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용이 일반화되면서 '카드 수수료' 때문에 자영업자 허리가 휘고 있다. 영세 점포는 대형 가맹점보다 수수료율이 2배나 높다.
지난해 '대형마트 및 SSM(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저지 중소상인 살리기 경남대책위'가 꾸준히 정부에 호소한 내용도 '신용카드 수수료율 대형마트 수준 인하'였지만, 카드 수수료는 여전히 비싸다.
많은 소비자가 1만 원 이하 금액도 카드로 계산하자 영세 상인들이 현금 사용을 유도하는 마케팅까지 내걸고 있다. 가격을 더 깎아주거나 현금을 쓸 때만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이런 상황은 소비자들에게 신용카드를 쓰면 손해라는 인식까지 심어주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대형가맹점 2배 = 전통시장과 지역 영세상인들이 내는 카드 수수료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보다 훨씬 많다. 수수료율은 가맹점별 결제 금액 규모와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하지만, 그 차이가 2배 정도다.
골프장과 항공사는 롯데카드와 비씨카드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1.5%다. 체크카드도 같았다. 반면, 미용실은 롯데카드 수수료율이 3.5%, 비씨카드는 3.13%로 높았다. 체크카드도 2.0~2.2%대다.
여신금융협회 업종별 카드 수수료율 자료를 보면 45개로 세분화된 업종 중 백화점, 할인점, 항공사 대형 가맹점들은 수수료로 매출액 1.5~2.5%를 낸다. 그러나 옷가게나 안경점, 음식점 등 영세 가맹점들은 2.5~4.5%의 수수료를 내고 있다. 대형 가맹점보다 2배나 많다.
이에 지난해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 카드수수료를 대형마트 수준인 2~2.5%로 인하했지만, 도내는 10곳으로 미미하다. 중소기업청은 전통시장 내 카드 단말기 보급률을 확대해 수수료 인하를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마저 전통시장에 국한돼 다른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높은 수수료 부담을 안고 있다. 창원 성원주상가에서 의류를 판매하는 한 상인은 "수수료 부담 때문에 현금으로 계산하면 옷값을 깎아주고 있다"며 "매출 하락은 경기 탓이라서 어쩔 수 없다지만 카드수수료만이라도 떨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가맹점별 결제 금액 규모와 신용도에 따라 수수료율에 차이가 난다"며 "비교적 위험부담이 낮고 관리비용이 적은 대형가맹점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금 보기 어려워요" = 마산 오동동에서 고깃집을 하는 이 모 씨는 카드사로부터 대금을 바로 받지 못하는 불편함을 토로했다. "지난해 설 때는 금요일 매출을 10일이 지나서야 받았다"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대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통 카드 대금은 점포 매출이 카드사에 등록되고 나서 3일 정도 후에 입금된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이 끼어있으면 더 늦어진다. 또 카드사별로 입금 날짜와 기한도 달라 자영업자들이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으면 며칠 후에 들어오는 점포 매출을 관리하기 어렵다. 마산 합성동에서 의류판매를 하는 최 모 씨는 "매출 기록부와 카드 대금 통장을 확인해본 적이 있는데 계산이 100% 맞게 떨어진 적이 없다"며 "카드사별로 수수료율도 다르지만 입금 기일이 달라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 카드사는 가맹점 신용상태 변화와 기타 대금 지급주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는 경우 입금 기일을 변경하고 있다. 최 씨는 "일반 소비자가 신용카드 결제대금을 하루만 연체해도 이자를 물리면서 카드사가 대금 입금 기일을 마음대로 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카드대금 지급 지연에 대해 권고를 하고 있지만 강제성은 없다"며 "가맹점별로 카드사에 전달되는 거래정보 시간이 차이 나고, 또 카드사는 거래처가 워낙 많아 공휴일과 주말에 일일이 전산처리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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