, 한번은 그 노끈 공장에 불이나서 전부 타버린 적이 있었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서 그 공장이 종이노끈 공장으로 바뀌고, 실장갑공장으로 바뀌면서 규모가 커져가고 있었는데, 그 때까지 공장을 경영해나가던 형님에게 무엇이 잘못되어서 부도가 나고 공장과 기계와 새로 지은 집을 모두 남에게 넘기고 할아버지까지 모신 대가족이 작은 방 두개를 전세로 얻어서 이사를 나와야 했다. 그 때가 내가 고 3 때였다. 그 후로 다시 회생하기도 하며 굴곡도 있었으나 그런 과정 가운데서 나는 독실한 기독학생이 되었고, 감리교 신학대학에 입학하게 되었다. 내가 신학대학에 입학한 그 다음해에는 따로 떨어져 사는 형님네 외에 함께지내는 5 남매와 부모님이 모두 교회로 나와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험한 인생길을 걸어온 나와 우리 가정이었지만 오늘의 나의 선 자리에서 뒤를 돌아보면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셨다는 것을 믿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만약에 나에게 아무 어려운 일도 없이 농사를 짓는 시골 집에서 안정되게 자랐더라면... 인생의 굴곡이 없이 아버지의 사업도 잘되어서 훨씬 좋은 환경에서 살아왔더라면... 어쩌면 나는 지금쯤 세상적으로 더 부유하고 안정되고 많은 소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되어있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어쩌면 정치가로서, 어쩌면 법조인으로서, 어쩌면 다른 분야에서 나름대로 괜찮게 살아갈 수 있었으리라! 그러나 가난과 고난이 없었다면 내가 지금 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자라났던 그 고향을 떠나지 않고 그대로 살았더라면 아마도 기독교를 알지도 못한채 청소년기를 보냈을 것이고, 어쩌면 성경을 배울 기회도 오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고난과 아픔과 가난과 서러움의 환경을 거쳐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보다 훨씬 이해심도 없고 마음도 좁은 이기적 인간으로 살고있을지도 모른다. 한때 나는 정치가가 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만약에 내가 그런 길로 나갔더라면 나는 실망했을 것이고 아니면 벌써 내가 멸시하는 어떤 속물 정치가들처럼 함께 타락해 갔던지 아니면 어설픈 의를 주장하다가 벌써 허무하게 세상을 작별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내가 이만큼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섭리로 인함이라는 것을 고백하고 싶으며, 내가 더 훌륭한 사람이 되지 못한 것은 나의 게으름과 불성실함에서 비롯 된 것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그러므로 지나온 모든 날들 속에 역사하신 하나님은 고난 중에도 계셨고, 가난 중에도 계셨고, 나의 고독과 슬픔 중에도 하나님은 함께 하셨고, 절망과 좌절을 맛보며 인생의 고비를 넘기 위해 애쓰던 때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해 주신 것을 믿는다.
사랑하는 성도들이여! 지나온 날들에 대해 감사하라! 가슴아픈 기억들까지도 원망스런 일들과 사람들까지도... 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요셉처럼 용서와 관용으로 사랑을 베풀자. 요셉이 형들을 용서하며 “사실은 형님들 덕분에 내가 이렇게 된 것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생각해 보라. 저들의 악역까지도 선으로 활용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자. 그리고 지난 날의 일들과 사람들에 대해 원망하지 말자! 감사하며 새롭고 더 좋은 날을 위해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