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3. 12. 9
낙남정맥은 아시다시피 지리산 영신봉(1,651m)을 시작으로 신어산(630m)까지, 경상도의 곤양, 사천, 남해, 함안, 칠원, 창원을 지나 김해로 이어지는 동쪽으로 향한 산줄기입니다.
낙동강과 남강 이남 지역의 길이 225km에 달하는 산줄기, 여기서 특이한 것은 13개의 정맥 중 유일하게 ‘동쪽으로 향한 산줄기’라는 겁니다.
‘동쪽으로 향한 산줄기’의 의미는 우리나라의 산군을 이해하면 쉽습니다. 아시다시피 백두대간은 우리나라 국토의 등뼈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동으로 치우쳐 국토의 2/3가량을 내려오다가 매봉산을 기점으로 태백산과 속리산으로 이어져 내륙을 관통합니다.
동고서저(東高西低) 경동 지형, 한번쯤 들어 보셨을 테지요?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지형분포, 따라서 물줄기는 대부분 동에서 서로 흐릅니다. 백두대간에서 갈린 13정맥 대부분 동에서 서로 혹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듯 산세를 이루는데요. 유일하게 낙남정맥만은 동으로 뻗은 산줄기를 이룹니다. 바로 지리산이 자리한 지점이 그리 만든 겁니다.
위에 동그라미 속 낙남정맥, 고성군을 지나는 지점이면 아마도 화살표부분쯤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어제 우리가 다녀온 낙남정맥 6구간입니다.
지난주 우리는 금북정맥 5구간을 ‘악동구간’이라 칭했습니다. 심하게는 ‘빨래판구간’이라고 까지 했었는데요. 보시다시피 이번 낙남정맥 6구간 또한 고도의 차가 매우 심합니다.
20km, 8시간 예상? 남들이 그리 걸렸으면 우리도 그렇게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 이유가 있는 겁니다. 헌데, 헌데? 시간 단축에 성공 했습니다만 결코 좋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어제산행은 외롭지 않았습니다. 서울서 내려온 정맥팀을 만났기 때문인데요. 우리가 산행 들머리 ‘부련이재’에 막 도착하는 시간에 서울 팀들은 이미 부련이재를 지나는 중이었습니다.
따라가는 신세? 어째 좀 이상했습니다. 꼭 서울 팀의 후미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팀, 선두들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궁금증을 못 이겨 내뱉은 이 한마디가 화근입니다.
어? 말릴 틈도 없이 우리 일행 중 한명이 급발진을 합니다. 누구? 총알..? ㅎ
▲ 낙엽송 군락지 ( 좌 ) 와 사유지 철망을 따라 우회하는 대원들 모습 (2023. 12. 9)
부련이재 고도는 210m입니다. 백운산과 대곡산(424.5m)을 지나 천황산(342.6m)까지는 들머리에서 6.5km 지점입니다. 우리 팀의 총알(?)님은 31명 서울 팀을 모두 제치고 천황산을 제일먼저 올랐습니다. 덕분(?)에 나머지 우리 팀(2명)도 서울 팀의 선두에 따라 붙었고요.
결국 들머리부터 8km 지점에 있는 추계리재의 가래정(정자)을 차지했고요. 거하게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 지점이 서울 팀의..?
▲10기 국수봉 지원 모습(2023.10.28.)
버스에서 내린 몇 분이 쭈뼛쭈뼛 거립니다. 알고 보니 이 지점이 서울 팀의 날머리인 모양입니다. 가래정 정자에서 삼겹살을 굽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하지만 우리 팀이 방을 빼기까지는 절대..ㅎ)
알게 모르게 우리들도 지난 10월에 있었던 ‘10기 국수봉 지원’때가 생각났습니다. 서울 팀들에게는 불청객 같다는 생각, 새벽 4시부터 시작한 산행이었으니 배도 고프실 겁니다. 얼른 방 빼드리고 우리는……. 그렇게, 아쉬운 이별을 합니다.
▲ 천왕산 정상 석과 전망대에 선 대원들 모습 (2023. 12. 9)
천왕산(582.5m)을 찍기까지 근 16km입니다. 점심을 먹은 추계리재(216m)부터 고도를 370여m나 올려야합니다. 무량산(544.9m)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무명봉들, 화리치를 비롯한 무슨, 무슨 재들은 왜케 많은지..
사진으로 보여드렸다시피 천왕봉을 찍고부터는 남포항, 사랑도, 거제도 앞바다가보입니다. 거기다 대부분의 무명봉들은 암산들이 많습니다. 절경이 우리를 따라다니는 기분입니다. 봉화산 갈림길까지만..
백운산(483.9m) 구간엔 큰재(350m)를 비롯한 또 다른 고비들이 기다립니다. 그 고초를 다 겪고 나면 백운산, 오늘 구간의 마지막 산입니다. 장전고개 날머리까지는 내리막입니다. 헌데? 심합니다. 비알이 너무 심해 ‘오늘은 한 번도 안 넘어졌음^^’ 요렇게 산행기를 시작하겠다던 생각이 살짝, 불안할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날이 좋아, 초반에 오버페이스한 데미지가 크지 않았습니다. 물론, 단 한 번도 넘어지는 일도 없었고요..^^
나머지 산행 기록은 영상으로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빨라진 하산 덕분에 하산식은 청주로 이동, 쭈꾸미 먹었습니다~^^
첫댓글 살살댕기세요~~
빨래판 산행 하시느라 수고 마니마니 하셨어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