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비만 관리로 피로한 간의 해독을
입력시간 : 2012.07.25 13:27:47 수정시간 : 2013/07/21 12:57:58
하늘꽃한의원 원장
우리 몸에서 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몸이 천근이면 간이 9백근'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장기다. 그래서 비만관리에서도 간을 보호하는 처치가 필요하다. 병원에 가면 '간에 부담을 주니, 한약을 피하라'는 충고를 듣게 되는데, 한의학에서도 간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간파해 간을 보호하는 치료법들이 많다.
강동경희대병원은 최근 5년간 14일 이상 장기 입원해 양ㆍ한방 치료를 병행한 환자 8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으로 인한 간 손상은 5건으로 0.56% 이하였다는 임상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천연 의학' (phytomedicine)에 실었다.
5건의 간 손상 가운데 2건은 양약에 의해 생겼고, 2건은 한방 처방을 조정하면서 호전됐으며 나머지 한 건은 어떤 약에 의한 간 손상인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의학에서 간의 기능 중 대표적인 것으로 '간주소설(肝主疏泄), 파극지본(罷極之本)'을 든다. 간은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피로를 견디게 하는 역할을 하는 근본장기라는 뜻이다.
실제로 스트레스가 간에 영향을 주면, 얼굴이 벌겋게 변하고, 예민해지고, 사소한 것에도 짜증이 늘어나고, 명치 밑 부분이 그득하고, 만사가 귀찮고, 심하면 소화기 계통에 영향을 줘 식욕을 떨어뜨리고 황달에 이르게 한다.
또 간 경락이 흘러가는 사타구니 및 하복부에 소통이 안돼 아랫배가 차고, 발기부전 혹은 생리주기 이상, 심한 생리통 등을 야기한다. 여성의 경우 장시간 스트레스로 인해 생리에 이상이 오면 불임을 야기시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간과 통하는 대장에도 영향을 줘 설사나 변비를 유발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설사ㆍ변비가 교대로 나타나는 걸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 한다. 간의 해독작용이 부진하면 몸이 붓고, 천근만근 무겁고, 쉬 피로하고, 피부에 발진도 나타나곤 한다.
이처럼 현대인의 간은 스트레스로, 피로로 많이 지쳐 있다. 간에 모자라는 것을 보충해주는 기능성 식품이나 약이 많은 반면, 꽉 뭉쳐있는 간 기능을 풀어주는 기능을 가진 식품이나 약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오랫동안 '사하법'(瀉下法)이란 것을 시행해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 바로 설사를 시키는 것이다. 간과 통하는 대장을 비움으로써 간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몸이 찌뿌둥할 때 땀을 내면 조금 나아지는 '발한법'(發汗法)과 같은 원리다.
주로 간 기능 저화로 얼굴이 검고, 복부비만의 소양인ㆍ태음인 환자들에게 시행하는데, 사하법과 함께 간에 영양물질을 보충해주는 한약, 간 속 기생충을 없애는 한약, 간의 담도관에 낀 기름때를 제거하는 한약도 함께 쓴다.
간해독이다. 이 처치가 필요한 분은 오랫동안 비만관리를 하고서도 체중감량이 안된 환자들이다. 필자는 이런 경우, 간 손상을 우려해 미리 간해독은 물론, 해독탕으로 몸을 추스른 다음 비만관리를 받을 것을 권한다. 간이 피로한 상태에서 비만한약을 투여하면 효과도 빠르지 않을뿐더러, 간을 더 피로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처 : 인터넷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