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17살 햄치즈입니다
어떻게 보면 괴담의 성지라고도 할 수 있는 수련회…
다들 수련회에서 귀신은 한번쯤 다 봤더라고 하더라고요?
전 몰랐죠 내가 그런 일을 겪게 될 줄은 (좀 길어용)
올해 초, 그러니까 3월달 제게 저희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시점입니다.
저희 고등학교는 따로 중점과정을 운영하는 학교였기에 매년 2000만원 정도를 추가예산으로 지급받습니다.
그 예산으로 다른학교보다 학생들에게 여러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아마도) 좋은 학교입니다..ㅋㅋ
그래서 그런지 저는 3월 20일 즈음 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보내주는 과학캠프를 가게 되었습니다
모든 1학년 학생들이 굉장히 기대하고 있었죠
저 역시 그중의 한명이었고 친구들과 수련회로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카운트다운(..) 마저 했을 정도니까요
대망의 수련회날, 저와 제 친구들은 한껏 들뜬 마음으로 수련회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수련회장에서 저희 학교까지의 거리는 약 3시간이었기에 버스에서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간식도 나눠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죠
저는 가는길 내내 유튜브로 노래를 들으며 한껏 감상에 취해있었습니다
그리고 수련회장에 도착했습니다
시설은 예상보다 깨끗했고 정말 좋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친구들과 수련회를 뿌시자는 결의를 다지며… 들뜬 마음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짐을 검사 받고 저희가 하루동안 묵을 숙소로 향했습니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했습니다
숙소가 생각보다도 훨씬 좁고 낡았던 것이었죠
왜 숙소만 그랬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지만… 같은 방을 쓰게 된 친구들과 약간의 불평을하며 짐을 풀었습니다
숙소는 이런 구조였는데 저는 이중에서도 2층침대 2의 2층에서 잠을 자기로 했습니다
숙소에 짐을 모두 정리한 후 과학관련 체험을 했는데 그것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나같이 재미있고 유익했었죠
모든 체험이 끝나고, 점심을 먹은 모든 학생이 다같이 강당에 모여 수련회의 꽃, 레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이것도 굉장히 재밌었었고 다들 광란의 파티(…)를 즐겼습니다
9시가 다 되어서 잠을 자기 위해 숙소로 돌아간 저희는 10시 소등 전까지 가장 알차게 친구들과 놀기로 정했고 저는 제 옆방에 위치한 친구의 방에 쳐들어가 10시까지 더글로리 메이크업을 하며 알차게 놀았습니다
소등 직전,, 제 방으로 돌아오니 친구들은 이미 샤워를 끝내고 중앙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더라구요
저는 친구들에게 샤워를 하고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유유히 욕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욕실 위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층간소음 미친…’
저는 혼자서 투덜거리며 화장을 지우고 샤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도 쿵쿵거리는 층간소음은 멈추지를 않더라고요
저희의 위층엔 남학생들의 방이었고 남여간의 층 이동 금지 규칙…이 있었기에 올라가서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렇게 안그래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소등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대충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고 휴대폰으로 잠시 트위터를 하고있는데
다시 쿵쿵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 진짜 남자애들 이시간까지 뭐하는거야?”
“우리 방 위에면… 치즈반 남자애들인가”
“우리반 남자애들 아니야?”
저희가 이렇게 의견을 나누는 동안에도 쿵쿵소리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점점 심해졌습니다
제게는 치즈반 남자애의 전화번호와 저희반 남자애의 전화번호가 모두 있었기에 제가 대표로 전화를 해서 경고하는 쪽으로 의견의 타협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저희반 남자애에게 먼저 전화를하자
“야, 너네 너무 시끄러워. 이시간까지 뭐하는거야? 작작해라”
“뭐래, 우리 다 누워있어”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여기에서는 조금 순화했지만… 실제로는 욕도 했었거든요..ㅎㅎ
“그리고 너네방 위에면 치즈반인데? 왜 우리한테 와서 난리냐”
“헐, 어떡해. 진짜 미안”
급하게 사과를 하고 잘자라는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습니다
여전히 쿵쿵 소리는 천장을 울리고 있었죠
참다못한 친구가 주먹으로 천장을 퍽퍽 치면서 조용히 좀 하라고 짜증내는 모습을 지켜보며 치즈반 남자애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뚜르르르— 뚜르르르—
툭,
“여보세요?”
