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대풍운(大風雲)
풍운(風雲).
그것은 실로 가공할 폭풍의 시작을 알리는 풍운이었다.
안개로 휘감긴 마고성 일대에 돌연 전운이 감돌았다.
사방에서 검광(劍光)이 난무하는 가운데 수많은 무림인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었다.
무려 팔천(八千), 이들은 하나같이 혈안(血眼)이 되어 마고성 주위를 돌아다니고 있다.
"감히 그분을 납치해 간 자가 있다니!"
"우리들의 영원한 우상이신 그분을 납치해 간 자의 흔적이 저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분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들어가자. 저곳이 지옥이라 하더라도!"
"우우… 우우…!"
팔천여 무사들은 하나같이 흥분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두머리를 잃은 것이 아니라, 신을 잃은 것이다.
천월방은 이들의 종교와 다름이 없었다.
천월방의 흔적은 마고성 쪽으로 이어지고 있고,
안개의 바다에서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다.
꾸역꾸역 몰려가는 의혈한(義血漢)들은 구대화(九大花)가 이끄는 백도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이 마고성 쪽으로 들이닥쳐 갈 때.
"이제 남은 것은… 하나의 수단뿐이다!"
묘묘는 거탑(巨塔) 같은 장한들이 떠멘 구인교(九人轎)를 타고 언덕에 올라
사악한 눈빛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 주위,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마성이 짙은 인물들이 대거 따르고 있다.
그 수는 풍운십천회 무사들의 수를 능가하고 있었다.
"풍운십천회의 애송이들이 천월방을 잃고 흥분한 이상,
그들을 이용해 백도를 치는 계략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묘묘의 입술은 아주 희었다. 하룻밤의 번뇌가 그녀를 초조하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하오문의 무리들마저 끼여들었다
. 빠드득! 고이얀 것들! 모조리 죽여 버리고 말리라!"
그녀의 눈에서는 섬칫한 마광이 쏟아져 나왔다.
'중토에 미리 나온 삼혼(三魂) 가운데 가장 성공한 쪽은 나였다.
이제까지는! 나는 소종사의 첩실 자리를 따 놓은 셈이었는데
, 이번 일로 인해 모든 것이 무산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것은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를 내는 것뿐이다.'
묘묘는 비장한 각오를 하고 있었다.
"피(血)로… 씻자. 대혈마성의 일급호법(一級護法) 귀래혼의 순간적 실수를!"
아아, 대혈마성!
그녀는 바로 대혈마성의 인물이었단 말인가?
"호호… 어쩌면 위기가 아니라, 기회이다.
위기란 바로 기회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
이 기회를 이용한다면… 일약 나의 위치를 드높일 수 있다!"
묘묘는 입술을 잘강잘강 씹었다.
그녀는 과거 혈합요희(血蛤妖姬)라고 불린 바 있다.
겉보기는 젊어 보여도, 그녀의 나이는 사십에 달했다.
요희마교(妖姬魔敎)의 교주였다가 대혈마성에 투신한 인물.
그녀의 미염술(美艶術)에 현혹되어 기혈을 빼앗기고 죽은 무객의 수는
무려 이백이 넘는다.
그녀는 뇌왕천의 당주를 미인계로 홀리려다 정체가 발각되어 쫓기는 신세가 되었으며,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대혈마성의 일원이 되었다.
뇌왕천의 적이 된 자는 중원에서 무인으로 살아갈 수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것이 무림의 법이었다.
그런 그녀가 귀래혼으로 화신하여 중원무림에 다시 들어온 것은,
뇌왕천의 힘이 약해졌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묘묘는 사악한 눈빛을 흘리며 일대를 둘러봤다.
"일단 묘화원 일대를 산 다음, 목책을 친 자들을 죽여 버리고…
그러는 가운데 천월방으로 인해 이성을 잃고 마고성 쪽으로 몰려간 자들을
모조리 화탄(火彈)으로 태워 죽이자.
그 다음, 풍운십천회 행세를 하며 소림사(少林寺) 사람을 보내어
그곳에서 마마혼(魔魔魂)이 하는 일을 돕자.
호호… 소종사는 분명 나를 지혜 있는 여인으로 높이 평가할 것이다!
그분은 아마 뇌왕천 근처에서 내가 이룩한 위대한 승리에 대한 소식을 듣고
내게 친히 축하주를 따라 주실 생각을 하실 것이다!"
묘묘는 까르르 웃다가 손을 쳐들었다.
손이 떠오르며 화탄 하나가 떠올랐고, 화탄은 높이 날아오른 후 폭발을 했다.
콰아아앙-!
