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 3
오늘은 부인이 카자흐인인 니콜라이 집에 가는 날이다. 모스코바에서 두시간 떨어진 두브나에 살고 있는 그는 여름은 알마티의 집에서 보낸다고 들었다. 자랑스런 그의 “세컨 하우스”에 초대된 것이다. 그런데 자기 부인을 도와주러 가라고 한다. 엉뚱하고 생뚱맞고 당황스러웠다. 음식장만이 쉬운 일인가! 도우면서 새로운 요리도 배우고 그녀를 더 잘 알게도 되고 스스로 북돋으며 그의 지시대로 아침 일찍 연구회 통근버스에 동승했다.
시내를 벗어나 버스는 들판 저 멀리 태초부터 웅장히 버티고 있는 톈샨산맥의 만년설이 반짝이는 겹겹 산등성이를 따라 달렸다. 자연의 신비, 그 자체였다. 청명한 하늘에 어찌 그리 아름다울 수가!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와 함께 경건한 마음도 일었다. 경작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넓고 거친 풀밭은 낮은 인구밀도의 면모를 일깨워주었다.
니콜라이가 나와 대학원생, 그리고 두브나 연구소 국제부 통역번역담당 여직원을 중도에 내리게 했을 때에야 그의 저의가 파악되는 듯 했다. 교외에 있는 집이 마침 통근 길에 있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출동시킨 것이다. 부인 알마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 주체국이 낸 만찬에서 그녀와 이미 인사를 나눈 터라 간단한 감사의 말 다음에는 그저 얼굴 가득 미소를 짓고 그녀를 따라 걸었다. 서울에서 1년 남짓 살았어도 서로 공통의 언어가 없는지라 왕래가 없었다. 러시어어를 배우며 만나려는 계획은 생각이었을 뿐, 고립된 그녀의 외국생활 도우미가 되지 못했던 후회가 짠하게 퍼져 왔다.
넓지 않은 골목을 한두 번 바꾸니 그녀의 집이었다. 포장된 길이긴 하나 흙먼지가 있어 비포장 같았다. 집집마다 담 위에 노란 가스관이 지나가고 있었다. 땅 속에 묻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은데. 시공비가 적게 들어 그랬을 거라는 남편의 단순한 답이 성이 차지 않았다. 문득, 지진 때문일까? 신축 고층건물이 모두 지진 대응 공법의 건축이라던데. 과학적 사고가 몸에 베인 양 자세한 설명을 갈구하는 내가 우습다. 그런데 이 곳 가스 요금은 일인당 일 탱게( 약 6원 )란다.
니콜라이가 몇 년에 걸쳐 지었다는 이층집은 우리 식 개념의 별장이 아니었다. 일반 단독주택이었다. 빨간 버찌가 매달린 체리나무와 아기용 해먹이 걸려 있는 정원을 거쳐 몇 계단의 층계참 문을 여니 바로 방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신을 신고 벗기에 아주 적합한 좁고 긴 의자와 겉옷들이 걸려있는 걸 보면 현관 겸용인 방이었다.
알마는 겸연쩍은 듯 자랑스러운 듯 집을 안내했다. 하얀 피부의 알마는 몇 년 사이 러시아 아줌마답게 복부가 한껏 팽팽해졌지만 더 환해진 미소가 여전히 그녀의 착하고 태평스런 성품을 드러냈다. 행복해 보였다. 복도 왼쪽 길다란 거실에는 맞대어 붙여놓은 세 개의 상이 심상치 않은 저녁손님맞이를 예고하고 있었다. 오른쪽엔 붙박이 입식 주방과 비교적 넓은 다형도실 같은 방이 연이어 있었다. 복도 끝은 세탁기가 있는 제법 너른 목욕실이었다. 이층은 세 개의 방과 샤워실이 있었다. 우리보고 언제든 와서 자라고 하였다. 이런 초대의 말은 항상 유혹적이다. 그러나 실천은 말만큼 쉽지 않음을 익히 알고 있는지라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집을 가운데 두고 앞 정원만큼 넓은 후원에 제멋대로 자란 나무가 한 그루 삐딱이 서 있었다. 살구나무라고 한다. 풀 위에 떨어져 있는 살구를 피하며, 무성한 잎 사이에 동글동글 매달린 살구를 올려다보니, 싱그럽고 달달한 향기가 코를 자극했다. 침묵을 강요하는 뜨거운 태양의 열기, 달아오르는 대기, 그 속에서 윙윙대는 벌들이 한여름 한낮의 정적을 느끼게 했다. 내버려둔 정원의 들쑥날쑥한 풀들을 가리키며 알마는 여름의 짧은 체류 때문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거실의 상에는 이미 넛트, 생 과일, 마른 과일, 튀긴 과자, 튀긴 닭다리 접시가 차려져 있었다. 홍차를 준비하느라 주인장은 부엌을 드나들었다. 작은 찻잔의 우유 홍차를 두서너 번 비운 후, 적극 도우미가 되려고 먹은 잔을 씻는 등 돕는 시늉을 해 보았지만 일일이 물어야 하는 낯선 상황에서 순발력을 무화시키는 언어장벽이 오히려 바쁜 주인장의 발목을 잡을 것 같은 조짐이 보였다. 러시아인데다 친구도 아닌 통역원은 질문도 조심스러운 듯 말을 아꼈다.
