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청소년기 몽이 ~무디미 능금서리

[금빛들판(김상일)]

 

          신늪에도 가을이 왔다.

           중학교 2학년  1962년 그 해가을은 신늪에도 왔다. 신늪의 가을하늘은

       공해가 없고 낙동강 맑은 물에 따라 저멀리 두둥실 뭉개구름이 떠있었

       다. 아래 뜸에서 웃뜸 그리고 숭구실을 지나 샛뜸앞뜰에는 나락농사가

       잘되어 누렇게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샛강을 지나 올듬붕에는 능금밭이 쭈욱 깔려있다. 누렇게 익은 탱자가

       탐스럽게 달려있었다. 울타리의 탱자도 탱탱하게 많이도 열려있었다.

       탱자나무의  울타리에는 능금이 발갛게 물들어 가고, 능금나무잎도

       싱싱하게 풋풋하게 가을을 맞이하고 있다.

       소꼴 뜯어러 무디미가다  

       오늘은 일요일!

       승학이와 나는(몽이) 강가따라 있는 소의 풀을 뜯어러

       꼴망태을 메고 풀베러 저멀리 무디미로 갔다.

       무디미에는 껄깡따라 내려오는 냇물에 손과 발을 담그고 따가운 초가을햇살에

       노니는 물고기를  한가로이 보고 있었다.  방천에 풀도 뜯을 생각도 않고 껄깡

       방천너머 탱자나무 울타리 속에 먹음직한 능금을 보니 저절로 침이 넘어갔다.    

       그 때 무디미 능금밭은 정한아저씨 솥제이 아저씨 능금밭이 크게 넓게

       자리잡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말할것도 없이 능금을 처다보며 따먹을 궁리를 하고 있었다. 

       울타리 안에 능금을 따서 런닝속 가득넣어와서 낫으로 깍아서 먹을 생각이

       잠기니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다.

       능금밭이 커서 탱자나무 사이 좁은 개구멍을 찾는데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았다.     

       둘이는 말할 것이 능금밭으로 일단 침입했다. 승학이는 밑에서 망을 보고

       몽이는 능금나무에 올랐다. 능금나무는 예상외로 커서 능금따기는 쉽지

       않았다. 자알 메달려서 가슴에는 잔뜩 따넣었고 이제 승학이가 있는 곳에

       능금을 따서 던지는 일이었다.

       주인에게 들키다.       

       정신없이 능금을 따서 던지는데 , 큰 개가 갑자지 천둥치는 소리로 질러

       대며 달려왔다. 어디 급하게 도망할 시간도 없이 승학이는 몽이가 있는

       능금나무에 단박에 올라왔다. 능금밭 주인도 큰개소리에 놀라서 달려왔다.

       우린 이제 죽었다. 가슴이 떨려고 머리가 뼈쭉섰다. 가슴에 안에 넣는

       능금을 어디에도 버릴 곳이 없었다. 주인은 내려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둘이는 생쥐가 물에 빠진 꼴처럼하고 땀이 비오듯이 나면서

       벌벌떨며 내려왔다.

        잃어버린 양심

       "잘못 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목이서 말이 경우 기어나왔다. 능금밭주인은

        개를 멀리하고는 "어느집 아들놈이야?" 야단에 승학이와 몽이는 조아리고 용서를

        빌었다. 처음에는 대단하게 겁을 주었지만 , 애써 능금밭주인은 평온을 찾아서

        일어나라고 했다.

        "진정 능금이 먹고 싶으면 이곳에 약간 상한것이라도 달라"고 하면 줄것인데

         능금나무도 베리고 익지 않는것을 못써게 만들었다" 고 말 하시면서

         오히려 썩은 능금을 가저가라고 주셨다.그때 가끔 덩기를 가지고 조금 상한 능금

         바꾸어 먹고 개구리을 잡아서 능금과 바꾸어 먹던 시절이었는데

         능금을 서리하다 이렇게 능금을 받으니 몽이는 몸둘바를 몰랐다.

         양심을 버린 기분은 오래오래 마음 속에 남았다.  세월이 흘러도 그때

         따먹었던 능금은 기억은 오래갔다.

능금나무에 대하여  

능금은 배, 감, 복숭아, 자두와 함께 우리의 주요한 옛 과일이었다.
세계적으로는 약 25종이 유럽, 아시아 및 북아메리카에 걸쳐 자라고 있다.

중국의 기록으로는 1세기경에 임금(林檎)이라 불렀던 능금을 재배한 것으로 되어있다.
또 능금보다 길고 큰 열매를 가진 과일나무가 남쪽에서 들어왔는데, 이것을 내(奈)라 했다 한다.
임금은 중국의 과일이고, 내는 오늘날의 서양사과를 말하는 것으로도 추정한다.

