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계간문학》2020 봄 신인문학상 수상자
◎ 수필부문 수상자 - 김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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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점옥 수상소감
젊은 날 우리 부부는‘나이를 먹으면 흙을 만지며 살자’고 다짐을 하였 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대로 번잡한 도시생활을 접고 한적한 농촌으 로 귀촌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원 속에서의 삶은 생각처럼 녹녹치가 않았습 니다. 많은 노동이 수반되는 시골의 삶에 한계를 느껴 호수가 있는 춘천 근 교에 적당한 평수를 찾아 터를 잡아 정착하니 삶이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신 노년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신문에 실 린 신춘문예를 접하면서 나도 모르게 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그저 좋아서 혼자 습작하다가 누군가의 지도를 받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 춘천남부복지 관 문예창작반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글쓰기가 어느새 3년이 흘렀고, 내가 몰랐던 내면의 목마름이 조금씩 조금씩 해소되는 것 같은 충만 감이 내 안에서 일기 시작합니다.
전체적으로 글쓰기의 방향을 실전적으로 제시해주시고 부족한 글을 항상 칭찬과 격려로 이끌어주시는 이복수 지도교수님 덕분에 문장이 많이 다듬어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이른 봄날, 오늘 아침 어디선가 산까치가 울더니 반가운 당선 소식 이 전해졌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미흡한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하여 좋은 글로 보 답하겠습니다. 언제나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문창반 문우님들과 지도교수님 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끝으로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준 남편 황용래 화백과, 태정 태양 두 아들 내외와도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수필. 심사평
은은한 향기로 생명을 불어 넣다
- 거칠지 않으면서 속도감 있는 전개로 공명하는 이야기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수필들이다.
어쩌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갈 일들 이 세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아름다운 시선과 풍부한 서정을 통해 새롭게 태 어나고 있는『할머니와 연꽃』, 그리고『친구 아버지의 로맨스』를 당선작으 로 선했다.
이 작품들은 독자로 하여금 사소하고 하찮게 여길 작은 일들을 돌아보게 하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인해 상처받는 마음을 깊이 숙고해 보도록 함으로 삶을 진정 가치 있게 하고 아름답게 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가 묻고 있다. 이 러한 삶과 일상에 대한 물음은 거칠지 않으면서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이야 기로 자연스러우면서도 풍성한 여운으로 독자의 내면에 공명을 드리우게 하 고 있다.
먼저『할머니와 연꽃』을 살펴보자.‘아침이면 우리 부부는 집 뒷동산으로 산책을 나선다.’고 첫머리를 시작한다. 그 산책길에는 연꽃을 키우는 할머니 를 알게 되고‘연꽃’을 통해 할머니와의 아름다운 인연을 맺는다.
마당 끝에 나란히 놓인 두 개의 드럼통 속에 할머니께서 정성으로 가꾼 보라
색 연꽃이 만발하였다… 그리하여 가을에 할머니집 연 몇 촉을 얻어와 큰 고무 대야 두 개에 나누어 심었고, 기왓장을 감싸서 장식해 놓았더니 연못 못지않은 정
원의 분위기가 연출되었다.…가끔 할머니께 맛난 것을 사다 드리면 마치 자식 대 하듯 지긋이 바라보시기도 하고 꽃에 대한 이야기로 행복해 하셨다.
이렇게 아기자기할 것만 같았던 할머니와 연꽃 사이, 아들로 인해 아파할 할머니를 생각하며 안타까워하는 작가의 심정이 과장되지 않은 진솔함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면서 작가는 새로운 연꽃을 피워내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 고자 한다.
분양받은 연을 잘 키워 내년에는 할머니께 분양을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 고 내일은 맛난 간식거리를 준비해 할머니께 위로를 해 드려야겠다.
『할머니와 연꽃』못지않게 아름다운 작품이『친구 아버지의 로맨스』이다. 제목부터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글의 시작부터 독자의 시선을 집중 시킨다.
정말 우연이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아도 친구 아버지가 분명했다.
좋은 시작이다. 강한 흡인력으로 독자로 하여금 글에 집중하도록 한다. 뿐 만 아니라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주제로 현재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을 노년의‘연애’와 삶을『친구 아버지의 로맨스』를 통해 보여주고 그 방향성 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작가는‘친구 아버지’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 처럼 공감하고 아파하면서 성숙한 인격적 삶이 무엇인가 묻고 있다. 단지 소 유를 넘어 존재로 나아가야 하며 존재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이 곧 사랑임 을 은은하게 작가의 향기로 전하고 있다.
끝내 자식들의 이기적인 욕심이 친구의 아버지를 그렇게 쓸쓸히 떠나보낸 것 이다.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친구는, 그때의 아버지 일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인 다. 그런 그녀의 두 손을 꼭 잡은 내 눈가에도 이슬처럼 눈물이 맺힌다.
그렇다. 김점옥 님의 강점은 생경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이야기 속에 자신의 느낌을 담아 올바른 삶의 방향과 삶의 모습이 어 떠해야 하는지를 녹여내고 있다. 가치의 기준마저 전도되고 있는 오늘날, 진 정 인간됨의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이 시대 작가들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작 가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큰 이유이다.
심사위원
이근배 (시인, 대한민국예술원 회장, 본 협회 상임고문)
이복수 (수필가, 한림성심대학교 교수)
성광웅 (수필가, 문학평론가, 한국문학협회 이사장)
박종래 (시인, 한국문학협회 대표회장, 문학평론가)
첫댓글 김점옥 수필가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