알마가 말리며 편히 있으라 해서 우리는 자리를 옮겨 햇볕 가득한 안마당 의자에 포진했다. 통역담당 발레냐가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다. 하늘을 향해 들어올린 환한 얼굴은 행복이 가득했다. 두브나의 동료들이 자기를 얼마나 부러워할 것인가 얼마만의 휴가다운 휴가인가 등등. 나보다 한 살 적은 그녀는 파란 눈과 흰 피부가 돋보이는 미인이었다. 비타민 D의 작용인지 쉴새 없이 자기 얘기를 늘어놓았다. 적당히 붙은 나잇살과 관절염으로 부은 발목이 그녀가 노인임을 나타내 주었다. 온화하고 우아했다. 게다가 그녀의 옷차림은 매번 분위기에 어울렸다. 감각 있는 멋쟁이가 틀림 없다.
영어전공인 그녀는 영어권에서 산 적이 없어 그 점이 늘 아쉽고 회화가 능숙하지 않은 이유라고 했다. 우리 식으로 눈으로 배운 영어라 그런지 간혹 그녀가 쓰는 문어체 단어가 이채로웠다. 남편과는 15년 전에 사별하고 자기처럼 교사되기가 싫어서 정규직에 고용되지 못한 러시아어 전공의 딸(45)과 변호사 외손자(22)가 그녀의 가족이었다. 자기의 애들도 돌봐주게 오래오래 살라고 말한 외손자는 그녀의 희망이며 꿈인 것 같았다. 손자가 친구랑 조립한 컴퓨터를 자기에게 사라고 해서 사주었다고 말하며 자랑과 사랑이 섞인 눈웃음이 매력적이었다. 손자가 늦는다 하면 올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손자사랑을 집착증이라 판단하면서도 그런다고, 그러지 말아야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방 셋짜리 아파트를 분양 받아 매달 갚고 있던 중 이혼한 딸이 분가를 원해서 방 둘과 방 하나 아파트로 변경한 결과 경제적 여유가 없단다. 주택보조연금 3500루블($63.6)과 월급 6000루블($110)로 평생 갚아야 되는 할부금을 어느 정도 부을 때까지는 눈치가 보이지만 당분간 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란다. 러시아의 어려운 경제로 인해 혹사당하는 그녀가 무척 딱하고 안쓰러웠다. 이유 없이 상대적 행운을 누리고 있는 나와 그녀, 우리는 부조리한 세상의 실례가 아니고 무엇인가! 무력감을 느끼면서도 감사와 안도의 감정을 어쩔 수 없었다.
지금은 일이 너무 많아 쫓기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지만, 은퇴 후는 자기만을 위한 삶, 일찍 자고 채소랑 생선을 먹고 충분히 걸어 건강관리도 하면서 여유 있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말 속에서 느껴졌다. 언제 어디서나 비슷한 엄마들의 희생! 과연 그런 가치가 있는 것일까? 곧바로 의문을 접었다. 희생할 정도로 사랑을 주는 엄마가 훌륭한 엄마이고 그렇게 자란 애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더 건전해질 테니까.
