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링 사용기 이면서 새기타 길들이는 과정까지 함께 적게 되었네요.
목향님 쉬실때 다른곳에 제가 올렸던거 몇개의 글을 가지고 와서 짜집기 합니다. 그래서 중복되거나 앞뒤가 좀 안 맞더라도 이해 해 주시고 아직 음악과 기타에 깊이가 충분치 못 한 탓에 표현이 좀 미숙하리라 생각 합니다.
아직 사진은 올리지 못 했지만 지난 11월 22일에 김천에 있는 악기사에서 기타를 구입 했습니다. 약 3개월 동안 많은 기타를 쳐 보고 그 중 가장 제 귀에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기타를 선택 했어요.
제 기타는 크래프터 GA-7 입니다. 오디토리움 바디 같기도 하고 어떤분은 점보바디라고 하시더군요. 상판은 시더이고, 측후판은 합판일테지요. 줄을 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이 아니고 일렉기타처럼 뒤에서 넣는 방식입니다.
기타를 구입 하는날 원래 달려 있던 줄이 끊어져서 가지고 있던 딘마클리 0.012를 끼워 줬습니다.
11월 26일 G키 스케일... 이번달 들어서 스케일을 시작했고 그 처음단계로 G키를 선택한것은 내 목소리가 G키 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장 많이 부를 노래가 G키 이리라는 생각에서 이다. 약 10분 정도 떠듬 떠듬 지판을 짚어 나가다가 몇가지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 기타가 줄 높이가 높고 장력이 세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새들을 1mm정도 낮추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3,4번줄을 풀고 저번에 1/4 바퀴 트러스 로드를 조여 줬는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 또 한번 1/4바퀴를 더 돌려 주고는 6줄 전부를 많이 풀어서 롱로즈로 새들을 잡고 빼냈다. 빼내고나서 새들 홈 안을 보니 얇은 플라스틱 3장을 잘라서 넣은걸 발견했다. 한장에 약0.5mm 정도의 두께니까 2장을 빼내면 새들이 1mm 낮아 지겠구나 생각하고 2장을 빼고나서 보니 저음현쪽 높이가 의외로 낮아졌다.
그래서 밖에 있는 하나를 반 잘라서 두 조각을 만들고 그걸 저음현쪽 새들밑에 넣고 다시 조율을 했다. 장력을 완전히 제거한 상태에서 다시 조율하는 것이라 조율만 3~4번 정도 반복하면서 정확한 조율을 잡아 나갔다.
얼마전 부터 조율 방법을 바꿨다. 거의 8년간 하모닉스 조율을 했는데, 이번달 들어서 부터 하모닉스 조율도 그다지 정확한거 같지가 않아서 5번줄 개방현과 6번줄 5번플렛 조율하는 방법으로 하고있다. 요즘은 이 소리가 더 정확히 조율되는듯 느껴진다.
그렇게 정확한 조율을 마치고 한번의 브러쉬 다운...
기타를 사기 전에 들었던 그 날카롭고 가벼우면서 카랑 카랑한 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실망시키지 않는 소리였다. 이 기타는 처음 만들어 질때 부터 저음부가 가장 약하고, 그다음 중음부, 그다음 고음부 이렇게 셋팅이 되어있다. 그래서 내가 찾던 밸런스와 맞아서 이 기타를 사게 된 것이다.
보통의 드래드넛 스타일 기타의 각현 밸런스는 저음부가 가장크고, 그다음 중음부, 그다음 고음부 이런 식으로 고음부 성량이 상당히 약하고 저음부 성량이 크다. 이와 반대로 세팅이 되어 있는 기타라 더욱더 가볍고 날카로운 소리를 낼 것이다.
새들을 빼기 전에 보니 역시나 고음현쪽 새들이 저음현쪽 보다 높았다. 이렇게 새로 만져주고 나니 줄 높이도 좀 낮아졌고 소리도 다소 안정이 됐는데 장력은 변함없이 강했다. 아마도 0.011의 라이트게이지를 쓰지 않고 0.012의 미디움 라이트를 쓴것에서 기인한 문제라 생각한다. 의외로 작은 차이에 민감한 반응을 하는 기타 였다.
줄 끝을 핀으로 고정하는 브릿지 방식에 비해 이 기타는 일렉기타처럼 뒤에서 넣는 방식이라 같은 장력이라 할지라도 넥에 더 큰 힘이 작용하는것 같다. 게다가 줄의 끝 부분이 상판 위에 위치하게 되니까 핀고정방식에 비교할때 장력이 미치는 그 높이가 상당히 더 높을것이다. 그래서 줄도 더 긴장을 하고, 넥도 더 긴장을 하게 되는거 같다. 또 이런 이유로 얇은 바디에서 드래드넛에 버금가는 성량이 나오리라 생각 된다.
당초에는 헤드머신도 교체를 할려고 생각 했는데 몇일 사용해 보니 조율음이 많이 유동적이었던건 줄감개에 줄 회전수가 부족한것과 줄의 품질이 원인 이었던거 같다. 비쥬얼 차원에서 줄감개 손잡이 부분만 교체 해 주면 될거 같다.
