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콘 a/s 불렀더니 담주 금요일쯤 예약 가능하단다
그동안 우짜라꼬?
해서 집에 아픈사람 있다 우짤래? 했더니 상담사 아가씨가 맘을 움직였나 보다
전화가 왔고, a/s 기사인데 바로 방문 하겠다 한다
몇시쯤 오시려나 했더니 밤늦게라도 방문해서 상태보고 필요부품 있으면 확인,구입하고 빠른시간에 수리완료 해서 집에계신 환우분 시원한 여름 나시게 해주고 싶다 하기에 그러라 했더니 밤 열시반쯤 방문을 했다 환자에 관해 긍금해하는 눈치라 친척집에 피서갔다 라며 거짓말을 하고 말았다 내얼굴 벌개지는거 그친구가 느꼈으려나?
전기 테스터기로 이곳 저곳 찍어보더니 전자기판이 문제라며 낼 교환해주겠다 하길래 낼은 낚시약속이 있어 집에 없을꺼라 했더니 자기는 밤늦게라도 상관없으니 집에 사람만 있으면 방문수리 완료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글쎄...밤낚시 하기로 했는데?
주말인 오늘 집나간 애들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데? 싶었지만 긴말안하고 그러라 했다 우찌 되것지 싶어서
새벽 다섯시에 날 태우러 온다했다 어차피 부산서 거제까지 오고가는 길목이니 수입없는 백수입장을 고려한 선의리라
하지만 내입장은 그렇지 못했다 엊저녁 에어콘a/s 기사와의 약속이 맘에 걸려 확약을 짓고 집을 나서고 싶었다 그러러면 적어도 아홉시는 지나 통화를 해야지 싶었다
젊은 그친구도 자신의 영역을 두고 지키고싶은 소중한 시간이 있을터,
해서 친구보고 내사정 얘기를 하고먼저가서 자리잡고 있으라 했다
토욜아침 여덟시,일단 집나간 녀석들과 통화를 시도했다
집으로 돌아올 의향은 있는가
오게 된다면 몇시까지 올수 있는가하는게 인터뷰 요지다
큰놈은 캠핑가서 밤늦게 올똥말똥 하다 하고 작은놈은 다섯시 이전에 귀가 하겠다기에 이 고난적인 사태에 대해 설명을 하고 기사가 오면 인사나 잘해라 했더니
"꼭 인사 잘해야돼요?"
이지랄 한다 얼탱이가 없어서 긴말 못했고,
니 알아서 하시고 암튼 집에 있기나 하라 했다
그러고는서비스 기사에게 전화했다
오후 여섯시 이후에 오면 집에 사람 있을거라고
아침 여덟시쯤 쌀을불려 삼십분후에 밥을 앉혔더니 아홉시 십분쯤 보슬보슬한 보리밥이 완성 되었고 유리그릇에 퍼담았다 공기가 충분히 드나들수 있도록 주걱으로 뒤적거리며
알타리김치와 오이소박이또한 유리 그릇에 담고 쿨러에 넣었다 밤낚시에 필요한 채비를 꼼꼼히 점검해서 이가방, 저가방에 쑤셔넣고 길을 나섰다 실로 오랫만에 느껴보는 황홀한 일탈감에 감격한 나머지 급 재치기가 났고, 그 여파로 운전대와 반팔티 가슴에 가래가 묻었다 시발~
참 오랫만에 주유소 들러 지름도 만땅 채우고 교통위반 딱지 의식하며 조심조심 운전해가며 거가대교를 지났고 종착지는 덕곡 방파재다
못생긴 친구 세명과 나,이렇게 네명 모였다 내 도착시간이 열시반쯤 됐는데 하늘이 찌뿌둥해서 오히려 좋았다 조과를 확인 해봤더니 영~파이다~
해서 밥묵고 하자했고 모두 동의했다 잡은고기가 많지않으니 삼겹살구워 보슬보슬한 밥에 소주나 마시고자 했고 모두가 좋아라 했다
그런데...얼라리?
백수인 나는 딴거 필요없고 밥과 김치만 준비 해오란거 였는데 밥이 없다 보슬보슬한 밥이...하~진짜...
김치통 두개 들고 차려진 술상앞에서 밥 안들고 왔다 했더니 모두 허탈해한다
니 상태가 그래가 장개 가것나?
캐 싸면서
밥을 책임졌으니 내가 해결해야겄다 싶어 햇반을 사오겠노라 했더니 친구들이 말렸다 캠핑나와서 완벽하면 재미없고 그때 그때 대처해나가는게 묘미라면서 라면 끓여 삼겹살과 먹는것도 별미라했다
하지만 내맘이 안편해 주위 점빵을 찾아 나섰더니 새사사나~왕복20분을 달려 갔다왔다 점빵은 상구~ 멀리~
햇반과 삼겹살을 먹고난뒤 한참이나 지난뒤에 여벌옷속에 뭍혀있던 밥을 찾았고 그뒤로 또 잊어먹었다가 한친구의 쿨라에서 찾아냈다
그게 담날 아침이었고 밥이 쿨라얼음에 설어 먹기 힘들지경이 돼버렸다
틀딱들의 정신 세계라니...
새벽 두시까지 멍 때려가며 이짓을 했다 수시로 청지렁이 허리를 끊어내는 잔인한 짓거리를 죄의식 없이 해댔다
고요한밤은 분명한데 거룩할리는 없던 밤이었다 절대로,
탠트 천창으로 후두둑 거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기절한듯 싶고, 그러구러 또 동은 터서 밝은 세상이 되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시다
나보다 못생긴 친구들은 다 부지런도 해서 이미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었다 자알~생긴 나는 인물값 하려면 더 자야겠지 싶어 다시 잠을 청했지만 불가능 했다 이미 밝아버린 하늘이 내 눈꺼풀을 뚧고 광선을 투과 했기에...
하늘의 태양은 이미 정중앙을 향하고 있었고 그 와중에 기습적인 소나기를 퍼붓기도 하고 구름그늘을 만들기도 하며 습도를 한계치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대충 접고 철수하자는 의견이 모아졌고 정오쯤 집에 안착했다
집나갔던 작은녀석이 들어와 있기에 에어콘 수리 어찌됐냐 물으니
어제밤 늦게 부품가지고 와서 교환 했는데 그 원인도 아닌듯 하고 전면 컨츄럴창이 문제인거 같다며 부품 구해서 곧 방문한다며 떠났다 한다총 총...먼소린줄 몰겠지만 암튼 주말인데 욕본다 싶었다 젊은친구가...몰것다 우찌 되것지?
씻고 잤는데 일어나보니 여섯시다
뭘 했다고 그런지 배는또 고파서 친구가 사주던 소라 한봉다리 삶아서 초장에 찍어 먹었다
물론 소주도 겯들였다
그러고는 이런 잡다한 기록을 남긴다 별생각 없이...
그저 내맘 좋으라고
내맘 편하라고
내맘 가벼워 지라고...
좋도 싫도 않은 세상
얼마나 더 삐대다 갈까
존재감 없는 이 미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