폭음과 더불어 자색 염화가 허공에 수놓아질 때.
"카아아… 카아아…!"
"크크… 크크크…!"
땅 속에서, 묘화원의 꽃밭에서, 무성한 숲에서 수없이 많은 흑의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명만 받는다면 무슨 일이고 저지르는 악마의 무리들. 그들의 수는 무려 이만이 넘었다.
이들은 대혈마성에서 중원에 미리 안배해 둔
마검위영대(魔劍衛影隊)의 일급, 이급 무사들 가운데 일부였다.
마도인들은 화탄이 떠오르는 하늘 아래로 모여들었고,
묘묘는 입술을 질겅질겅 씹으며 중얼거렸다.
"이 일이 실패하면… 나의 구족이 몰살당한다. 절대로 실패해서는 안 된다. 절대로!"
묘묘의 말꼬리가 흐려진다.
죽여 버린 혈의귀유 생각이 나는 것일까?
기실 그는 그녀의 군사(軍師)이자 정부였었다
. 그를 분격한 나머지 죽이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보다 좋은 계략을 만들게 되었을지 모른다.
"우우우…!"
"카카… 카아…!"
"너무나 오랫동안 피에 굶주렸는데, 드디어… 뜨거운 피를 보게 되는군!"
쓰으으… 쓰으으…!
무수히 나타나 하나의 진세를 이룩하는 자들,
이들은 중원에는 처음으로 나타나는 대혈마성의 무사들이었다.
악마의 무리들이 대형을 구축할 때, 다른 곳에서도 부산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절대… 진세를 벗어나지 마시오! 진세가 유지되는 한, 우리는 안전하오!"
천소기(天少奇).
그는 뇌옥린을 대신해 사검마가 사람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지금 그는 일천 명의 하오문 무사들을 이용해 하나의 검진을 펼치는 중이었다.
대주천항마무적진(大周天降魔無敵陣).
뇌옥린이 그에게 하오문을 맡기면서 일러준 천고의 검진으로,
소수로 다수를 막는 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검진은 곧 완성되었다. 그러나 하오문 사람들은 무수한 고수들이 능선 위로 모여들자,
겁을 더럭 집어먹었다.
'고약한 녀석! 이렇게 힘든 일을 시키려고 나를 무림에 끌어들인 것이냐?'
천소기의 눈에서 살망이 피어 오른다.
그는 마도인들이 다가서는 것을 보고 있었다.
'이제는 안다. 옥린, 그 녀석이… 그 순진한 녀석이 가장 잔혹한 무사가 되어 나타난 이유를!'
천소기는 검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나타나지 말았어야 했다. 적어도 내 앞으로는…!"
천소기의 흰 이빨로 달빛이 떨어져 내린다.
우웅웅…!
검은 살기에 울고, 달빛은 핏빛 달무리에 젖고 있다.
거대한 기문진 안에서 일어지는 폭풍,
잠잠하던 강호상에 마침내 피의 서막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나, 이것은 지금 동시에 벌어지는 두 가지 일에 비한다면
오히려 중대성이 없다 할 수 있었다.
가장 공포스럽고 가장 신비스러운 두 가지 사건.
장차 전 무림의 판도를 바꾸어 버릴 두 가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같은 날, 같은 시각.
쏴아아… 쏴아아…!
목놓아 우는 파도 소리가 애달픈 밤의 해안.
해무(海霧)가 자욱이 깔리어 있고,
바람이 강하게 불 때마다 격랑이 해일처럼 일어나곤 했다.
파도의 춤추는 모습은 흰 용이 펄펄 날아오르는 모습과 같다.
바다 저 너머에서 한 무더기의 검은 바람이 다가서고 있었다.
소리도 없이 바다 위를 가르는 수백 척의 쾌속선들,
가죽과 나무만으로 만들어진 작은 배인 데에도 신기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바다를 갈랐다.
백아홉 척의 검은 배 위에는 모습이 특이한 일백구(一百九) 인(人)이 있었다.
서서 두 발로 배를 조종하고 있는 일백구 인.
이들 중 일백팔 인은 하나같이 흑색 내리닫이 옷을 걸치고 있었다.
칙칙한 죽음의 내음을 뿜어 내는 자들, 이들의 머리 위에는 큼지막한 방립이 놓여 있다.
얼굴은 방립으로 인해 다 가리워졌고, 보이는 것은 방립 사이의 죽은 눈빛뿐이었다.
감정이 완전히 절제된 사안(死眼)을 가진 자들,
이들은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를 검은색으로 뒤덮고 있었다.
허리에 차고 있는 장도(長刀)의 빛도 검다.