예산 절감...
오늘 조율 후에는 아주 터프하고 하드하게 스트록을 해 주었다. 빨리 소리에 적응 하라고... 보통 그 정도 강한 스트록을 해 주면 줄이 플렛에 닿아서 6줄 전체가 버징이 생길텐데, 이 놈은 장력때문인지 줄 높이가 약간 높은 탓인지 전혀 버징없이 그 강한 스트록을 다 받아주며 표범의 표효하는듯한 소리를 질러 낸다.
한 2~3년 길들이고 몇몇부분 손 좀 봐주면 더욱 더 나를 닮은 소리를 내 줄것으로 기대 된다.
11월 28일 오늘도 점심을 서둘러 먹고 1시 15분에 차로 가서 기타를 꺼내고 조율을 다시 합니다. 매일 조율 하기 때문에 음은 그리 많이 흐트러지지 않지요. 그리고 G키 스케일... 2번 플렛과 5번 플렛 사이 블럭에서 하는게 있고, 또 5번 8번 블럭, 9번 12번 블럭, 그 더위에... 이렇게 운지하는게 있는데 아직 첨에꺼 두개만 떠듬 떠듬 하고 있지요. 마치 장님이 코끼리 다리 만지는 듯이 떠듬 떠듬...
그리고 이번주 들어서 부터 시도 하고 있는것이 가능한 모든곡을 키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코드를 G코드로 바꿔서 연주하는걸 하고 있어요.
그대고운 내 사랑 A키인데 카포 2플렛하고 G키로, 원곡대로도 쳐 보고 비슷한 보사노바로도 쳐 보고, 피크로도 쳐보고, 핑거링으로도 쳐보고, 치다가 보니 묘하게도 코드가 수학적으로 전환되지 않는거도 있더라구요. 이른바 대체 코드라는건가 봅니다.
그리고 아내가 저번 공연때 듣고 좋아 한다는, 파초... 이곡도 원곡은 A키 인데 카포 2플렛 G키로... 모르는 노래라 노래 배우면서 할려니까 좀 어렵네요.
또 정태춘의 사랑하는 이에게...
이곡도 원곡의 A키인가 봐요. 나중에 악보 확인 해 봐야 겠지만 느낌에 맞는거 같아서...
그냥 카포 2플렛 G키로...
이 곡은 어제 함 해보겠다고 생각하고 저녁 번개때 잠시 혼자서 스트록 해 보다가 오늘 가장 많은 시간을 이곡 연습에 썼습니다.
이렇게 G코드로 바꿔서 연습하는건 지금 G키 스케일 하고 있으니까 G코드로 연주를 하면 어디에선가는 스케일 연습하는거와 연관이 될거라는 생각에서 입니다. 악보도 없고 들어 본지도 오래 됐지만 쉬운 노래니까, 전주 간주도 쉬운 음계로 되어 있으니까... 몇번 반복해서 치면서 코드 대충 찾아내고 전주는 머리속에 있는 소리들을 카포 2번 플렛과 5번 플렛 사이 블럭에서 찾아서 만들고... 재미 있네요.
또 베이스 러닝도 함 넣어 보고... 베이스 러닝이 좀 색다르게 맛깔나게 할려니까 박자 잡기가 참 어렵네요.
이렇게 쉬운거 부터 조금씩, 천천히 한걸음씩 가다 보면 언젠가 되겠지요. 지금까지는 하루중에 5분이라도 기타 친 날 보다 안친날이 더 많은 인생을 살았지만 앞으로는 기타 치는 날이 훨씬 더 많아지게 할겁니다. 비록 하루에 30분 이지만...
11월 30일 곧 끊어 질거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는데, 오늘 뜻하지 않은 기회가 왔네요.
가까운 악기사 몇군데 돌아 보며 엘릭서를 살까 마틴을 살까 고민하다가 조만간 픽업 장착하게 되면 또 줄을 갈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틴 0.010 80/20 브론즈 엑스트라 라이트로 샀어요.
일찍 도착 해서 또 쪼물딱 거리다가 줄을 끊어 먹었습니다. 기타 살때 줄이 끊어져서 새줄 갈아 줬는데 10일도 안되서 또 끊어 먹었어요. 그러지 않아도 기존에 달려 있는 줄이 딘마클리 0.012 라이트 게이지 인데 줄이 굵어서 넥에 무리도 가고 소리도 좀 먹먹한듯 하고 별로 느낌이 안좋아서 다음에 가능한 가는 줄을 써 볼려고 작정하고 있었던 차에...
정성스레 줄을 교체 하고 여러번 조율해서 정확한 음을 잡아주고 한번의 브러쉬 다운...
오~ ~ 놀라운 소리가 납니다.
지끔까지 듣던거와는 사뭇 다른 보들 보들하고 포근하면서 따뜻한 소리... 전에 줄이 장력이 세어서 통에 주는 진동이 다소 벅찼는가 봅니다. 그런데 이번 줄은 장력도 약하고 그래서 통에 무리도 덜가고 기타가 힘들어 하지 않으면서 소리를 내는거 같았습니다.
