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소 - 스위스 생모리츠 겨울 중의 겨울을 누릴 수 있는 작은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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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jy9713
2023.11.11. 11:50조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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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명소
스위스 생모리츠
겨울 중의 겨울을 누릴 수 있는 작은 마을
웅장하게 펼쳐진 설원과 위풍당당한 산의 자태, 병풍을 친 듯 겹겹이 늘어서 있는 거대한 봉우리들. 알프스의 하얀 세상은 황홀하다. ‘천혜의 자연을 가진 나라’라는 표현이 실감난다. 최상의 설질 위에서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로지 ‘하얀 자연 속의 나’와 마주하며 눈 위를 지치는 기분은 묘한 전율이다. 여유롭고 친절한 스위스인들의 성품은 이처럼 거대한 자연의 품 안에서 길러 온, 대자연의 선물이다.
4천미터급 알프스를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코르바츠(Corvatsch) 전망대가 압권이다.
겨울 여행의 낭만, 겨울 스포츠의 중심지
눈이라 표현하기엔 너무 보드라운 파우더가 뒤덮인 설경 위로 파란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독일을 출발해 오스트리아 동계 스포츠의 메카 인스부르크와 스위스의 다보스를 거쳐 도착한 이곳은, 알프스산맥의 최고봉 몽블랑과 어깨를 겨룰 만한 최고의 겨울 성지로써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생모리츠는 지난 1928년과 1948년, 두 차례에 걸쳐 동계 올림픽이 열렸던 곳으로 세계스키선수권 대회도 수 차례 유치했다.
완벽한 자연 지형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시설도 철저하게 마련되어 있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여름에는 골프, 여름스키, 윈드서핑, 요트,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 겨울골프 등 여름과 겨울의 구분 없이 사시사철 다양한 레포츠를 다이내믹하게 즐길 수 있는 레포츠의 천국이다.
하지만 생모리츠의 매력은 단연 여름보다 겨울에 더 크게 드러난다. 겨울에만 만끽할 수 있는 알프스 설산의 장엄한 풍경과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다는 프리미엄도 있겠지만, 여름보다 겨울이 더 긴 이곳에서 눈 덮인 산의 경치를 감상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레포츠는 그 무엇보다 역동적인 즐거움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알프스’를 떠올릴 때 상상하게 되는 동화 같은 하얀 겨울 풍광과 낭만 또한 한겨울에 가야만 만끽할 수 있다.
소박한 스위스 마을에서 누리는 휴식
3천미터급 스키 슬로프에서 출발을 기다리며 워밍업을 하고 있는 유럽의 스키어들
눈꽃으로 온 천지가 뒤덮인 순백의 세상을 만난다. 눈으로 예쁘게 단장한 산들이 차창을 스치고 흰 눈이 소복이 쌓여 더욱 예쁜 샬레(오두막집)와 수줍은 미소 띤 어느 소년의 모습을 바라보며, 여행지에 대한 기대와 흥분에 마음이 더욱 설레어 온다. 차량에 체인을 걸지 않아도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을 정도로 도로는 언제나 충실한 제설작업이 되어 있어 여행자의 발걸음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흐린 날씨로 인해 생겨나는 유럽 겨울여행의 불안감과 허탈감을 일시에 해소해준 곳이 이곳 겨울 레포츠의 성지 생모리츠였으니, 그 고마움은 말로 형언하기 어렵다.
취리히에서 3시간 40분 만에 도착한 생모리츠.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천지를 가득 채운, 시리도록 하얀 눈이었다. 파란 하늘 아래 풍성한 설국의 낭만, 때를 정말 잘 맞춰 왔나 보다. 겨울의 스위스라면 누구나 눈 덮인 알프스를 떠올리지만 이곳에서도 매일 눈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정겨운 산마을의 작은 불빛이 지친 나그네를 조용히 맞아주었다.
스위스의 마을들은 소박하다. 다른 유럽의 대도시들처럼 화려한 네온사인도, 밤늦도록 영업하는 술집도 없다. 그러기에 일상에 지친 영혼을 자연의 품에 편히 뉘이고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는 진짜 휴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곳은 아닐까? 그런 평화롭고 정갈한 소박함이 바로 스위스의 매력이요, 알프스의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소중한 선물이기도 하다.
