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료입니다.
맞춤법과 표준어(2학년) 이호권(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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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보 특강에서는 <맞춤법과 표준어> 학기말 시험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아보았습니다. 2학년 학생들과는 아직 방송강의를 통해 만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 지면을 빌려 <맞춤법과 표준어> 과목의 공부와 관련된 몇 가지 지침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중간 시험에서는 제1강∼2강에 나오는 <국어 표기법의 역사>에 대한 논술식 시험을 보았습니다. 이번 기말 시험은 제3강∼18강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이미 교재와 방송강의를 충실히 공부해 온 학생들에게는 전혀 어렵지 않을 평이한 문제가 출제될 것입니다. 다만, 아직까지도 <한글 맞춤법>이나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에 대해 무조건 까다롭다고만 생각하여 포기하려는 일부(?) 학생들을 위하여 이 특강 시간을 할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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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강: 한글 자모]
여기서 자모(字母)라는 말은 한 개의 음절을 자음(子音)과 모음(母音)으로 분석하여 적을 수 있는 글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 음절을 자음, 모음으로 구분하지 못하고 한 덩어리로만 표기하는 일본의 가나[假名]나, 한자(漢字) 같은 문자는 자모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음소문자인 로마 자나 한글 같은 문자의 각 낱글자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반드시 익혀두어야 할 것은 현행 <한글 맞춤법>에서의 한글 자모의 수효, 순서, 이름(제4항 규정)입니다. 학과 공부가 아니라 하더라도, 이 정도는 우리나라 사람으로서의 상식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4강: 한글 맞춤법(1)]
<한글 맞춤법>이 어떤 순서와 체제로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해 두십시오. 교과서 p.58을 읽어보시면 그 대강을 알 수 있습니다. 굳이 시험 준비가 아니더라도 전체 구성을 알아야만 언제든지 궁금한 맞춤법 규정을 찾아보고 싶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여건 상, 많은 공부를 할 시간이 없는 학생은 <한글 맞춤법 통일안>과의 비교, <조선말 규범집>과의 비교는 생략하셔도 무방합니다.
[제5강∼제9강: 한글맞춤법(2)∼(6)]
여기서는 <한글 맞춤법>의 각 조항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1장 총칙은 <한글 맞춤법>의 큰 강령입니다. 제1항∼3항의 규정은 암기해 두어서 나쁠 것이 없습니다. 제4항은 앞의 [제3강]의 내용이지요. 제5항부터가 구체적인 규정들입니다. 제57항까지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각 조항의 규정 원리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하겠지만, 그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적어도 규정에서 예(例)로 제시한 것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보면서, 학생 자신이 평소에 사용하는 표기와 일치하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많은 양이 아니므로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예들은 너무도 당연히 우리들이 알고 있고, 그렇게 쓰고 있는 용례들일 것입니다. 읽다보면 틀림없이 자신이 평소에 쓰던 표기와 다른 용례가 나올 것입니다. 그런 것을 집중적으로 학습하십시오. 예를 들어, 규정에서 "ㄱ을 취하고, ㄴ을 버림"이라고 되어 있는데, 자신은 그 동안 ㄴ을 쓰고 있었다든가 하는 용례말입니다. 특히 [붙임]이나 [다만] 항목에 나오는 용례들은 실생활에서 많이 틀리는 것들입니다. 앞 부분보다 뒤로 갈수록 그런 용례가 많이 나옵니다. 별도의 표시를 해 놓고 집중적으로 공부하시기 바랍니다.
맞춤법 공부를 하다보면 짜증나는 일이 한 가지 있습니다. 내가 모르는 어휘가 왜 이리도 많으냐는 것이지요. 누구나 다 그렇습니다. 자주 사용하지는 않지만 모두가 다 소중한 국어 어휘들입니다. 그 가운데는 맞춤법 규정에서만 볼 수 있고 앞으로 여러분들이 평생 동안 볼 일이 없는 단어도 많습니다. 이들에 너무 집착하다 보면 지루해서 학습능률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과감히 생략해도 시험준비에는 큰 지장이 없습니다만, 관심이 있는 분은 우리말 어휘력 향상의 기회로 삼아 보십시오. 의외로 재미있습니다.
(문제 견본)
다음 가운데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는?
① 깨끗이 ② 촉촉히 ③ 더욱이 ④ 일찍이
* 모든 용례는 교과서에 실려 있는 것에 한정됩니다. 정답을 찾아보십시오. 물론 이 문제는 똑같이 출제되지 않습니다.
[제10강∼제14강: 표준어 규정(1)∼(5)]
<표준어 규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제1부의 '표준어 사정 원칙'과 제2부의 '표준 발음법'이 그것입니다. 여기 제10강∼14강은 제1부의 내용입니다.
총칙 제1항의 규정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는 표준어 사정(査定)의 원칙을 제시한 것으로,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 할 조문입니다. 주관식 문제가 허용된다면 외워서 쓰도록 하고 싶지만, 여건이 그렇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제3항부터 제26항까지에 걸쳐 표준어 사정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과 용례가 나와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에 비해 항목수는 적지만, 용례들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한글 맞춤법>에서는 몰랐던 것보다 알고 있던 용례가 더 많았겠지만, 여기서는 그 반대일 것입니다. 표준어형과 비표준어형이 형태상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헛갈리기도 하고요. 처음 보는 단어도 많을텐데요(저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어떤 것은 "ㄱ을 표준어로 삼고, ㄴ을 버림"으로 되어 있고, 어떤 것은 "ㄱ을 원칙으로 하고, ㄴ도 허용"하고, 또는 "ㄱ,ㄴ을 모두 표준어로 삼음"으로 되어 있어 단순 무식(?)하게 무작정 암기하려는 사람을 괴롭게 하지요.
