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팡'. 이것은 쿠친(쿠팡친구·옛 쿠팡맨)들이 쓰던 말이었다. '쿠팡에서 탈출한다'는 뜻의 이 단어는 더 이상 쿠친들만의 은어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쿠팡을 탈퇴하기 시작했다. 쿠팡에서 탈출하기 시작했다. 물류센터 화재 이후 민낯처럼 드러난 노동자 처우 문제와 안일한 대처 방식은 고객들의 신뢰까지 태워버렸다. 사고가 난 지 5시간 뒤에 나온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의장·등기 이사 사임 발표는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시점의 우연'은 대중에게 통하지 않았다. 쿠팡은 보상과 생계 보장을 언급했지만, 대중의 뇌리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남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해시태그를 걸었다. #쿠팡탈퇴. 쿠팡이 내걸었던 '쿠팡 없이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는 슬로건은 '쿠팡 없이 살 수 있다'는 탈퇴 인증글로 뒤집혔다. '한국의 아마존'을 꿈꾸며 공격적으로 성장했던 쿠팡이었고, '로켓배송'이라는 무기를 쥐고 소비자를 공략했던 '속도의 쿠팡'이었다. 이제 '쿠팡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쿠팡 없이는 불편하다고, 대체는 불가하다고 말했던 소비자들이 쿠팡을 내려놓았다. 속도와 편리라는 이점보다 '가치'를 우선순위에 둔 결과였다.https://news.v.daum.net/v/20210705080217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