생모리츠 호수를 바라보고 서 있는 도르프 지역의 석조건물인 벨라발(Bellaval) 호텔
생모리츠는 스위스 동쪽 끝 부분인 엥가딘 산맥 남쪽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적인 휴양도시다. 1927년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스키 학교를 비롯, 호화로운 호텔과 부호들의 별장이 즐비하고, 류머티즘이나 심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온천 근처에는 리조트도 들어서 있다. 인구 6천여 명의 작은 마을이지만 일년 내내 풍부한 햇빛과 깨끗한 공기, 수려한 풍광의 알프스 덕에 스키 마니아와 피서객들로 늘 북적대는 곳이다.
생모리츠는 아름답게 펼쳐진 드넓은 호수를 가운데 두고 가파른 언덕이 있는 도르프(Dorf)와 온천이 모여 있는 바트(Bad), 두 마을로 이뤄져 있다. 도르프란 독일어로 마을, 바트는 온천이라는 뜻인데, 예부터 온천으로 유명해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도르프가 도회적이라면 바트는 좀 더 소박하고 수수하다고나 할까? 그래서인지 바트에는 유스호스텔을 비롯한 저렴한 숙소가 모여 있고 인심도 더 후한 느낌이다.
알프스가 일깨워 준 새로운 꿈
호수 서쪽의 바트(Bad) 지역은 저렴한 유스호스텔, 스포츠 센터, 온천 등이 모여있다.
스위스에서는 굳이 비싼 숙소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유스호스텔도 다른 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곳의 아침은 일찍 시작한다. 눈앞에 알프스를 둔 설레임 때문에 마음이 분주한지도 모르겠다. 코가 아릴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공기는 몸 속 깊숙이 스며들어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전해준다. 마치 산의 청정한 기운으로 에너지를 한껏 얻은 느낌이다. 부지런히 스노보드를 챙겨 들고 케이블카로 산을 오른다.
생모리츠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등산열차를 타고 피츠나이르(Piznair)로 향하는 것일 게다. 등산열차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해발 3,000m가 넘는 거대한 정상, 피츠나이르 전망대에서 본 알프스는 그야말로 환상의 절경이다. 머리에 눈을 소복이 이고 있는 오두막집들이 눈길을 끌고, 멀리 짙푸른 호수와 눈 덮인 침엽수림의 그림 같은 조화에 오래도록 입가에 탄성이 맴돈다.
거칠고 웅장한 알프스와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의 조화는 사람의 마음을 한 번에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장엄한 자연 앞에서 벅차 오르는 감동으로 가슴이 설레어, 정말이지 한참 동안 그곳에 서 있었다. 사람은 자연 앞에서 가장 정직해진다고 했던가? 광대한 알프스가 일깨워 준 새로운 꿈은 그만큼이나 청정하고 분명했다. 불편과 지루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던 생모리츠에서의 겨울 여정은 단연 우리 최고의 시간이 되어줄 것이다.
3,030m의 피츠나이르 정상, 설레는 출발을 앞두고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스키어들.
여행 정보
생모리츠를 가기 위해선 스위스 철도의 집합지인 취리히에서 열차를 타고 쿠어(Chur)에서 다시 열차를 갈아탄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10대 기차로 꼽히는 베르니나 특급(bernina express)을 타고 3시간을 달리며 굽이굽이 언덕을 지나고 셀 수도 없는 터널과 다리를 건너면 생모리츠에 도착한다. 베르니나 특급 열차 자체도 아름답지만 열차를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은 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눈을 사로잡는 하얀 설국의 풍경이다.
생모리츠는 세계적인 관광 명소답게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이엔펠트(Maienfeld)’라고 불리는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배경이 된 이 마을에는 하이디와 할아버지가 살았던 집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박물관이 있는데 마치 동화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시내에 있는 이 지역의 풍습과 생활양식을 볼 수 있는 세간티니 미술관과 엥가딘 박물관도 적극 추천한다.
생모리츠 바트 지역. 앵가딘 산자락 아래 자리잡은 생모리츠의 바트 Bad 지역에 소복이 눈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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