모르는 단어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에 그 정확한 뜻을 익혀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교과서에 설명이 되어 있지 않은 단어는 사전을 찾아보시면 자세한 뜻이 나옵니다. 외국어 단어 외우는 노력에 비하면 사실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작정 암기하려 하지 마시고 해당 단어를 넣어서 적절한 예문을 만들어 보면서 익히면 아주 잘 됩니다. 앞으로 글을 쓸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요. 물론, 시험에서는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에 중점을 두어 출제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문제도 간혹 있겠지만.
(문제 견본)
다음 가운데 표준어는?
① 깡총깡총 ② 아지랭이 ③ 괴팍하다 ④ 멋장이
*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도 헛갈리나요? 아직 덜 했거나, 아니면 공부 방법이 잘못된 것입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잘 생각해 보세요. 물론 이 문제는 똑같이 나오지 않습니다.
[제15강∼제16강: 표준어 규정(6)(7)]
<표준어 규정>의 제2부 '표준 발음법'의 내용입니다.
제1장의 총칙(제1항)은 표준어를 발음하는 방법에 대한 대원칙을 말한 것입니다. 이 규정 조문과 그 설명(p.265-267)을 찬찬히 잘 읽어보시면 그 다음에 나오는 규정들을 이해하고 익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2항∼30항은 '표준 발음법'의 구체적인 규정과 용례들입니다. 하나하나가 다 중요한 규정과 용례들입니다. 제시되어 있는 모든 예들에 대하여 실제로 발음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발음과 표준 발음이 같은 경우는 그냥 넘어가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예들이 틀림없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을 집중적으로 학습하십시오. 기말시험과 관계는 없지만, 앞으로 공식적인 자리에서만큼은 표준 발음으로 말을 할 수 있도록 신경쓰십시오. 표준 발음의 사용 여부가 그 사람의 교양의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문제 견본)
다음 단어와 표준 발음이 잘못 연결된 것은?
① 혜택 - [헤:택] ② 강의의 - [강이의]
③ 넓다 - [널따] ④ 키읔에 - [키으케]
[제17강: 표준어 모음]
표준어 사정은 우리말의 모든 어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몇 가지의 규정을 정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규정은 말 그대로 '사정 원칙'일 뿐입니다. 실제로는 개별 어휘 하나하나에 대해서 표준어, 비표준어의 선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사정 원칙을 정한 뒤에는 권위 있는 사전 편찬을 통하여 구체적인 사정 결과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제17강은 <표준어 규정>의 용례에는 나오지 않지만, 문제되는 어휘들에 대하여 표준어 사정을 한 결과의 일부를 보여주고 설명한 것입니다. 시험범위가 너무 많아질 것 같아서 제외할까 고민하였으나, 한번씩 읽어보아 손해가 될 것이 없을 것 같아서 포함시켰습니다. 기꺼운 마음으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제18강: 외래어 표기법]
우리나라에는 말과 표기에 관련된 4가지 규정이 있습니다.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국어의 로마 자 표기법>이 그것인데, 이들을 총괄하여 흔히 "표기 4법"이라고 부릅니다. 앞의 세 가지는 모두 한글로 적는 것이고, <국어의 로마 자 표기법>은우리말을 대상으로 하기는 하지만, 표기 자체는 로마 자(영문자)로 하는 것이어서 성격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교재에는 이것이 빠져 있는 것입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특히 눈여겨 보아 둘 것은 제1장 '표기의 기본 원칙'입니다. 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제2항: 외래어의 1음운은 원칙적으로 1기호로 적는다. 제3항: 받침에는 'ㄱ,ㄴ,ㄹ,ㅁ,ㅂ,ㅅ,ㅇ'만을 쓴다. 제4항: 파열음 표기에는 된소리를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정도까지만 정확히 이해한다면 외래어를 올바르게 한글로 적을 수 있는 기본은 갖추게 되는 셈입니다. 교과서 pp.402-406의 내용을 꼭 읽어 보십시오. 앞으로 외래어를 한글로 표기하려고 할 때 생기는 고민의 절반 이상이 없어질 것입니다. 제2장 '표기일람표'는 해당 외국의 언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만 보아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제3장의 '표기 세칙'은 꼭 한번씩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제1절 '영어의 표기'와 제6절 '일본어의 표기'는 그 용례들을 유심히 살펴보십시오. 자신이 평소에 적는 방법과 같은지 다른지. 제4장 '인명, 지명 표기의 원칙'에 나오는 용례들은 객관식 시험에 내기에는 매우 적합해 보입니다. 여러분들도 아마 그렇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 이상으로 <맞춤법과 표준어> 과목에 대한 기말시험 지침을 마칩니다. 시험에 과민하지 않고 심도 있는 학문 연마에만 많은 관심을 가진 우리 대다수의 학생들에게는 어쩌면 불필요한 내용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많지 않은 시간을 쪼개어 학점을 따야만 하는 학생들도 없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여 귀중한 지면을 할애하였으니 깊이 혜량하시기 바랍니다. 맞춤법의 원리와 관련된, 조금은 깊이 있는 내용이 작년도 학보특강(학교, 학과 홈페이지 학습자료실, 또는 제 홈페이지 자료실에 게시되어 있음)에 실린 적이 있으니 함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터넷보충학습에도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올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