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외씨버선길 기행, 제9 춘양목(금강송)솔향기길
외씨버선 제9구간은 제7-1(봉화연결길), 제8(보부상길)에 이은 봉화 관내의 세 번째 구간으로 춘양목 솔향기길이라 한다.
춘양면 의양리 면사무소를 시작으로 서동리와 거포 사과마을을 지나 재를 넘고, 운곡천을 거슬러 애당리, 도심리, 서벽
리 임도를 따라 백두대간 수목원에 이르는 17.6km 구간이다. 이 길은 유명한 문수산 금강송 군락지를 걷는 게 자랑이다.
지난 주말 외씨버선 제9길을 걷고 왔다.
주말 아침 춘양 면사무소를 시작으로 제9구간 트레킹에 오른다. 운곡천이 큰 내를 이루는 춘양은 산촌 답지 않게 들녘이
넓다. 그리고 그 들녘엔 다른 고장들과 달리 큰 규모의 양묘장을 조성해 산림 사업용 묘목들을 생산하고 있는 게 이채로
웠다. 외씨버선길 각 구간마다엔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주는 볼거리들이 많다. 지나는 고을마다 특별한 고택들을 찾아보
는 것도 그중의 하나. 봉화에도 청송과 영양에서처럼 곳곳에 고택들이 많다. 의양리를 지나며 만산(晩山. 조선 말기 문신
姜鎔) 고택(古宅)과 권진사 고택을 둘러보았다. 조선 후기 사대부가 주택의 전형들이다. 특히 만산 고택에서 대원군과 조
선 마지막 왕인 영친왕의 친필 편액을 보는 건 망외의 소득이었다. 서동리의 3층 석탑과 봉강동천(鳳岡洞天), 거포 사과
마을을 거쳐 문수산이 동쪽으로 늘어뜨린 산줄기를 넘어간다. 각화산을 마주 보며 새터로 내려서고, 운곡천을 거슬러 애
당리, 도심리를 차례로 지나 서벽리 금강소나무 숲을 찾았다. 이곳의 금강송림은 예로부터 문화재용 주요 목재생산림으
로 유명한 곳으로, 백두대간 수목원 뒤 문수산 북사면에 해당한다. 금강소나무는 나뭇결이 곱고 강도가 높아 잘 뒤틀리
지 않고, 송진이 많아 습기에도 잘 견디어 주로 궁궐을 지을 때나 왕들의 관을 만드는데 쓰였다. 이런 까닭에 조선 후기
에는 문화재용 목재생산림에는 황장금표(黃腸禁標)를 세워 입산을 통제하는 한편 송목금벌(松木禁伐) 제를 시행해 국가
가 엄격하게 관리하였다.
문수산 북쪽 산허리를 가로지르는 서벽리 임도 주변의 금강소나무 숲은 햇살을 가릴 만큼 울울창창하고, 또 아름다웠다.
먼길 온 길손의 노독을 가셔 주려는 듯, 솔향은 박비향(撲鼻香)되어 그윽하고 솔바람온 시원해 이마의 땀을 가시게 한다.
아침 10시 20분, 춘양면사무소 정문 화단에서 본 춘양구곡(春陽九曲) 시비가 생각났다. "나그네야 선경이 없어졌다 한탄
하지 마소(遊人莫難貴芳遠), 가을 달이 못 가운데 밤마다 오는 것을(秋月潭心夜夜來)!" 십승지(十勝地) 춘양을 노래한 시
구다. 서동리 봉강동천(鳳岡洞天)을 지나면서도 춘양의 참 아름다움을 느껴보지 못했던 아쉬움을 한낮 문수산 금강 소
나무 숲길을 거닐며 풀었다. 춘양의 참모습에 반해버렸다.
촬영, 2021, 06, 05.
▼ 봉화 춘양면사무소
▼ 춘양 양묘장
▼춘양 시장
▼춘양 의양리 만산고택 입구
▼ 만산 고택
▼ 만산 고택 사랑채의 대원군 친필 편액 '晩山"
▼ 만산고택 서실 별채의 영친왕 친필 편액 '翰墨淸緣(한묵청연)'
▼ 춘양 성당
▼ 의양리 권진사댁 / 보기 드문 9칸의 대문채가 또한 볼거리
▼ 'ㅁ' 字 형의 고택
▼ 안채 모습
▼ 춘양 서동리, 산림과학고등학교 / 서동리 3층 석탑이 교정에 있다.
▼ 서동리 3층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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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곡길
▼ 서동리 거곡길 바위에 새긴 봉강동천(鳳岡洞天)
▼ 양반길
▼ 서동리
▼ 거포 사과마을 사과나무 가로수 길
▼ 거포 사과마을
▼ 거포사과마을 뒷고개
▼ 재넘어 새터길 입구
▼ 찔레꽃
▼ 애당리로 내려가는 길에 본 각화산
▼ 운곡천
▼도심2리 쉼터
▼도심2리 마을회관
▼ 도심3리로 가는 길에 본 백두대간 옥석산
▼ 도심3리로 가는 길에 본 춘양 문수산
▼ 문수3리 성황당
▼ 도심3리 마을회관
▼ 서벽리 임도로 가는 길의 사과농원
▼ 문수3리 사과농원에서 본 지나온 길
▼ 풍경액자
▼ 서벽리 임도 입구에서 본 백두대간과 구룡산
▼ 춘양 서벽리 임도 / 문수산 북사면 중턱 임도임
▼ 문수산 서벽리, 문화재용 목재생산림 / 금강송 군락지
▼ 춘양 서벽리, 백두대간 수목원 후문
▼ 하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