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측이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에 건설할 예정인 복합쇼핑몰 사업계획안을 울산시에 제시하고 향후 개발계획을 설명했다. 쇼핑몰과 문화ㆍ집회시설, 근린생활시설, 오피스텔 2개 등으로 구성된 83층 건물을 짓겠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종 사업안을 아직 검토 중이며 향후 인허가 과정에서 일부 사업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는 꼬리표를 달았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하지 않았나. 그동안 신세계로부터 적지 않은 `희망 고문`을 당한 터라 그들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이 또 찜찜하다.
지난 7월 중구 출신 박성민 국회의원과 김영길 중구청장이 신세계 관계자들을 만나 부지개발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사실상 신세계 측의 약속만 믿고 그대로 방치했다간 사업이 언제 진행될지 알 수 없어 다그친 측면도 없지 않다. 처음에 백화점을 짓겠다고 했다가 느닷없이 주상복합 건물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해 혁신도시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그들도 다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후 다시 복합쇼핑몰을 건설하겠다며 계획을 다시 변경했지만 이미 신세계에 대한 믿음은 상당 부분 무너진 상태다.
신세계가 약속한 바를 이행해야 하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국내 대기업으로서의 신뢰성 회복이 최우선이다. 지난 2013년 신세계는 중구 혁신도시 내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백화점을 짓겠다며 2만4천300㎡ 규모의 부지를 555억원에 매입했다. 대형 물류업계의 대명사격인 기업이 이곳에 백화점을 짓는다고 하자 이후 주변 땅값이 폭등했다. 덩달아 신세계 부지 값도 뛰어올랐다. 신세계 백화점 부지 땅값이 지금은 약 1천500억 내지 2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이야기가 들린다. 때문에 신세계가 이곳에 쇼핑몰을 세우지 않고 부지를 매각한 뒤 떠날지 모른다는 의구심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 신세계가 광주광역시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대형 쇼핑몰을 지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돌았다. 또 울산 혁신도시 내 백화점 건설 예정 부지를 매각해 이에 투입할 것이란 보도도 광주지역에서 흘러나왔다. 이 모두 신세계의 표리부동 가능성에 불을 붙이는 요소들이다. 띠라서 신세계는 향후 행보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한다. 벌써 당초 8월 중으로 잡혔던 주민 설명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되지 않았나. 그런데 울산시에 개발 계획안을 설명하면서 토를 달았다. 향후 인허가 과정에서 일부 사업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그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는 부분들이다.