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교실] “준비운동 없이 속도 올리면 발병난다” ‘달리는 의사’ 장성구 박사의 재활교실…족저근막염서 정강이 부목까지
달리기는 심장뿐만 아니라 하지(下肢)의 여러 관절과 근육, 기타 구조물들에 많은 부담을 준다. 슬개 대퇴 관절은 체중의 7∼11배, 슬개건은 체중의 4.7∼6.9배, 아킬레스건은 체중의 6∼8배, 족저근막은 체중의 1.3∼2.9배의 부담을 달리는 동안 견뎌야 한다. 달리기 부상 중 가장 흔한 것은 무릎 부상이며, 4분의 3 이상의 부상이 무릎 이하의 하지에서 발생한다.
경력별로 보면 초보자(주행속도 km당 6∼7분, 주당 주행거리 30km)는 슬개 대퇴 증후군·정강이 부목·근육통·슬곡근 통증, 중급자(km당 5분 내외, 주당 30∼60km)는 아킬레스건염·족저근막염·스트레스 골절, 상급자(km당 4분대, 주당 60∼110km)는 열 관련 손상(일사병·열허탈 등)·고관절 내전근 염좌·좌골 신경통, 엘리트 선수(km당 4분, 주당 110∼280km)는 스트레스 골절·급성 근염좌·좌골 신경통·과훈련 피로 등의 부상이 자주 발생한다.
초보자의 경우 처음에는 숨이 차서 잘 달리지 못하다가, 심폐 지구력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근골격계도 마찬가지로 준비된 줄 알고 훈련량을 늘리다가 부상을 입는 것이 보통이다. 초보자 시절에는 무릎 부상이 흔하다가 발목 및 발 부상을 거쳐 스피드가 빨라지고 거리가 늘어나면 무릎 위쪽의 부상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족저근막염
발바닥 통증은 전체 달리기 부상의 5∼10%를 차지하며, 발병 빈도 수 5위 이내에 드는 흔한 부상이다. 황영조 선수나 권은주 선수 등 엘리트 선수들도 족저근막염으로 고생한 경우가 많아 낯설지 않은 진단명이다.
체중 3kg 늘면 부하 10kg 늘어 일반적으로는 중년에 갑자기 체중이 늘어난 사람에게 잘 걸리는 것으로 되어 있다. 하체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체중이 늘면 족저근막이 감당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갑자기 늘어나기 때문에 뒤꿈치 뼈 근처에서 족저근막이 손상을 쉽게 입게 되고, 이 부위에 극심한 통증을 불러온다. 선천적으로 평발이거나, 반대로 아치가 너무 높은 요족이어도 족저근막에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
달리기를 할 때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힘은 체중의 1.3∼2.9배로 체중이 3kg 정도만 늘어도 발자국마다 10kg 정도 부담이 늘어난다. 따라서 체중의 부하가 많이 걸리는 스피드 훈련이나 언덕 훈련을 갑자기 늘린 경우에 잘 일어난다. 모든 마라톤 부상에 공통적인, 부적절한 신발과 딱딱한 주로에서 달리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서 첫 발자국을 디딜 때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이다. 몇 발자국 걸으면 조금 나아지다가 오후쯤 되면 다시 아파진다. 아주 심한 경우는 하루 종일 아파서 제대로 발을 디디지 못한다. 달리기를 할 때 처음에는 아파서 발을 디디기 어렵다가 달리다 보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지만 달리고 나서는 다시 아파진다.
진찰 소견으로는 뒤꿈치 약간 앞쪽, 내측의 압통이 특징적이다. 발가락을 몸 쪽으로 꺾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이 떨어져서 발목의 관절 운동 범위가 감소된 경우가 많다. 초음파 검사를 해보면 족저근막염이 있는 경우 족저근막의 두께가 두꺼워진 소견을 보인다. 이 정도로 대개 진단하지만 증상의 호전이 없고 심한 통증이 오래가면 뒤꿈치 뼈의 스트레스 골절과의 감별을 위해 핵의학 검사를 해야 한다.
