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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사랑방 스크랩 몸 부비며 맡는 삶의 냄새- 감천문화마을 여행
그저물처럼 추천 0 조회 71 14.03.18 12:17 댓글 14
게시글 본문내용

볼 일이 있어 아침 일찍 부산에 갔는데 생각보다 일이 일찍 마쳤다.

10시 30분 열차표를 예매해 놓았으니 .. 자갈치쪽으로 가서 영화 보고 이리저리 눈구경하고 다니다

돌아갈까..생각하며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 노선도 위에 적힌 선전문구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한국의 마추픽추- 감천문화마을. 가만!  지난번 부산 여행 왔을 때 닥밭골 벽화마을과 이곳을 재다가

닥밭골로 갔던 기억이 났다. 사실, 감천동이라는게 나에게 닿지 않았던 탓도 있다.

그런데 그런 선전 문구 밑에 가는 길, 그리고 돌아볼 곳 까지 상세하게 적혀있는 것 아닌가?

나는 자갈치에서 내리려던 계획을 얼른 수정하여 다음 역인 토성역에 내렸다.

감천 문화마을 여행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토성동 지하철 6번출구를 나와  5분쯤 걸어가면 부산대병원 버스정류장이 있다, 거기서 2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인 감천문화마을에 내리면 된다.

부산이 고향이라지만 아미동 감천동 등  산복도로 쪽은 한번도 온 적이 없었다. 하기야 대학을 가면서

부산을 떠났으니 집 주변이나 특정한 유원지나 번화가 외에 아이들이 갈 만한 곳은 아니기도 하다.

버스는 출발하자마자 위로 치솟기 시작했다. 고불고불 산길을 가듯 능선을 돌며 올라 가는데 그 좁은 길을

잘도 돌아갔다. 10분 넘게 곡예를 하다 산꼭대기에 도착하니 그곳이 감천문화마을이었다.

이미 관광지로 개발되어 입구에 관광안내소가 있고 그곳에서 문화마을 안내책자를 2000원에 팔고 있었다.

마을 커뮤니티가 조직되어 거기서 다양한 지역문화를 생산하고 있는 듯 했다.

나는 안내책자를 따라 길을 가며  <집 프로젝트 투어> 관련 다양한 집들- 사진갤러리, 어둠의 집, 하늘마루,

북 카페, 평화의 집, 작은 박물관 등에 가 보고 방문 스탬프도 찍었다.

그리고 자연발생적 좁은 골목과 오래된 집, 환한 벽화와 그 집 특유의 허물어짐의 미학까지 더듬으며  길을

오르내렸다.

 

산비탈을 따라 빼곡하게 들어선 층층의 집들은 전쟁의 산물이다.

한국전쟁과 피난살이, 피난의 끝, 국토의 끝자락 부산. 이곳에 정착을 하며 사람들은 살 곳을 찾아 한없이

한없이 올라갔다. 부산의 번화가는 거의 다 바다를 메운 곳이다. 일본이 왜관을 설치하며 바다를 메웠는데

그 곳은 이미 토착민의 땅이었고 피난민들은 산 위로 올라 갈 수 밖에 없었다.

하꼬방, 판자촌이란 말도 그 즈음에 생겼으리라...

 

최근 감천동이 점점 쇠퇴하면서 새롭게 마을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주민과 행정기관과 지역 예술가들이 하나

되어 만든 것이 감천문화마을이다. 마을을 계획하고 예술인 단체가 이 마을에 입주하여 함께 만들어간 창조적

커뮤니티의 산물이다. 도자기, 카둔, 염색등 다양한 공방, 식당,  카페, 아트숍 등의 마을기업 등이 만들어지고

사용하지 않던 목욕탕은 체험공간. 갤러리, 강좌실, 등 주민과 방문객들의 문화소통과 휴식의 장 <감내어울터>

로 다시 태어났다.

벽화마을을 여러 곳 다녔지만 이렇게 계획적이고 예술미와 집중성을 지닌 곳은 처음인 것 같다.

날이 저물도록 돌아다녔다.

좁은 골목길, 집과 집이 맞닿고 길가는 사람들이 어깨가 맞닿고 숨결이 닿고 눈길이 닿고... 그렇게 몸 부비며

살아왔고 살아 갈 사람들. 몰인정한 이 시대에 인정이 넘치고 그 정으로 어려움을 잘 이길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니 나도 힘이 생기는 것 같았다. 혼자 이렇게 힘받고 즐기는 여정- 괜히  누구에겐가에 미안할 정도이다.