이들 일백팔 인은 한 척의 배를 포위한 채 해안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서서 바람을 가슴에 안고 있는 작은 그림자.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가 모조리 흰빛이다.
머리 위에는 백색 방립(方笠)을 썼고,
언뜻 보이는 아래턱의 빛깔은 백지보다도 더 창백한 흰색이다.
그리고 희디흰 목덜미는 하현월의 빛에 백옥(白玉)처럼 하얗게 반짝거렸다.
두 손을 팔짱 끼어 가슴에 대고 있는 자.
"저기가… 중토(中土)다. 나의 혼이 머물러야 할 곳이다!"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다.
방립 아래로 보이는 두 눈에서 오직 죽음의 느낌만이 전해질 뿐이다.
한데 죽음의 느낌을 주는 눈과는 달리 흰 옷에 휘감겨 있는 몸뚱이는 터질 듯이 탄력적이었다.
"내가 돌아왔다. 십(十) 년(年) 만에…"
옷을 찢고 튀어나올 듯한 앞가슴의 능선, 크고 펑퍼짐하게 부풀어오른 둔부,
잘룩한 개미 허리 아래의 풍만하게 이어지는 육체의 굴곡…
흰 그림자는 완전한 남복(男服)을 하고 있으나, 여인이었다.
밤바람과 더불어 중토로 다가서는 여인
, 그녀는 웃음도 울음도 마비되어 버린 석녀(石女)와 같았다.
쏴아아… 쏴아아…!
파도가 유난히도 세다. 달빛은 검은 구름에 휘어감기었고,
도합 일백아홉 척의 배는 광대한 대륙의 언저리를 향해
섬전처럼 빠른 속도로 나아가기를 계속했다.
"잔화류(殘花流)를 막을 자가 없을 중원천하로 왔다는 것은…
하나의 무사로서 쓸쓸한 일이다!"
감정이 없는 목소리가 낮게 흐른다.
아아, 잔화영(殘花影)!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죽음의 바람, 그녀가 중원으로 조용히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잔화영은 소녀시절 바다를 건넜으며,
가혹스러운 연무를 거치는 가운데 완전한 대살수(大煞手)로 자라날 수 있었다.
동영 최후의 인술(忍術)을 터득한 잔화영,
그녀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잔혹스러운 이율배반적인 여인이었다.
감정이 없는 두 눈에, 죽음의 아름다움을 가진 손바닥이 비추이고
, 그 위에 놓인 한 장의 쪽지가 보이고 있다.
<잔화대좌(殘花大座)!
너의 서열은 대혈마성 제삼위(第三位)이다.
너는 대혈마성의 반대자들을 암살(暗殺)하는 일을 해야 하고,
반역자는 누구이건 가리지 않고 죽일 수 있는 특권을 지니게 된다.
네게 첫 번째 살인 명령을 내린다.
죽어야 할 자의 이름은 옥린(玉鱗).
구만(九萬) 리(里)를 다 돌아다니더라도 그를 찾아 내어 죽여라!
마검향(魔劍香).>
비합전서구로 전해진 쪽지이다.
쪽지의 뒷면에는 한 소년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년, 그의 상반신이 꽤나 정교한 필체로 묘사되어 있었다.
"이자가… 그리도 위대한 자란 말인가?"
잔화영은 뇌옥린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죽이기에는 너무 아름답군. 그러나… 죽어야 한다!"
잔화영은 눈에서 사기(死氣)를 뿌렸다.
죽어 버린 두 눈, 살아 있던 시절에는 어떠한 눈이었을까?
쏴아아… 쏴아아…!
하여간 그녀를 태운 배는 대륙에 닿고 있었다. 그녀를 따르는 백팔 무사도 함께.
달빛이 사라질 때.
뇌옥린은 이상한 힘을 느끼며 마고성 깊이 들어가고 있었다.
그는 절대겁(絶代劫)의 진학(陣學)을 터득했다.
그렇지 못했다면 마고성 깊숙이 들어서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진세는 진무웅(陳武雄)도 뚫지 못한다.
아아, 절대겁의 진세로만 파해할 진도가 있다니…
대체 누가 이러한 진세를 이룩했단 말인가?"
뇌옥린은 좌우로 보수를 세어 가며 걸었고, 가끔 가다가는 몸을 빙글빙글 돌리면서 걸어갔다.
가끔 백골 무더기가 눈에 띄었고, 녹이 슨 병장기도 눈에 띄었다. 모든 것이 죽어 버린 땅이다.
무적대성(無敵大城)!
이곳은 마고성이라 불리기 이전, 그렇게 불리었었다.
