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소 - 후르가다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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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1.10. 19:48조회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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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소
후르가다
이집트
어촌이었다가 휴양지로 변신한 도시에는 공통점이 있다. 해변 리조트가 들어선 매끈한 거리와 현지인들의 삶이 묻어나는 공간이 확연하게 나뉜다. 안락한 휴식처에서 몇 km만 벗어나면 뜻밖의 일상이 펼쳐진다. 청아하고 호기심 가득한 바다는 반전의 절묘한 배경이다.
후르가다는 유럽인들의 겨울 휴양지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골 어촌에서 유럽인들의 휴양지로
이집트 후르가다(Hurghada)와 멕시코 칸쿤은 그런 점에서 닮았다. 1970년대 카리브해의 어촌마을이었던 칸쿤은 최근에는 미국뿐 아니라 중남미 청춘들에게 허니문 열망지로 늘 1순위에 오른다. 홍해의 대표적 어촌도시였던 후르가다 역시 ‘촌티’를 벗어내고 유럽인들의 겨울 휴양지로 인기가 치솟는 중이다. 칸쿤에서 마야문명의 정수인 치첸이트사가 가깝듯, 후르가다에서 사막을 넘어 5시간 가량 달리면 고대 파라오 문명의 보고인 룩소르와 연결된다. 지구 반대편의 두 도시는 제법 묘한 '평행이론' 속에 놓여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후르가다의 변신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칸쿤의 해변이 기라성 같은 리조트로 빼곡하게 전열을 갖췄다면, 후르가다는 골목 어귀에서 촌부를 만나고 전통시장에서 수줍은 미소를 주고 받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반복된다. 능숙한 영어가 통용되지 않고, 곳곳에 투박한 골목과 더딘 호흡이 서려 있는 것은 오히려 정감가는 대목이다.
산호 바다에서 다이빙을, 재래시장에서 물담배를
후르가다 해변에서의 망중한. 리조트들은 전용 비치를 지니고 있다.
이집트 동부의 모래사막을 넘자마자 짙푸른 해변과 조우하는 것 자체가 느닷없다. 우윳빛 지리한 사막 끝에 펼쳐지는 후르가다의 바다는 색의 대비가 더욱 강렬하다. 후르가다는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 대륙을 나누고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홍해의 순풍을 간직한 땅이다.
이곳의 산호는 예쁘고, 바다는 투명하다. 전세계 다이버들의 사랑을 받는 포인트가 곳곳에 널렸다. 후르가다를 방문한 이방인들에게 다이빙은 필수 프로그램이다. 사막에서 만났던 베두인 청년들은 낙타나 지프차 대신 요트를 타고 갑판에서 굵은 팔뚝을 자랑한다. 배위에서는 러시아, 북유럽 등의 다양한 언어와 만국의 수영복 패션이 쏟아진다. 낚시를 하고, 푸른 바다에 뛰어드는 청춘들의 얼굴은 죄다 구릿빛이다.
후르가다 시내는 바닷속 열대어만큼이나 위치에 따라 갖가지 색이 교차한다. 북쪽 다하르 지역은 현지 주민들의 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나스르 거리가 가로지르는 다운타운은 제법 번잡하다. 미니 버스가 수시로 오가고 식당이 넘쳐난다. 회교국가라 음주가 금지돼 있지만 노천식당에서는 버젓이 이집트 맥주 ‘스텔라’, ‘사카라’ 간판을 걸어놓고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다하르 지역의 값싼 숙소와 착한 물가는 이곳의 친근감을 더욱 부추긴다.
재래시장인 수크에서 물담배를 즐기는 시장 사람.
후르가다의 속살을 엿보려면 나스르 거리에서 이어지는 재래시장 수크(souk)에 들러본다. 카이로에서 접했던 번잡한 시장과 달리 이곳은 시골 5일 장터 같은 분위기다. 골목만 접어들면 앙증맞은 테이블 주변에 앉아 도란도란 차를 마시거나 향신료를 파는 정겨운 이웃들을 만나게 된다. 머리에 흰 두건을 얹은 채 물담배 ‘시샤’를 피어대는 이집트 할아버지의 표정도 한결 여유로워 보인다.
고급 휴양시설 가득한 별천지 세상
시가라 지역은 북쪽 다하르와 남쪽 리조트 지역인 코라의 중간지대의 성격이 짙다. 깔끔한 레스트랑들이 해변에 몰려 있고 홍해 건너 시나이 반도를 오가는 쾌속 페리들도 이곳에서 닻을 올린다. 시나이 반도의 샤름 엘 세이크가 부호들이 몰려드는 차별화된 휴양지의 성격이 짙다면 후르가다는 그 위에 사람 사는 풍경이 덧씌워진다.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퍼블릭 비치들도 시가라 일대에 흩어져 있다. 요트와 포구가 어우러진 해질녘의 풍경은 이곳 시가라 일대가 제법 운치있다.
그렇다고 후르가다가 담백한 모습으로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남쪽 코라는 전용 해변을 지닌 고급 리조트의 천국이다. 전세계 내로라하는 체인 호텔들도 이곳에 자리 잡았다. 200여개의 특급 호텔과 리조트들은 전용 해변을 지니고 위세를 자랑한다. 리조트들은 건물 빛깔뿐 아니라 개성 넘치는 해변을 단장하는 데도 한껏 신경을 썼다. 최근에는 고급 쇼핑타운, 나이트 클럽 등이 코라 지역에 앞다퉈 들어서고 있다.
고급 리조트와 푸른 해변을 간직한 코라 지역.
후르가다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인근의 계획형 빌라촌인 엘구나는 이 일대의 품격을 드높인다. 엘구나는 호텔, 빌라, 골프장 등을 마을 안에 갖춘 신천지의 땅이다. 2000여 개의 빌라와 15개의 호텔이 들어서 있는데 전세계 명사들과 유럽의 부유한 장기체류자들을 위한 휴양 특구다. 전용 비행장이 별도로 있을 뿐 아니라 치안, 행정도 사설회사에서 관리한다. 외지인들에게는 요트를 타고 엘구나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후르가다에서의 반전은 이렇듯 유쾌하게 진행된다. 피라미드와 파라오, 사막으로 대변되는 이집트의 전유물을 이곳에서는 잠시 잊어도 좋다. 호화로운 빌라, 짙푸른 산호바다, 수크에서 만나는 현지인의 일상들로 홍해의 낯선 도시는 낱낱이 채워진다.
여행정보
대한항공이 인천~이집트 카이로 구간을 운항 중이다. 중동지역을 경유하는 항공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집트 입국 때는 별도의 비자가 필요한데 현지 공항에서도 비자 구입이 가능하다. 카이로~후르가다편 항공기는 하루에도 다수 있다. 유럽에서 오는 직항편이 있으며, 룩소르에서 육로를 통해서도 이동이 가능하다.
홍해지역은 겨울시즌이 여행의 최적기다. 기온은 25도를 웃돌며 그리 덥지도 않고 비도 거의 내리지 않는다. 후르가다에서는 코라 지역의 숙소들이 쾌적하게 묵을 만하며 리조트에서는 초보자들도 다이빙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본격적인 스킨스쿠버 다이빙 등은 해변에서 1시간쯤 이동한 산호바다에서 진행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후르가다 - 이집트 (세계의 명소, 서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