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부터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 살만한 리머릭입니다
.
무려 10일 이상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답니다. ^^
저는 여기 오기 전에 한국에서 나름 열심히 일했었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의 시간은 일종의 긴 휴가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르바이트는 하지 말고 가진 돈이나 아껴 쓰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주체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시간과 비싼 물가, 치솟는 환율, 무엇보다 주변의 친구들이 모두들 일을 하기 시작하니까 저도 ‘아, 나도 일을 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동안 구직 활동을 시도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가 않더군요.(사실, 너무 소극적이었기도 했고, 아직까지는 배가 부른지 제 기준에 맞는 일자리를 찾고 있거든요.^^)
그러다가 제 룸메이트인 일본친구의 소개로 저희 집 근처에 사는 아이들의 베이비시터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빠는 아이리쉬구요, 엄마는 일본인인 가정인데요, 12살, 8살의 남자 아이와 2살의 여자 아이가 있는 집이죠.
베이비시터라는 것이 Au pair하고는 달리 부모님들이 둘 다 외출할 경우에만 잠깐씩 하는 일이어서 그다지 큰 돈이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번 할 때마다 용돈 정도는 벌게 되니까 나름 괜찮더라구요.
일을 맡기 전에 먼저 부모님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요, 베이비시터 경험은 없지만 제가 조카가 있어서 자주 돌봐줬다고 하니까 흡족해 하더군요. 게다가 오히려 적지 않은 제 나이를 더욱 맘에 들어하더군요.^^ 또, 그날 아이들을 처음 만났는데 아이들이 이상하게도(?) 저를 잘 따라서 무사히 합격했답니다.
지난 주에는 평일 저녁에 한 번, 토요일에 한 번해서 두 번 갔었는데요, 아이들이 3명이기는 하지만 위의 두 아이는 제 도움이 필요 없는 나이어서, 그냥 막내하고 같이 놀아주고 시간되면 어머니가 준비해둔 저녁 차려주고, 막내 잠자리 준비해주는 일 밖에 할 것이 없어서 그다지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막내가 자야 할 시간에 안 자겠다고 떼를 써서 좀 애를 먹기는 했지만, 그때 마침 부모님이 돌아와서 다행이었죠.
그리고 애들이 혼혈이다 보니까, 일본어와 영어 둘 다 잘하는데요, 큰애들은 저한테 영어로 얘기해주니까 문제가 없는데, 막내는 뭐가 영언지, 뭐가 일본언지 모르다 보니 섞어서 말하더군요. 그래서 가끔씩은 얘가 뭘 원하는지를 몰라 어리둥절할 때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위의 두 아이들이 통역을 해준답니다. 그래서 얼떨결에 일본어까지 배우고 있답니다.
또 남자애들은 맨유의 열광적인 팬이어서, 축구 얘기를 하다 보니 저하고도 빨리 친해졌는데요, 제가 잘 못 알아들어도 애들답지 않게 천천히 다시 얘기해주곤 해서 제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듯 하네요. 걔들이 먼저 저한테 영어도 가르쳐주고, 체스도 가르쳐주겠다고 하더군요.^^
애들이 일본인 엄마한테 교육을 받아서인지 정말 예의가 바르구요, 착한데다가, 생긴 것도 정말 잘생기고 예쁘답니다..^^ 그래서 저도 이 아이들과 보낸 시간이 너무 좋았답니다.
언제 다음 번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다음 기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 갑자기 카페 접속도 굉장히 잘되고, 사진 올리기도 가능해졌네요. 이게 뭔일인지...
밑의 사진은 제가 베이비시터하는 막내 줄리나의 사진입니다. 이쁘죠?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file/pds58/2_cafe_2008_03_01_21_51_47c9515be52d4)
첫댓글 어머 넘 이쁘다 저두 지금 베비시터자리 구하구싶은데 어디서구해야할지모르겠네요 아는사람통해서들 구하신다고하시던데 에공 막막해요 암튼 애들과 즐거운시간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