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印度哲學 제29집
2010_29_329-350_KSO.pdf
‘keśa : 눈병 걸린 자에게 나타나는 머리카락’ 비유에 관한 고찰
김성옥*
1) Ⅰ 들어가는 말. Ⅱ 유식학파 ‘허망분별’의 의미.
Ⅲ 불교논리학파 ‘착오’의 의미. Ⅳ 나오는 말.
요약문 [주요어: 눈병, 머리카락, 비실재의 현현, 허망분별, 착오, 유식이십론,
쁘라마나바르띠까]
‘keśa’란 머리카락이나 털 등을 가리키는 말이다. 불교문헌에서 이것
은 실재하지 않는 것이 실재하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을 가리키는 비유
로 사용되고 있다. 즉 비실재의 현현, 허망분별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유식이십론에서 “이것은 오직 식일 뿐이다. 실재하지 않는 대상이 현
현하기 때문에. 마치 눈병에 걸린 자에게 실재하지 않는 머리카락이나
[두 개의] 달 등이 보이는 것과 같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쁘라마나바르띠까에서도 유식학파의 견해를 언급하는 경우, 눈병에
걸린 자에게 나타나는 머리카락의 비유를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
런데 인식방법과 인식대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이 비유는 약간의 내용상
의 변화를 보여준다. 즉 눈병 걸린 자에게 나타나는 머리카락 등은 대
상이 아니며, 그 이유는 대상으로서 信解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기술하
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나아가 다르마끼르띠는 그것을 無分別似現量
으로 분류하고 있다. 다른 類似現量이 분별에 의해 생겨나는 有分別似
現量임에 반하여, 특히 그것은 분별이 없는 것이지만 감관의 손상으로
인해 생겨나는 착오의 한 가지로 설명된다.
불교논리학파에서 ‘keśa’의 비유를 유식학파에서 말하는 ‘허망분별’의
의미와 달리 ‘착오’의 문제에 한정하여 언급하고 있는 것은 이 비유의
의미에 관해 진전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의미
상의 변화를 가져 온 학파간의 영향관계에 대해 보다 면밀한 연구가 요
구되고 있다.
*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박사과정 수료. stone0308@hanmail.net330 ∙ 印度哲學 제29집
Ⅰ. 들어가는 말
불교경전은 실로 ‘비유의 바다’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금강경 의 四句偈에서는 “일체유위법은 꿈과 같고, 환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고, 이슬과 같고, 번개와 같다”1)고 말한다. 여기
서 등장하는 꿈․환영․물거품 등은 중생들 세계가 보이는 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실체가 없는 것임을 잘 보여주
고 있는 비유들이다.
논리적 대론 형식을 띠고 있는 불교논서에 있어서도 많은 비유
들이 등장한다. 특히 불교논리학에서 주장명제[宗]를 논증함에 있
어서 그것의 이유[因]와 함께 반드시 비유[喩]를 사용하여 ‘宗-因-
喩’의 논증식을 세우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그들 사유 속에 차지
하는 비유의 철학적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예안(翳眼, timira)에 나타나는 머리카락(髮, keśa)’은2) 눈병에
걸린 자에게 실재하지 않는 것이 실재하는 것처럼 나타나는 것을
가리키는 비유이다. 허공에 떠있는 하나뿐인 달에 대하여 ‘두 개
의 달(dvaya cāndra)’로 보이는 경우도 그것과 함께 나란히 언급
되곤 한다. 이것들은 모두 우리들 인식에 있어서 잘못된 인식의
문제와 관련하여 자주 등장하고 있다.
눈병 걸린 자에게 나타나는 머리카락의 비유는 유식이십론에
도 등장한다. 세친은 제1송에서 “이것은 다만 식일 뿐이다. 실재
1) 대정장 8, p. 752b: 一切有為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2) 金澤篤(1987)은 인도의 대표적 의학서 Suśrutasaṃhitā 등을 검토하여
눈의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나타나는 각각의 눈병(netraroga)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는 “timira, taimirika, keśoṇḍraka라고 불리는 것들의
실제내용이 명확히 되지 않은 채 논의가 전개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하면서, “눈에서 발생하는 안광과 달빛․태양광선 등 외계의 빛이
교섭함에 의하여 timira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keśa ··· 비유에 관한 고찰 ∙ 331
하지 않는 대상이 현현하기 때문에. 마치 눈병에 걸린 자에게 실
재하지 않는 머리카락이나 [두 개의] 달 등이 보이는 것과 같이”
라고 말하고 있다.
동일한 비유를 다르마끼르띠 쁘라마나바르띠까 「현량장 에
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는 제1송에서 “인식은 두 종류이다. 인식
대상이 두 종류이기 때문에”라고 말하면서, “머리카락 등은 대상
이 아니다. 대상으로서 信解할 수 없기 때문에”라고 설명한다.
본 논문은 ‘눈병 걸린 자에게 나타나는 머리카락’의
............<이하본문; PDF>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