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 되어 USJ 하늘을 날다/ 성대림
장마철에 접어들어서 비가 내렸다 멈추기를 반복한다. 휴가로 얻는 사흘을 아내와 보람있
게 보내려고 유니버설 스튜디오 저팬(영어 약자로 USJ)을 목적지로 선택하였다. 놀이시설
입구에 늘어선 하얀색 꽃이 만개한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굉음을 내며 하늘을 날고 있는 놀
이기구인 롤러코스터도 우리를 환영하고 있다.
놀이동산에 한 번 입장하면 가급적 많은 기구를 타야 가성비가 올라간다고 한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타면 많아야 열 개, 적으면 다섯 개 정도의 기구를 탈 수 있다고 한다. 오전만
USJ에서 보내기로 작정하고 우선 '스파이더맨'이 표시된 장소에 30분 정도 줄 서서 기다
리다 놀이기구를 탈 수 있었다. 조금은 긴장하였지만 기구가 많이 덜컹거리고 물이 뿜어져
나오기도 하고 뜨거운 불길을 느끼면서 신나게 돌아다니는 동안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였다.
이어서 비교적 한산하다고 여겨지는 '미니언스' 장소에 한 시간 기다리다 탔다. 애니메이션
으로 유명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어린이를 주 대상으로 해서 그런지 코믹하고 유머러스한 내
용이었고 그다지 긴장되지는 않았다.
밖으로 나오자, 하늘에는 롤러코스터가 여전히 으르렁거리며 달리고 있었다. 더구나 출발
지점에서는 사람들이 뒤집힌 채로 서서히 전진하는 것이 마치 박쥐 떼가 매달린 모습과 흡
사하였다. 조금 더 나가면 정점에서 아래로 사정없이 떨어지는데 밖에서 보기만 해도 으시
시하다. 절대로 저 롤러코스터는 타지 않으리라 아내와 굳게 다짐하였다. 대망의 세 번째
기구를 타려고 비교적 사람이 많은 곳을 골라서 줄을 섰다. 주라기 공원이라고 쓰여 있고
옆 그림은 날아다니는 공룡 그림이 있어서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비는 오다 말다 하여 우
산을 폈다 접기를 반복하면서 기다렸다. 도중에 소지품을 모아서 보관함에 넣으라고 안내원
이 안내를 한다. 차가 많이 흔들려서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였다. 잠시 중간 점검할 때는
모자도 보관함에 추가로 넣으라고 한다. 뭐지 하는 의심이 잠깐 들기는 했지만 같은 이유일
거라고 생각하고는 편하게 지나쳤다. 조금씩 이동하면서 계단에 올라서 차에 타는 곳까지
접근하였다. 유리창 너머로 들어오는 차량을 보니 사람들이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밖에서
보았던 그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놀라서 자빠질 지경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있었다. 우선은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한 시간 반을 비 맞으며 기
다렸는데 차마 포기하고 돌아갈 수는 없었다. 결국에는 공포의 롤러코스터를 타기로 결심하
였다. 기구 차량에 올라타자 사방에서 기계로 조여서 단단히 묶어서 안전할 것 같은 생각은
들었다. 거꾸로 매단 채로 서서히 앞으로 나간다. 꼭대기에 올랐다 생각되니 갑자기 호수를
향해서 사정없이 차량을 떨어뜨렸다. 고함을 지르면서 버텨서인지 이번에는 하늘로 솟아오
른다. 몸을 비스듬하게 비틀면서 전진하다가 이번에는 땅을 향해서 차량을 메다꽂았다. 다
친 데 없음을 확인하고 다시 솟아오르기를 몇 번 반복하더니 속도가 줄면서 종착점이 보였
다. 일단은 목숨은 부지한 것을 확인하였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절대적으로 피하고 싶
었던 상황에 그야말로 제대로 걸려 들어간 것이었다. 본의 아니게 멋진 경험을 하게 되어
쑥스러웠지만 놀이공원을 나올 때는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기분마저 들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