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월드컵은 제가 보질 않았으니. 허참 말하기가 좀.. 그렇고. 달마야 놀자를 보았으니 그 감상을 나누겠습니다.
솔직히 요즘 흘러가는 영화 추세를 보면은 문학적인 것은 하나도 없고 그저 웃고 즐길 거리만 찾는것 같아 너무도 안타깝습니다.
달마야 놀자라는 영화 솔직히 재미있고 웃기기는 하였습니다만 영화를 보고 나오는 발걸음에는 허탈함이 가득했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을 말하는지 아마 말 안해도 잘 알겠지요.
그럼 혹시 담에 보시고 또 이야기 나눕시다.
.. <달마야 놀자>와 <교도소월드컵>은 여러모로 닮은점이 많은 코미디입니다. 물론 영화의 무대는 진지한 절간과 시끄러운 교도소로 극과극의 차이를 보입니다. 그러나 주인공 한두명에 역량을 집중하기보단 여러명을 내세워 다연발 폭소탄을 노리는 캐릭터코미디란 점에선 닮은 꼴이라 할수 있죠.
우린 이런 캐릭터코미디의 존재를 <주유소 습격사건>에서 맛본적이 있죠. 이름부터 별난 노마크, 무대포, 딴따라, 페인트를 정면에 내세운뒤 주유소사장과 동네깡패들과 경찰까지 끌어들이며 한국형 캐릭터 코미디의 진수를 맛보게 해주었었죠. 그러나 두고두고 아쉬운건 제가 말하려는 저 두 영화는 <주유소 습격사건>의 코미디엔 도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달마야 놀자>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소문난 조연진은 다 끌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스칩니다. 김수로, 박상면, 강성진, 김인문, 이원종, 이문식등의 실력파 조연들로 베이스를 깔은뒤 박신양과 정진영의 맞짱구도라는 메인디쉬로 장식한 식탁은 그러나 의외로 맛이 없네요. 일단 너무나 개성적인 조연들이 넘치면서 그들에게서 새로운것을 얻어내려 하지 않은채 나태하게 기존 이미지만을 따온것이 이유죠. 그러다보니 자연 웃음의 폭발적뇌관은 1차로 제거된 셈입니다. <킬러들의 수다>에서 그간 '부릅뜬 눈'으로 일관해오던 신현준의 코믹연기가 제대로 먹힌것이 기존 이미지의 탈피에서 불러온 성공이라면 <달마야 놀자>는 여기서 상당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거기에 메인디쉬격인 두 주연의 연기 역시 조연들과는 철저한 부조화를 이룬채 겉돌고 있답니다. 박신양의 연기는 <약속>과 <인디안썸머>의 언저리를 맴돌며 주저앉고 말고, 정진영은 <킬러들의 수다>의 약간은 빈정거리는 조검사의 이미지와 거의 흡사합니다.
<교도소월드컵>은 <달마야 놀자>보다도 많은 조연이 등장하지만 알만한 얼굴이 거의 눈에 안 들어온다는게 결정적 차이입니다. 그렇기에 <달마야 놀자>의 아쉬움으로 지적된 기존이미지의 반복이란것은 이곳에선 그리 심각한 문제가 아니죠. 그렇지만 이 영화의 결정적 아쉬움은 바로 영화의 연출력입니다. 일단 차마 속도를 따라가기 힘들정도의 대사의 예만 들어도 영화에 꼬박 집중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러나 <달마야 놀자>못지않게 이 영화의 조연진도 훌륭합니다. 박인환, 조재현, 김일우, 황인성, 정진영등의 연기는 영화의 흥행을 생각하면 아쉽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각자 개성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달마야 놀자>의 유머는 일단 기존 유머를 많이 차용했습니다. 삼천배대결에서 고스톱, 369로 이어지는 5전 3선승제의 대결이 제공하는 폭소는 상당하죠. 그러나 영화를 보는 내내 오키나와로 가서 평화로이 여가를 즐기다 마지막에 사건에 휘말리는 야쿠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소나티네>가 생각나는건 차마 피할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초중반의 대결구도가 끝나면 흐지부지해지는 유머의 매듭역시 상당히 아쉽습니다. 후반부의 감동을 위해 유머를 줄인다는 개념으로 봐도 될테지만 역시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들이 왠지 그러면 어딘지 모르는 배신감을 느끼는게 일반 관객들이겠죠.
<교도소월드컵>은 궁극적으로 대사코미디입니다. 그러나 대사를 알아듣기 참 힘들죠. 그래서 축구경기만큼은 대사없이도 확실히 웃기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후반부 축구경기는 상당히 재밌게 볼수가 있죠. 그래도 그 빠른 대사를 못 알아듣는다는건 영화를 보는 내내 보는 이에 따라서는 불만일수도 있겠네요.
마지막으로 두 영화가 엔딩에 내세운 감동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달마야 놀자>는 절을 무대로 한만큼 선문답적인 노스님의 말을 통한 감동을 주려고 하죠. "나도 깨진독같은 너희들을 내 마음속에 던진것뿐이야" 같은 대사처럼 말이죠. 그러나 마지막 사건에서 이끌어내는 화해는 상당히 억지스럽다는 생각도 없잖아 듭니다. 특히나 극적반전이자 화해라고 할수있는 날치(강성진)의 입산같은건 어찌보면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기도 하죠. 그러나 일단 우리나라의 평자들에게 잇어서 이런류의 감동은 높은 점수를 산다는건 분명합니다. 언론반응이 대체로 <조폭마누라>와는 비교가 안될정도로 호의적이니까요.
<교도소월드컵>은 우승후에 빵장(정진영)의 탈옥으로 이어지며 모든 죄수들이 탄원하고 결국은 빵장이 돌아오는 장면에서 절정을 이루죠. 그리고 그 뒷이야기는 자막으로 간결히 처리하면서 여운을 길게 남기는 효과를 냈습니다. <달마야 놀자>에서 마지막에 황당한 선물로 어설픈 웃음을 자아낸 결말과는 전혀 딴판이죠.
<교도소 월드컵>에서 테레비가 연장전에서 결정적인 슛을 막아낸뒤 하는 대사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영화를 본뒤 하는 말이 될겁니다.
"이보게 젊은이들. 인생은 장난이 아니라네."
===또 얼굴 두껍게 펌. 에고 못할 짓. 오늘은 끝! 내일도 안했으면 좋으련만... 허전한 게시판 채우기 힘드네여. 도와주세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