뇌옥린은 겹겹이 펼쳐진 진세를 뚫고 계속 걸어 들어갔다.
변환마라살진(變幻魔羅殺陣),
무궁천벽대진(無窮天劈大陣),
함광일절대진(涵光一絶大陣).
세 가지 진세는 대반야복마진(大般若伏魔陣)의 부속 진세로 구축이 되어 있었다.
대반야복마진만 하더라도 절대적인 진세인데
, 그 뒤쪽에는 또 다른 절진이 부설되어 있었다.
"소림의 항마무상대진(降魔無相大陣)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 부동탕마진도(不動蕩魔陣圖)가 숨기어져 있다.
그러하기에 사람들은 알아보지 못하고, 여기 오면 되돌아 나아가지 못하게 된 것이다!"
뇌옥린은 특이한 안력으로 진세를 뚫어 보고 있었다.
십 인의 절대자가 길러 낸 천 년의 절대고수 뇌옥린.
그는 한 시진에 걸쳐 일곱 개의 기관(機關)을 파괴했고,
다섯 개의 기문대진을 가로질렀다.
최후의 기문대진 앞.
다시 말해, 성문 바로 앞에 펼쳐진 진세 안에는 훼손이 되지 않은
십(十) 인(人)의 시신이 널려 있었다.
이들은 성문 바로 앞까지 왔다가 진기가 탈진해 죽은 듯했다.
세 갑자가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시신이 훼손되지 않은 이유는,
살아 있을 당시 적어도 사 갑자의 내공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 우리들은 아니었습니까?
- 아아, 이곳은 인연자를 만날 수 없으리라!
이곳은 마성을 가진 자는 무조건 배척하며,
마성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팔 갑자 이하의 내공이라면 들어서지 못하게 하고 있다!
- 우리 십 인이 여기서 죽으면 백도는 힘이 약해지리라!
금릉회의(金陵會議)는 독단이었고, 실패였다.
우리 십성천(十聖天)은 전설을 격파하기 위해 여기 오지 않아야 했다!
열 사람은 각기 다른 의복을 걸치고 있었다.
승려도 있고, 도사도 있고, 거지도 있다. 유생 차림의 노인도 보였다.
이들은 바로 풍운십성천(風雲十聖天)이라고 불리는 백도계의 위대한 거성(巨星)들이었다.
소림사(少林寺) 혜지선사(慧智禪師),
소림(少林) 십오대(十五代) 방장(方丈)이다.
그는 역근경을 완전히 터득했고, 칠십이 종 절기 가운데 마흔다섯 가지를 완벽히 익혔다.
그는 산사(山寺)에만 머물며 속세의 일에는 모른 체하는 소림사의 율법을 거부하며,
강호에서 마도를 격파한 바 있는 철혈승(鐵血僧)이었다.
그는 십성천의 우두머리이고,
그의 무릎 앞에는 소림사가 오래 전에 잃어버렸다고 알려진
녹옥불장(綠玉佛杖)의 정부(正符)와 더불어 세 권의 양피지 비급이 놓여 있었다.
<달마참불기(達磨參佛記)>
<진본무상미타진경(眞本無相彌陀眞經)>
<소림밀살류(少林密殺流)>
세 권의 진경 가운데 가장 특이한 것은, 소림밀살류의 진경이었다.
그 안에는 승가에서는 금지되어 있는 살인 수법이 기록이 되어 있다.
책의 뒷장에는 뇌옥린의 눈길을 끄는 글이 적혀 있었다.
<이것을 갖는 자, 바로 노납 혜지(慧智)의 의발전인(衣鉢傳人)이다.
그대가 비록 속세인(俗世人)이라 하더라도 이제 소림의 친구이다.
소림에 가서 녹옥불장을 돌려 주기 바란다.
소림에 위기가 있다면 그대의 힘을 빌려 주기 바란다! 부디…!>
혜지선사는 전설에 거역하며 무적대성에 들어선 것을 후회하며 죽었다.
어디 그뿐이랴?
십절죽부(十節竹符)와 만상진경(萬像眞經)을 남긴 개방(蓋幇)의 복마신개(伏魔神蓋).
태청옥결(太淸玉訣)과 상청보록(上淸寶錄), 어검비기록(御劍秘技錄),
삼매무극검보(三昧無極劍譜)를 남긴 무당파(武當派)의 옥정도장(玉鼎道長).
아미산(峨嵋山)의 금정대선사(金頂大禪師)도, 곤륜(崑崙)의 일송노선생(一松老先生)…
과거 한때 백도를 풍미했던 십 인의 고수들은 살아 있는 듯한 모습으로 죽어 있었다.
