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와 지역의 미래, 영국의 전환마을과 학교에서 배우다>⑤-5. 토트네스 이야기 ⑥ 토트네스 Progressive school과 협동조합형 공립학교 KEVICC
2017. 1.13. 금요일. 날씨: 멋진 하늘에 구름이 날아가고 해가 나는 날씨다. 좋다.
[토트네스 Progressive school]
오후 2시 10분에 토트네스 Progressive school를 방문해 교장의 설명을 들었다. 우리 학교는 프로그래시브학교보다 더 작은학교 교사라고 말하자 교장이 호기심을 보인다.
“4년 전 6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75명 학생이 다니는 중등학교다. 성적과 결과 중심인 학교 교육의 실패와 교육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만들어졌다. 교장이 두 사람인데 교육 행정과 학생들의 행복 두 분야로 중점해서 맡는 분야가 다르다. 학생들의 건강과 행복이 중요하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학교 원칙은 작은 학교가 잘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대 학급마다 적절한 수업이 가능한 12명이 정원이다. 징벌제를 폐지하고 책무성을 강화하고 학생들이 구조를 물을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은 흥미와 함께 사랑받고 받아들여지는 느낌, 존경받고 보호받는 느낌을 원한다. 책무성을 갖도록 한다. 교사 학생 모두가 서로 잘못을 지적할 수 있다. 징벌제도를 폐지는 학생들의 공포심을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전통적 교육방식과 다르다. 배움에 두려움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제안하겠다. 걸어보며 학교 분위기를 살펴봐 달라. 어떤 피드백도 환영한다.”
교장의 설명을 듣고 교실을 둘러보는데 작은 학교답게 건물이 한 동이다. 우리 학교와 닮았다. 물론 크기는 우리보다 크다. 학생들이 수업하고 있어 조심스럽게 둘러보는데 과학교실 두 곳에서는 물리와 화학 수업을 하고 있다. 음악 교실에서는 작곡을 하며 합주를 하고 있다. IT프로젝트 교실이 있고 미술교실과 영어 교실이 있다. 담당 선생 교실인 셈이다. 모둠마다 5-6명에서 10명까지 교실에서 수업하는 수가 다르다. 10개 교실이 있고 교사가 모두 10명이다.
“프로그래시브 스쿨의 뜻이 무엇인가?”
“프로그래시브 스쿨은 발전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역사 경험으로 위험을 감수하며 환경에 도전하는 새로운 실험을 뜻한다. 최신연구를 참조하고 경험 사례를 살피지만 실패하는 과정을 거치며 안전한 도전을 꾀한다.”
"교사 구성은 어떻게 하는가?“
“교사 스카웃은 성품, 친절, 잘 가르치는 교사를 뽑는다. 교사양성 자격증이 있는 교사를 초빙한다. 학교가 커지면서 다시 묻고 있다. 우리는 행복한가? 수업 구성 계획에 집중하도록, 교육에 집중하도록 교사의 행정 일을 줄이고 있다.”
“졸업생의 진로는 어떠한가?”
“고등학교에 진학해 대학을 진학하거나 취업을 하기도 한다. 행복하고 성공한 사람이라는 것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삶을 말한다. 공립학교에서 전학 온 학생이 있었다. 공립학교에서 덩치가 크고 따돌림을 받은 학생이었는데 여기에 와서 정원 가꾸기를 원했다. 한 달 만에 적응을 했다. 졸업 후 대학에서 부지런한 학생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졸업 후 농원예 일을 하고 있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교사와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고 있다.”
“학교와 지역의 관계는 어떠한가?”
“마을과 상호작용을 고민한다. 학교가 교육공동체 중심지가 되고 싶다. 학교에서 여는 강연에 지역주민을 초대해 내일을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도 한다. 교사와 부모, 지역주민이 함께 작은 건물을 짓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용도는 요가와 태극권같은 마을 사람들이 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다.”
“학교 입간판에 중등교육자격시험 A획득 안내문이 붙어있던데 어떤 효과 때문에 붙인 건가?”
“학교를 홍보하는 효과가 있다. 히피학교라는 부정의 시각을 걷어내고 인정받고 싶은 것도 있다. 학업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강조하는 것도 있다. 정교한 시험이 있다. 평가라고 알리지 않고 학생들이 모르게 이루어진다. 수준을 확인 하는 것이다. 부모와 정기로 확인도 한다. 우리 학교는 빅토리아 시대 건물인데 본디 공립학교 기숙사를 사서 학교로 쓰고 있다.”
[협동조합형 공립학교 kevicc]
4시쯤 프로그래시브 학교 방문을 마치고 곧바로 가까운 곳에 있는 협동조합형 공립학교 kevicc으로 이동했다. 차와 새참을 주어 쉬다가 큰 실내 공연장에서 앨런 교장의 학교 소개를 들었다.
