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트랙 :
◎ 산행일시 : 2023년 11월 22일 수요일 맑음
◎ 산행코스 : 하이캠프 ~ 일출전망대 왕복 ~ 하이캠프 ~ 로우하이캠프 ~ 바달단다 ~ 미드캠프 ~ 로우캠프 ~ 빔중 시딩 ~ 칼리마티 ~ 루므레 ~ 도로 ~ 포카라
◎ 날 머 리 : 시딩, 짚차로 포카라 호텔(Niwas)로 이동 (8,000Rs. 한화로 8만원)
어제 하이캠프에서 MBC를 왕복하느라 피곤했지만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숙면은 취하지 못하고 살짝 잠들었는데 새벽 3시경에 MBC로 일출을 보겠다고 나가는 트레커들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뜨거운 물을 끼고 잤는데 이제는 미지근한 물이 되어 몇 모금 마시며 활력을 찾아본다.
가이드와 6시에 로비에서 만나서 하이캠프에서 일출전망대로 일출을 보러가기로 했는데, 가이드가 깊은 잠에 빠져 있어 혼자 오르기로 한다. 간단한 램프를 가져와서 길을 밝히며 오르다가 마지막 롯지에서 날이 훤해져 램프를 끄고 오른다. 가끔 일출을 보러 오르는 이들이 보인다. 쉽게 일출전망대에 오르니 저 만치 동쪽에서 먼동이 트고 있다.
쿠마이 단다의 동쪽에서 동이 트면서 일출이 시작되기 직전에 아래에서 가이드가 올라온다. 반갑게 아침 인사를 나누니 바로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한다. 어제 마르디히말 베이스캠프에서 구름 속으로 숨어있던 남봉과 마차푸차레가 환한 아침인사를 건넨다. 이러저리 사방으로 배경을 삼아 인증을 한다. 가이드가 와 줘서 다른 이들에게 사진 부탁을 안해도 좋으니 참으로 좋다.
일출은 운해 위로 거창하게 시작한다. 기온이 이제 막 오르기 시작한다. 아주 기분 좋은 하루가 시작된다. 이제 하이캠프로 내려가기로 한다. 출발시간을 8시로 잡고 아침식사를 마치고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에는 올라오는 이들과 자주 만난다. 대부분 MBC로 가려는 이들이고 하이캠프에서 머물고 내일 하산하는 이들이다. 어제 포레스트 캠프 부근에서 만났던 한국인 가족을 만나서 반가운 인사를 하고 헤어진다. 아들의 체중이 보통이 아닌데 아주 힘들어하는 것을 모친이 걱정하며 따라간다.
처음에는 오늘 내려가야 하는 곳이 피탐 데우랄리로 알았는데 시딩이라고 한다. 지도로 보니 로우캠프에서 약 4시간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달 단다에서 한달째 마나슬루와 ABC를 거쳐 MBC로 올라오는 4인조 한국인 트레커그룹이 힘겹게 지나간다. 그 중에서 여성분이 아주 활달해 보인다. 어제 로우캠프에서 MBC를 갔다왔다고 했더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하는 듯 별로 감동하지 않는다.
로우캠프에서 내려가는 길은 인식도 하지 못해서 시딩으로 가고 있구나하고 생각하게 된다. 로우캠프 주변은 온통 랄리구라스 숲이다. 2월말이면 아주 꽃 광채와 향기가 가득할 것이다. 내려가는 길은 거침없지만 롯지에 쉬어갈 때에도 차 한잔 마시지 않고 내리꽂는다. 염소농장이 등로에 있다. 그리고는 시딩이 가까워지니 가이드는 짚차 운전자에게 전화를 한다. 짚차는 시딩 입구로 올라오지 못하고 계곡까지 내려가야 한다. 시딩 마을이 보이며 계곡 물소리가 점점 커진다. 몇 번째 롯지에서 식사를 하기로 하고 들어간다.
좌우의 산들 사이에 시딩마을은 조망이 아주 좋다. 양쪽의 계곡에서 물소리가 울린다. 집집마다 사탕수수와 여러 화초를 심어놓았다. 롯지에서 편안히 식사를 하려고 쉬고 있는데 어제 포레스트 캠프 부근에서 보았던 또 다른 노부부를 만나서 트레킹 얘기를 주고 받는다. 아들은 하이캠프까지 갔다가 오느라 조금 늦는다고 한다. 아들이 오면 짚차를 타고 포카로 가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바로 계곡으로 내려가니 짚차 기사가 기다리고 있다.
짚차를 타고 도로까지 길이 담푸스에서 피탐 데우랄리 가는 것 만큼 험하다. 이 정도 길이니 8천 루피나 7천 루피가 아깝지 않은 것이다. 도로에 내려서니 폭포가 저 만치 뒤에서 거대한 양의 물을 쏟아낸다. 지도에는 이 주변에 수력발전소가 많이 표시되어 있다. 그 만큼 수량이 많은 마르디히말 콜라이다. 도로에 내려서니 이제는 포카라까지 걱정없이 가도 되겠다 싶다.
들판에는 여럿이 모여 낫으로 벼를 베어 한단씩 들고 벼를 훑어낸다. 탈곡기도 없이 저렇게 훑어낸 짚단을 짚가리로 쌓아놓았다. 갑자기 우리 7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다. 그렇지만 도시로 들어오면 거대한 트랙터가 지나가기도 한다. 이렇게 현대와 근대가 하나로 모여있는 네팔에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포카라로 들어와서 미리 예약해 둔 호텔까지 짚차로 들어간다. 호텔 로비에서 여행사와 만나 여행비를 결산하고 가이드에게는 당초 계약한 4일치 비용(15불 * 4일 = 60불)을 모두 주고 천루피를 팁으로 건넨다.
아침은 란에다다 설탕을 찍어먹으며 커피를 마시는 간편식이다. 오늘 내려가는 길에 힘을 쓸 일이 없어서이다.
아침을 먹고 계산서를 받았다. 저녁 식사(포테토 커리 라이스 660Rs, 블랙커피 140Rs), 아침 식사(믹스 프라이 라이스 690Rs, 뜨거운 물 1잔 200Rs, 밀크티 140Rs), 저녁 뜨거운 물 500ml 370Rs, 방값 500Rs로 식사에 제공되는 물도 계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