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산악회를 따라서 영광 불갑사를 가게 되었다. 늘 부산 근교의 산을 다니다가 용기를 내어 불갑사를 동생과 같이 가게 된 것이다. 동래 세연정에서 07:25에 출발하는 토요자유 산악회 버스를 탄다고 아침에 부지런을 떨었다. 세연정 앞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여러 산악회가 세연정 앞에서 손님을 태우고 가는 것이다.
코로나 시국이라 차 안에서 대화금지, 마스크 착용, 음식 섭취금지 등을 강조하고 있었다. 그냥 잠을 청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었다. 어제 밤을 세워서 매우 피곤했었는데 이참에 잠을 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약 4시간 만에 용천사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다. 이미 주차장은 만차라 도로에서 내려 걸어갔다.
<용천사>
광남저수지 제방 옆에 정자가 있어서 얼른 올라가 자리를 잡고 과일과 빵으로 점심을 먹었다. 제방에도 상사화를 심어서 제방이 온통 빨간 색이다. 산책로를 따라서 걸어가니 산비탈에도 상사화를 심어서 상사화 사이를 걷도록 해 놨다. 흔들다리를 지나 더 걸어가니 이정표가 연실봉으로 가는 방향을 가리킨다.
연실봉으로 가는 길은 매우 가파른 길이라 금새 숨이 차 오른다. 어제 잠을 못잔데다가 가파르게 오르니 매우 힘들고 땀이 쏟아진다. 매일 온천천을 1시간 이상 걸으면서 운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등산하니 근력이 매우 약하다는 생각을 했다. 걷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힘들게 능선에 오르니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이곳이 용천 삼거리다. 벤치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
완만한 길을 따라서 걸어가니 구수제에 도착한다. 여기는 삼거리 길로 연실봉으로 가는 능선길과 모악산으로 가는 능선길 그리고 불갑사로 내려가는 길이 만나는 곳이다.
<불갑저수지>
우린 불갑사로 내려가는 길을 택했다. 동생이나 나나 연실봉 등산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완만한 하산길이 이어지며 호랑이 폭포와 용비폭포가 나타난다. 해불암 갈림길에 정자가 보이는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불갑저수지에 도착하여 주변을 걸어가니 포토존이 나타난다.
불갑사에 들어가 몇 장의 사진을 찍고 나오니 상사화 군락지나 나타난다. 수년간 관리를 잘 해서 관람히기 좋고 보기 좋게 꾸몄다. 입장료를 받아도 되겠구만 올해는 무료로 불갑사 상사화 축제를 9/16~9/25 기간에 연다. 오늘이 만개한 날이이 후방에 갈수록 시드는 상사화가 많을 것 같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사진을 찍기에는 조금 난감한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일주문까지 걷는 길은 상사화를 맘껏 보는 시간을 만들고 있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에 3천원을 받는다. 그래도 시원함을 만끽하기엔 아아가 최고다. 곳곳에 가수들의 노래가 흘러나왔는데 스님이 팝송을 부르는 곳에서는 저절로 흥이 났다.
<불갑사 상사화 군락지>
오던 길을 다시 걸어서 불갑사를 지나 구수재로 간다. 주차장에 5시까지 오라는 총무님의 말씀을 생각하면서 천천히 올라갔다. 연실봉을 갔다가 오는 사람들과 마주친다. 해불암 갈림길에서 간식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가 휴대폰을 자리에 두고 떠나갔다.
'이런 나처럼 휴대폰을 두고 일어서는 사람이 또 있네!!!' 며칠 전에 내가 경험한 휴대폰 분실 사건이 생각이 났다. 참 슬픈 일이다. 나이가 드니 순간 건망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구수재에 도착해서 용천삼거리를 가는데 갑자기 힘이 떨어진다. 수분이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당이 떨어진 것인지 모르겠다. 용천삼거리에서 한참을 앉아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했다. 천천히 경사진 내리막길을 걸으니 용천사에 도착이 된다. 시원하게 자리잡은 용천사에도 상사화가 가득하다. 여러 장의 사진을 찍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대형 공연장에서는 가요가 흘러나온다. 전문 사진가가 역광을 이용해서 상사화를 찍고 있다.
<용천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16:45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시간 안에 도착한 것이다. 5시에 출발한 버스는 비를 맞으며 달린다. 주암 휴게소에서 저녁 먹을 시간 30분을 준다. 집에 도착하니 10시가 되었다. 태풍이 온다고 해서 빠르게 잡은 산행이 오히려 좋은 날이 되어 만개한 상사화를 잘 보고 왔다. 다음에는 강원도 쪽으로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