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산자 분수령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그곳에 가고 싶다 스크랩 [주말산행코스] 영남의 산 | 남산 | 경북 청도
특공대 추천 0 조회 35 09.11.19 02:1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주말산행코스] 영남의 산 | 남산 | 경북 청도

예로부터 나라의 도읍지가 있었던 곳에는 남산(南山)이 있었다. 신라의 도읍지였던 서라벌(경주)의 남산이 그렇고, 백제의 도읍지 후보였던 충주의 남산, 고려의 도읍지인 개경(개성)의 남산,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서울)에도 남산이 있다. 청도의 남산 역시 옛 도읍지의 남쪽에 우뚝 솟아 외침으로 무너져가는 일국의 흥망성쇠를 굽어보고 있었으리라 짐작된다.
남산 북쪽의 화양읍 일대는 삼한(三韓)시대 때 변한(卞韓)의 소국(小國)인 이서국(伊西國)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기록된 이서국은 한때 신라에 맞설 정도로 위협적인 강국이었다. 어쨌든 이후 이서국은 신라의 공격으로 이서산성에서 최후의 힘겨운 결전을 벌였지만 결국 신라에 무릎을 꿇고 왕성까지 빼앗기고 말았다. 당시 신라에 패한 이서국의 왕과 왕족들은 이곳 남산으로 피신했다고 전한다. 그래서 남산에는 이서국의 왕이 숨어들었다는 전설이 담긴 은왕봉(隱王峰·860m)이 있다.


▲ 신봉리는 청도 복숭아의 근원지로 일명 홍도골(紅桃谷)이라 한다.

남산은 오산(鰲山)이라 불리던 청도의 진산(鎭山)이요, 명산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오산은 군 남쪽 2리에 있는 진산이다(鰲山在郡南二里鎭山)’고 적고 있는데, 오산은 청도의 별칭이기도 하다. 지금의 청도는 철도역사가 있는 신읍이 중심이지만, 본래의 치소는 화양읍 동상리 일대다. 고을 수령이 집무를 보던 동헌이 지금은 화양초등학교로 옮겨져 있지만, 동헌에서 남쪽을 보면 연이어지는 남산의 모습이 자라의 머리와 등판을 연상케 하니 자라(鰲) 뫼(山)로 불렸던 것.


오산조일과 낙대폭포를 품은 비경지


이 산은 청도팔경(淸道八景) 중 오산조일(鰲山朝日)과 낙대폭포 등 2경을 품고 있다. 오산조일은 아침 햇살을 받은 남산의 모습을 말한다. 또 낙대폭포는 높이 30여m로 깊은 계곡에 울창한 나무들이 숲을 이룬 가운데 깎아지른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장관을 이룬다. 이뿐만 아니라 남산골은 청도에서도 가장 깊고 깨끗한 계곡이다. 남산골 13곡은 이 고장 옛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시를 읊던 흔적이 아직도 곳곳에 묻어 있기도 하다.


청도 하면 소싸움이 유명하지만, 남산은 이 고장 사람들이 자랑하는 마음의 안식처다. 그래서 남산을 지키고 가꾸는 열성도 대단하다. 사통팔달로 이어지는 등산로 또한 잘 정비돼 있을 뿐 아니라 곳곳에 이정표를 세워 산행에 큰 어려움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 등로는 신봉리에서 홍도골을 거쳐 죽림사~정상~삼면봉~거북바위~신둔사~은왕봉~낙대폭포를 지나 청도군청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이 등로는 비교적 한적하고 조용한 편이다.