어느 순간 마당에 방금 뽑은 듯한 suv 차량이 후진으로 들어왔다. 운전석에서 스키니 청바지 차림의 몽실몽실 탄력성 넘치는 몸매의 20대 동양인이 내리더니 차 앞을 돌아서 문을 열고 애기를 안아 올렸다. 그 사이 마르고 까무잡잡한 고려인이 차의 트렁크를 열고 짐을 내리기 시작했다. 알마의 친정 지원군이었다. 막내 올케와 질녀가 장을 봐 온 것이다. 그 양이 예사롭지 않았다. 부엌으로 무거운 비닐 봉지를 나르며 손님의 수를 물었다. 20명쯤 될 거라고 했단다. 얼마나 착한 부인인가!
배가 고팠다. 아까 그대로 있는 상 위의 음식을 먹고 싶은 대로 먹으라 한다. 튀긴 닭다리 3개와 오이 토마토와 집에서 만든 산딸기 잼을 바른 빵을 먹었다. 오전의 차와 어울리지 않던 튀김 접시의 의문이 풀렸다. 계획적인 점심메뉴였던 것이다. 영어로 인한 긴장과 피로 탓인지 식곤증이 물밀 듯 몰려왔다. 양해를 구하고 식탁아래 긴 의자 푹신한 방석 위에 아예 다리 뻗고 뻔뻔스럽게 누워서 잤다. 완전 우리 집처럼.
일어나 보니 알마의 막내 여동생이 이목구비가 다분히 서양적인 손녀를 데리고 와 있었다. 먼저 온 2살쯤 되는 여아는 동양적 얼굴에 하얗다 못해 투명한 듯 분홍빛 띠는 피부였다. 너무 신기해 보고 또 보았었는데 이 육촌 언니는 갈색이다. 약사인 여동생은 올케처럼 고려인 쪽인데 알마보다는 덜 똥똥했다. 알마는 남자 6, 여자 6의 맏이라 했다. 중앙아시아의 독특한 환경에서 백색의 러시아인과 황색의 고려인이 만든 조합 결과가 멘델의 완두콩 교배 실험에 못지 않게 경이롭고 재미있었다.
정원에 식구들이 모여 있었다. 장작불 위 커다란 들통에 무언가를 끓이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니 뚜껑을 열고 보여주었다. 아직 끓기 전 기름이 뜨기 시작하려는 뜨물 같은 물 속에서 고기와 내장이 떠 다녔다. 2시간 반을 끓인 후 고기 따로 국 따로 내놓는다고 했다.
손발이 민첩하게 맞아 몇 시간 내에 20여분 요리를 완료해야 하는 상황에서 거치적거리는 훼방꾼으로 전락할 게 뻔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돕기를 완전히 포기했다. 손님들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 자기 입장에서 일을 처리해버린 니콜라이가 원망스러워 질려 했다. 생각을 돌렸다. 집으로 초대하는 순수한 마음을 불평해선 안 된다. 얼마나 따뜻하고 귀중한 마음인가! 이왕지사 여기 지금을 즐기자.
수다는 오전으로 충분했다. 가져간 아이팟 미니에서 팟캐스트를 열었다. 어제 들은 인터뷰 방송을 다시 틀었다. 비치 보이스의 브라이언 윌슨의 전기를 다룬 영화 “러브 앤 멀씨” 의 대본 작가가 대담 상대였다. 배우 둘이 각각 젊은 브라이언과 늙은 브라이언으로 분하여 그의 천재성과 정신병을 연기하였다 한다. 비치 보이스의 노래를 알아보는 발레냐가 신기했다. 60년대 공산국가 소련에서 우리처럼 미국 유행 음악을 즐겼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세계화가 이미 그 때 싹트고 있었나 보다. 그러고 보면 요즘 아이돌 팬이 이상한 현상이 아닌데 왜 그렇게 하찮아 보일까? 적극적 표현과 참여도 한 때 아니겠는가!
흥미 없어 보이는 영어청취를 중단하고, 러시아어를 배우려고 했다. 이것도 공부라고 잘 외워지지 않았다. 쉬고 싶은 발레냐를 괴롭히는 것 같아 그만 두었다. 시간 때우기가 만만치 않았다. 이리 저리 촉수를 돌리다가 무거운 배를 가볍게 해 줄 산책을 찾아냈다..