그들은 백도계에서는 매우 과격했던 인물들이고,
풍운십천회는 바로 그들의 추종자들이 이룩한 비밀 결사였다.
그들은 백도의 중흥을 위해 하나로 뭉쳤으나, 강호 대세를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시기는 뇌왕천이 강성하게 일어났던 시기이고,
중원의 마도가 대혈마성으로 모여드는 혼돈의 시기였다.
백도는 이들 양대세력에 의해 연전연패당해야 했으며,
결국은 종이 호랑이로 전락하고야 말았다.
풍운십성천은 백도를 구할 것은 무적대군주의 신화밖에 없다 여겼으며,
위험을 무릅쓰고 무적대성 안으로 들어서야 했다.
결국 그들은 실패했으며, 백도는 와해되고 말았다.
"이들의 유업이 내게 이어지다니…!"
뇌옥린은 자신에게 지어진 또 하나의 운명을 느끼며 성문을 바라봤다.
완전한 철옹성.
그 누구에게도 열리기를 허락하지 않은 금단의 성문은 한철로 되어 있고
자물쇠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드는 자, 바로 무적대군주(無敵大軍主)이리라!>
그러한 주언이 성문에 음각이 되어 있었다.
문에 무수한 비밀이 있다.
그리고 그 문을 열기 위해 왔다가 죽은 사람은 수천 명에 달한다.
어쩌면 무적대성의 무적문(無敵門)은 백도인들의 탐욕과 욕망을 비웃으며
그렇게 오랜 세월을 버텨 왔을지 모른다.
뇌옥린은 문과 그 주위의 기관을 한참 동안 보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그의 입가에는 예의 신비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길은 하나다. 아무리 봐도 길은 그냥 여는 것뿐이다."
뇌옥린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열려 했던 저 문을 여는 데에는 비결이 따로 있지 않다.
단 하나의 길은 깨어 버리는 것이다. 힘으로!'
무적의 문, 그 문의 안배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가장 강한 자만이 그 문을 열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풀리지 않았던 비밀이었다.
옥수(玉手)에는 천천히 무정(無情)이 쥐어진다. 불끈 거머쥐는 것이 아니라,
조용하고 차분하게…
뇌옥린은 기(技)의 검도, 술(術)의 검도 아닌 예(藝)의 검과 심(心)의 검을 쓰고 있었다.
"너를… 열리라."
그는 중얼거리며 검을 천천히 쳐들었다.
옥수(玉手), 무정(無情).
둘은 하나가 되고, 뇌옥린의 몸은 돌연 일어나는 흰 빛줄기 가운데로 사라져 들어갔다.
치리리릿-!
길이를 모를 정도로 길게 일어나는 백색장홍(白色長虹).
하나의 흰빛이 일어날 뿐 보이는 것은 없었다.
뇌옥린의 몸뚱이는 검기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리고 한순간.
쩌어어억-!
보라! 무적문이 수직으로 끊어지기 시작하지 않는가?
만년한철(萬年寒鐵)의 두께가 무려 삼(三) 장(丈), 화탄을 아무리 쓴다 하더라도
문은 부술 수 없다.
가장 날카로운 것은 가장 얇은 것이며, 그것은 형체가 있는 병기의 날(刃)이 아니라…
병기의 날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극예(極銳)의 강기(剛氣)이다.
거대한 문은 반으로 끊어져 내리는 가운데 좌우로 갈라졌다.
천지가 개벽하듯 굉음이 일어나며 무적대성이 뒤흔들렸다.
그리고 뇌옥린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표표히 떨어져 내렸다.
"해… 냈다. 겨우!"
그는 몸 안의 모든 진기를 일수유(一須萸)의 순간에 쏟아 냈다.
그는 가히 만인의 힘을 일순간에 발휘해 낸 것이다.
뽀얗게 피어 오르는 모래 바람 사이로 문 뒤의 길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삼백여 년 동안 아무도 들어가지 못했던 신비의 길,
그 길은 하나의 철실(鐵室)로 통하고 있었다.
완전히 봉해진 창문이 없는 철실이다.
그 문 앞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인 제단이 있고,
그 앞에는 살아 있는 듯한 모습으로 원적에 든 노승 하나가 정좌한 채 머물러 있었다.
입가에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는 노승.
그는 결가부좌를 틀고 있으며, 눈을 반개하고 있다.
피부에는 온기가 있어 마치 살아 있는 사람과 같다.
그의 무릎 위, 한 권의 소책자(小冊子)가 있고 밀지 한 장이 뒹굴고 있었다.
뇌옥린은 절로 일어나는 경건한 마음에 장읍을 취한 다음,
다가서서는 먼지로 뒤덮여 있는 소책자와 밀지를 펴 봤다.
