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일론은 다시 한번 “테슬라의 궁극적인 경쟁력은 생산에 있다. 경쟁사가 차량을 복사할 수는 있겠지만 대량 생산기술은 복사할 수 없다. 시제품을 만들기는 쉽지만 Mass Production은 정말 어렵다” 라고 하였다. 과연 테슬라는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생산기술을 구현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 Cross Functional Module 팀
새로운 차량의 개발은 4-5년이 소요된다. 이 기간을 극단적으로 줄이기 위해 테슬라는 회사의 조직을 기능별로 구성한다. 예를들어 차량 설계/제조에는 Drive Train 모듈팀, Suspension 모듈팀, Interior 모듈팀, Aeroshell 팀 등이 있는데 각 팀에는 기계 엔지니어뿐 아니라 구매, 생산 설비, 해석, 시제품 제작 등 전체 프로세스에 필요한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팀원은 그들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바꾸면서 전체 기술을 빠르게 습득한다. 팀원의 기술이 성숙되면서 인원을 반으로 나누어 두 개의 팀으로 운영하고 이를 다시 2개 팀으로 나누어 가능한 작은 규모(6명)로 나눈다.
각 팀은 독립적으로 운영되며 비용부터 설계승인까지 모든 결정권을 갖는다. 담당 모듈에 대해서 새로운 차량의 개발뿐 아니라 기존 생산차량의 개선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로써 중앙집중적인 차량개발이 아니라 유연한 조직으로 새로운 차량의 개발속도를 극단적으로 빠르게 할 수 있다.
- 회의와 보고서를 극단적으로 싫어함
회사 생활을 하면서 가장 하기 싫고 업무의 효율성을 낮추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불필요한 회의에 참석하는 것과 보고서를 작성하고 결재를 기다리는 것이다. 테슬라에 입사를 하면 누구나 4 페이지에 달하는 The Anti-Handbook Handbook을 받는다. 핸드북에는 “당신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일론을 포함하여 어떤 팀의 누구와도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라고 적혀있다. 테슬라에서는 보고서를 작성하지않고, 필요하지 않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다. 필요한 일이 생기면 누구에게나 이야기를 하면 된다. 중요한 사항이면 일론에게 직접 이야기하면 된다.
- 전체 회사를 지원하는 팀
또한 회사 전체를 지원하는 Company as a Service Team도 있다. Funding Team은 모든 팀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Facilities Team은 각 팀에게 필요한 공장 시설을 지원한다. Gourmet팀은 미쉐린 3스타 퀄리티의 음식을 3-4시간마다 24시간 내내 제공한다. Coffe팀은 월드클라스의 커피를 무료로 24시간 준비한다.
- 팀별 업무 평가
회사는 업무의 평가를 개인으로 하지 않고 팀 별로 수행한다. 내가 일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팀, 모델 Y의 성능개선과 판매량 등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다.
- 다이나믹하고 유연한 설계변경 프로세스
테슬라는 모델마다 일주일에 최대 27번까지 설계변경을 할 수 있다. 반면에 도요타는 Minor Model change에 2.5 - 4년이 걸린다.
테슬라는 새로운 “Value Added Step” (예를 들어 새로운 Heat pump의 장착)을 3시간 마다 변경할 수 있다. 먼저 DoR (Definition of Ready, 새로운 부품이나 프로세스를 미리 확인해 보는 과정, 대부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자동적으로 수행된다)이 선행된다. DoR의 결과에 따라 그린라이트가 주어지면 새로운 부품이 적용되고 레드라이트가 부여되면 기존의 부품이 장착된다. 새로운 부품이 적용되면 DoD (Definition of Done)가 모든 생산라인의 담당에게 공지된다.
새로운 부품이 적용되는 Value Added Step에는 Small co-located cross functional development team이 있다. 이 팀이 DoR이 부여된 부품을 생산라인 차량에 적용한다. 그들은 생산라인 로봇을 새로운 부품의 장착에 맞도록 제어한다.
