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혼은 1988.08월 품질관리기사 1급을 취득하였다.
그리고 그 해 8월에 면접을 보고 아마도 기억에는 9월 1일부터 출근을 한 것 같다.
대학 4년 2학기는 학교를 다닌 것이 아니고 기업을 다녔던 것이다.
지방대에서 취업이라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하늘에 별따기” 어려웠기에
교수님들도 흔쾌히 취업에 동의를 해 주시어 아마도 우리 학과 1호로 취업을 하였던 것 같다.
산업공학도 아닌 금속공학과 출신이 오로지 품질관리기사 자격증을 따면 평생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는 말에 금속기사를 공부하는 대신 품질관리기사 공부를 하여 1급을 취득하였었다.
그러나 웬걸 기사1급 획득하고 불과 10년도 안 되어 개털 되어 버렸다.
90년대 초반까지는 KS 표시허가를 취득하려면 품질관리기사 1급이 있어야 한다는
공업표준화법으로 인하여 KS 표시허가가 필요한 기업에서는 그야말로 대우가 극진하였다.
공장 “품” 등급을 받기 위해서도 품질관리기사 1급이면 평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그야말로 잘 나가는 직종으로서 화려한 인생의 전주곡이라는 느낌을 가졌었는데
기업에서 KS 표시허가만 나오면 찬밥 신세로 전락이 되니 이직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고
기업에서는 이런 기사 1급들이 눈에 가시라서 기어이 법을 고쳐 KS 표시허가 획득 평가기준을
기사 2급으로 낮추더니 나중에는 품질관리담당자교육 100시간 이수로 더 낮추는 바람에
품질관리기사들은 갈 곳이 없어져 버리고 교육을 받은 담당자들이 대체가 된 것이다.
지난 세월 돌이켜보면 품질관리기사들도 문제가 있지만 역시나 기업이 문제였던 것이다.
품질기사들은 그래도 품질을 개선하고나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노력을 하고 살았지만
기업에서는 표시허가 획득을 위한 소모품으로 취급을 하니 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심사기준에 종업원 교육을 1인당 12시간 이상 정하여 놓아 아무리 교육을 못해도 월 1회
교육을 1시간 이상을 해야 하는데 기업에서는 교육할 시간에 생산을 한다고 하니 품질을 맡은
기사들은 교육자료 가짜로 만들려면 항상 눈물만 나는 것이었다.
만일 KS 사후심사가 7월이라고 한다면 작년 11월부터 3월까지 월 교육한 실적을 만드느라
한여름에 동복을 꺼내 입힌 뒤 사진을 찍어야 하고 매월 다르게 하기 위하여 자리를 이리저리
옮겨 가면서 사진을 찍다보면 생산부장이라는 개새끼는 속도 모르고 바쁜 데 쓸데없는 짓거리
한다고 비웃으면 협조도 안 해주는 것을 사정하면서 가짜 서류를 만드니 누가 버틸 것인가?
그때는 컴퓨터나 있었나? 소기업에는 전자계산기도 부서당 하나씩이라서 Cp값 1.68을
만들려면 모눈종이에 점찍고 과장님 퇴근한 뒤 전자계산기로 루트 값을 산출하여 데이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심사원들은 정상적인 말씀만 하니 심사 한 번 받고 나면 이직을 할 수밖에
없던 극악한(?) 현실속에서 제안제도, 분임조활동, TPM 실적을 30센티 자로 A4 용지에 그려
자료를 만들다가 틀리면 용지를 닳게 하는 지우개 사용하다가 빵구가 나면 다시 그려야 하고
그런 피눈물 나는 짓을 밤새면서 KS, 품, Q 등의 인증을 품질관리기사들이 하였던 것이다.
요즘 품질하는 아이들을 보면 부러워 미칠 지경이다.
사규를 만들어도 타자수를 찾아 빙혼은 초안을 만들어 주고 타자수는 열심히 타자를 치고
타자수 잘못 만나 오타가 나면 사규 용지 지우다가 빵구가 나면 하얀 반창고로 붙여 타자치고
그래도 오타가 나면 처음부터 타자를 쳐야 하는 그 암담한 심정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빙혼은 대한민국 품질시스템을 타자기로 시작하였기 때문에 문서관리/기록관리에 대해서는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빨로는 질 수가 없는 아주 불행한 사연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다.
KS총람을 사 주지 않아 매년 3월이면 표준협회에 가서 눈치를 살피면서 하루 종일
회사에 보유한 KS 규격 목록을 들고 개정 여부 확인하는 것도 일 중의 일이었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원래 말이야~”라는 것을 규정한 KS A 시리즈를 사서 공부하고 싶어도
사주지를 않으니 몰래 중요 사항만 요약하여 사규를 만들기 위한 기본을 공부하였던 것이다.
이런 빙혼에게 감히 사규 즉 규정과 기준에 대하여 헛소리를 하고 있는 인간쓰레기들을 보면
마교에서 판매하지 않는 극독인 혈정시독을 사다가 한 방울 먹이고 싶은 마음인 것이다.
품질시스템을 수립하려면 품질시스템을 수립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갖추어야 하고
품질시스템을 수립하고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는데 요즘 ISO 한다는
아이들은 남이 만든 쓰레기 규정을 베끼는 것을 품질시스템이라고 하니 환장할 노릇인 것이다.
오늘 문득 이런저런 잡념을 떨치고자 그 동안 모아두었던 수많은 용어 자료를 정리하던 중에
6시그마 용어 자료를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욱”하는 것이 치솟아 올라 또 이 글을 쓰고 있다.
