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화 12 지신을 뽑는 오디션이 시작되다.
프랑스 파리 시내에 많은 경찰들이 시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오늘은 루브르 박물관 앞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무대에서 동물들의 오디션이 열리기 때문이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무대에서는 새로운 12 지신 상을 뽑는 동물 오디션이 있다.
특히
2030년 후부터는 새로운 과학 기술이 적용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그동안 자리를 지켜오던 12 지신 동물에 대해서도 새롭게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에
새롭게 뽑는 12 지신 상에 지원한 동물 대표들이 나와서 심사위원들과 인터뷰하는 것을 세계에 생중계할 예정이다.
그리고
어린이들이 투표에 참여하여 새롭게 펼쳐질 미래의 12 지신 상 동물을 뽑을 예정이다.
아침 일찍부터
파리 루브르 박물관 광장에는 세계에서 온 많은 동물들이 줄을 서서 오디션에 참가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서커스 장으로 들어가는 문이 열리고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쇼가 시작되었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도 티켓을 구입해서 입장했다.
그림 권예원 계원예술고등학교 미술과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무대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쟌이 진행한〈대왕 거미 잭슨과 전갈〉쇼가 가장 인기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첼로를 연주하는 코끼리 마린과 비올라를 연주하는 유령 코코로가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오디션 무대는
벌써 코끼리 마린과 유령 코코로가 올라와 첼로와 비올라 연주를 시작했다.
어린 코끼리 마린이 파리에 온 지도 벌써 3년이 되었다.
인도 뉴델리에서 좀 가까운 곳에서 살던 마린을 동물 훈련사 모니가 파리로 데리고 왔다.
모니는 이탈리아에서 첼로를 전공했었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니는 대학을 졸업한 뒤 세계 곳곳에 있는 동물원을 찾아다니며 첼로 연주를 하며 살았다.
작년 가을에 인도 뉴델리 동물원에서 동물들에게 첼로 연주를 해준 뒤 커피를 마시면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동물원에 있던 새끼 코끼리가 철조망 너머에 있던 모니의 첼로를 보고 코로 활을 들고 연주하기 시작했다.
“세상에나!
코끼리가 첼로를 연주하다니.”
모니는 이 광경을 보고 놀라워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뒤로
모니는 어린 코끼리 마린을 파리로 데리고 왔다.
그리고
가까운 동물원에서 키우면서 첼로를 가르쳤다.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쇼에
코끼리 마린이 첼로 연주를 하기 시작하면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아지자 모니는 동물들에게 악기 연주를 훈련시켰다.
관객들에게
솜사탕 파는 원숭이 말랑코도 모니에게 피아노를 배웠다.
말랑코도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는데
외줄 타기 하며 놀다 떨어져 팔목을 다쳐서 연주를 할 수 없게 되었다.
유령 코코로는
몽쉘 미셀에서 살았는데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이야기를 듣고 기차를 타고 파리에 왔다.
무대에서 연주하는 마린을 보고 모니에게 비올라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코코로도 마린처럼 악기를 연주하고 싶었다.
유령을 어린이들이 무서워한다며 반대했지만
첼로를 배우는 마린 곁에서 코코로는 비올라를 들고 마린의 연주를 따라 연습했다.
모니는
코코로의 연주하는 실력을 보고 마린과 코코로에게 같이 무대에 서서 연주하게 했다.
어린이들이
유령을 무서워할까 봐 걱정했는데 마린과 코코로의 첼로와 비올라 연주를 좋아했다.
특히
비올라를 연주하는 유령 코코로가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은 좋아했다.
“비올라다!”
“맞아.
이건 비올라 소리야. 어떻게 유령이 연주를 할 수 있을까?”
마린과 코코로의 연주는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마린과 코코로의 연주 코너는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 쇼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코코로는 비올라를 연주하며 춤추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마린도 첼로 연주를 하면서 코코로를 따라 춤출 때도 있었다.
“넌 정말 춤을 잘 추는구나!”
“고마워! 마린.”
오늘도 마린과 코코로는 바흐의〈무반주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마린의 코는 활을 잡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첼로를 연주했다.
코코로도 보일 듯 말 듯 한 손으로 비올라를 연주했다.
“어쩌면 저렇게 연주를 잘할까?”
“코가 길어서 그럴 거야.”
“나도 코가 길면 좋겠다.”
“거짓말을 많이 해봐.”
“왜?”
“피노키오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코가 길어졌잖아.
아마도 마린보다 코가 더 길어지지 않을까?”
“그건 동화니까 그렇지.”
<무반주 첼로> 연주가 끝나가는 데도 두 친구는 소곤거렸다.
“조용히!”
앞에 앉은 어린이가 뒤를 돌아보더니 손가락을 입에 대며 조용히 속삭였다.
마린과 코코로의 연주가 끝나자 무대에 조명이 들어오고 오디션이 시작되었다.
오늘 사회자는 쟌이었다.
“어린이 여러분! 안녕하세요?”
“네!”
대답을 하는 많은 어린이들이 쟌을 보고 박수를 쳤다.
“그동안 대왕 거미 잭슨과 전갈을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쟌! 사랑해요.”
그동안 쟌은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쟌은 어린이들이 살아갈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또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어린이들이 지금도 쟌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쟌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부터 새로운 12 지신 동물을 뽑은 오디션을 시작하겠습니다.”
“와!”
“오늘 심사위원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어떤 동물이 심사위원이 될지 어린이들은 궁금했다.