- 어디서든 업무 수행
만약 기존의 히트펌프를 새로운 개념의 히트펌프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를 한다면 DoR단계에서 Router 를 통해 하나의 생산 차량을 뽑아낸다. 그리고 새로운 Small cross functional team이 차량을 공장의 빈 공간 때로는 주차장으로 가져가서 책상과 노트북을 설치하고 개선작업을 수행한다. 이 팀은 기계 설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구매담당, 엔지니어링 해석 등 부품의 설계와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인원으로 구성된다. 인원은 6명부터 250명이 될 수 있다. 시제품의 제작은 협력사로부터 받을 수 있지만 가격보다는 얼마나 빨리, 24시간 안에 만들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대부분의 협력사가 불가능하므로 자체적으로 3D printer등을 사용하여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 팀이 개선된 시제품을 하나 제작하여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과하면 DoD가 발행되고 새로운 부품을 장착한 하나의 생산 차량이 Router를 통해 생산라인에 다시 투입된다. 처음에는 하나의 차량에 새로운 히트펌프가 적용되지만 며칠 후에 10대, 그 다음에 100대의 차량에 새로운 부품이 장착되고 결국 모든 생산차량에 새로운 히트펌프가 적용된다. 이것을 테슬라에서는 Production Ramp라고 부른다.
- 서버에 Digital Twin 생성
기존의 자동차회사에서는 이러한 프로세스가 불가능하다. 그들은 어느 일정 시점에 새로운 부품을 모든 생산 차량에 적용한다. 이를 위해 생산라인을 정지하고, 작업자 교육을 실시하고,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하는 소위 Water Fall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테슬라는 같은 날 생산하는 차량에 서로 다른 부품이 장착될 수 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할까? 어떻게 생산차량을 관리할까?
이것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최첨단 IT회사들이 적용하는 “Digital Twin” 개념을 차량생산에 적용하기 때문이다. 구글은 나의 gmail address 를 가지고 나의 계정을 관리한다. 여기에 내가 어떤 유튜브를 시청하는지, 어디에서 온라인 쇼핑을 하는지, 구글맵을 사용하여 어디를 가는지 등에 대한 모든 나의 프로파일을 가지고 있는 나의 “Digital Twin”을 만들어 관리한다. 이와 같이 테슬라는 생산차량 하나 하나마다 “Digital Twin”을 생성하여 차량의 모든 생산정보, 부품정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버전, 차량 출고 후 운행정보까지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 차량 판매 후 애프터 서비스의 효율성
이에 따라 차량의 판매 후 애프터서비스와 차량 정비도 매우 쉬워진다. 모든 차량은 퍼즐처럼 설계되고 생산되어 오래된 부품과 새로운 부품이 간단하게 교체된다. 테슬라의 정비 담당자는 서로 다른 부품의 상세한 기능별 차이점을 습득할 필요가 없고 단순히 부품을 어떻게 빼고 새로운 부품을 어떻게 장착 하는지만 알면 된다. 만약 히트펌프에 문제가 생겼다고 테슬라에 워런티를 요청하면 정비담당자는 항상 최신형 히트펌프로 교체해준다. 고객은 최신부품으로 교체하여서 만족하고 테슬라는 문제가 있는 부품을 수거하여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새로운 부품의 설계에 적용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 이다.
- 목표지향적인 업무추진
각팀은 완전히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실행한다. 회사의 목적은 Sustainable Energy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장 안전한 차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든 일을 각 팀이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들은 벤치마킹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회사는 경쟁사가 어떤 제품을 만드는지, 국가의 규제사항은 어디까지인지를 파악하여 제품의 개발 목표를 설정하지만 테슬라는 각 팀이 생각하는 가장 안전하고 성능 좋은 차량을 만든다. 그들은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높은 가장 큰 이유는 Speed of NPI (New Product Introduction) & NPD (New Product Development)이다. 위에서 기술한 유연한 생산방식은 Agile Method 라고 부르며 기본적으로 IT Startup 회사에서 적용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세계적인 규모의 자동차 생산회사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실리콘 밸리의 스타트업 회사처럼 기민하게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성능 좋은 전기차를 개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Joe Justice의 "Agile at Tesla" 내용을 참조하여 작성 하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5c5KzpamiM 를 참조 바랍니다.
Joseph Park, Oct 12, 2021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일론이 말한 테슬라의 강점은 생산에 있다 했는데
테슬라의 강점은 자율주행에 있다여야 하는거 아닐까요?
물론 지금은 생산일 수 있긴 하겠지만요.
