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강화도 해명산 소개

[천사]

석모도 해명산(327m)

전득이고개~해명산~마애불갈림길~보문사

   외포선착장에서 차를 배에 싣고 석모도로 향한다. 갈매기의 호위를 받으며 10분도 못되어 석포리 부두에 도착한다.

   산행들머리인 전득이고개는 석모도의 중심을 가르는 주능선 상에 있지만 별로 높지 않다. 왼쪽 공터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초입에는 이정표와 여러 개의 표지기가 있다.

   포근한 날씨가 계속되어 눈은 없고 대신 낙엽만 발에 밟힌다. 잡목 사이를 가르는 뚜렷한 등산로는 첫번째 봉우리를 지나자 더욱 완만해진다. 오른쪽으로는 마니산(469.4m)의 커다란 능선이 제법 높아 보이고, 왼쪽으로는 잘 정비된 농경지 너머 서해의 섬들이 흩어져 있다. 오늘처럼 푸르게 맑은 하늘이 펼쳐진 날에는 발 아래로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 섬 산행의 맛은 더욱 각별하다.

   쇠기둥에 걸린 밧줄을 잡고 하얀 화강암 사면을 지나자 이내 해명산 정상이다. 그곳 한쪽 바닥에는 삼각점과 네 조각으로 갈라진 조그만 정상표지판이 있다.

   곧 정상을 떠나 다시 능선길에 들어서면 오르내림이 완만한 등산로 전면에는 멀리 상봉산(316m)이 우뚝하고, 오른쪽으로 조금 비껴선 곳에는 낙가산(245.7m)이 뚜렷하다. 바위 세 개가 등산로 옆에 석문을 만든 곳을 지나자, 커다란 너럭바위로 된 310m봉이다. 그곳은 해명산(327m)쪽 전망이 탁 트여 지나온 능선을 감상하며 쉬기 좋다.

   고도를 급격히 낮추면서 떨어지는 내리막길 왼쪽에는 철조망이 계속 이어진다. 그 철조망이 어느새 오른쪽으로 바뀐지 얼마 되지 않아 방개고개다. 거기 세워진 이정표에는 직진이 보문사(70분), 상봉산(110분)으로, 오른쪽은 방개부락, 왼쪽은 윗말부락으로 표시되어 있다.

   등산로는 제법 가파르게 올라붙더니 바위가 흩어진 곳을 지나자 점차 완만해진다. 낙가산쪽 능선이 갈라지는 270m봉은 잡목만 무성하고 다른 등산로는 보이지 않는다. 안부까지 내려갔던 길은 다시 바위로 된 봉우리와 이어지고, 주능선의 한 가운데 위치한 그 암봉에 서니 양쪽에 해명산과 상봉산을 거느린 능선이 길게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따금 전망 좋은 바위와 기암을 만나는 완만한 등산로 좌측에 갑자기 큰 암반이 나타나더니 그 아래로 보문사의 지붕이 손에 잡힐 듯 보인다. 절 앞쪽 바다에는 소송도와 대송도를 잇는 송전탑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보문사로 빠지는 왼쪽 갈림길을 지나 치마처럼 펼쳐진 거대한 너럭바위에 오른다. 마애불이 새겨진 눈썹바위의 위쪽에 해당되는 그곳은 전망 또한 훌륭하다. 등산로를 따라 좀 더 가자 앞쪽 나무 사이로 무덤 여러 기가 보이더니 곧 절고개다.

   고개에서 직진하면 상봉산이지만 마애불에 들르려고 왼쪽길로 내려선다. 그러나 등산로는 마애불쪽과는 점점 멀어지며 약수터를 지나 계속 떨어진다. 더 내려가면 보문사까지 가서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망설이다 발길을 돌린다.

   절고개에서 거쳐온 능선에 들어서자 곧 그냥 지나쳤던 다른 갈림길이 보인다. 그 길은 경사면을 가로지르며 눈썹바위 쪽으로 향하지만 가시철망에 막혀 버린다. 다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많이 내려왔기에 철망을 넘어 그냥 직진한다. 희미한 길에는 몇 개의 철조망이 더 있지만 그래도 다행히 마애불과 바로 이어진다.

   처마처럼 튀어나온 눈썹바위 아래 커다랗게 돋을새김한 관음보살좌상은 높이 32척, 너비 11척인데, 이는 관음보살의 32응신과 11면을 상진한다. 서해의 전망과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잘 다듬어 놓은 돌계단을 따라 보문사에 이른다.

   나한석실 서쪽에 '천인대(千人臺)'가 있다는 말을 듣고 왔던터라 매점 옆으로 난 계단을 따라 오른다. 그러나 거기에는 깨어진 돌 조각이 어지러운 속에 와불을 조각하다 만 듯한 난도질된 커다란 돌덩이만 놓여 있다.

   불길한 예감에 황망히 매점으로 내려와 주인에게 천인대가 어디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씁쓸한 표정을 짓던 주인은 내가 본 바로 거기라며, 지금은 사고가 나서 공사가 중단되었노라고 한다. 나는 그 순간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천인대라면 "절의 창건 무렵 인도의 한 큰스님이 그 바위에 불상을 모시고 날아온 것이라는 전설을 가진 길이 40m, 폭 5m의 큰 바위로, 그 뒤 법회 때 설법라는 장소로 사용되었는데, 바위 위에 1,000명이 능히 앉을 수 있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사찰 스스로 자랑하던 실로 유서 깊은 바위가 아닌가.

