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8장, 수영은 수아를 발견하고 수아의 앞자리에 앉는다. “우리 막내가 밖에서 나를 보자고 한 일이 무엇일까?” 수영은 막내인 수아가 사랑스럽다는 듯이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면서 입가에 웃음을 날린다. “수아야! 집에서 하기 어려운 말이 무엇이냐? 오빠에게 마음 놓고 이야기를 해 보렴!“ “..........오빠!” “그래! 네 마음속에 담겨진 말들을 해 보렴!“ “실은.........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있어요.“ “뭐? 지금 우리 수아가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말이냐?“ “네!” “그런 이야기라면 가족들 모두에게 알리는 것이 더 좋지 않겠니? 어머니가 얼마나 기뻐하실지........“ 수영은 너무나 기쁜 마음에 수아의 표정을 미처 살피지 못한다. “오빠! 근데 그 사람이............“ “그래! 누구더냐? 우리 막내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 청년이 누군지 오빠도 정말 궁금하구나!“ “오빠! 많이 생각했고 또 그 사람과도 많은 상의를 했습니다. 허지만 오빠가 반대를 하신다면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어서 말을 해봐라! 어떤 상대이길래 우리 막내가 이렇게 어려워하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스티븐 밀러씨!” “뭐? 민규?...............“ 수영은 잠시 입을 다문다. “네! 우린 서로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수아야! 어머니가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오빠도 걱정스럽다. 물론 결혼을 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허지만 우린 서로 한 어머니의 자식으로 맺어진 인연들이 아니더냐? 법률적으로야 아무런 하자가 없지만 도덕적인 면에서는.........“ 수영은 당황하고 있었다. “오빠! 그 사람과 결혼을 해서 어머니를 모시고 카나다에 가서 살고 싶어요. 평생을 어머니를 돌봐 드리면서 그렇게 어머니 곁에서 그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수아야! 네 마음을 오빠는 이해를 할 수가 있다. 허지만 어머니는 네게 당신의 짐을 지운다고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모르겠구나! 또한 어머니의 며느리로 어머니가 어떻게 받아 드리실지도 걱정스럽고.“ “그러니까 이렇게 먼저 오빠하고 상의를 드리는 것입니다.오빠! 도와주세요.“ 수아는 간절한 심정으로 수영의 도움을 요청한다. “그래! 오빠도 우리 막내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다. 우리 막내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을 꼭 보고 싶은 마음이다. 허지만 수아야! 만일 어머니가 반대를 하시면 마음이 아프더라도 포기를 해야만 한다. 너도 알다시피 아직은 어머니가 병환중이시라서 신경을 쓰게 해 드리면 어머니의 병환이 더 악화될 우려가 있으니 어쩌겠니?“ “오빠! 그럴게요! 어머니가 정 반대를 하시면 제가 포기를 할게요!“ 수아의 가슴은 송곳에 찔리는 듯이 아파온다. “우리들의 행복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우린 아직 젊으니까 살아갈 날들이 많이 남아 있단다. 어떤 아픔도 슬픔도 견딜 수 있는 젊음도 있으니 세월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고..... 허지만 어머니의 건강은 다시 악화가 된다면 회복하시기 어려우실 것이다. 우리를 위해서 평생을 고생만 해 오신 어머니를 그렇게 고생을 하시게 할 수는 없지 않겠니?“ 수영은 따뜻한 음성으로 수아의 마음을 어루만져준다. 수영의 마음은 동생의 사랑과 행복에 앞서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스러워져온다. 이 일로 인해서 두 사람이 상처를 입게 될까봐 마음이 불안하다. 수영은 조심스럽게 어머니인 현숙과 수아를 데리고 마주 앉는다. “어머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수영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왜? 무슨 하기 힘든 말이라도 있니?“ 현숙은 수영이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의아한 듯이 묻는다. “실은 수아 문제인데요......” “...............” 현숙은 수영과 수아를 번갈아 바라다본다. “무엇이 그리도 어려운 것이냐? 게다가 수아 문제라면 어려울 것이 뭐가 있겠니?“ “네!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도 아니겠습니다만 어머니께서 어떻게 생각을 하실지 몰라서.....“ “어떤 말이든지 기탄없이 말을 해 보아라! 우리 수아 문제라면 얼마든지 이해 할 수 있는 일인 것만 같구나!“ “수아가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래? 축하를 해 줘야 할 일이 아니냐?“ 현숙은 짐짓 기쁜 표정을 지어 보인다. “헌데 상대가...........” “수아야!” 현숙은 수아를 바라보면서 다정한 음성으로 부른다. “네!” “정말 그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니?” “..........네!” “혹시라도 나 때문이라면 엄마는 허락을 할 수가 없다.” “어머니 때문이라니요? 어머닌 짐작을 하시고 계신 것입니까?“ 수영이 묻는다. “그래! 민규가 떠나고 나서 수아는 민규하고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 것을 내가 안다. 거의 매일을 e매일을 통해서 서로 마음을 주고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사랑이라면 난 환영한다만 만일에 나 혼자 카나다로 보내는 것이 불안해서 하지 않아도 될 결혼을 하는 것이라면 난 그것을 원치 않겠다.“ “엄마! 그동안 수없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허지만 엄마 때문에 사랑이 생겨나지도 않고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아닙니다. 진정으로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결혼을 생각 할 수도 있고요.“ “우리 수아가 아무에게나 마음을 주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을 엄마는 알고 있다. 