당연히 FSD가 최대의 강점이지요. 그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니 강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일반 대중이 잘 모르는 생산의 강점을 알려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테슬라는 자동차 산업에서 신생기업이라 기존의 레거시 자동차 회사가 테슬라보다 설계나 생산을 더 잘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테슬라가 자동차를 훨씬더 잘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테슬라에 대해 뭘좀 알고 떠드는 사람이.됐습니다. 제 생각에도 테슬라의 최고의 장점은 테크의 끝판왕이라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다음이 소프트구요.
끝판왕 맞습니다. 알면 알수록 무서운 회사입니다.
@Joseph Park 테크의 끝판왕이라 인간형 로봇도 창의적이고 무시무시한 스피드로 결국 해낼거라 생각드는데 조셉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보스톤다이나믹스나 혼다의 아시모같은 아득한 선배가 있다해도 결국 어떻게든 해낼거라 생각듭니다. 기술적 완성도뿐 아니라 양산형으로 제법 싼 가격으로 해내버릴거 같습니다.
@smellycat 참고로 혼다의 아시모는 이제 중단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이상 개발은 없다더군요. 울산 다이나믹스도 구글에서 소프트 뱅크로 거기서 다시 울산으로 팔여 왔듯이 2족,4족 보행 기술은 뛰어난데 비해 적용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게..
@smellycat 이번 AI Day에서 발표한 테슬라 봇의 사양을 보면 크기, 무게, 모양, 걷는 속도, 들수있는 최대 무게 뿐 아니라 어떤 센서를 쓰고 액츄레이터를 어디에 몇개를 사용하는지 까지 아주 상세합니다.
저는 이미 부분적인 시제품은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을 완성하려면 안드레 카파치같은 천재가 필요해서 AI Day 를 개최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보레아스 네. 보스톤 다이나믹스는 하드웨어적으로 뛰어나지만 자율 행동을 위한 센서나 AI 기술이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무서운 회사네요
매일매일 공부해도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가 나오는 신기한 회사입니다.
일론 머스크 책 읽고 한국인보다 더 일 많이하는거에 놀랐었는데 이젠 속도도 빨리 빨리의 우리나라보다 더 하다는걸 알았네요
원래 한국회사가 일을 많이 하기보다는 시간을 늘려서 오랫동안 일을 하지요. 업무강도는 약합니다. 8시간에 충분히 할 수 있는 업무를 회사에 잔업을 강요하니까 천천히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즘 FSD 베타의 업테이이트를 거의 매주 하는것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도 차량생산처럼 작은 팀이 parallel하게 동시에 개발을 하지 않나 싶습니다.
선 추천 후 감상..ㅋㅋ..다 좋은데 사람들의 인식,. 즉 제품 완성도 문제인데...이게 참..게다가 요즘 model Y 누수 때문에 좀 이미지가 추락 하지는 않을까 합니다..ㅠ
모델 Y 누수문제는 이상하게 한국에서만 이야기가 많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유튜브 ElectrochemK S 를 보면 미국에서는 Model Y 누수문제가 거의 없다고 합니다.
제품 완성도도 이제 많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테슬라가 어디에 중점을 두고 차량을 설계하고 생산하는지, 생산 철학의 문제라고 봅니다.
@Joseph Park 아..그런가요? 중국 조립품인가?? 에어컨 드레인 호스가 짧아서 내부로 흐른 것이라고 하던뎅..테슬라를 응원하는 1인으로 더 나아지길 기대 합니다.ㅋ
좋은 글 감사합니다 ㅋㅋ 실리콘밸리 현재 일하는 사람으로서 테슬라가 맘에 드는 이유이기도 하죠 ㅋㅋ
테슬라의 혁신이 전 인류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과 한시대에 살고 투자도 할 수 있는 것이 행운입니다.
잘읽었습니다! 저스티스도 대단하지만 조셉님께도 좋은 글 공유 감사합니다!! 😊👍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탁월한 제품을 만드는것도 어렵지만 그것을 대량생산하는것은 또다른 차원의 어려움인데요. 어려움들을 극복해나가는 테슬라라는 회사 참 대단합니다. 좀더 모아야하는데 총알의 한계가ㅠㅠ.. 조셉님 매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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