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까지 대회장으로 오라고 하니 3시에 잠이 깨서 넷플릭스 보며 시간 떼우다가 5시 반쯤 출발했습니다. 아직 컴컴한데도 지하철은 이미 러너들로 꽉차서 다음차 타라고 계속 방송이 나오는건 서울하고 같네요., ^^
어슬렁어슬렁 도착해서 한국말 들리면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도 같이 찍고, 추워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핫팩도 양보하면서 2시간반 동안 대기 했습니다.
우리와 달리 미쿡은 편의점에서 커피 안팝니다. 눈뜨면 바로 커피를 수혈 받아야 하니까 어제 밤에 미리 냉장 커피 한병을 확보해 두었다가 숙소에서 원샷 드링킹하고 나왔는데... 왠걸~ 대회장에 커피차가 떡하니 돈벌러 나와 있습니다. 화장실 가고 싶을까봐 또 마실수도 없으니 아쉽기만 합니다.
사진의 불켜진 텐트는 G그룹용 기어백 맡기는 곳 입니다.
긴 기다림 끝에 입고 있던 롱패딩을 기부하고 출발합니다. 보고도 믿기 어려운 갤러리 응원에 초반부터 제 심박이 180까지 올라가 버려서 페이스가 엉망진창입니다.
고등학교때 대통령이 해외 순방 다녀오는길에 빽빽하게 서서 태극기를 흔들던 그런 모습과 비슷합니다.. 3km마다 있는 급수대를 빠짐없이 들르고 화장실을 두 번이나 들러도 한 번 올라간 심박은 좀처럼 내려오질 않네요. 오늘도 또 4시간을 못 찢는건가 ㅠㅠ...
핸폰을 맡기고 나가서 아쉽게도 사진 한 장이 없어요. 두 시간쯤 지나자 쉴틈을 주지 않고 혼을 빼는 길거리 응원에도 어느정도 적응이 됐는지 다행히 제 심장도 침착해 졌습니다..
먼저 출발한 그룹들을 한둘씩 제끼고 어느덧 30km 부근... 역시나 익숙한 풍경~ 걷는 사람들 속출하고 다리 쥐나서 주저 앉은 사람들... 토하는 사람들...ㅎ 덩치 큰 서양인들에게도 마라톤은 역시 힘든가 봄니다^^;;
4시간 안에는 들어가야지 싶어서 페이스를 올려보는데 갤러리들 박수와 탄성이 다 저에게로~^^. 대회 뽕이란게 이런것인가~ 하고 느끼고 있던 중 아무리 강력한 마약도 피니쉬라인까지 밀어 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웁니다. 어쨌든 걷지 않고 뛰어 들어오기로 한 약속을 지킨 자신을 칭찬합니다~~얏호 끝났다~~
피니쉬 후 완주메달을 일일이 목에 걸어주고 간식도 500ml 맥주, 사과, 바나나, 도넛, 단백질 음료, 젤리 기타 등등 들기 가기도 무겁게 많이 줍니다. 엑스포에서 구매했던 8불짜리 티켓과 교환한 맥주는 350ml 짜리 더라구요. 헐 서운해라..
잔디밭에는 큰 파티가 열리고 그릴에는 햄버거 패티 굽고 난리가 아닙니다. 저는 더이상 줄서는게 싫어서 그냥 숙소로 돌아 왔습니다.
저와는 달리 케나의 키프텀이 2시간 35초로 세계기록을 갈아 치웠네요. 같은 인간이 이렇게 차이나도 되는건가?
킵쵸게 형님이 벌써 40대라니 서브2는 키프텀이 하는걸루~~
p.s. 한국과 달리 주로에 3km마다 게토레이와 물 보급이 있고 20km 지나면 에너지젤 무한 공급. 간이 화장실 여러번 있었고, 뿌리는 파스는 없었고 ㅋㅋ 대신에 바르는 젤물파스 있고요. 바셀린과 물티슈 있고 피니쉬 후 아미노바이탈 안줍니다. ㅋㅋ
빨리 집에가고 싶은데 비행기가 한시간 연장됐어요..ㅜㅜ
뭐 대단한 일이라고 이렇게 길게 쓰고 난리야? 하신분들께 죄송합니다^^;;
첫댓글 키프텀과 함께하시고
건강하게 시카고마라톤 완주하시고
축하드립니다^^
잘 돌아오세요^^
대박이지.. 세계최고와 같이 로드런 .. 4시간이 뮛이 중헌디? 갤러리 들과 즐기징~ㅎ 암튼 수고했슴다 후기도 바람직하네요~~^^
정정보도 합니다.. 오늘 아침에 다시 둘러보니 세븐일레븐에서 커피 팝니다, 스벅은 오전 5시반부터 여는 곳도 있네요.
오옷. 첫 도장깨기 성공을 축하드립니다~🥳
홀로 시카고까지 대단하십니다~
남은 5개 도장도 무난히 성공하시리라 믿습니다~. 무사귀환 하세요~
저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는데... 재밌네요 ㅋㅋㅋ.. 단하나 아쉬운점은 뒷풀이 없이 혼자 쓸쓸히 숙소로 돌아왔다는 ㅜㅜ.. 메달에 이름 카빙해주는거 신청한것 같은데 완전히 까먹고 터덜터덜? 귀가했다는ㅋㅋ..
내년에 베를린 갑시다 뒷풀이하러~~~
수고하셨습니다 ㆍ응원이 정말 시끄러워서 뛰기가 힘들정도로 대단한 호응이 ㆍ이왕 가신김에 여행도 하고오시지.
와~~대단이 멋지시네요~
시카고마라톤 후기 보는내내 가슴이
콩닥콩닥~
잘 봤습니다
도장깨기 첫완주 축하드립니다
베르린을향해 파이팅!!!
홀로좋은경험과 여행을하심에 응원축하합니다.
뒤풀이가 아쉽워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