6시그마가 경영혁신의 최상의 도구로 신봉하는 일부 몰지각한 자들의 주장이 뇌를 스치면서
빙혼이 가지고 있는 찬성도 아닌 반대도 아닌 6시그마에 대한 환상과 착각을 깨고 싶었다.
6시그마 하면 사람들이 모두 다 “아,..어렵고 대단한 시스템이고...”
그 다음에는 “나도 6시그마 해 보았고 무슨 벨트 자격증도 있고..잘 알고 있다”고 한다.
빙혼은 6시그마에 대한 교육 당연히 받았다.
자료도 웬만한 사람들이 공부할 정도로 보기는 보았는데 항상 궁금한 것이 있었다.
6시그마를 도입하면 기업이 무엇이라도 나아진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까지 6시그마 시스템이 유지되고 6시그마를 도입한 기업이 잘 나갈 것인가?
아마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모토롤라와 GE일 것이다.
한국에서도 웬만한 대기업들은 6시그마를 많이 도입하였을 것이다.
6시그마는 한 마디로 100만개 중의 3.4개의 결함 발생율을 추구하는 시스템이다.
그야말로 되기만 된다면 정말 기똥찬 시스템인 것이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지속적으로 6시그마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누가 지속적으로 6시그마 시스템을 유지할 것인지?
이것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기업은 수시로 사람이 바뀐다.
6시그마 교육을 받고 시스템을 수립하였던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기업에 남아 있을까?
6시그마 시스템은 남아 있을 터인데 사람이 바뀐다고 변하면 올바른 시스템이 아닐 터인데
설마 사람이 바뀌었다고 시스템이 유지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과연 6시그마는 효율적인가?
6시그마를 만들어냈던 모토롤라는 지금 세계 최고의 1등 기업이 되어야 할 터인데
요즘은 모토롤라라는 기업이 있는지 조차 모를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핸드폰 하면 “애플, 삼성전자, 샤오미”는 알아도 모토로라를 과연 누가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6시그마를 만들었던 모토롤라도 어느덧 지는 해가 되어 있는데 그럼 6시그마 의미는 무얼까?
빙혼은 품질시스템 분야에서만 인생을 보냈기 때문에 이런 점을 간과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6시그마 자료를 읽다보니까 TS 16949의 6가지 TOOL, 기타 여러 가지 품질시스템이나
품질시스템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들이 수없이 생겨나 사라진 것을 고찰해 보았다.
“무결점(제로 디펙트)” 얼마나 열을 내고 교육을 받고 공부를 하였던가?
ISO 한국에 상륙하여 얼마나 열광을 하였고 QS 9000, TS 16949, 6시그마 등
얼마나 많은 경영혁신에 대한 수단들이 기업들을 괴롭혔던가 생각하니 착잡할 따름이다.
기업에는 수많은 문제점들과 불량이 때만 되면 주기적으로 솟아나기도 하고
느닷없이 생각하지도 않았던 문제점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마치 한여름 잡초처럼 뽑아도 어느새 또 자라나듯이 기업에는 잡초와 같은
불필요한 수많은 일들이 원하지 않게 생겨나는 법인데 기업은 이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어떤 농부는 잡초를 매일 조금씩 반복적으로 제거를 하기도 하며
어떤 농부는 제초제를 사서 한 번에 제거하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농부는 잡초가 아예 생기지 말라고 밭에 콘크리트를 부어버리는 경우는 없겠지^^.
그러다가 농작물에 구멍을 뚫고 비닐을 덮어 농작물 근처에 잡초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하는 농업혁신을 가져왔지만 비닐 안과 비닐 옆에서는 지속적으로 잡초가 자라나고 있다.
다만 이전과 달리 농부들의 일손을 확연하게 덜어준 것은 아주 획기적인 일인 것이다.
6시그마도 기업의 잡초를 제거하기 위한 비닐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그래서 이전보다는 수많은 문제점을 감소하여 경영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6시그마를 도입하였다고 문제점이 없어질 것 같은가?
절대로 아니다. 기업에 잡초는 끊임없이 새로운 잡초가 자라나고 있을 것이다.
빙혼이 주장하고 싶은 것이 바로 이 점인 것이다.
6시그마를 도입하면 정말 기업의 문제점들이 3.4의 결함률이 되도록 관리를 할지 몰라도
과연 그런 수준이 언제까지 유지되도록 관리가 가능할 것 같은가?
시방 모토롤라와 GE에 가보면 아직도 6시그마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을 것인가?
그래서 기업은 엄청나게 수익을 창출하여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고 있을 것 같은가?
빙혼의 결론은 아주 간단하다.
6시그마든 3정5행이든 간판이든 JIT이든 ISO이든 TS 이든 모두 다
어느 한 순간에 도입되어 활용되는 경영기업이지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 기업은 또 새로운 경영혁신 기법이 나오면 따라가야 하는가?
당연히 따라가야만 한다.
그래야 고객과 소비자에게 잘 먹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본을 모르는 기업들은 껍데기만 뒤집어 쓴 꼴이다.
변하지 않는 관리의 시스템이 있다.
바로 PDCA 또는 CAPD 라는 시스템이다.
이것을 기본으로 모든 시스템은 파생되어 이름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기업은 PDCA라는 옷을 입으면 되는데
때로는 유행에 따라 ISO 옷도, TS 옷, 6시그마라는 옷을 입는 것이다.
기업은 그냥 그대로일 뿐이다.
6시그마의 DMAIC이나 PDCA나 과거 분임조 활동의 표준화 12단계나 뭐가 다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