위협적인 강렬한 햇볕이 상관 없는 듯 대학원생이 따라 나섰다. 운동도 되고 동네 구경도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얻는 이점보다는 표현은 안 해도 참을성의 한계를 느끼며 비비 꼬이는 몸을 주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알마는 우리가 길 잃을까 봐 대문 밖으로 나와 직사각형으로 길을 돌라고 손짓으로 설명해 주었다. 아닌 게 아니라 길들이 헷갈릴 만했다. 어쩌다 있는 길 이름 알파벳은 금방 안 들어오고 드문드문 있는 집들은 나무에 가려 특별 표시가 되지 못했다. 자칫하면 뱅뱅 헤맬 것이 분명했다. 자동차 없는 바이칼 호수 동네처럼 조용하고 인적이 없었다. 심지어 개가 우릴 보고 도망쳤다. 예기치 않은 모습에 우리는 마주 보며 큰 소리로 웃었다. 고요를 깨는 우리의 웃음소리에 우리가 당황했다. 무성한 나무와 오래된 집에서 금방이라도 누가 나타나 해코지할 것 같았다. 저절로 말문이 닫혔다. 내리 쬐는 햇볕이 불안한 산책을 그만두라 재촉했다. 30분쯤 걸었나 보다.
그 사이 또 여동생이 와 있었다. 알마 못지 않게 뚱뚱한데 앞장 서서 해내는 적극성이 돋보였다. 2살짜리 여아의 외조모였다. “안녕하세요” 말하며 한국어와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는 딸이 짧은 영어인데도 불구하고 엄마가 산부인과 의사라고 자랑하는 적극성은 대물림인가 보다.
지원부대 수가 많아지니 집안이 웅성웅성 서성대는 듯 하더니 어느 새 상차림이 끝나 있었다. 상을 가득 메운 랩에 싸인 음식, 깨끗한 수저와 앞접시, 반짝이는 유리잔이 근사한 식당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반면 무료하고 지루한 우리의 처지는 더 애매모호 해졌다. 현관방 의자를 마지막 보루처럼 점령하고 자리를 지켰다.
혜성같이 스친 생각이 우리를 기다림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러시아어 한두 마디를 확실하게 외우자. 아까 적어둔 표현 중, 아주 맛있다,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렵다, 배가 꽉 찼다, 완전 취했다, 어서 오세요 등등에서 “푸쿠스나 (맛있다)” 와 “다부로 파쟐르바 (어서 오세요)”를 골랐다. 손님들이 현관방에 들어설 때 밋밋이 맹송맹송 서 있는 것보다 어서 오세요를, 음식을 먹으면서 맛있다를 연발하면 분명히 즐거운 분위기가 될 것이다.
발음보다 억양이 문제였다. 음절이 짧은 푸쿠스’나는 그런대로 쉽게 외워졌으나 다’부로 파’쟐~르바는 도통 머리에 박힐 기세가 없었다. 며칠 전 카톡에 올라온 개그우먼의 일어가 생각났다. 진짜 일어 같아 설마 하며 다시 들으니 흔히 쓰는 일어 단어 몇 개 사이사이에 끼어진 우리말을 일어 억양으로 말한 것이었다. 바꿔보니 “더불어 파 잘라 봐”가 되었다. 이 얼마나 엉뚱한 의미의 탈바꿈인가! 되풀이 연습할 때마다 웃음보가 터져 배를 잡고 웃었다. 시간이 훌쩍 가 어느 듯 손님들이 들이닥쳤다. 현관방이 금방 채워져 우왕좌왕 웅성웅성 야단법석. 애석하게도 우아하게 덕담 나누는 장면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체 입장한 사람들은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카자흐인들 이었다. 24명이 자리를 잡으니 옴짝달싹 못하게 꽉 찼다. 우선 보드카를 시작으로 잔을 비우니 금방 화기애애 농담으로 인한 폭소가 폭죽 터지 듯 연이어졌다. 맥주 위스키 포도주 샴페인 등 그 집 술은 모두 나온 듯 했다. 나는 연분홍 샴페인을 골랐다. 전통음식이라며 상 위에 있던 찐 말고기 간과 혀의 접시가 나에게도 주어졌다. 우리의 수육이었다. 누린 내가 없고 부드러웠다. 뜨겁게 먹지 않는 점이 우리와 달랐다. 상 위 음식이 다인 줄 알고 열심히 먹고 있는데 시선집중을 일으키는 경악에 질린 소리가 들렸다. 접시에 바쳐진 자그마한 눈 감은 양머리였다. 그 접시는 가장 중요한 손님에게 건네지고 그 사람이 머리고기를 잘라 맛보게 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그것을 받은 남편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은 진풍경이었다.