<무적천불경(無敵天佛經)>
소책자 안에는 내공심법(內功心法)이 기록이 되어 있었다.
그것은 운검(運劍)에도, 발장(發掌)에도 도움이 되지 못하는
오매하고 심오난측한 심결(心訣)에 불과했다.
일컬어 지혜심결(智慧心訣).
그것은 사자천불이 이곳에서 터득한 비결이었다.
그는 바로 무적성승의 직전전인(直傳傳人)인 바, 백도 사상 가장 강한 무예를 지녔던 사람이다.
탕마승 사자천불.
그는 협행(俠行)을 즐겼으며, 계도에 피를 묻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던 사람이다.
그는 소림 밀살류의 조종으로 일생을 척마멸사로 보낸 사람이다.
그가 남긴 밀지에는 가공스럽고 신비스러운 사연이 적혀 있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사연이 절대지문의 천년검업(千年劍業)과 지극히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천기(天機)란 눈이 제대로 박힌 사람에게는 똑같이 보였던 것일까?
백도계의 거봉(巨峯)이었던 사자천불이 남긴 밀지에도 천기에 대한 것이 기록되어 있었다.
<노납은 금릉의 유찰에서 우연히 무적성승의 진전을 얻게 되었다.
탕마의 길에 들어섬을 운명이라 여기며 천하를 주유하게 되었다.
삼십여 성상 동안 마도세력을 베어 냈으나, 그 뿌리는 잘라 내지 못했다.
오호 통재라! 마도의 힘을 높아만 가는데, 백도의 힘은 쇠잔해만 가니…
노납은 무당 태청진인(太靑眞人)과 일다(一茶)를 즐기다가
가혹스럽고 공포스러운 천기를 보게 되었다.
그것은 천하(天下) 대종말(大終末)과 악마계(惡魔界)의 부활을 알리는 저주(咀呪)의 천기였다.
한데, 불행히도 그것은 너무나도 오랜 후에 일어나도록 안배되었다.
노납은 무당 태청진인과 더불어 번뇌(煩惱)하기 시작하고,
백도 최고의 저력을 그날까지 남기는 비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 중략(中略)…
노반(魯盤)이라는 명공(名工)이 여기 성을 지어 백도에 헌(獻)하였고,
수천 고수가 자신들의 목숨을 기꺼히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나 지금 필요한 것은 훗날을 위한 안배이지,
수천 고수의 충절이 아니기에 모두 돌려 보내고…
백도에서 가장 강한 이백십육(二百十六) 인(人)만 남겼다.
일컬어 무적천군(無敵天軍).
이들은 하나하나 가공스러운 무공을 지니고 있으며,
억조창생을 위해 몸을 불사르겠다는 의혼(義魂)을 갖고 있었다.
노납과 태청은 그들과 더불어 무예를 연마해
훗날 천기가 마도를 이롭게 할 때를 대비하는 무공을 남기려 했으나,
그것은 너무나도 소극적인 방법이고 실패하기 쉬운 방법이었다.
결국 노납은 천도(天道)를 어기는 일을 결정했다.
이 일로 인해 노납의 영혼이 사바세계를 떠나지 못하고
영원한 저주의 바다를 떠돌게 되더라도 노납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 중략(中略)…
여기 무적천군 전원(全員)이 잠들어 있다.>
실로 가공스러운 일이었다.
사람들이 잠들어 있다니?
<만에 하나, 노납의 시신이 부패했다면 이 일은 실패이다.
노납은 그들이 복용한 것과 동일한 단약(丹藥)인 불멸태극단(不滅太極丹)을 복용했으니까!
그리고 노납의 시신이 완전하게 보존이 되어 있다면,
그들 이백십육 고수는 완전하게 보존되어 있을 것이다.
하나, 강시(疆屍)가 되어 살아날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하다.
노납의 피부가 따뜻하다면, 그 가능성은 커진다.
노납은 그들과 같은 영세면혼대법(永世眠魂大法)에 따라 잠들 테니까.>
실로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철실 안에 이백십육 인이 잠들어 있고, 그들이 다시 깨어날 가능성이 있다니?
<하나 그들을 온전히 깨운다 하더라도, 그들은 백(百) 일(日) 이상을 살지 못한다.
그들은 백 일이 지나면 모래도 허물어져 버린다.
그들은 무적천병(無敵天兵)을 품고 있다.
그 기운이 그들을 보호하는 한 그들의 맥(脈)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고,
심장의 온기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간을 정지시킨 죄로 지옥에 가더라도… 노납은 이 일을 해야만 했다.