“우리 학교는 아주 큰 학교다. 11세에서 20세까지의 학생 1150명이 다닌다. 정부 돈을 받는 공립학교다. 1960년대 건물이다. 아주 큰 건물 크기다. 1966년 이전 시험으로 선발하는 제도 폐지 뒤 종합학교(Comprehension school)로 전환했다. 신체 장애,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도 모두 다니고 있고, 따로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는다. 학교 원칙으로 소속감, 실수를 거치며 배우도록 격려, 전인교육, 책임 공유를 두고 있다. 대학 1학년 수준까지 20세가 다닌다. 16세는 GCSE 시험을 대비한다. 컬리지와 스쿨의 차이를 그리 두지 않는다. 보통 11세-18세인데 여기는 40명 정도 학생이 18세 이후 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 영국 대학 1학년 과정에 해당되는 기초과정이다. 마을 자원봉사자와 같이 공연을 준비해서 극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요즘 영국 정부 정책 지원이 후퇴하고 있다. 20-30년간 중앙집권적 교육방식으로 교사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이다. 스칸디나비아 교육과 다르다. PISA를 보니 상위권 나라 교육체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역과 협력이 중요하다. 학교 선택기준에 지역에서 하는 홍보가 영향을 준다. 여기는 학부모가 학교를 선택하도록 하는 지난 20년간 정부 정책이다. 이곳 15키로 반경 안에 학생 선발하는 학교, 선발하지 않는 학교, 큰학교 1개, 14-18세가 다니는 4개의 작은 특성화 학교가 있다. 학부모에게 학교 선택권을 주어 일선 학교에서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우리 학교는 10키로 안에 사는 학생들이 주로 온다. 학교와 지역이 협력하는 프로젝트 사례가 있다. 재건프로젝트로 지역 재건 사업에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디로 한다. 지역공원 만들기 프로젝트로 디자인 작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쓰리디 프린트 디자인기술작업장에서는 2주 1회 일반 주민에게 공개해 관심 기술을 배울 수 있게 한다. 이사회에서 교장을 임명하고 학교 학력 평가 결과에 책임을 지는 일이 어려운 일이다. 교육청 감사와 평가 결과가 나쁘면 다른 학제로 전환하라는 압력을 받는다.”
이사회 이사인 캐론이 설명을 덧붙였다.
“학생들을 보면 열정이 있고, 환경에 관심이 많고 역동적이다. 아이들이 긍정의 태도를 지니도록 하는 게 학교의 역할이다. 이것이 공동체에 기여하는 것이다. 어려운 시대에 어린 학생들이 어떻게 긍정의 리더쉽을 갖게 할 것인가가 고민이다.”
시간이 부족해 협동조합학교로 협동조합식 운영에 대한 것을 물어보지 못해 아쉬웠다.
[맥주 공장]
곧이어 걸어서 토트네스 맥주공장으로 이동했다. 지역 리이코노미 프로젝트 하나로 지역에 맥주공장을 세운 곳으로, 주말마다 2리터씩 350여 조합원이 맥주를 받는단다. 지역에서 재료를 쓰기도 하지만 러시아 산도 저장되어 있단다. 이층짜리 창고에 큰 맥주 설비가 보이고 한 쪽에 작은 계산대가 있고 맥주 맛을 보여주기도 했다. 저녁 때까지 맥주를 사먹거나 자유시간이라 그 옆에 있는 와인 가게에 들어가 맛을 보고 토트네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에 먹을 와인 두 병을 샀다.
[우정과 환대]
저녁 6시 토트네스 주민들과 포틀락파티다. 수많은 방문객이 있는 토트네스지만 처음으로 시도하는 파티자리란다. 같이 간 산마을고와 성미산 학생 셋이 <바위처럼>에 맞춰 춤을 추고 케이팝 노래를 선물했다. 답가로 마크가 노래를 불러줬다. 함께 준비해간 제기차기와 공기놀이를 같이 했다. 모둠마다 두 세분 마을 주민이 앉았다. 우리 모둠에는 귀리 사업을 하는 홀리와 주말마다 자연에서 일과 놀이로 아이들 삶을 가꾸는 <나쁜아빠들>이란 단체에서 일하는 이안이 왔다. 토트네스 주민들을 초대해 함께 한 자리, 누군가를 만나는 건 즐거운 일이다. 통역없이 상대방 눈과 입을 자세히 보며 하고 싶은 말을 찾아 이야기를 나눈다. 외국어가 주는 즐거움이다. 키친테이블 씨마가 준비한 음식과 주민들이 들고 온 음식으로 만찬이 차려졌다. 자기 소개를 하고 같이 밥을 먹는데 송순옥 선생이 들고 온 매실장아찌와 돼지감자 장아찌에 관심을 보인다.
헤어질 때 선물로 준비한 내가 깎은 숟가락 젓가락을 홀리에게 주고, 항아리초는 이안에게 주고, 작은 자개거울은 할에게 건넸다. 기쁘게 받아주니 좋고 직접 깎은 것에 놀라워한다. 다함께 껴안아주며 만남과 환대에 고마워했다.
하루 긴 일정을 마치고도 우리는 토트네스 마지막 밤을 와인과 즐거운 수다로 닫는다. 다들 피곤해서 일찍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