심할 때는 걷기 힘들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보이기도 하지만 90∼95%는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된다. 그러나 아주 심한 경우 회복되는 데 6개월에서 1년 가까이 걸린다. 비수술적 치료가 실패할 경우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은 50∼85% 정도다.
첫발 디디기 전 스트레칭 실시 다른 달리기 부상과 마찬가지로 ‘PRICE’ 법이 기본적인 치료법이다. P는 Protection(보호)으로 손상 부위에 더 이상의 충격을 가하지 말라는 것이다. R은 Rest(휴식)로 손상 부위가 회복할 수 있게 휴식하라는 의미, I는 Ice(얼음)로 부상 부위에 냉찜질을 해주라는 뜻이다. C는 Compression(압박)으로 손상 부위를 압박 붕대 등으로 압력을 가해 주라는 것이고, E는 Elevation(들어올리기)으로 손상 부위를 들어올려 부기가 잘 빠지게 하라는 의미다. 손상 부위가 부어오르지 않는 부상에는 보호, 휴식, 얼음찜질 정도만 해줘도 된다.
일단 달리기는 중단해야 한다. 여느 부상과 다른 중요한 치료 지침은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은 치료법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성공률은 80% 이상이다. 대개 아침 첫발 디딜 때 극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기상한 뒤 바로 스트레칭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자세의 족저근막 스트레칭 방법이 있으므로 편한 방법을 골라, 5∼10회 반복을 1세트로 해서 매일 4∼5세트를 실시한다.
공통적인 것은 발목은 중립 위치에 두고 발가락을 몸 쪽으로 꺾어서 족저근막이 스트레칭 되게 한다. 1회에 30초 정도, 너무 아프지 않고 뻐근한 정도로 실시한다.
그 다음으로는 아킬레스건을 구성하는 가자미근과 장딴지근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아킬레스건의 유연성이 부족하면 발을 디딜 때마다 족저근막에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이다.
평발이나 요족이 심한 사람은 발 모양에 따라 신을 맞추거나 깔창을 까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많이 걷거나 계단을 피치 못하게 오르내렸거나 해서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지면 얼음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초음파를 이용한 물리치료도 효과적이다.
대체 운동으로는 체중 부하가 적은 자전거나 수영이 좋다. 달리기는 증상에 따라 다르지만 한두 달 쉬게 되는 경우가 보통이다. 통증 없이 6주 이상 지났다면 달리기를 시작해도 된다.
족저근막염은 다른 달리기 부상과 마찬가지로 부적절한 신발을 신고 딱딱한 주로에서 과도한 훈련을 할 경우 잘 발병하지만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완치가 가능한 부상이다.
슬개 대퇴 증후군
슬개 대퇴 증후군은 무릎을 구성하는 관절 중 슬개골과 대퇴골 사이의 관절 면에 생기는 관절염을 통칭한다. 연골 연화증, 주자의 무릎(Runner’s Knee)이라고도 하며 달리기 부상 중 가장 흔한 부상이다.
슬개 대퇴 관절은 무릎을 구부려 체중을 지탱할수록 힘을 많이 받는다. 걸을 때는 체중이 양쪽 무릎에 절반씩 걸리므로 체중보다 적지만 계단을 올라갈 때는 한쪽 무릎에 자기 체중의 2∼3배, 계단을 내려오거나 쪼그리고 앉을 때는 자기 체중의 7∼8배 정도의 무게가 슬개 대퇴 관절에 쏠리게 된다. 달리는 동안은 체중의 7∼11배가 한쪽 무릎에 실린다. 이런 부하가 반복되면 처음에는 관절액을 만들어 주는 활액막이 부어오르는 활액막염으로 시작, 무릎 연골이 붓거나 말랑말랑해지는 변화가 생기고 심해지면 연골이 닳아 없어진다.