상이 길다 보니 말을 알아듣지 못하다 보니 왁자지껄한 소음 속에서 넋 놓고 샴페인을 홀짝 홀짝 마시고 있는데 귀 자른다는 말이 들렸다. 고개를 들었다. 어느 새 근처 카자흐인이 한 손은 양머리 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칼로 자르려는 중이었다. 굳이 관찰할 이유가 없어 눈길을 내렸다. 좀 있다 맛보겠느냐는 질문이 전달 되었다. 엽기적이긴 하지만 최고의 대접을 거절하고 싶지 않은 마음 반 호기심 반 접시를 내밀어 받았다. 보드카를 삼폐인에 타서 마신 다음 야들야들한 껍질 같은 부위를 맛 보았다. 도가니의 쫄깃쫄깃한 감이 콜라겐이 많을 것 같았다. 낯설어 그렇지 콜라겐 성분 덕으로 요즘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 닭발도 족발도 엽기적인 건 매한가지이다.
그 다음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삶은 양고기가 나왔다. “베슈파마크” 라 불리는 대표적 전통음식이었다. 양고기와 어울리는 얇고 보들보들한 수제비가 밑에 깔려 있었다. 양고기 냄새가 전혀 없었다. 적당히 잘 삶아진 육질은 씹는 맛이 있었다. “다섯 손가락을 핥아먹는” 명성 그대로 맛 있었다. 알마 올케는 요리를 잘 하나보다.
술과 음식과 소리에 취한 공간은 신선한 공기가 필요했다. 하나씩 방을 나갔다. 밖에서 먹은 수박은 인기 만점이었다. 그 때서야 가족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와 중년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손님을 융숭히 대접하고자 힘을 모은 알마 형제자매간의 돈독한 우애는 별세상 우애 같다. 카자흐스탄의 손님 환대 문화를 실시간 체험한 긴 하루였다.
첫댓글 상은 몇 십명이 먹어도 될만큼 풍성하네.. 하긴 24명이 모엿으니..
경치도 좋다.. 러시아에서 저런 주말 하우스를 소유하고 있데.. 70프로라나 ..
모스코에서도 주말이면 근교 부모로 부터 물려 받은 집들이 있는 교외로 나가는게 모두들의 생활이라고 해.
그 별장아닌 별장을 뭐라하더라.. 다차라고 부른단다..
마침 어제 걸어서 세계 속으로란 프로에서 모스코를 간 얘기를 하더라고.. 내가 가본 곳이라 그리고
다시 봐도 좋을거 같아서 그 프로를 보았거든.. 거기서도 다차 얘기가 나와서 ㅋㅋ
하여간 유산이래.. 사기는 쉽지가 않고.. 어쨋던.. 주중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 쉰다는 기쁨은 주중에 열심히 일해 본
경험이 없으면 모를테지..
알마 올케가 요리를 잘해? ㅎㅎㅎ 네가 툭 내 뱉는 말이 생각나게하는 글귀네...ㅎ
어머 어머 ~ 그러니까 저기 탱님이 들고계신것이 가장 중요한 손님에게 건너진 양머리 야 ? ㅎㅎㅎ
특이한 경험 좋은 경험도 했구나 ~~~
그런데 내가 요즘 정신이 오락가락해서 ~~~ 니꼴라이는 언제 어떻게 알게된 사이야 ?
순간 포착을 기차게 했어.. ㅎㅎㅎ
경위, 좋은, 남다른 색다른 여행 잘 하셧네~~~
같이 초대받은 잔치 상의 벅적거리는 소리도들리는듯 한 글. 분위기였어
각나라 문화마다 특성있는데 ...이렇게 초대받아 보기가 쉽지않지요
24명의 손님 중 가장 중요한 손님이 된 기분이 어땟을가...암튼 우리 친구가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았다니 흐믓하다
이국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경위의 여행기를 읽는 즐거움.....ㅎㅎ 경위야 고마워..긴글 쓰느라 항상 수고하는 것도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