그대에게 모든 것을 맡긴다.
그리고 그대를 백(百) 일(日)의 무적대군주(無敵大軍主)로 봉한다.>
사자천불은 살신성인을 한 전대의 위인이었다.
그는 당세의 영광보다는 후대 인물들의 행복을 바라고
이곳에서 이렇듯 고독하게 최후를 마친 것이다.
뇌옥린은 뜨거운 피가 끓어오름을 느꼈다.
허무의 길에서 장인의 길로, 그리고 패도의 소종사로…
이제는 신비의 낭인이 되어 무림에 뛰어든 약관의 풍운아!
그에게는 이미 혈검금군단(血劍禁軍團)과 사검마가(邪劍魔家)가 있다.
그러나 그들은 강호계에는 낯이 선 인물들이고,
대혈마성을 상대로 하여 싸우기에는 수적으로 부족하다.
게다가 뇌옥린에게는 절정고수들이 별로 없다.
그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고수는 천소기 한 사람에 불과하다.
"아아, 그들이 깨어난다면…
나는 비록 백 일이나마 가장 억세고 강한 날개를 달고 무림의 하늘을 날게 되리라."
뇌옥린은 천천히 철실 쪽으로 다가갔다.
그는 걸어가며 지혜심결을 읽었다.
그것은 바로 잠들어 있는 강시들을 깨우는 비법이다.
녹슨 자물쇠는 건드리는 찰나, 모래로 부서졌다.
문을 가볍게 밀자, 안쪽으로 소리 없이 열렸다.
드넓은 대전.
이백십육 개의 관(棺)이 있고, 관 안에 잠든 사람들의 얼굴이 보인다.
방안에는 먼지가 없는데 이유는,
집진주라는 먼지를 제거하는 보석이 안배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나의 빛.
아름답고 공포스러운 빛을 뿜어 내는 보홀(寶笏) 하나가 대전 바닥에 박혀 신광을 뿌리고 있었다.
"저것이다. 저것이 바로 모든 마병(魔兵)을 부순다는 전설상의 보물…
신병제일좌(神兵第一座) 파천보홀(破天寶笏)이다!"
뇌옥린은 가공할 기운이 다가섬을 느꼈다.
대전에는 짙은 약향(藥香)이 감돌고 있고,
뇌옥린의 신비한 청각에는 아주 길고 나직한 호흡 소리가 들렸다.
보통 사람이 천 번 호흡할 때 단 한 번만 호흡하는 사람들.
그들은 백 년을 단 십(十) 년(年)으로 줄여 버리는 영면대법(永眠大法)으로
혼을 잠재운 백도의 기인들이었다.
일백팔불(一百八佛),
삼십육천강(三十六天剛),
칠십이지살(七十二地煞).
도합 이백십육 인.
이들은 희망이 거의 없는 최후의 안배를 위해 자신들의 목숨을 바친 사람들이었다.
"저분들의 희생을 빛내게 하기 위해서라도, 위대한 신화의 일백 일이 시작되기를…"
뇌옥린은 중얼거리며 두 손으로 파천보홀을 거머쥐었다.
그는 입 속으로 지혜심결을 외웠고, 아주 천천히 파천보홀을 빼어 들기 시작했다.
순간.
우르르르르릉-!
일대가 뒤흔들리는 가운데, 뇌옥린의 몸 주위로 일곱 줄기 빛이 뿜어지기 시작했다.
겹겹의 배광(背光)이 일어나며 뇌옥린의 몸은 찬연한 빛더미에 완전히 휘어감겼다.
쩌어어억- 쩌억-!
쇠로 된 바닥이 갈라지는 가운데 빛은 보다 강해졌다.
지혜의 빛이고, 진원지기(眞元之氣)의 빛이다.
그 빛은 일대를 완전한 하나로 이어 버리고 있었다.
콰아아- 콰- 콰아아-!
가공할 힘은 사방으로 끝없이 뿜어져 나갔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흐으으음…!"
"아아… 하아아…!"
"으으… 으으…!"
사방에서 호흡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느릿하게 터져 나오기 시작한 호흡 소리는 파천보홀의 빛이 강해질수록 가쁜 호흡으로 바뀌었다.
콰앙-!
어느 한순간, 나무로 된 관이 부수어지며 그림자 하나가 위로 솟구쳐 올랐다.
가히 번개처럼 날아오른 사람. 그는 너덜너덜 낡은 승포를 걸쳤고,
손에 결진보주(結眞寶珠) 하나와 다 녹아 버린 웅정신주(雄精神珠)를 들고 있었다.
