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인화의 갑작스러운 상경으로 아버지 진석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온 강철은 진석의 옆에 있던 한의대생
선녀에게 첫눈에 반한다. 뜻하지 않게 선녀의 다이어리를 슬쩍하게 된 강철은 다이어리를 핑계로 다시 선녀를 찾는다.
한편, 다이어리를 잊어 버려 스터디 케이스 자료도 없어지고, 논문 정리까지 떠맡아 정신없던 선녀는 강철과 부딪치고 강철의 품에서 떨어진 자신의
다이어리를 본다. 순간 강철은 특유의 언변으로 우연히 전철 안에서 줍게 되어 힘들게 찾아왔노라고 둘러대고, 그 말을 믿은 선녀는 미안한 마음에
답례를 한다. 그날은 강철의 바램대로 선녀의 성격대로 단순, 화끈, 유쾌하게 놀고 헤어지니 강철로서는 하루 저녁 잘 놀고 끝난 셈이다.
증권으로 쏠쏠한 재미를 본 강철은 회사 일은 뒷전이었다가 처음 맡은 속옷 광고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앞두고 최선을 다할 마음으로 대학가에 업무상
헌팅을 나간다. 그날 우연히 선녀와 재회한 강철은 커플 티도 사서 입고 오직 광고 컨셉 생각에 선녀에게 속옷까지 사주며 느낀 점을 이야기 해
달라고 한다. 선녀는 두 번째 만남에 너무 오버한다 싶으면서도 왜 그런지 싫지 않다. 매너 좋고 인심도 후하고 남자다우면서도 세심한 강철의
배려에 선녀의 마음은 한껏 부푼다. 그러나 그것은 누구에게나 잘해주고 좋은 게 좋다는 식의 강철의 성격에 불과했음을 선녀는 미처 알지 못했다.
신임차장
혜주는 강철에게 호의를 표하고 강철은 능력 있는 여자와 스캔들에 휘말리는 정도야 영광스럽다는 생각을 할 즈음 선녀는 강철의 회사로 찾아오고
선녀와 혜주 사이에서 강철은 당황해한다. 친구 같은 남자는 많았지만 아직 유치한 연애 경험이 전무한 선녀는 손까지 잡았던 강철을 자신의 애인으로
소개하지만, 혜주도 만만치 않은 성격인지라 선녀는 자존심이 상하고 자신을 정신없는 십대정도로 취급하는 강철의 반응에 특유의 승부근성에 자극을
받은 선녀는 그날로 강철을 길들이기로 마음먹는다.
강철은 갑자기 여자 복이 터진다. 적극적이며 엽기적인 선녀에게서는 귀여움을, 혜주에게서는 푸근함을 느끼며 두 여자 사이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던
것도 잠시. 결국 강철의 마음은 선녀에게로 기울게 된다. 그러나, 처음엔 이런 여자도 있구나 싶었던 호기심이 막상 애인 사이가 되자 참을 수
없는 것이 더 많았다. 이겨 보겠다는 선녀와 꺾어 보겠다는 강철이 만나다 보니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매일 싸우게 되는 두 사람이지만 안보면
보고 싶은 마음에 만남은 계속되고...
양다리
걸치느라 신경 쓰지 못했던 증권이 폭락하고 진석까지 공장 부지를 사들이기 위해 맡긴 돈을 찾아오라 재촉하자 궁지에 몰린 강철은 친구인 영오의
도움으로 사채에까지 손을 댄다. 우연히 강철의 사정을 알게 된 선녀는 이제까지 어른인체 하던 강철은 결국 권모술수나 부리는 인간이었다며 실망을
하고, 강철도 선녀의 성질 받아내는데 넌더리가 난다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헤어진다. 강철은 한 번만 더 참을 것을 하고 후회하지만 이미 선녀는
그의 곁에 없었다.
강철과
헤어진 후 선녀는 공부에만 전념하고 강철 역시 회사일과 주식에 몰두하려 하지만 그럴수록 선녀 생각이 간절해져 몇 잔 마신 술기운에 선녀의 집
앞으로 찾아간다. 그러나 선녀는 괴로운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을 좋아하던 친구인 주호 앞에서 무너지고 주호는 그런 선녀를 감싸 안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강철은 왠지 비굴해 보이는 자신을 혐오하며 이를 악물고 돌아선다.
가랑비에 옷 젖듯 차츰차츰 스며든 사랑을 깨달은 선녀는 변호사가 꿈이었다는 남자. 말도 꽤 번드르르 하게 할 줄 아는 남자. 용기도 있어 보이는
이 남자가 왜 저 모양이 되었을까? 하는 마음에 감정이 복잡해진다. 결국 선녀는 주호의 진심에도 불구하고 강철에게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집안에
결혼하겠다고 선언을 한다. 황당하긴 하지만 선녀에게 기대가 컸던 구자는 은근히 사윗감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고 공장으로 찾아온 선녀를 만나고
매우 흡족해 하는 진석을 보자 말숙도 며느리감에 대한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데...
구자와 말숙은 서로 자식들의 배우자에 대해 경쟁하듯 부풀리고 그 부피만큼 서로의 마음도 부푼다. 얼마 후 선녀와 강철이 서로의 아들, 딸임을
알게 된 말숙과 구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둘을 떼 놓아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의기투합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속물적인 전투를 벌인다.
한편,
동생 선녀가 앓는 사랑의 열병조차 부러운 선혜는 한솔 창립 파티에서 사장직을 승계 하는 규태의 모습을 보고, 그날 밤 같이 있고 싶다는 규태의
유혹을 받아들임으로써 마음을 정하고 결혼한다.
정식으로 만난 상견례 자리에서 진석은 부인에게 꼼짝 못하는 국민을, 구자는 남편에게 잡혀 사는 말숙을 불쌍하게 바라보고 말숙과 국민은 자신들이
얼마나 한심하게 살아 왔는지 느끼면서 집안은 시끄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던 사이 낚시라는 공통분모를 발견한 진석과 국민은 급기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발전하고 말숙과 구자는 기가 막힐 뿐인데...
그 무렵 주식마저 휴지조각이 되고 돈을 갚지 못해 사채 업자에게 쫓기게 되는 강철은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은 마음에 사랑하기에 헤어진다는 유치한
이유로 선녀에게 일방적인 이별을 고한다. 인생의 허무함에 자살충동까지 느끼게 된 강철은 결정적인 순간 들이닥친 선녀의 등등한 기세에 눌려
도리어살려 달라 애원하고 결국 선녀는 강철의 생명의 은인이 된다. 죽기가 살기보다 힘들다는 사실 앞에 어찌 하겠는가? 강철은 처음으로 구체적인
삶의 목적이 생긴다.
한편, 결혼해서 잘 사는 줄 알았던 선혜의 남편이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소식을 들은 구자는 선혜가 혹시 불행해 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해한다. 구자는
선혜의 일을 계기로 선녀와 강철을 다시 떼어놓으려 하며 강철을 찾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