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향과의 갈잎떨기나무인 초피나무(Zanthoxylum piperitum)는 중부 이남의 산에서 자란다. 운향과 산초나무속은 전세계에 약 150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약 6종이 분포되어 있다. 그 종류를 보면 머귀나무, 민머귀나무, 왕초피나무(왕산초나무), 좀머귀나무, 초피나무(조피나무, 산초나무), 털초피나무, 개산초나무(사철초피나무, 개제피나무), 산초나무(분지나무, 상초나무), 민산초나무, 좀산초나무, 전주산초나무등이 자라고 있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이고 가지에는 2쌍으 가가 마주나고 있다. 겨울눈은 맨눈이다. 잎은 어긋나고 깃꽃겹잎이다. 작은 잎은 9~13개이고 타원형~긴 달걀형이며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암수 딴그루이며 잎겨드랑이의 총상꽃차례에 자잘한 연노란색 꽃이 핀다. 둥근 삭과 열매는 적갈색으로 익으면 벌어지면서 속에 있는 까만 씨가 들어난다.
개화기는 5~6월이고 결실기는 9~10월이다. 초피나무 열매 가루를 추어탕 끓이는데 양념으로 넣으면 미꾸라지의 특유의 냄세를 없애면서 맛을 낸다. 초피나무의 뿌리를 화초근(花椒根), 잎을 화초엽(花椒葉), 종자를 초목(椒目)이라고 하여 모두 약용한다. 초피나무의 다른 이름은 화초(花椒: 일용본초), 훼(檓, 대초:大椒: 이아), 진초(秦椒, 촉초:蜀椒: 신농본초경), 남초(南椒: 뇌공포구론), 파초(巴椒, 당의:蓎藙: 명의별록), 한초(汗椒: 도홍경), 육발(陸撥: 약성론), 한초(汗椒: 일화자제가본초), 천초(川椒: 태평성혜방), 점초(點椒: 본초강목), 초피나무, 상초나무, 견피나무, 조피나무, 산초나무, 제피나무 등으로 부른다. 초피나무의 열매껍질의 채취는 8~10월에 채취한다. 과실이 성숙된 다음 열매가 달린 가지를 잘라서 햇볕에 말려 가지와 잎 등의 불필요한 부분을 버리고 종자(초목:椒目)는 갈라내고 열매 껍질을 취해서 쓴다.
초피 열매 껍질의 맛은 매우며 성질은 따뜻하고 독이 있다. 비, 폐, 심, 신경에 작용한다. 중초를 따뜻하게 하고 냉한 것을 풀어 주며 습을 제거하고 지통, 기생충을 구제하며 어성독(魚腥毒: 물고기중독)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소화불량, 위내 정수(정수, 심복냉통(心腹冷痛), 구토, 딸꾹질, 해수, 기역(氣逆), 풍한습비(風寒濕脾: 풍, 한 습의 3사), 설사, 식중독예방, 물고기 중독 해소, 향신료, 이질, 수종, 황달, 월경불순, 하반신불수, 치통, 각종결석증, 식욕촉진, 소화촉진, 유정, 오장보호, 지통, 유즙분비억제작용, 산통(疝痛), 치통, 회충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증상, 요충증, 부인의 음부가려움증, 창개(瘡疥)를 치료한다. 하루 2~6그램을 물로 달이거나 환을짓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외용약으로 쓸 때는 가루내어 개어 바른다. 또 탕액에 담가 씻는다.
주의사항으로 음허(陰虛), 화(火)가 왕성한 사람은 복용해서는 안된다. 임신부는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1, <신농본초경집주>: "행인(杏仁)을 사(使)로 한다. 관동(款冬), 괄루(栝樓), 방규(防葵), 웅황(雄黃)을 꺼린다."
초피나무의 뿌리껍질을 화초근이라고 한다. 맛은 매우며 성질은 뜨겁고 독이 조금있다. 신과 방광이 허냉(虛冷)하고 혈림(血淋)에 어혈이 어리는 경우에 달여서 조금씩 복용한다. 색깔이 신선한 경우에는 복용하면 안된다. 살충하고 각기 및 습창을 씻는다. 초피나무의 잎을 화초엽이라고 한다. 맛은 맵고 성질은 뜨겁다. 한적(寒積), 곽란으로 인한 근육 경련, 각기, 옻오른데, 옴을 치료한다. 물로 적당량을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약을 쓸 때는 달인물로 씻거나 짓찧어 바른다. 초피나무열매의 종자를 초목이라고 한다. 종자 법제 방법은 먼지와 부스러기를 체로 쳐서 불순물을 골라 내고 기름이 나오도록 볶아서 사용한다. 맛은 쓰고 매우며 성질은 차고 독이 있다. 비, 방광에 작용한다. 수종 창만, 복부창만, 이뇨, 가래삭임, 천식억제, 이명증, 담음천역(痰飮喘逆)을 치료한다. 하루 2~3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한다. 또는 환을 짓거나 가루내어 복용한다. 주의사항으로 음허화왕(陰虛火旺: 허약으로 인한 흥분성 체질) 환자는 복용하면 안 된다.