잠깐의 착신음이 울렸다가 남자애가 전화를 받았습니다
“우리방 위에 너희지?”
“응, 그렇지”
이번에는 확실하게 확인을 받은 후에 저는 전화를 건 목적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야, 너네 시끄러워. 이시간까지 뛰어다니냐? 쿵쿵거려서 정신 사납다고”
…
휴대전화 너머로는 잠시 정적이 맴돌았습니다
“알겠어? 진짜 시끄러우니까 너희도 그냥 누워서 쉬어”
여전히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말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한참동안 어색한 정적이 맴돈 후 나즈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렸습니다
“…야, 쿵쿵소리 너희가 내는 소리 아니었어? 우리도 계속 바닥에서 쿵쿵소리 들려서 너희인 줄 알았는데”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습니다
분명 쿵쿵소리는 천장에서 들렸는데 말이죠
“못믿겠으면 사진 찍어서 보내줄게”
띠롱-
정말 디엠으로는 한장의 사진이 전송되었습니다
그 반의 남자애들이 바닥에 누워서 휴대폰을 하고 있는 사진이
“…우리는 정말로 아니야. 우리도 너희 소리인 줄 알았다고”
그 이후에 저는 또다시 미안하다는 말과 잘자라는 말을 건네고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떄부터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자 다들 무서워하는 눈치였고요
그리고 소등이 되었습니다
또 의아한 점은 소등이 되자마자 쿵쿵거리는 소리가 뚝, 끊겨버리고 고요했다는 점입니다
이후로 아침까지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소리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수련회, 소등이 되고 난 후 저희는 애써 아까전의 해프닝을 억지로 떨쳐보내고 본게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무서운이야기!
저는 자타공인 말로하는 무서운 이야기 장인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제가 무서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참을 여러 괴담을 알려주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계속 어딘가에 시선이 밟혔습니다
바로
화장실 문
물론 그 문이 제 시선의 정면에 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뭐랄까 그 문을 바라보면 불쾌하고 불안했습니다
마치…
누군가의 시선을 받는 것 처럼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 누군가가 있다는 확신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저희를 바라본다는 확신
(실제로 뭔가를 본건 아니었지만… 그냥 저런 존재가 있을 것 같다는 근거없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런 불쾌감을 애써 떨쳐내고자 저는 최대한 정면에 시선을 두지 않고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그때 얘기하고 있던 이야기가 분명 귀신을 보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그때 겪었던 상황이 너무 공포스러웠어서 이런 게 하나하나 다 기억에 남네요…
이야기의 클라이막스에 다다를때,
딩동—
저 멀리 복도에서 초인종소리가 들렸습니다
딩동—
다시 한 번 더
저희는 모두 얼음처럼 굳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상황이 공포스러웠지만 가끔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이 자는지 확인하기 위해 초인종을 누르고 방에 들어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서인지 그냥 선생님이겠거니 라는 생각으로 넘겼습니다
타닥, 타다닥 타닥
그때 누군가가 복도를 바르게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뒤이어서
끼이이익- 쿵
철문이 여닫히는 소리까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10시간 같았던 10분동안 누군가 복도를 뛰어다니는 소리, 초인종소리, 문이 여닫히는 소리는 저희의 정신을 어지럽히기에는 충분한 양으로 들려왔고…
저희는 그 순간을 공포에 질린채 서로를 꽉 붙잡고 오도가도 못한 상태로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소리가 모두 멈추고 고요해졌습니다
마치 아까 층간소음처럼요
얼마나 고요했냐면 이전까지는 들리지 않던 풀벌레 소리가 들려올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소리가 멈추고도 5분정도를 더 우두커니 앉아있던 저희는 무서워진 분위기를 환기하기위해 하던 무서운 이야기를 전부 멈추고 조금 밝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화제를 돌렸습니다
다들 죽어도 자기는 싫었거든요ㅋㅋㅋ
그렇게 여고생들이 모여서 할만한 달달한 이야기, 재밌는 썰, 누가 누구를 좋아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니 1시를 훌쩍넘긴 시간이었습니다
옆방에서도 저희와 같이 행복한 시간을 누리는지 여자아이들의 하이톤의 목소리(뭐라는지는 안들림)과 웃음소리가 나더라고요
“야, 쟤들도 안잔다ㅋㅋㅋ”
“그러게, 하긴 수련회에서 누가 이시간에 자겠어?”
