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이상으로도 콜레스테롤이 쌓인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에 지방 유사 물질인 콜레스테롤이 쌓여 혈관을 막게 되고 각종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흔히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게 되는 요인은 고혈압, 당뇨 등의 만성질환이나 바르지 못한 식습관을 말합니다. 그러나 유전자 이상으로도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질환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 없어 알아차리기 힘들며 조기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란?
혈액 내에서 순환하는 콜레스테롤은 혈액에 침착되는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과 혈관벽에 침착된 콜레스테롤 양을 줄이는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로 나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은 유전성 심혈관계 질환 중 하나로 저밀도 지방단백질(LDL) 콜레스테롤 축적이 일어나 힘줄이나 드물게는 피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게 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이는 주로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는 LDL 수용체의 유전적 변이로 인해 발생합니다. 특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 질환 중 흔히 발생하는데 200~5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자녀에게 50%의 확률로 유전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있다면 심혈관질환 주의해야...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다면 정상 체중에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 대비 약1.5~4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면 혈관이 막힐 가능성이 커지면서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 중증 심뇌혈관 질환 발생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특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 비해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가 2~3배로 높아지면서 중년 이전이라도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도가 5배 이상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는 심혈관질환이 발병하기 전까지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것 외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 기준 및 치료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단을 위해서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심혈관질환 병력, 가족력, 유전자 검사 등 여러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에 따르면 혈액 검사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90㎎/dL 이상이면 유전 성향이 강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225㎎/dL 이상이면 유전자 돌연변이 보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또한 콜레스테롤이 아킬레스건에 쌓이는 황색종 여부도 중요한 징후가 될 수 있습니다. LDL 콜레스테롤이 크게 상승하거나 조기 발병한 관상동맥질환 또는 심혈관질환의 가족력이 있다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게는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확인되면 체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는 지질강하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로 치료제로 스타틴과 에제티미브가 사용되며 환자의 유형에 따라 약제 사용 및 효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에서 이상적인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는 기존 대비 50% 경감 및 55mg/dL 미만이거나 70mg/dL 미만으로 봅니다.
동시에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개선이 동반돼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콜레스테롤 및 포화지방산의 섭취를 하루 300ml/dL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본인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줄이도록 합니다.
#고려대학교안암병원, 순환기내과 홍순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