북한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에서는 초피나무에 대해서 다음고 같이 적고있다. [산초나무(Zanthoxylum piperitum {L.} DC.) 다른 이름: 초피나무, 초피, 조피, 촉초, 산초, 계피나무, 상초나무, 견피나무, 천피 식물: 높이 3~6미터 되는 잎지는 떨기나무이다. 마주 붙은 가시가 있다. 잎은 달걀 모양 또는 타원형의 쪽잎이 모인 깃겹잎이다. 봄철에 가지 끝에 노란풀색 꽃이 모여 핀다. 열매는 둥글다. 황해남도, 강원도, 함경남도(인흥군) 이남의 해발 50~1,300미터의 산기슭에서 자란다. 각지에서 심기도 한다.
열매(산초): 여문 열매늘 따서 햇볕에 말린다. 옛 동의문헌에 의하면 열매 껍질을 화초, 청초라 하고 씨를 초목이라 하여 따로 이용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씨가 있는 열매(즉 열매껍질과 씨)를 산초라 하여 함께 쓰고 있다.
성분: 열매껍질에는 정유가 2~4% 있다. 주성분은 디펜텐(dι-리모넨) C10 H16(54%), 시트로넬랄 C10 H18 O(8%), ι-β-펠란드렌(리모넨의 이성체) C10 H16(54%), 게라니올, 시트로넬롤 등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매운맛 성분으로 산솔 Ⅰ과 Ⅱ가 5~8% 들어 있다. 산솔 Ⅰ은 α-산솔 C16 H27 ON과 β-산솔 C16 H25 ON의 혼합물이며 산솔 Ⅱ(β-산솔)보다 매운맛이 세다. 열매에는 또한 히페린(쿠에르세틴-3-갈락토시드), 휘발성이 없는 산솔아미드 C16 H25 O2 N, 탄닌질이 있다. 뿌리와 줄기에 알칼로이드 마그노플로린이 있다.
작용: 열매의 매운맛 성분은 국소마비작용이 있으며 열매가 시험관 안에서 돼지 회충을 죽인다. 또한 여러 가지 병원성 세균에 대한 억균작용이 있다. 최근 불포화 지방산 아미드 화합물이 살충 및 구충 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산초나무 열매의 구충 성분은 매운맛 성분이라는 것이 뚜렷해졌다. 정유 성분도 돼지에 대한 살충작용이 있다. 산초나무열매으 에탄올 및 에테르 불용성분을 토끼눈에 넣을 때 각막의 지각마비를 일으키고 바르면 반사 운동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뚜렷한 국소 지각마비작용을 한다.
응용: 열매는 방향성 건위약으로 쓴다. 민간에서는 뿌리와 열매의 달인물로 류마티즘, 신경아픔 때 목욕한다. 산초나무 열매 가루: 한번에 1~2g씩 하루 3번 먹는다. 대건중탕: 산초나무열매 3g, 인삼 3g, 마른생강 6g으로 200ml되게 탕약을 만들어 위벽이 늘어지고 손발이 차며 때때로 배가 아플 때, 위하수, 위확장, 마비성 변비, 복막염, 담석증과 신석증에 의한 배아픔, 회충증에 하루 3번 나누어 먹는다.]
안덕균씨가 쓴 <한국본초도감>에서는 이렇게 초피나무에 대해서 적고 있다. [화초(花椒) 운향과의 갈잎떨기나무 초피나무(Zanthoxylum piperitum {Linne} DC.), 개산초(Zanthoxylum planispinum Sieb. et Zucc.), 왕초피나무(Zanthoxylum coreanum Nakai)의 열매 껍질이다. 성미: 맛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독이 약간 있다. 효능: 온중지통(溫中止痛), 지사(止瀉), 살충(殺蟲) 해설: 화초는 ① 비위(脾胃)에 찬 것이 들어가서 복부가 차고 아프며 구토, 설사를 일으킬 때에 쓰며, ② 치통에 달인물로 양치질을 하거나 환부에 붙여서 치료한다. ③ 폐신(肺腎)이 허약하고 차서 천식을 일으키거나 요통과 다리가 얼음장같이 찬 증상에 쓰인다. ④ 살충 작용이 있어 회충을 구제(驅除)하고, 옴니마 버짐, 부인의 음부가려움증, 남자의 음낭습진 등에 달인 물로 환부를 세척한다. 초목은 이뇨 작용이 있으므로 몸이 부었을 때 쓰이며, 천식을 가라앉힌다. 성분: 정유 성분으로 limonene, geraniol, cumic alcohol 등과 불포화 유기산이 함유되어 있다. 약리: ① 국부 마취 작용이 있고, ② geraniol 성분은 소장에서 장관(腸管)의 연동 작용을 증가시키며, ③ 용혈성 연쇄상구균,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구균, 이질균, 피부진균 등에 억제 작용을 나타낸다. 임상보고: ① 회충성장폐색에 임상 효과를 나타냈고, ② 유즙 분비 부족에 이 약물 14~16개를 가루 내어 하루 3회 복용한 지 3~4일 만에 치유되었다. ③ 세균성 음도염에도 유효율을 높였다.]