가장 흔한 원인은 과도한 훈련이다. 달리는 거리와 속도, 경사 등을 무리하게 증가하거나 근육이 피로회복되기 전에 고강도 훈련을 계속함으로써 슬개 대퇴 관절에 과도한 부담을 주게 된다. 자신감이 붙어 초보자에서 중급자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쉽게 걸리는 부상이다. 쿠션이 다 닳은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주 증상은 무릎 앞쪽의 통증이며, 무릎을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거나 무릎에 물이 차서 붓는다. 앉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다가 다리를 펴려고 하면 아프고, 계단 내려가는 것이 힘들게 된다. 왜 통증이 생기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은데 초기에는 활액막염으로 인해 물이 차며 통증이 생기고, 나중에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며 연골 하골이 단단해져서 골막에 가해지는 스트레스가 많아져 통증이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이런 증상이 생기면 쉬는 것이 가장 정확한 응급 처치법이다. 무릎이 부어 있으면 얼음 마사지를 하거나 탄력 붕대로 압박을 실시하고 다리를 들어올린다. 얼음 마사지는 한 번에 15∼20분간 하고, 피부 온도가 정상으로 돌아온 후 다시 15∼20분간 반복한다.
쪼그리고 앉는 일 피해야 휴식 없이 달리기를 계속하면 통증이 지속되고 상태가 나빠진다. 정상적인 무릎의 관절액은 3∼4cc인데 경미하다고 해도 무릎에 이상이 생기면 5cc 이상으로 관절액이 늘어나며 늘어난 관절액은 반사신경을 자극하여 근력을 떨어지게 한다. 무릎을 다쳤을 때 보호하려고 만들어진 반사작용이지만 5cc 정도 물이 찬 것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잘 모르고 평소와 같이 운동하면 추가 부상으로 이어진다.
무릎 관절 보호를 위해서는 화투치기, 토끼뜀, 오리걸음 등 쪼그리고 앉아서 하는 일을 피하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오래 앉아 있어야 할 때는 중간에 자주 다리를 펴 주어야 한다.
대퇴사두근, 슬곡근, 장경인대, 아킬레스건 등 무릎 주변 근육에 대한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는 필수다. 특히 대퇴사두근의 근력 강화가 중요하다. 처음에는 누워서 무릎을 쭉 펴고 오금 아래를 다리 힘으로 누른다고 생각하고 힘을 준다. 통증이 없으면 무릎 아래에 베개를 하나 놓고 다리를 쭉 뻗고 힘을 주는 운동을 하거나 의자에 앉아서 다리를 뻗는 운동을 한다. 어느 정도 일상생활에서 무릎 통증이 사라지면 아팠던 다리를 윗계단에 놓고 옆으로 서서 아래 계단에 반대쪽 발을 닿게 했다가 윗계단까지 돌아오는 옆계단 오르기를 실시한다.
부상 기간에 심폐 지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영이나(평영 제외), 자전거 타기(아래쪽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져야 한다)를 평지에서 느린 스피드로 해준다. 안장을 높여서 자전거를 타면 무릎 굽힘근을 스트레칭하며 대퇴사두근이 강화된다.
계단 오르내리기를 할 때 통증이 전혀 없다면 다시 달리기를 시작해도 좋은데, 1주일을 쉬었다면 평소보다 60% 이상 달리기 강도를 줄여서 3일 실시하고, 이상이 없으면 30% 줄인 강도로 3일 실시 후 본래의 강도로 복귀한다.
1주 이상이라면 5일이나 그 이상의 간격으로 달리기 강도를 서서히 올린다. 보폭을 줄여 달리는 것이 무릎에 부담을 적게 하므로 예전보다 보폭을 줄이고, 평지 달리기에서 문제가 없으면 오르막 달리기부터 시작하고 내리막 달리기는 마지막으로 하되 속도를 줄여 천천히 걷다시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첫댓글 잘 보고갑니다
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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