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투표한다고 공휴일이라 좋겠다. 나는 근무다. 다행스럽게도 12시에 퇴근했다. 자전거에 올랐다. 오늘 코스는 팔공산 올레길 2코스다. 공항교를 넘어 이시아폴리스 쪽으로 달려가니 옆으로 청년 한 명이 나란히 페달링을 한다. 한적한 강변이라 주거니 받거니 말을 걸면서 달렸다. 3공단에서 일 끝내고 칠곡으로 퇴근한다며 자전거를 탄지 4년차라고 한다. 내게는 고수인지라 스스럼없이 초보임을 밝혔다. 한참을 달리며 유심히 보더니 페달링에 문제가 있다며 자상하게 설명을 해준다. 역시 초보임을 밝히기를 잘했다. 배움에는 나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먼저 마음을 열어 보이니 일면식도 없으면서 기꺼이 한수 가르쳐 주신다. 지묘동에서 서로 눈인사를 하며 갈길을 달리했다.
신숭겸 장군 유적지앞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올레길 2코스 시작점이다. 한실골가는 길로 접어들면 체육공원까지 완만한 경사로 슬슬 뜸 들이다 잠시후면 곧바로 가파른 오르막이 길게 시작될것이다. 이쪽은 서너번의 산행으로 길을 대충 알고있다. 3단에서 2단 2단에서 1단 씩씩 섹섹 숨소리가 요란하다. 도저히 한번에 오를 자신이 없어서 중간에 두번이나 쉬면서 숨을 고르고 다시 올라섰다. 그래도 참 잘한다. 초보 2개월차가 이정도면 만점 아닌가. 혼자서 자화자찬을 하다보니 저만치서 만디 체육시설이 나타났다. 좋아하기는 이르다. 아직 고개는 또 남아있다. 넘고 돌아 산중턱 삼거리에 도착했다. 좌측으로 가면 노태우 전대통령 생가 마실이 있는 용진마을이다. 직진을 하면 하늘다리로 가는데 이쪽으로는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망설이고 있는데 때마침 등산을 하시는 부부가 넘어왔다. 길이 어떤지 물었더니 자전거를 보더니 피씩 웃으며 사람이 겨우 다니는 오솔길이라 자전거를 타고는 갈수가 없다고 한다. 까짓거 못가면 들고라도 가지 진짜로 자전거를 어깨에 메기도하고 끌기도 타기도 하면서 하늘다리까지 왔다. 요놈의 애마가 내게 투정을 한다. "주인님 저는 금호강처럼 펀한길로 다니고 싶어요" 야~ 이놈아 여행이란 다 이런거다. 힘들긴 하지만 이렇게 멋진 경치를 구경하는 자전거가 몇대나 되겠노! 그래도 니는 주인을 잘만난 덕에 복 받은 줄 알아라. 되지도 않는 말로 으르고 달랬다. 더운 날씨임에도 산속이라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대니 땀만 흐를뿐 견딜만 했다. 용진마을 노태우 전대통령 생가 맞은편 카페에 들러 팥빙수를 시켜 목마름을 해소하고 팔공산 순환도로까지 마지막 오르막을 타기로 했다. 힘겹게 순환도로에 올라서니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이제부터 복현동까지는 내리막이다. 애마야 가자. 휘파람을 불면서 go go~~다
왕복 35.7km 시간 4시간 (휴식시간 제외) 평균속도 9.8km
ps. MTB를 타본적도 없기에 로드로 업힐한다는게 이렇게 힘든건 줄 미처 몰랐다.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이제야 알게되었다. 기어비의 크기가 ㅎ
첫댓글 멋져요 정말 대단합니다
좀 우습지않나요
자전거에 대한 상식도 모르는 초보가
팔공산 오르막을 하이브로드를 타고 깡다구로 밣고 오르는 모습이 ㅎ
수고 많이했어요
홀라의 즐거움 이네요
난 길치라 ㅠ
임도를 타는데 하이브리드는
내리막에서 위험 70%
건방지게 탓다간 큰일나겠어요 ㅎ
수고하셨습니다.
안전하게 즐기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