초피나무의 종자 껍질, 종자, 잎, 뿌리 및 줄기껍질로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오랫동안 수종으로 배가 북처럼 부은 증상
2, 배가 불러오고 입과 혀가 건조해지며 장속에 수기(水氣)가 차는 증상
3, 물이 폐에 넘쳐 폐가 붓고 그 때문에 숨이 차서 눕지 못하는 증상
4, 폭식하여 유음(留飮: 가슴과 위의 수액 정체)을 제거할 수 없고 뱃속이 아픈 증상
5, 신기(腎氣)가 허하고 귀에서 바람소리, 물소리 또는 종을 치는 소리가 나거나 갑자기 귀가 들리지 않게 되는 증상
6, 오랫동안 눈에 검은 꽃같은 것이 생겨 보이지 않는 증상
7, 백대하
8, 가슴 속에 대한통(大寒痛)이 있어 구토로 인해 음식을 먹지 못하여 배가 차고 치밀어 올라와 창만해지며 통증이 머리에서 다리에까지 오르내려 아파서 손도 댈 수 없는 증상 그 다음에 몸이 더워지도록 이불을 덥는다. [금궤요략, 대건중탕]
9, 회충이나 한기(寒氣)로 인한 심통(심통)
10, 트림이 멎지 않는 증상
11, 더위를 먹었거나 수습(水濕)으로 생긴 냉증으로 인한 설사가 멎지 않는 증상
12, 저녁을 먹으면 설사하는 증상
13, 치통
14, 치통
15, 상한(傷寒)으로 인해 피를 토하고 계속하여 모든 치아 사이에서 출혈이 멎지 않는 증상
16, 한습(寒濕)으로 인해 생긴 각기
17, 신풍(腎風)으로 인해 음낭이 가려운 증상
18, 부인의 음부의 소양이 심하여 뜨거운 물로 씻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증상
19, 손과 발의 심풍독종(心風毒腫)
20, 오래된 구창(口瘡)
21, 두상백독(頭上白禿: 원형탈모증)
22, 손과 발이 갈라지는 경우
23, 옻이 오른데
24, 원장상비(元藏傷憊)로 인해 이농목암(耳聾目暗)으로 된 증상
25, 생차(生茶) 먹기를 즐기는 증상
26, 회충성 장폐색
27, 주혈 흡충병 용법: 초피열매 껍질을 볶아서 가루 내고 캡슐에 넣어 성인은 1일 5g을 3회로 나누어 복용한다. 20~25일을 1치료 기간으로 한다. [임상보고, 중약대사전]
28, 요충증 약간 따뜻할 때 여과액을 25~30ml 취하여 보유관장(保留灌腸)을 1일 1회, 3~4일 계속한다. 소아의 요충증 환자 108례를 치료하였다. 임상 증상이 소실되고 3회 대변 검사에서 충란은 모두 음성이었다. [임상보고, 중약대사전]
29, 지통에 사용 266례 중 완전한 진통이 186례, 부분적 진통이 68례, 무효가 12례였다. 주사 후 보통 10~15분 만에 진통이 되어 2~4시간 지속되었다. 치료 과정 중에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임상보고, 중약대사전]
30, 유즙 분비 억제 작용
초피나무와 좀 닮은 산초나무는 종자를 기름으로 내어 많이 사용한다. 가시의 생김새가 다르고 초피나무는 가시가 마주나고 산초나무는 가시가 어긋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초피나무가 향이 강하며 산초나무는 향이 좀 약하다. 흔히 남부지방에서는 추어탕에 초피열매가루를 넣어 먹는데, 물고기 비린내도 없애고 고기 중독을 막을 수 있다. 봄철 미각을 돋우어 주는 초피나무의 어린잎은 무침을 해먹기도 하고 된장국에 넣어 먹기도 한다. 그리고 어린잎과 덜익은 열매를 채취하여 염장을 해서 먹으면 맛이 좋다. 염장하여 고추장으로 볶아서 밑반찬으로 해서 먹으면 구미를 당긴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김치를 담글 때 초피가루를 넣는데 맛과 향이 뛰어나다.
열매 및 열매껍질가루 모두 향신료로 사용된다. 산행을 하다가 초피나무의 작은 열매를 입에 넣고 씹어 보면 입안이 얼얼하고 매우면서 입안이 막 쪼여드는 기분을 느껴 당황하게 만든다. 참으로 독특한 향기와 함게 짜릿한 매운맛이 식욕을 증진시켜 준다. 회를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초피잎과 열매를 염장하여 먹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초피나무를 잘 가꾸고 식용, 약용, 향신료로 사용한다면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기쁨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글/ 약초연구가 전동명) |
출처: 촌동네 원문보기 글쓴이: 청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