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진설(陳設):제상에 제수(祭需: 제물)를 올린다. 먼저 실과를 올리는데, 속례에 따라 홍동백서(紅東白西) 혹은 대추·밤·배·감·사과의 순으로 놓아도 된다(동쪽은 오른편이고 서쪽은 왼편이다). 생과(生果)는 서편, 조과(造果)는 생과 다음으로 동편에 놓는다. 포(脯)·젓갈[醢]·침채(沈菜)·청장(淸醬)·숙채(熟菜)를 올린다. 수저 그릇[匙楪盞]을 올린다.
2) 강신(降神):신주를 모시고 제사지낼 때는 먼저 참신(參神)을 하고 나서 강신을 하지만, 대개 지방(紙榜) 제사이므로 먼저 강신 절차를 밟는다. 제주가 분향하고 술을 잔에 따라 세 번 모사 그릇에 붓는다. 제주가 재배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모든 제관이 일제히 재배를 올린다. 부인은 사배를 한다.
3) 진찬(進饌):각색 탕(湯)·저냐[煎油魚]·적(炙)·편(떡)·메(밥)·국을 차례로 올린다. 어동육서(魚東肉西)라 해서 생선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 나물류는 가운데에 놓는다. 탕·저냐·산적도 마찬가지이다.
4) 초헌(初獻):제주가 올리는 첫 잔이다. 술잔에 7부 정도 채워 올리고 계반(啓飯)을 한다. 제주 이하 전원이 꿇어앉아 있고 축(祝: 축문 읽는 사람)이 제주 왼편에 꿇어앉아 축문을 읽는다. 축문 읽기가 끝나면 제주가 재배하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축이 없이 제주가 읽어도 된다.
5) 아헌(亞獻):두 번째 올리는 잔으로, 종부(宗婦)가 올린다.
6) 종헌(終獻):세 번째 올리는 잔으로, 제관 중에 나이 많은 어른이 올린다.
7) 유식(侑食):더 많이 흠향(歆饗)하도록 하는 절차로, 종헌 때 올린 잔에 가득히 차도록 첨작(添酌)하여 따라 올리고 난 다음, 삽시(揷匙)라 해서 숟가락을 메에 꽂고 젓가락을 잘 갖추어 그 시접 위에 자루가 집사자의 좌측으로 놓이게 한 뒤 제주가 재배한다.
8) 합문(闔門):제관 이하 전원이 밖으로 나오고 문을 닫는다. 문이 없는 곳이면 불을 조금 낮추어 어둡게 한다. 합문하는 시간은 ‘일식구반지경(一食九飯之頃)’이라 하여 약 5분 정도이다.
9) 계문(啓門):제관이 세 번 기침 소리를 내고 다시 안으로 든다. 불을 밝게 한 뒤, 국을 물리고 숭늉(혹은 차)을 올린 다음 메를 조금씩 떠서 숭늉에 만다. 잠시 시립하다가 수저를 거두고 메 뚜껑을 덮는다.
10) 사신(辭神):제관 일동이 신위에게 재배하고 제사를 끝낸다.
11) 철상(徹床)·음복(飮福):철상도 제사의 한 절차이므로 정중히 해야 한다. 지방으로 제사를 올렸을 경우, 지방과 축문을 불사른다. 제사에 참여한 이들이 제물을 나누어 먹는다.
제사를 지내는 시간은 해시(亥時) 말에서 자시(子時) 초가 관습으로 되어 있었다. 요즈음 시간으로 대략 밤 11시 30분에서 12시 사이일 것 같다. 돌아간 날의 첫 시각에 지내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근래에 저녁 시간에 지내는 풍습이 생겼는데, 반드시 돌아간 날 저녁, 어둠이 짙은 뒤에 모셔야 될 것이다. 예(禮)는 정(情)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으로, 시간보다는 성의가 더 중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