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훤의 후백제 궁성이 전주에 있다는데
기린봉도 다녀오고 치명자산도 다녀왔지만
정작 이 성을 제대로 다녀오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직장 동료들과 지난 수요일(2.28.) 도전했지만
늦은 시간이라 제대로 찾지 못하고
3.1일 연휴를 맞아 드디어 제대로 방문합니다.
이 성은 흔히 동고산성으로 불려진다.
이는 이 성이 있는 승암산과 마주하는 고남산에 있는 남고산성에 대비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이 성이 정령 후백제의 궁성이라면 역사적으로 너무나 큰 의미를 갖는 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름으로 생각된다.
후백제성, 후백제 전주성 등으로 후백제가 이름에 꼭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후백제전주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여러 입간판이 있는데 후백제전주성 입간판을 맨 먼저 실었다. 하지만 두번째 입간판 동고산성이 더 많이 알려지고, 더 많이 설치되어 있는데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역사문화유산(지역N문화) (https://ncms.nculture.org/fortress/story/6133?jsi=)에는 이 성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있는데 핵심부분을 참고로 발췌하여 소개한다.
동고산성은 예전부터 후백제를 세운 견훤의 도성터라는 말이 전해왔다. 견훤은 892년 신라 진성여왕 6년에 지금의 광주인 무진주를 점령하고 왕위에 올라 900년에 지금의 전주인 완산주를 도읍으로 하고 후백제를 세웠다.
백제 부흥의 기치를 든 견훤은 전주를 도읍으로 37년간 후백제를 이끌었다. 동고산성에 대해서 ‘전주성황사중창기’에 견훤의 옛 궁궐터라고 하였고, 동고산성 안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규모의 건물지 출토되어 견훤궁성을 증명한다.
또 건물지에서는 궁성에서나 쓰이는 연화무늬의 막새기와와 ‘성(城)·중방(中方)·관(官) 등의 글자가 새겨진 기와 조각도 다수 출토되어 궁성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동고산성은 시기면서도 막새기와에 새겨진 여덟 잎의 연화무늬 양식으로 볼 때 신라 말에서 고려 초에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므로 후백제 시기와 같다.
후백제전주성 탐방은 6.25때에 전사한 군경을 모신 전주군경묘지에서 시작된다. 주차는 200여미터 아래의 교동슈퍼 앞 주차장을 이용하면 좋다.
군경묘지에서부터 후백제전주성 입구까지는 약 700미터 거리인데
포장이 잘되어 있어서 걷기도 좋을 뿐 아니라 차로도 올라올 수 있다.
길가로 나무가 울창하여 여름에 오드라도 그늘이 드리어져 걷기에 문제가 없겠다.
후백제전주성의 주출입문인 서문이다.
일반적으로 성의 주출입구는 남문인데 특이하다.
여기로 성안으로 들어간다.
북문지에서 동문지를 지나 주건물지까지는 걷기 좋은 평이한 등산로이다.
수종이 리기다소나무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의 손을 많이 타서 숲이 안정되어 있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고,
결국 지금까지 이 성이 잘관리되어 왔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후배제 전주성의 주건물지이다.
길이가 84m로서 단일건물로는 우리나라의 최대규모이고
그 규모로 인하여 후백제의 궁성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백제전주성 11건물지 안의 소나무가 예술이다. 후백제 후손들의 굴곡지나 강인함이 불현듯 떠올랐다. 후백제가 끝까지 왕건에 에 버티는 바람에 고려시대 이후로 후백제 후손들이 중앙에 중용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다.
전주시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전망대 중의 하나인 중바위전망대는 후백제 전주성곽의 일부이다. 위 사진은 3월 1일, 아래 사진은 2월 28일 중바위전망대에서 찍은 전주 시내 사진이다. 아래 사진은 일몰이 시작되어 벌써 기린대로 가로등에 불이 들어와 있다. 그럼에도 시계가 좋아 훨씬 선명하다.
왼쪽으로 불이켜지기 시작하는 한옥마을 그리고 오목대산이 보인다. 전주천을 건너는 기린대로가 넓게 펼쳐져 있고 전주천과 기린대로가 만나는 지점에 한벽당이 불을 밝히고 있다. 기린대로는 잠깐 산에 가렸다가 전주시청, 전북대, 덕진공원, 월드컵 구장 등 전주의 주요 시설을 관통하고 21번도로와 합쳐진다.
중바위전망대에서는 아중호수도 빼꼼 보인다.
중바위전망대에서 바로 내려오는 길은 가파르기에 순교자묘쪽으로 둘러서 내려왔다. 중바위 뒤편의 바위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길은 평탄하고 걷기 좋다.
호남 최초의 천주교 신자 유항검과 그의 가족 7인의 합장묘이다.
이분은 농과원 근처, 박사마을 맞은편의 이서면 초남이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전동성당 자리에서 순교하였으며
가매장되었다가 1914년에 여기에 묻혔다.
우리나라 종교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야기라 이야기를 꺼내면 너무나 많은 지면이 필요하기에 여기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고자 한다. 아래 안내판을 참고하기 바란다.
천주교 순교자 무덤 아래 무인 성당이 있다. 성당 동쪽 입구에 홍매화가 활짝 피었다. 다른 나무들은 아직 자고 있는데 일찍 붉은 꽃을 피운 홍매화가 유항검과 그의 가족들의 숭고한 순교를 떠올린다.
마리아상이 있는 곳이 순고자묘 전망대이다. 이 전망대에서는 좀더 남쪽에서 한옥마을을 볼 수 있다. 굽이치는 전주천을 중앙으로 해서 좌측의 무형문화유산원과 전주교대, 우측으로 한옥마을과 전주부성 그리고 전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순교자묘 전망대 발아래가 바로 동고사이다. 천주교와 불교가 거의 맞닿아 있다. 전주는 다른 어떤 도시보다 다양한 종교가 있고 교인이 많은 것 같다.
군경묘지로 돌아오는 길에 단군성전을 모시는 절이 있는데 여기에는 백매화가 활짝 피었다. 순교 성당의 홍매화와 단군성전의 백매화가 묘한 대비를 이룬다.
군경묘지에서 출발하여 후백제 전주성, 중바위전망대, 순교자묘, 동고사를 돌아 오니 4.7 km, 1시간 13분이 소요되었다. 딱 식욕돋구기에 좋은 거리이다.
후백제 전주성에서 동문예술거리까지 2km에 불과하다. 동문예술거리에는 왱이콩나물국밥집이 있다. 왱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는데 특이한 이름이라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이집은 주문할 필요가 없다. 메뉴가 딱 하나, 콩나물국밥 뿐이고 추가하고 싶으면 오징어 사리나 모주를 추가하면 된다. 이 집의 콩나물국밥은 잡맛이 없는 단백한 맛, 깔금함이 특징이다. 양도 많지 않아 오히려 점심으로 딱 좋겠다는 생각, 특히 전날 술마셨으면 점심으로 제격이겠다는 생각이다.
왱이국밥 건너,건너 집이 전주에서 제일 큰 책방 홍지서림이다. 여기까지와서 안들리면 안될것 같아 들렸고 어김없이 충동구매를 하였다. 생물농약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침묵의 봄, 반이라도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