   선인들은 문방사우 중 가장 소중하다고 여긴 벼루를 만들 때도 좋은 돌에는 조각을 하지 않고 돌 그대로의 모습을 최대한 남기고자 노력했는데, 하물며 천인대 같은 돌을 보문사에서는 무슨 절박한 사유가 있기에 훼손하려 했을까? 고(苦)의 기원은 강한 욕망과 애집, 목마른 자가 물을 찾는 듯한 갈애라던데, 스님들은 혹시 한 순간 갈애에 빠졌던 것은 아닐까?

   비참한 마음으로 절을 떠나며, 고려 때 스님 백운 경한(白雲景閑)의 칠언절구(七言絶句)를 떠올렸다.

   깊은 산 불법은 바윗돌이라

   크기 따라 크고 작게 원만하다네

   헛된 보살 만든다고 힘 허비하니

   푸른 벼랑 깨뜨려 법신 망쳤네

   *산행길잡이

   강화도로 향하는 그리움의 산

   전득이고개-(45분)-해명산 정상-(30분)-310m봉-(15분)-방개고개-(45분)-마애불 갈림길-(15분)-절고개-(10분)-마애불-(5분)-보문사

   전득이고개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왼쪽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들머리가 보인다. 등산로는 주능선을 따라 뚜렷하게 나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명심할 것은 정상을 지나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는 등산로가 아니므로 들어서면 안된다(표지기 없음).

   마애불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마애불 거쳐 보문사로 갈 수 있다. 그러나 마애불 위쪽에 치마처럼 펼쳐진 거대한 너럭바위를 볼 수 없다. 그대로 직진하여 그 전망을 즐긴 뒤 다시 갈림길까지 되돌아와서 마애불로 내려간다. 만약 절고개까지 가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마애불을 거치지 않고 보문사로 바로 간다. 절고개에서 왼쪽으로 난 또 다른 갈림길은 마애불로 연결되지만 곳곳에 가시철망을 넘어야 하는 위험이 있다.

   상봉산까지 종주산행을 택할 경우 보문사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절고개까지 되돌아와야 한다.

   *볼거리

   <보문사>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에 있는 절로 635년(선덕여왕 4년)에 회정이 창건했다. 649년(진덕여왕 3년) 어부들이 불상과 나한, 천진석상 22구를 바다에서 건져내어 천연석굴 안에 봉안함으로써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1928년에는 절 뒤 바위절벽에 높이 32척, 너비 11척의 관음상을 새겼다. 이 마애석불좌상은 지방유형문화재 65호다. 또 보문사 경내에는 인천광역시 민속자료 1호인 신라시대 맷돌과 유형문화재 27호로 지정된 '보문사 석실' 이 있다. 자연 암벽 아래 석실을 마련하고 나한상을 봉안하여 일명 나한전이라고도 부르는 천연석굴사원이다. 불상의 제작연대는 그리 오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조각이 정교하지 않으나 나한상 특유의 천진함과 익살스러운 모습이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이밖에 대웅전 오른쪽 석실 앞에는 수령 600년이 넘은 향나무가 있는데, 높이 12m에 밑둥 둘레가 2.1m나 된다. 6.25 전쟁 중에 죽은 것 같이 보였으나 3년 후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입장료는 대인 1,500원, 중고생 1,200원, 초등생 800원.

   *교통

   신촌버스터미널(02-324-0611)에서 강화까지 10분 간격인 직행버스(요금 3,900원)가 있다. 강화 시내에서 30분 간격인 외포리행 버스(요금 1,700원)로 갈아탄다. 외포리선착장(032-932-6007)에서 30분 간격으로 석모도 석포선착장까지 배가 다닌다(왕복요금 승용차, 운전자 포함 14,000원, 대인 1,200원, 소인 600원). 강화버스터미널 032-933-6801.

   석포선착장에서 전득이고개까지는 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보문사행 마을버스(요금 1,000원)을 이용한다. 보문사에서는 같은 버스가 매시 30분에 석포선착장으로 출발한다.

   *잘 데와 먹을 데

   보문사 근처에 여러 숙박업소와 식당이 있다. 청솔민박(032-932-3588), 컨츄리하우스(932-3342), 노을 내리는 아름다운 집(933-9677) 등이 있고, 식당은 낙가산식당(932-6363), 보문식당(932-4315), 삼보식당(932-5125) 등이 있다. 유명한 먹거리는 꽃게탕(40,000~45,000원), 밴댕이회무침(15,000~20,000원), 산채정식(10,000원), 산채비빔밥(5,000원) 등이다.

   글쓴이 박용수 50세. 자유집필가 겸 여행가. 감정평가사(정민 감정평가사사무소 소장). <우리의 큰산>(2002년. 도서출판 산악문화), <시민을 위한 부동산 이야기> 지음.

[천사]

4월쯤에 산행 함 해보아요~ 강화 해명산으로 추천하는 바이고요~ 차량으로 갈런지 대중교통이용할런지...참고로 4월에 둘째/넷째 토욜중 예정입니다~~~^^

[컴포]

둘째 토욜은 제가 이사를...^^ 네째면 시간 돼요...*^^*

[플로라]

오호~~~좋아요!!!!저는 4월 넷째주 강추요~~~!!!가능하면 따뜻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