역시 줄 선택을 참 잘했다고 느낍니다. 기타 잘 만드는 회사에서 기타줄도 잘 만드는가 봅니다. 95년 부터 줄곧 마틴줄만 써 와서 그런지 마틴 줄 소리는 참 편안하고 익숙하고 좋은 소리와 수명을 줍니다. 지금까지 마틴 SP 0.011 라이트 게이지 포스포 브론즈를 많이 썼는데, 이번에 산것이 더 싼 줄인데도 이 기타에는 궁합이 더 잘 맞는거 같습니다. 넥이 얇고 바디도 약간 얇은 편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80/20 브론즈 보다, 포스포 브론즈가 더 많은 종류의 금속을 혼합하기 때문에 가격이 더 비싸고 아마도 수명도 조금더 길거 같습니다. 이 긴 수명과 음보존성을 지킬려다 보니 아마도 부드러움이나 파장면에서는 다소 약한 면이 있는듯 합니다. 머 제기타에만 국한된 현상일수도 있구요.
저번에 줄 살때 점원이 자꾸 써보라고 권유해서 이름도 낯설은 딘마클리를 샀는데... 역시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건 많은 모험이네요.
딘마클리 모험은 제 기타에는 맞지 않아 실패한 모험이었구요. 이번 마틴 엑스트라 라이트 모험은 성공적인 모험이 됐네요.
이렇게 새줄을 갈고 많이 좋아진 소리를 들으면서 지판 여기 저기 돌아 다니다 보니 6번줄 2 ~ 5 번 플렛에서 버징이 나네요. 그래서 트러스 로드를 1/4 바퀴 풀어 주고 새들밑에 프라스틱 얇게 잘라서 받친게 긴것이 한장(1~6번줄 전체에 받쳐치는것),짧은거 두장(4~6번줄에 받쳐지는것) 이렇게 돼 있는걸 짧은거 하나를 빼고 다시 조율 했어요. 그리고 이리 저리 소리를 뜯어 보니 괸찬아 졌네요.
6번줄이 12번 플렛 근처에 가니까 높이가 좀 높아져서 조금 내리는 조치 이지요.
줄이 가늘어서 훨씬 부드러운 소리를 내 주네요. 장력도 좀 약해진거 같고... 이건 새 줄 이라서 그런건지 계속 그럴지는 아직 모르겠네요.
참 신기한 것은 실력도 허접스럽고, 음감도 지지리 없고, 노래도 심하게 못하는데... 이런 내가 어찌 기타의 좋은 소리를 찾아 내는건 알아서 이런걸 할수 있는지... 그래서 이제 기타 산지 10일도 채 안 됐는데, 기타 소리가 많이 좋아졌어요.
오늘 정모에 참석한 분들 대부분이 제 기타 쳐 보시고는 소리 좋다고 칭찬을 해 주시네요. 참 기분이 좋았어요. 제 자신이 참 기특합니다.
머 글을 쓰다가 보니 기타 줄 사용기라기 보다는 제 기타이야기 인듯 하기도 합니다.
12월 2일 오늘 월요일 새 줄 간지 3일째 입니다. 오늘은 소리를 들어 보니 가늘고 장력 약한 줄 특유의 찰 찰 거리는 소리가 나네요. 일렉기타 엠프에 꽂지 않고 치면 나는 소리.. 그런 유형의 소리입니다.
12월 3일 오늘 화요일. 오늘은 날씨가 좀 꾸무리 한것이 습기가 있고 축축한 날씨 입니다. 그래서 건조하고 맑은 어제와는 기타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들어 봐야지 하는 생각으로 오늘도 제 차로 갔습니다. 습기로 바디와 넥에 약간 영향이 미쳤던거 같습니다. 어제보다는 찰찰 거리는 소리가 덜나고 기타 줄이 좀 더 바디를 울려 주는거 같네요.
그리고 G 키 스케일 연습하는거 12 ~ 15번 플렛의 블럭 까지 올라 갔구요. 전에는 그냥 그림만 보면서 했는데, 눈큰새우님이랑 파머님 갈켜 주신거 생각 해서 손가락으로 누르는 지판의 계명을 속으로 부르면서 했는데, 이렇게 하니까 다음 자리 찾기가 더 쉽네요.
역시 선생님이 있어야 해요.
12월 4일 비가 오네요. 오늘은 기타 줄이 상당히 말랑 말랑 하고 보들 보들한것이 참 느낌이 좋아요. 계속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네요.
12월 5일 맑은 날씨 오늘은 일이 바빠서 연습을 못 했네요.
12월 6일 꾸무리 한 날씨, 오늘은 기타줄이 많이 딱딱해 졌네요. 기타 줄 새로 간지 딱 1주일 됐는데, 이제 가장 좋은 소리를 들려주는 시기는 지난거 같네요. 고수들이 기타줄 새로 갈고 나서 2일에서 5일 사이가 가장 좋은 소리를 낸다고 하더니....
이상으로 크래프터GA-7과 마틴 80/20 브론즈 0.010 엑스트라 라이트 사용기 1편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