오히려 민규의 배필로서 우리 수아 만한 여인은 없을 것이다. 허지만 이것은 내가 허락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슨 자격으로 민규의 결혼에 대해서 이렇쿵 저렇쿵 나설 수가 있겠니? 민규를 키우신 양부모님께서 허락을 얻어야 할 일인 줄로 안다.“ 현숙의 음성은 담담했으나 힘이 빠져 있는 듯한 음성이었다. 아들의 결혼에 대해서 자신이 아무런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조금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어있기 때문이었다. “엄마! 이미 양부모님께서는 흔쾌히 허락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아주 잘 된 일이다. 내가 허락하고 말고 할 것이 없구나!“ “어머니! 마음에 조금이라도 내키시지 않으신다면 수아를 단념시키셔도 됩니다.“ “수영아! 내 손으로 키운 우리 수아를 민규의 배필로 정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니? 어디를 내 놓아도 우리 수아 만큼 곱고 정갈한 여인이 어디 있을 것 같니? 두 사람의 사랑이 진심이라면 오히려 난 대 찬성이다.“ 현숙의 얼굴에는 기쁨이 넘쳐나고 있었다. “어머니! 정말 고맙습니다. 이 일로 인해서 어머니와 수아의 가슴에 상처라도 남지 않을까 무척 고심을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리 흔쾌히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해 주시니 정말 고맙습니다.“ 수영은 어머니의 폭 넓은 가슴을 사랑한다. 막힘이 없이 탁 트인 어머니의 가슴은 진정으로 수영이 존경하는 성격이다. “엄마! 정말 저를 며느리로 받아 주시는 겁니까?“ “수아야! 넌 영원한 내 딸이다. 난 이렇게 한꺼번에 딸과 아들과 함께 한 집에서 살게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너무 행복하다. 사실 그곳에 가려고 마음을 정하고 나서 수지보다 우리 수아를 떼어 놓고 어떻게 갈까 심한 걱정이 되었단다. 수아를 보지 않고 내가 살아 갈 수가 있을까 하고.........“ “엄마! 고맙습니다. 저를 그토록 사랑해 주시고 받아 주시니 너무나 고맙습니다.“ 수아는 와락 현숙의 품에 안기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린다. 민규는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서 다시 한국에 나온다. 현숙은 다시 만난 아들을 부여안고 너무나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또한 민규와 수아는 정식으로 가족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받고는 행복해 한다. 그러나 수영의 마음은 쓸쓸해져 온다. 언제까지나 정성을 다해서 모시며 살고 싶은 어머니다. 그런 어머니를 마음 놓고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쓸쓸해져 온다. “수아야! 진심으로 막내의 앞날을 축하한다. 우리 막내가 어머니께 제일 효심이 깊더니 어머니와 한집에서 살게 되는구나! 그러나 오빠는 막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오빠인 내가 해야 할 일을 우리 막내에게 떠맡기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오빠! 그런 말씀을 하시지 마세요. 오빠의 마음이 편하지 않으면 저 또한 마음이 불편합니다. 제가 좋아서 어머니를 모시는 것이고 또 저는 어머니가 안 계시는 것은 상상도 할 수가 없어요.“ “그래! 참으로 다행한 일이고 너나 어머니를 위해서도 정말 잘 된 일이다. 이제부터 오빠도 우리 막내를 믿고 마음 편히 지내야겠다.“ “그러세요. 그래야만 저도 어머니도 마음이 편하답니다.“ 수아는 오빠에게 미안한 마음이었다. 오빠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더욱 미안한 마음이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들은 떠나기 전날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작별을 아쉬워하는 시간을 갖는다. “어머니! 언제든지 오시고 싶으실 때 오셔야 합니다. 이곳에 저희가 있다는 것을 잊으시면 안 됩니다.“ “잊다니? 내가 어찌 너희들을 잠시라도 잊을 수가 있다는 말이더냐? 이렇게 내 큰 아들 곁을 떠나 살게 되어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 허지만 큰애야! 조금만이라도 민규 엄마로서 살고 싶단다. 이해 해 주는거지?“ “그럼요! 그리고 당연히 그려셔야 하고요. 어머니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비행기를 타겠습니다.“ “그래! 나도 건강이 좋아지는 대로 너희들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달려오마!“ 그들은 못내 작별이 아쉬웠다. “형님! 언젠가는 저도 한국에 나와서 살겠습니다. 그때까지 만이라도 어머니를 제게 맡겨주신다고 생각해 주십시요. 형님께서 걱정하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어머니를 모시겠습니다.“ “난 이제 어머니 걱정을 하지 않겠네! 이렇게 자네가 있고 우리 막내가 어머니 곁에 있는데 걱정할 일이 무엇이 있겠나? 단지 어머니가 그립고 보고 싶어질 것이네!“ “어머니 건강이 좋아지는 대로 자주 다녀가시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두 남자는 서로의 손을 잡고 마음을 주고받는다. 그리고 그 다음날 현숙은 그토록 그리워하던 자신의 핏줄인 아들과 사랑하는 막내 딸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다.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를 바라보는 수영과 수지의 눈에는 금새 눈물이 흐른다. “어머니! 이제는 부디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게 오래 오래 사셔야 합니다.“ 수영이의 음성은 날아가는 비행기의 뒤를 따라 잡으려는 듯이 멀리 멀리 퍼져 나간다. 글: 일향 이봉우
***** 끝 ***** 끝까지 애독해 주시고 댓글과 추천 함께해주신 모든분들깨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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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
즐독하였읍니다
감사합니다.즐감합니다...
즐감 하고 갑니다
그동안 수고많으셨습니다ㅡ해피엔딩.으로마무리 되어서 행복합니다.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