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물을 끓이듯이
이성호
찻물을 끓이듯이
그렇게 살 일이다
근심도 아픔까지 모두모두 내려놓고
세상사
녹아 들어가
우러나는 이 한때
변신變身, Die Verwandlung*
- 카프카에게
이성호
그대 이름으로 활을 쏘는 고발장에
물이 든 한 마리 갑충 문틈에 끼여 있다
희망도 미련도 없이 끌려 나온 고독의 방
물목에 얹혀 나온 삼각형 구도 되어
욕망은 떼를 써서 얽어매는 관계인데
능청 뜬 무언극으로 이쯤에서 접어볼까
부챗살 빗금으로 현란한 말의 그물
햇살은 그 얼마나 잡아끌다 지나가나
눈 밝힐 출구를 찾아 증언하는 몸부림
* 변신變身 : 그레고르가 한 마리 갑충으로 변신한 후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간 실존의 한계를 밝힌 카프카의 소설.
- 이성호 시조집 『구룡폭포에 오르며』 2022. 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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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받은 시조집
찻물을 끓이듯이 / 변신 - 카프카에게 / 이성호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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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4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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