“첫 번째 심사위원은 봉황입니다.”
“와!
우리가 봉황을 볼 수 있다니 믿어지지 않아.”
“꼬리가 너무 아름답다!”
봉황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곳저곳에서 사진을 찍는 소리가 요란했다.
“다음은 모두 놀라울 심사위원이 참석했습니다.”
“누군데요?”
“어떤 동물인가요?”
서커스 장 이곳저곳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외치는 소리가 요란했다.
“두 번째 심사위원은 이집트에서 온 스핑크스입니다.”
“와! 와! 와!”
스핑크스가 심사위원 자리로 걸어 나오자 모든 어린이들이 일어서서 박수를 쳤다.
“어떻게 스핑크스가 왔지?”
“정말!”
방송국과 유튜버들의 중계를 보던 어린이들도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스핑크스라니 믿을 수 없어!”
“여러분!
조용히 해주세요.”
하지만 스핑크스의 등장에 놀란 어린이들의 소곤거리는 소리는 가라앉지 않았다.
쟌은 다시 마이크를 잡고 소리쳤다.
“여러분!
다음에 나오는 심사위원도 있습니다. 더 놀라지 마세요.”
한 참이 지난 뒤 서커스 장에 입장한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작아지자 쟌은
“마지막 심사위원을 소개하겠습니다.”
“누구예요?”
“여러분!
모두 놀랄 준비되었나요?”
“네!”
이곳저곳에서 어린이들의 소곤대는 소리가 들렸다. 쟌은 두 손으로 마이크를 움켜잡고
“모두 심호흡을 한 번 할까요?”
“네!”
쟌은 혹시나 모를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 어린이들에게 크게 심호흡을 시켰다.
“한 번 더!
더 크게 심호흡을 해봐요?”
“네!”
모든 어린이들이 더 크게 심호흡을 했다.
“마지막 심사위원을 말해주세요?”
쟌은 마지막 심사위원 봉투를 열어보고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입에 침이 마르고 목이 타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여러분!”
쟌의 목소리가 작았다.
“안 들려요?”
어린이들이 크게 소리쳤다.
“여러분!
마지막 심사위원은 바로 켄타우로스입니다.”
켄타우로스는 허리까지 인간이고 그 밑으로는 말의 몸을 하고 있다.
“와! 와! 와!”
서커스 장이 무너질 듯 어린이들의 함성은 컸다.
루브르 박물관 광장을 지나던 많은 관광객들도 서커스 장에서 나는 소리에 놀랐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서커스는 계속되었다.
어린이들의 놀란 가슴을 안정시켜주기 위해서 무대에는 마린과 코코로가 다시 올라왔다.
“여러분!
마린과 코코로의 연주를 듣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쟌은 무대에서 내려갔다.
오디션에 참가한 동물들도 무대 앞에서 심사위원들을 보고 모두 놀랐다.
마린과 코코로의 연주가 끝나자 다시 쟌이 무대에 올라왔다.
“멋진 연주를 한 마린과 코코로에게 큰 박수를 부탁합니다.”
어린이들이 더 크게 박수를 쳤다.
“여러분! 심사위원들을 보고 놀랐죠?”
“네!”
“또 한 번 놀랄 일이 있습니다.”
“뭔데요?”
“그것은 바로 공정한 심사를 하는지 심사위원을 지켜볼 분입니다.”
“와!
누군데요?”
쟌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여러분!
놀랄 준비가 되었나요?”
“네!”
지금까지
심사위원들을 보고 놀랄 어린이들에게 또 놀라게 할 심사위원장은 누가 나올지 정말 궁금했다.
“이 분은 오늘 오디션에 참가한 동물들을 심사하지 않습니다.
심사위원들의 공정성을 심사할 겁니다.”
“누군데요?”
소리치는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쟌은 마이크를 움켜쥐었다.
“여러분!
오늘 심사위원장은 바로 지옥문을 지키는 케르베로스입니다.”
“와! 와! 와!”
케르베로스는 지옥문의 문지기로 머리가 셋 달린 큰 개다.
꼬리는 뱀 모양이다.
목둘레에 살아 움직이는 여러 마리의 뱀 머리가 달려 있다.
이 개의 임무는 지옥문을 지키면서 산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죽은 자는 나가지 못하게 문을 지키고 있다.
“너무 무섭다!”
케르베로스가 심사위원장 자리로 걸어오는 것을 본 어린이들이 무서운지 모두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지옥문은 누가 지키지?”
한 어린이가 옆에 있는 친구에게 물었다.
“지옥문을 탈출하는 사람이 있겠다.”
케르베로스가 의자에 앉자 쟌은 손에 힘을 주어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여러분!
오늘 지옥문은 케르베로스가 이곳에 오면서 자물쇠로 잠그고 왔다고 합니다.”
쟌의 설명에도 어린이들은 모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곧 새로운 12 지신 상을 뽑는 오디션을 시작하겠습니다.
화장실을 다녀올 어린이들은 다녀오기 바랍니다.”
쟌은 무대를 내려갔다.
“달콤한 솜사탕이 천 원!”
원숭이 말랑 코가 앉아있는 어린이들 사이를 걸어가면서 외쳤다.
말랑코의 목소리를 듣고 많은 어린이들이 솜사탕을 하나씩 사시 시작했다.
“달콤한 솜사탕이 천 원!
한 시간 뒤에는 달콤한 솜사탕이 이천 원!”
“하하하!”
말랑코의 목소리를 들은 어린이들이 바라보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