▲ 정상에서 내려서면 삼면봉에서 대포산을 지나 동쪽으로 뻗어가는 봉수대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신봉리 버스정류장에서 길 건너편의 죽림사 푯말이 가리키는 곳을 따른다. 홍도마을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정자와 청도복숭아 유래비가 길손을 반긴다.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거슬러 오르면 길 양편으로 온통 복숭아나무가 숲을 이룬다. 그 유명한 청도복숭아의 근원지로 일명 홍도골(紅桃谷)이라 한다. 봄이면 복사꽃이 만발한 무릉도원이 바로 이곳이란다. 30분이 채 못돼 닿은 죽림사는 고찰다운 멋은 없으나 숲속에 아늑한 터를 이루고 있다. 비구니 사찰인 죽림사는 610년(신라 진평왕 32년) 법정대사가 화남사(華南寺)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한다. 법정대사는 이후 선덕여왕의 명을 받아 화친사(和親使)로 일본에 건너가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왔다. 왕은 노고에 대한 답례로 이 절 옆의 땅 약 900여 결(結)을 하사하였는데, 그 때 심은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죽림사라 고쳤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대나무를 볼 수 없다. 이 일대는 도림(桃林), 송림(松林), 죽림(竹林)이 일정한 연륜을 두고 돌아가며 번성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절집의 샘터에서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고 오른편 숲속으로 나아가면 길은 과수원 사이를 지나 곧 주능선으로 오르게 된다. 죽림사를 떠나 30분쯤 지날 무렵 길 오른편에 돌탑을 볼 수 있다. 소나무가 우거진 숲 터널을 벗어나면서 주변 전망이 트이는 산등성이로 올라선다. 아기자기한 암릉이 연속되는 날등을 타고 오르다보면 곳곳에 바위 전망대가 있어 휴식은 물론 주변을 조망할 수 있어 좋다. 지나온 산릉이 한눈에 들어오고 산자락에 펼쳐지는 화양읍 일대도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화양읍은 여느 시골의 큰 마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뒤로는 대구광역시와 연결되는 팔조령을 가운데 두고 비슬지맥의 산등성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좌우로 뻗어간다. 왼편에는 비슬산이, 오른편은 상원산·동학산·병풍산을 비롯해 주변의 용각산·선의산·대왕산·학일산·통내산 등 청도와 경산의 크고 작은 산들이 보인다. 


▲ 산자락의 분지에 위치한 상동마을의 비닐하우스 미나리꽝. 건너편에는 화악산 능선이 뻗어간다.

발걸음을 옮겨 10분이면 약수터 푯말(죽림사 1,590m, 정상 850m, 약수터 225m)을 만나고, 다시 5분쯤이면 신당리(7.5km)로 빠지는 서릉길과 나눠지는 갈림길이다. 우측으로 약간 휘어지는 산길로 곧장 올려치면 길가에 삼각점이 박혀 있는 829.2m봉을 지나 헬기장. 이곳에서 정상은 능선길로 직진하여 5분이면 닿는다. 널찍한 산정에는 청도산악회에서 세운 대형 정상 표석과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고, 주변 조망은 그렇게 좋은 편이 못된다.


하산은 정상석 맞은편 남쪽으로 길을 잇는다. 잠시 송림길을 통과하면 남산 최고의 암릉 전망대가 나타난다. 좌우로 청도의 이름난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삼면봉에서 대포산을 지나 동쪽으로 뻗어가는 봉수대 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왼편 발아래로 깊게 패인 남산골이 한눈에 들어오고, 이서국의 왕이 은신했다는 은왕봉과 그 아래 골짜기에 자리한 신둔사도 보인다. 동남쪽 멀리로는 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등 영남알프스의 산봉우리들이 가물가물하다.


지리원 지형도에 남산 정상 잘못 표기돼


암릉에 설치된 로프를 붙잡고 내려서면 곧장 삼면봉. 국립지리원 지형도에는 840m인 이 봉우리에 ‘남산’ 표기가 돼 있지만 실제로는 북쪽의 정상 표석이 설치된 봉우리가 870m로 더 높다. 때문에 청도산악회에서 만든 남산 개념도에는 870m봉을 남산으로 표기하고, 840m봉은 과거 청도면과 화양면·각남면 등 3개 면의 경계를 이루는 봉이라 하여 삼면봉이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것이다.


바위 위에 돌무더기가 봉우리임을 암시하고 이정표(밤티재 1.5km, 낙대폭포 4.3km, 남산 0.6km)도 서 있다. 이곳은 남쪽의 화악산으로 연결되는 밤티재와 대포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갈라지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 도림(桃林), 송림(松林), 죽림(竹林)이 번성했다는 얘기가 전해질 만큼 남산은 송림이 터널을 이룬다.

여기서 왼편 봉수대 능선을 바라보며 내려선다. 연이어 나타나는 암릉은 또 한번 로프를 잡고 내려서야 한다. 한재고개를 지나쳐 능선 길로 곧장 직진하여 약간의 오르막길을 지나면 조망과 경치가 뛰어난 암릉 길의 연속이다. 깎아지른 절벽의 짜릿함도 좋지만 휘늘어진 노송과 어우러진 암릉의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다.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생명력을 지탱하는 아름다운 소나무의 생김새는 바로 ‘남산 위에 저 소나무’가 아닌가 싶다.


오른편 산자락의 분지에 위치한 상동마을은 온통 비닐하우스가 단지를 이룬다. 햇빛에 반짝이는 비닐하우스는 미나리꽝이다. 물이 맑고 차가워 청정미나리로 유명한 한재미나리 재배단지다. 건너편에 솟은 화악산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오고, 파란 하늘과 녹색의 산으로 구획하는 선명한 산릉이 스카이라인을 그으며 이어진다.


