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운영의 활성화 방안
1.템플스테이 사찰별 특화 모델 구축
템플스테이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난 10년간의 템플스테이 평가에 대한 우수성이 검증된 것에 머물지 말고,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프로그램과는 다른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따라서 특화되거나 차별화되지 않은 유사 프로그램을 운영할 경우 재방문 참가자의 욕구가 감소되어 1회성으로 그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사찰별 특화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 특화 사찰의 나름의 독특한 브랜드체계화 구축은 미래 템플스테이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 각 지역 사찰이 가지는 역사, 지리, 자연환경, 사찰 음식 등 고유의 특성을 살려 이를 극대화하는 특화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백담사는 청소년의 꿈을, 산청 대원사는 동행을, 금산사는 콘서트를, 미황사는 수행과 비움을 통해 위로와 휴식을 중심으로 각 사찰이 가지고 있는 특화 요소를 살려 성공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 수행형, 체험형, 휴식형으로 이루어져 온 템플스테이를 건강, 지혜, 생명, 상처치유 영역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개방성'에 초점을 두고 시대적 상황에 부응하는, 지나친 불교적 색채를 띠지 않은 치유적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에 대한 공감과 만족도를 높여 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소통이 부재하는 시대에 '사회 소통'을 향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소통의 장으로서 적극적인 템플스테이 역할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수요자의 욕구는 다양하고 구체화될 것이기 때문에 어느 사찰을 가나 동일한, 즉 차별성이 없는 프로그램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따라서 향후의 템플스테이는 사찰의 자연환경, 지역현황, 수요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해당 사찰만의 특색을 부각시킬 수 있는 브랜드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차별화되고 특화된 브랜드의 템플스테이 활성화의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맞춤형 프로그램 모델 구축
현대인들의 공허감과 삶의 의미의 상실, 신체적‧심리적 병증이나 불안감의 치유를 모색하는 프로그램들은 보다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어 운영될 필요가 있다.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마음치유를 위한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높이기, 건강 되찾기, 노화방지 치유력 높이기, 청소년 폭력 문제 해결, 가족 간의 갈등 해소 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고 있는 것도 이런 연유이다. 현재 특화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성공하고 있는 경우를 다음의 사찰 프로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3.최근 치유 프로그램의 특화 유형
1)김제 금산사의 '내비둬 콘서트'
2011년 당시 사회에서 유행하던 토크 콘서트를 벤치마킹해 만든 '내비둬 콘서트'는 토크쇼 형식을 빌려 스님과 초대 손님이 음악을 들려주고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면서 대중과 공감대를 형성해 오고 있다. "내버려두라"는 주제는 말 그대로 '방하착(放下着)'에 방점이 찍혀 있다. 즉 '내비둔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인 김용택, 안도현을 비롯해 개그맨 김병만 등이 초청돼 함께 어울렸으며, 2013년 12월에는 서울로 원정을 와 공연을 펼칠 정도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콘서트에 참가한 한 심리학자의 "진행자가 대화를 이끌어내는 방식은 탁월한 집단 치료의 효과를 갖고 있다"는 평가는 다분히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의 치유적 의미를 말해 준다.
2)산청 대원사 "해피동행"
오늘날 사회는 아픔의 시대이다. 그래서 일상적인 문화체험에서 벗어나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의 상황을 잘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를 도모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리산 산청 대원사 '해피 동행' 프로그램은 그 대표적 예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폭력 청소년 가해자 및 피해자와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다. 자신의 문제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말하자면 108(고집멸도) 에니어그램 검사가 대원사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즉 참여자로 하여금 마음 바꾸기 명상상담 프로그램으로, 검사를 통해 자신의 성격을 분석하고 불교 명상으로 잘못된 습관을 알아 변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가도록 하고 있어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3)인제 백담사의 "꿈이 없나요…꿈도 꿔야 이뤄진다"
'꿈도 꾸어야 이뤄진다'는 스토리를 갖고 진행되는 백담사 템플스테이는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상처를 입고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고 도전해 행복을 찾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꿈. 희망. 도전"의 주제를 지닌 템플스테이로 짧게는 2박3일부터 길게는 28일 동안 진행된다. 참가자의 성격유형을 판단하기 위해 '에니어그램'을 작성하게 하고, 서면 작성과 함께 부모들과 전화 인터뷰도 진행하여 장단점과 기대하는 점 등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은 성공의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유독 돌이 많은 백담사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돌탑쌓기' 프로그램은 백미이다. 백담사 입구의 수심교(修心橋)를 건너면서 만나는 높고 낮고 크고 작은 수없이 놓인 돌탑들은 모두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하나 둘 쌓아올린 것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꿈과 희망이 커가는 장면이 겹쳐지는 이색적인 경험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나 그 돌탑도 폭우와 홍수에 무너져 내려 흔적조차 없어지고 만다. 여기에는 채움과 비움의 원융적 깨달음을 알게 하는 이치가 있다.
이상과 같은 사실을 통해 향후 템플스테이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진단해 볼 수 있다.
첫째, 사회 갈등의 심화로 심리적 치유가 절실히 요구될 것이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들의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높아 우울증 발병이 증가할 것이고, 이에 따라 템플스테이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힐링'문화산업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힐링 트렌드로 인해 교회 중심의 처치 스테이, 카톨릭 중심의 피정스테이, 대규모 명상센터 등 대체의학 사업 간의 수요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템플스테이만의 정신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모형을 정립하고 고객 수요 창출에 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치유를 원하는 수요 계층이 다각화될 것이다.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계층의 구조, 즉 1인 가구의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가속화, 다문화 가족 등을 수용하기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의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과 각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하여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춰 사회 환경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넷째, 현 정부 정책에 부응하는 정신적 복지프로그램이 확충되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의 정책이 문화관광을 통한 정신적 복지혜택 확충을 위한 방안 모색에 있음을 주목하고, 템플스테이는 이에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부응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즉 사회적 갈등 및 소통 해결을 위해 장‧단기 특별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이를 세부적으로 체계화함은 물론 구체적인 운영방안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학적 프로그램 개발 및 전문가에 의한 운영 등을 통해 직군별 등 수요자 중심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가 종교적 배타성을 지양하고 개방을 하며, 지역의 특색과 사찰 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융합을 통한 지역 경제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다. 현재 템플스테이는 사찰이라는 한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사찰 '스테이' 형태로만 운영되기보다는 공동체, 명상의 길, 지역 주민센터, 테마 파크 등 공간의 크기가 다양하고 심지어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동하면서 숙박과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형태로 보다 거시적으로 운영될 필요가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사찰이라는 단일 공간 외에도 다양하고 전문화된 품격 있는 시설과 프로그램 확충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상업화된 '힐링 열풍'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템플스테이의 유사 경쟁 사례로 대체의학 산업이 떠오르는 이유는 '힐링' 열풍과 맞물리면서 정신적 치유와 관련된 상품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수련 센터에서는 '힐링'이라는 단어를 앞세워 프로그램 체험 비용을 적정 가격 이상으로 책정하여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템플스테이는 유사 사례와 차별화되면서도 신뢰성 있는 적정 참가비 책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요컨대 템플스테이는 다분히 경쟁력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유사한 운영기관간의 경쟁 가속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개방성, 전문성, 과학성 등을 추구하는 유사 사례의 변화 추세를 면밀히 파악하고 이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적 벤치마킹이 필요하다.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이 심신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서용석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불교문학전공 박사학위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