그가 뇌옥린 주위에 내려서는 찰나, 또 다른 관 하나가 부서지며
이번에는 도복(道服)을 걸친 노도사 하나가 녹슨 검을 안은 채 날아들었다.
"하아아…!"
쿵- 쾅-!
벼락치는 소리가 잇따르며 뇌옥린 일대에는 인간의 산맥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우지끈- 쾅-!
관을 부수고 일어나는 사람들, 이들은 흐릿한 빛을 갖고 있고 피부색은 회색이었다.
메말라 버린 입술이고, 앙상히 마른 체격이다.
영은 오래 전 죽어 버린 사람들.
강시로 변한 사람들이 지혜심결과 파천보홀의 보기(寶氣) 가운데
일반인들처럼 호흡하며 몸을 일으킨 것이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이백십육 인이 질서정연히 내려서는 가운데
한 마디씩의 말을 토한다는 것이다.
관에 눕기 전, 기도에 모았던 숨결을 뱉으며 한 마디씩 말하는 가운데 언어가 만들어졌다.
"무(無)…!"
"적(敵)…!"
"대(大)…!"
"군(軍)…!"
"주(主)…!"
"에게…!"
"모든…!"
"것을…!"
혼백이 한 마디씩 말하는 목소리가 이어져서 말을 만들었다.
혼백이 뇌옥린과 하나로 이어진 사람들,
이들은 이제부터 일백 일 간 뇌옥린의 그림자가 될 것이다.
뇌옥린의 뜻에 따라 움직이고, 뇌옥린의 명에 따라 사지를 움직이며,
갈고 닦은 무공을 무서운 힘으로 발휘해 낼 것이다.
백도의 무적류(無敵流).
그들은 강하지만 편협하다.
그들은 피로써 피를 제압하려 한다. 그들은 악을 용서치 않는 혹독함을 지녔다.
또한 그들은 천년검업을 이행하는 뇌옥린이 격파해야 할 대상에 불과했다.
그러나 운명은 그로 하여금 무적성의 주인이 되게 한 것이다.
천월방, 그녀는 애가 달은 상태였다.
사방에서 괴성이 들리고, 먼 곳에 폭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이유는 하나, 뇌옥린이 간 곳에서 지극히 기이한 광채가 폭사되어 나왔기 때문이었다.
애(愛)란, 같은 양의 기쁨과 같은 양의 고통과 그리움을 주는 것인가?
천월방은 지금에야 자신이 뇌옥린을 자기 자신보다도 사랑하게 되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애끓는 초조함으로 기다리기 여섯 시진 정도.
"우우…!"
"흐으으… 흐으으…!"
안개의 바다에서부터 기이한 호흡 소리가 들려 오며,
한 무더기 괴영이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천월방 쪽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너덜너덜한 옷자락에 죽어 버린 눈빛들.
손에는 녹슨 병기와 썩어 버린 목어(木魚)를 들고 휘청거리면서도
가공할 빠르기로 다가서는 기이한 강시(疆屍)들.
천월방은 이백십육 인의 활강시들을 보고
입을 따악 벌리고 얼굴이 밀랍처럼 희게 변하고 말았다.
"흐으으음…!"
그녀가 귀신을 본 듯 자지러질 때, 푸른 그림자 하나가 강시들 사이에서 솟구쳐 나와
천월방 앞으로 다가서며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오랫동안 주무시다가 일어난 백도의 어르신네들이라오. 핫핫…
백 일 간 나의 그림자가 되어 주실 분들이오."
이미 천월방의 모든 것을 앗아 가 버린 일대의 풍운아.
그의 허리에는 기이한 병기가 걸려 있고
, 그의 입가에는 전보다도 신비한 미소가 드리워졌다.
"오… 오랫동안 주무시다니요?"
천월방이 더듬더듬 물을 때.
"약간 길다오. 삼백이니까!"
"삼백 일이오?"
"아니, 삼백 년이오!"
뇌옥린은 한 쪽 눈을 찡긋거리며 말했고,
그 순간 천월방은 너무나도 놀라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다.
"상공은… 너무나도 사람을 잘 놀라게 하시는군요? 삼백 년이라니요?"
그녀는 뇌옥린의 말을 믿지 않았다.
뇌옥린이 다섯 번에 걸쳐 설명을 한 후에야, 그녀는 뇌옥린 뒤에 있는 이백십육 인이
자신들의 선조라는 것을 진심으로 믿게 될 정도였다.
첫댓글 즐감입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감사,//
즐독! 늘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즐감요.
고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ㅈㄷ
잘봤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잘보고갑니다
재미있게 잘 보고 갑니다.방랑자
^*^
즐감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