 

<입구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 감천동의 역사를 설명하는 사진이 있는데 얼마전에 돌아가신 사진작가 최민식

씨가 찍은 1960년대 감천동 사진도 있다.>

< 입구에 들어서면서 보여지는 감천문화마을의 모습이다>

<나무를 일정한 모양으로 만들어 채색을 하고 그것을 조합하거나 형태를 만들어 부착하였는데 아주

독창적이고 힘이 있어보여 좋았다>

 

<감천동, 아미동, 그리고 부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하늘마루 입구>

 

<하늘 마루의휴식터>

<붙을 듯 좁은 골목길- 대부분 이런 길이 위에서 아래로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둠의 방- 어둠이 주제이지만 그곳에서 빛을 본다. 어둠 속에서 한줄기 빛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밝히는지

보여준다>

<어둠의 집과 하늘마루로 올라가는 계단>

<마을기업인 감내 카페 , 지붕위의 새들이 반가운 손님을 기다리는 듯하다>

<내리막길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카페>

 

<동네 쉼터>

 

<어린 왕자와 사막 여우가 마을을 내려다 보면서 가드레일 위에 앉아 있다- 왠지 불시착한 느낌!>

 

<산자락을 따라 계단식으로 지어진 집들- 앞집이 뒷집을 가리지 않게 지어진 집의 미덕을 살리고 있는 곳>

<정지용시인의 시 '향수'를 시각화하여 펼쳐놓았다>

< 천덕수에 얽힌 전설을 이야기하는 공간>

< 남루의 미학이 느껴지는 ...이런 냄새가 나는 좋다>

<낙서 갤러리 앞에는 벽이  낙서장이다. 나도 낙서를 통해 나의 자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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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3.19 10:28

    첫댓글 한번 가보고 싶네요! 선생님의 자취도 확인해보고....

  • 작성자 14.03.19 16:20

    한번 가보세요. 걸어보면 정말 좋아요.

  • 14.03.19 16:00

    고향 가셨군요 ㅋㅋㅋ

  • 작성자 14.03.19 16:21

    고향이 고향 아녀...찾아볼 사람 찾아가지도 않는 걸요.

  • 작성자 14.03.19 16:24

    내 블로그에서 스크랩 했는데 사진 한장이 왜 이렇게 튀어나와 있지요? 블로그에는 안 그런데...이유를 아시는 분?

  • 14.03.20 08:30

    뮁미?

  • 작성자 14.03.20 10:22

    @시돌 어린 왕자 아래 사진이 옆으로 빠져나와 있잔니껴? 다른 컴에서는 안그러껴?

  • 14.03.20 10:56

    @그저물처럼 다른 컴에 가보소.

  • 작성자 14.03.20 16:09

    @시돌 ㅋㅋㅋ 다른 컴에 가서 해보니 정상이네요. 내 컴 이거 웃기다이...여러가지 문제가 있는데..이거 까정!!

  • 14.03.22 15:12

    샘 컴만이 아니라 제 것도 그런 걸요... 다른 컴이 문제 있는 것 아닌지.. ㅎㅎ 몇 년 전 부산을 친구와 돌아 다녔는데 기회 되면 저도 다시 가보고 싶게 하네요... 이뻐요.

  • 작성자 14.03.24 08:35

    그런데...누군가 "감찬문화마을 소고"라는 시를 썼는데..마음이 좀 그래요.
    그곳에서 고단한 삶을 사는 사람들과 구경가는 사람들..
    사람이 대상이 되어버린 피사체로서의 존재를 말했더라구요...좀 맘이 그래요....

  • 14.03.24 10:45

    @그저물처럼 저도 그 시 찾아 볼게요. 그렇지만 가난하고 외롭게 사는 곳에 다른 이들의 왕래, 발자국이 그리워 저리 노력했다면 조금 따뜻한 맘으로 가보는 건 오히려 필요한 일이 아닐까요?
    착한 여행을 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 14.03.24 10:53

    @그저물처럼 애구, 그 시를 먼저 찾아 읽고 답글 달았어야 했는데.... 찾아보니 샘이 저리 말씀하신 뜻이 그대로 와닿네요.
    아마도 감천문화마을은 그곳에 사는 이들이 원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고 정책적으로 만들어진 것인가 봐요. 맘이 진짜 짠하게 되어 아마도 구경 가는 것 쉽지 않겠어요.

  • 14.04.28 21:25

    잠시 제 블로그에 가져갔다가 지울게요. 부산 여행 간다는 누구에게 보여 알려 주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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