“그나저나 난 이제 슬슬 피곤하다”
“그러게”
이런 대화를 끝으로 잠시 저희 방에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주변이 고요해졌고 아무도 말을 먼저 꺼내지 않았죠
그런데 그 정적을 깨고 누군가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햄치즈야, 이거 되게 예쁘지않아?”
제겐 뭔가를 확인하기 전에 그 말에 반응을 해주는 버릇이 있었기에 뭐가 예쁘다고 말하는지도 모른채
“어? 어, 이쁘네ㅋㅋ”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방에 앉아있던 친구들 세명의 시선이 제게로 바로 옮겨졌습니다
조금 무서운 눈빛으로요
저는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가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뭐야, 다들 왜그래”
“햄치즈야, 너 방금 누구한테 대답했어?”
들려오는 대답은 저 한마디였습니다
진짜 저는 미치고 환장할 것 같았죠
그리고 저는 깨달았습니다
저와 같은 방을 쓰는 친구중에는 제게 질문한 목소리와 같은 목소리가 없다는 사실을요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몸에는 빠른속도로 소름이 올라왔고 더이상 이 방에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어쩌겠어요. 이미 시간은 1시 30분이었는데
결국 저희는 더이상 깨어있고 싶지 않아서인지 이불을 들고 각자의 침대로 올라가 잠을 청했습니다
보통 다른 썰에서는 이럴때 가위에 눌리던데 저는 잘 잤습니다
꿈도 안꿨어요 좀 많이 피곤했나봐요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겨서 모두 대강당에 옮겨놓고 숙소의 문을 잠궜습니다
그러자 조금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고 남은 활동을 모두 끝마치고 나서야 저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버스에 올라타고 아직 버스가 출발하기 전, 제 옆자리에는 저와 5년지기 친구이자 어제 제 옆방을 사용했던 친구가 앉아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밤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자 친구는
“헐, 너희도 들었어? 그 밤에 문닫히고 누가 뛰어다니고 초인종누르는 소리”
“어어어!! 너희도 들었구나!”
“봐봐, 잘못 들은거 아니었다니까!!”
“진짜 개무섭네..ㅋㅋ”
옆방의 친구들도 그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 맞아ㅋㅋ 어제 그거 듣고 쫄아서 카드게임 할려고 했던것도 다 정리함ㅋㅋㅋ”
또 다른 옆방 친구도 같이 웃으면서 맞장구치자 저는
“야, 그래도 너희 어제 재밌게 논 것 같던데ㅋㅋㅋ 1시까지 우리방에서 너네 떠드는 소리 다들렸음”
순간 친구의 표정이 굳었습니다
“뭔 개소리야. 우리 어제 그거듣고 쫄아서 11시에 다같이 잠들었어”
다시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다른 옆방 친구들도 그 말에 동의했고요
하지만 저와 저와 같은 방을 썼던 친구들은 그 웃음소리와 말소리를 분명 들었단말이죠
저희는 그곳을 떠나기 직전까지 불쾌감을 느끼며 출발하는 버스에 멍하니 앉아있었습니다
그리고 버스가 주변 마을을 돌아서 그 지역을 빠져나가는데
마을이 온통 무덤이었습니다
한집 건너 한집미다 무덤이 5개씩 있는 그런 무덤이 가득했습니다
그때부터는 그냥 빨리 집에 가고싶었고요
이내 버스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지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그때 저희가 들었던 소리라던지 제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는 것들에 관해서는 풀리지 않은것들이 가득하지만…
제게도 이런 무서운 이야기들이 일어났다는 점이 좀 시기하넹용…
이상 글을 마치겠습니다!
생각보다 길지도 않고 이야기에 줏대도 없는데다가 결말도 흐지부지지만… 제 첫번째 공포썰 치고느ㄴ 나름 준수한 퀄리티였다고 생각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와
개잼잇고 무서버요. 댑악 그림 잘그리셔요••
아니 저 담주 수련횐데..큐ㅠㅋㅋㅋㅠㅠㅋ
ㄷㄷㄷ지대 무서버요
저..진짜 개뜬금없긴한테 그림 진짜 개쩔어요
와 그림도 이야기도 대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