암릉지대를 벗어나면 791m봉 갈림길. 봉수대로 이어지는 주능선 길을 버리고 진달래나무가 빽빽한 왼편 지능선을 따라 신둔사 쪽으로 내려선다. 5분이면 거북바위를 지나고 곧 은왕봉과 신둔사 갈림길을 만난다. 계곡길로 신둔사까지는 20여 분 거리. 숲속에 파묻힌 신둔사는 신라시대의 고찰이지만 고색창연함은 느낄 수 없는 아담한 절집이다.


낙대폭포로 가는 길은 절집에서 조금 전 지나 온 길로 되돌아 올라가야 한다. 그러니까 경내 종각 뒤 언덕배기 같은 길로 올라서서 왼편(C코스 푯말 있음) 숲속으로 향한다. 된비알로 15분쯤 오르면 네 갈래 갈림길인 고갯마루에 닿는다. 왼편의 은왕봉은 10분이면 다녀올 수 있다.


고갯마루에서 낙대폭포는 계곡 길로 연결된다. 25분쯤 가면 공터를 지나 소류지를 만나고 다시 5분쯤 더 가면 무덤이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이 무덤 갈림길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서면 30m 높이에서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낙대폭포의 위용을 만난다.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 하여 약수폭포라고도 한다. 그래서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찾아들어 웃통을 벗은 채 폭포수를 맞으며 신경통도 고치고, 더위를 식히는 일석이조의 즐거움을 나눈다. 폭포 주변은 잘 단장돼 쉼터로 손색이 없다. 폭포에서는 포장로를 따라 내려간다. 한옥학교, 대응사, 청화사를 지나 30분이 지날 즈음이면 청도군청에 닿으면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 산행길잡이


○신봉리~죽림사~829.2m봉~정상~삼면봉~한재고개~791m봉 갈림길~신둔사~낙대폭포~청도군청 <6시간 소요>
○신봉리~죽림사~829.2m봉~정상~삼면봉~한재고개~791m봉 갈림길~봉수대~대포산~보현사~청도역 <6시간30분 소요>
○청도역~보현사~대포산~봉수대~한재고개~삼면봉~정상~헬기장~신둔사~낙대폭포~청도군청 <6시간 소요>
○청도역~보현사~대포산~봉수대~한재고개~삼면봉~정상~삼면봉~밤티재~한재(상동마을) <5시간 소요>


>> 교통


청도 남산 산행을 위한 대중교통편은 경부선 무궁화호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수도권에서는 갈아타는 불편함이 뒤따르지만 KTX편을 이용, 일단 동대구역에 내려 청도를 경유하는 무궁화호로 환승하면 빠르게 접근할 수가 있다. 청도역(054-372-7788)은 무궁화호만 경유한다. 죽림사 방면은 역 맞은편의 시외버스정류소에서 풍각, 이서방면으로 운행하는 시외버스 이용, 신봉리 죽림사 입구에 내리면 된다. 택시(청도개인택시 054-371-2241, 청도택시 054-373-8283)를 이용할 수도 있다.     


서울→청도  서울역(02-392-1324)에서 1일 14회(06:23~21:35) 무궁화호 운행.
부산→청도  부산역(051-440-2516)에서 1일 22회(05:30~23:00) 무궁화호 운행.
청도→신봉리  시외버스정류소(054-372-1565)에서 1일 36회(06:30~21:00) 운행하는 풍각. 이서방면 시외버스 이용, 신봉리 죽림사 입구에서 하차. 


>> 숙식 (지역번호 054)


청도는 소읍에 불과하지만 숙식에 큰 어려움은 없다. 읍내의 숙박시설로는 꿈의 궁전모텔(371-3197), 르네상스모텔(371-0310) 등이 있다. 먹거리로는 추어탕이 유명하다.


추어탕은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지만 지역별로 만드는 방식과 그 맛은 차이가 있다. 보통 서울식과 전라도식, 경상도식 세 지역으로 크게 분류되는데 경상도식 추어탕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맑고 시원하게 끓여내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청도지역의 추어탕은 경상도식 추어탕의 대표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청도를 방문하거나 관광차 들른 사람들은 반드시 맛보고 가야 하는 필수 코스로도 통한다. 청도역 부근에 밀집해 있는 추어탕 전문식당 중 원조할매 추어탕(054-371-2349), 역전 추어탕(371-2367), 청도 추어탕(371-5510), 의성식당(371-2349) 등이 유명하다.


※정정합니다. 지난 9월호 영남의 산-이명산 편 본문 첫단락(1~8째줄까지)이 잘못 삽입되었습니다. 9번째 줄부터 이명산 관련 기사입니다.


/ 글·사진 황계복 전 부산산악연맹 부회장

 

출처 : 월간 산  [480호] 2009.10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