대체로 삼국시대쯤 임금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보이나,
기록으로는 송나라의 손목이 지은 계림유사(鷄林類事·1103)에 ‘내빈과(奈○果)는 임금을 닮고 크다’ 하였고
고려도경(1124) 권23 잡속(雜俗) 토산(土産)에 보면 일본에서 들어온 과일에 능금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처음이다. 동국이상국집 고율시에는 ‘… 붉은 능금 주렁주렁 매달렸는데/ 아마도 그 맛은 시고 쓰리다’
라 하여 구체적인 생김새와 맛까지 짐작할 수 있다.

조선조에 들어와서도 태종 12년(1412)과 13년 종묘에 올리는 햇과일로 능금이 등장하고,
쪼개고 깎아서 쓸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올릴 것인지를 두고 대신들의 논란이 있었다 한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는 능금나무에는 새가 온다고 해서 글자를 禽자 변에 쓴다는 재미있는 풀이도 하고
있다. 그 외 조선왕조실록에는 엉뚱한 계절에 능금 꽃이 피었다는 기록이 여러 번 있다.

이처럼 능금은 우리의 주요한 과일로서 명맥을 이어왔고 개화 초기까지만 하여도 개성과 서울 자하문
밖에 흔히 재배하고 있었으나 다른 과일에 밀려 지금은 없어졌다.
오늘날 우리가 능금으로 알고 있는 이 과일이 중국의 임금이 들어와서 능금이 된 것인지
아니면 경북, 경기, 황해도 등지에 야생상태로 자라는 순수 토종 능금나무의 열매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사과나무에 대하여

렇다면 능금과 같은 과일로 흔히 알고 있는 사과(沙果)는 무엇인가?
훈몽자회에 보면 금(檎)은 능금 금으로 읽고 속칭 사과라고 한다 하여 벌써 500년 전에도
뒤섞어 쓰인 것 같다. 지금도 능금과 사과의 명칭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나, 1906년 서울 뚝섬에
원예시험장을 개설하고 각종 개량 과수묘목을 보급할 때 선교사나 일본을 통해서 들어온
‘능금이 달리는 나무’를 일단 사과나무로 보는 것이 혼란스럽지 않다.

사과는 유럽인들이 즐겨한 과일로서 얽힌 이야기가 수없이 많다.
성경에 보면 인류의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에덴 동산에서 금단의 열매 사과를 따먹다가 쫓겨난다.
또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는, 불화(不和)의 여신 에리스가 던진 황금사과 한 개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줌으로써 급기야 트로이 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분쟁을 가져오는 불씨를 ‘파리스의 사과’라고 한다.
그 외 활쏘기의 명수 윌리엄 텔의 사과,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 등
서양 문화에 비친 사과의 의미는 여러 가지이다.

능금나무는 자르지 않고 그대로 두면 키 10m 정도에 이르고 어린 가지에는 털이 많다.
잎은 타원형이고 어긋나며 가장자리에는 잔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분홍색으로 피고 다섯 장의 꽃잎을 가지고 있다.
가을에 노란빛이 도는 열매가 붉게 익으며 겉에는 하얀 가루가 묻어 있다.

두 나무는 매우 비슷하여 구분이 어려우나
능금은 꽃받침의 밑 부분이 혹처럼 두드러지고 열매의 기부도 부풀어 있다.
사과는 꽃받침의 밑 부분도 커지지 않고 열매의 기부도 밋밋하다.
또 능금은 사과에 비해 신맛이 강하고 물기가 많으며 크기도 작다. 

 

[쫑구님(김종구)]

ㅎㅎㅎ 능금서리... 결국 들켰넹 ^^* 안들키고 따먹은건 별로 기억이 안남는데 들킨 한번은 절대로 안잊혀지대. 솔직히 10번 따먹고 그 중 한번 들켰지. ㅎㅎㅎ

[금빛들판(김상일)]

종구의 능금밭은 신부동의 대명사였지! 넓고 넓은 사과밭 큰 능금나무는 잊을수가 없었지~~친구의 능금을 먹고 자라지 않은 이가 있을까? 그시대의 친구의 능금밭이 삼삼하게 생각나네!

[롯데]

덩기로 능금을 바꾸어 먹던 시절 ! 상하고 썩은 국광 한자루을 받아오면 그날 하룻밤에 한자루를 한꺼번에 바수어(?) 먹던 행복한 시절!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절제되고 정제되어 잘 표현된 글 잘 보고 갑니다. 방장님! 화이팅! 힘들어도 좋은 글이 계속 이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